소설리스트

고귀한 것 (3/11)

고귀한 것  ­

바로 다음 날 새벽. 까만 하늘이 어스름히 밝아 올 무렵, 율은 발끝이 곱아드는 느낌에 반쯤 잠에서 깼다.

“으응…….”

쪼옥, 쪽. 뜨겁고 가칠한 무언가가 몸을 어루만진다. 필시 뜨거운 것은 혓바닥이되, 가칠한 것은 손바닥이리라.

한데 각기 하나고 둘인 그것들의 흐름이 썩 미묘했다.

볼록한 가슴 밑동을 야무지게 움켜쥔 채 톡 튀어나온 알을 빠는 놈이 하나. 반면 혀끝을 세워 게걸스레 꼭지를 핥고 비비는 놈이 하나. 그와 별개로 민둥한 보지를 함부로 비비며 구멍을 꾹꾹 눌러 대는 놈이 하나.

이 모든 걸 합치면 혓바닥 둘에 손 셋을 가진 괴물이 탄생한다.

아, 아니다. 혓바닥 셋이다.

“흐으, 아!”

기다란 손가락을 구멍에 파묻은 놈이 공알을 핥았다. 주르륵, 구태여 확인하지 않아도 뜨끈한 보짓물을 흠씬 지렸다는 건 알겠다.

작고 도톰한 알갱이마다 손과 혀가 붙어 있으니 갈보 전하, 그제야 사람 하나가 아님을 깨우친다.

“히윽! 후응……!”

이로써 진정 갈보가 되어 버린 것인가? 싫다는 말이 나와야 하는데 굵직한 손가락이 보지를 푹푹 쑤시고 몸을 더듬어 대자 신음이 끊이질 않았다.

들썩들썩, 달아오른 배 속이 근지럽다 못해 홀로 움찔댔다. 본능적으로 더 큰 쾌감을 쫓아 움직이는 요분질이렷다.

갈고리 같은 손이 잘록한 허리를 움켜쥐었다. 말랑말랑한 피부 양쪽에 착 달라붙어 움직이지 못하도록 고정대 역할을 한다. 그러고는 뭘 하려는가 봤더니, 손가락이 빠지고 잠시 빈 구멍에 냅다 혀를 갖다 꽂는다.

“하아앙!”

팽팽히 당겨진 몸이 둥근 활시위 모양으로 휘었다. 순간 분홍빛 말간 살덩이가 저도 번듯한 자지랍시고 좆물을 싸질렀다. 점성이 약해 묽고 맑은 액체였다.

“하악, 하아…….”

어룽어룽 남아 있던 잠기운이 이걸로 싹 달아났다.

율은 나른한 눈꺼풀을 들어 돌아가는 꼴을 확인했다. 과연, 사내 셋이 젖과 보지를 하나씩 나누어 먹고 있었다. 그 사내 셋이 세쌍둥이처럼 똑같은 건 놀랄 일이 아니다. 하물며 저가 잘 아는 누군가와 분신처럼 닮았다.

그럴 수밖에. 이것들은 망할 상놈이 만들어 낸 분신이니까!

“흐으, 또 이런 짓을…….”

“그런 것치곤.” 왼쪽 젖을 차지한 이가 말했다.

“줄줄 싸 대던 게 누구시더라.” 오른쪽 젖알을 깨물던 이가 말했다.

“아주 씹보지가 따로 없소.” 육벽에 침질하던 놈이 맞장구쳤다.

뭐 이리 무엄한 놈들이 다 있나.

그러나 정작 율이 팔을 뻗은 곳은 저어기, 문가에서 망보던 놈이다. 아니, 망보는 척 율의 반응을 주시하는 상놈 본체다.

“금, 원후! 그만두지 못해……!”

“금원후라니…… 나 말이오?”

뻔뻔한 금씨 상놈, 모른 척하긴!

으으응……! 율이 몸뚱이를 배배 꼬며 신음했다. 몸 곳곳의 돌기를 쪽 빨릴 때마다 날카로운 쾌감이 신체를 저몄다. 밑 빠는 놈은 숫제 거기서 나오는 물을 다 쓸어 담을 요량인 듯 보짓물을 꿀떡꿀떡 삼킨다.

“앙! 하, 흐으, 읏, 으으응!”

그러잖아도 낭창한 몸뚱이인데, 방금 깨어난 여파에 사내 손길까지 얹혀 더더욱 나긋이 풀려 갔다. 왈칵왈칵, 씹물 뱉어 내는 속집도 머지않아 넉넉하게 자리를 만들어 제 서방 좆 받을 안채로 완성될 참이다.

“흐으윽!”

율의 허리가 다시금 대차게 튀었다. 위에서 보나 아래서 보나 소담하게 부푼 젖통 게걸스레 처먹던 놈이 겨드랑이에 침질을 시작한 탓이었다.

하얗고 보들보들한 겨드랑이. 그곳 또한 보지처럼 터럭 한 줄 없어 사내 음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쪼옥, 쪼옥. 밑에서 공알 빠는 것이 한번. 위에서 겨드랑이 빠는 것이 한번. 쪼오옥. 남은 젖알 끈질기게 먹어 대는 것이 한번.

“흐윽, 하아……, 흣! 후으, 허엉…….”

결국 과도한 쾌감에 울음 터진 전하시다. 반절은 시늉이었으나 허구한 날 서방 셋에게 둘러싸여 따먹히다 보면 절로 우는 시늉을 하게 된다.

아니나 다를까 문가에 있던 놈이 터벅터벅 걸어와 고개를 쭉 내민다. 거 무슨 일인고― 하듯 남의 일인 양 들여다본다.

옳거니, 걸렸다.

율은 그를 향해 두 팔을 뻗었다.

“서방아, 색시 보지 아프, 흣……!”

펑!

‘역시 이놈 맞잖아!’

언제 몰려 있었더냐, 율을 에워싸고 있던 사내들이 삽시간에 사라졌다. 연기로 퐁퐁 솟아 원후에게로 스며든다. 말인즉, 쓸데없이 능력 좋은 놈의 수작이다.

묘하게 기분 좋아 보이는 놈이 제 턱주가리를 문질렀다.

“흐음……. 꽤나 신기하단 말이지. 멍청한 게 어찌 매번 본신을 찾아내지?”

“지랄이다, 정말…….”

율은 지쳐 늘어졌다. 자다가 봉변당하는 것도 한두 번이지, 거의 매일같이 당하다 보면 모르는 것도 알게 되는 법이다.

‘망할 놈이 안 어울리게 서방 소리 좋아하고 난리야.’

분신을 만들어 대뜸 진짜를 가려내게 하는 짓도, 서방아― 부르면 허무할 정도로 금세 그만두는 행태도 다 그놈의 서방 소리 듣고 싶어서인 게지.

그냥 말로 하면 될 걸 꼭 이리 짓궂게 구는 것이 금원후의 못된 성깔인 거고.

다만 신기하다는 둥 하는 소릴 지껄이는 걸 보면 스스로는 그런 자각이 없는 듯도 싶었다.

‘진짜 바보가 누군데.’

스윽, 율의 위로 검은 그림자가 졌다. 그새 자리옷에서 맨몸이 된 서방 놈이다. 그가 저에 비하면 한참 가녀린 분을 답삭 안아 제 무릎에 앉힌다. 아니, 맥동하는 대물에 보지를 꼭 눌러 앉혔으니 자지 의자인 셈이다.

율의 허리를 잡은 채 밑동을 사악사악 비빈 놈이 말했다.

“보지가 따끈따끈하고 통통하니 좀 부었소. 이놈이 시원하게 비벼 주면 곧 나을 거요.”

“미, 미친놈.”

기가 차서 말문이 턱 막힌 전하, 더 심한 욕은 입에 담지 못하고 연방 혀를 찬다. 그런 율을 보며 금원후는 한 팔로 그의 허리를 감고서 배를 맞출 듯 당겨 안았다.

단숨에 가까워진 거리. 서방의 음흉한 시선이 다소 부담스러워진 율이 무의식중에 상체를 뒤로 빼자 금원후가 남은 손으로 왼쪽 젖을 움켜쥐었다.

“하응!”

“서방 두고 어딜 가시오.”

코끝으로 연분홍빛 젖알을 누른 사내가 이내 한입에 머금었다. 앞전에 분신이 빨아 두었던 터라 아직 심지가 통통하게 오른 상태였다.

그 꼴을 코앞에서 목도한 율이 하릴없이 얼굴을 붉혔다. 외양만은 멀끔하니 잘난 사내가 되다 만 젖에 아기처럼 매달려 있으니 어찌 아니 부끄러울까.

못된 입술에서 나오는 찌릿한 느낌도 느낌이었다. 젖알만 살살 핥으면 몰라, 도홧빛 젖꽃판까지 죄 삼켜 숫제 젖을 뜯어 먹을 듯이 쭉쭉 빤다.

“흐읍, 응, 흐으으.”

그 느낌, 처음엔 다소 아릿한 통증이다. 허나 곧장 혀를 펴 날름날름 함부로 침질하고 유두를 빠르게 후비니 온몸이 간질거렸다. 그리하여 자연스레 움찔대는 허리를 요래조래 흔들라치면, 그가 다시금 젖알을 깍 깨무는 것이었다.

“흐으응! 아……!”

주르륵.

밑구멍에서 또 한 차례 끈적한 물이 흘렀다. 서방과 있을 땐 좀처럼 마르지 않는 보짓물이다.

구멍이 두 개라서인지 물도 시작부터 금침을 흥건히 적실 정도로 많아 율은 그게 부끄러웠다. 물론 금원후가 하도 씹보지라 놀린 점도 한몫했다.

“힝…….”

우리 갈보 형님, 또 지렸소. 이번 역시 능글맞게 웃으며 놀리겠지. 약 오르는 면상이 떠올라 율은 지레 울먹였다.

헌데 정작 다가온 건,

“흡!”

강인한 팔과 혀를 낚아채는 입술이었다.

율을 바투 끌어안은 사내가 완전히 배를 맞췄다. 그런 다음 색시의 입술 훔쳐 욕심껏 잡아먹고 제 침도 꿀떡꿀떡 삼키게 했다.

“후으, 학……!”

미처 삼키지 못한 타액이 율의 입가로 흘렀다. 그것을 모조리 받아먹은 금원후가 곧은 목덜미에 코와 입술을 묻었다.

“하아……. 좋은 냄새…….”

쪽, 쪼옥. 여느 때보다도 간지러운 애무.

예상치 못한 전개에 율이 당황하며 방향을 잃은 것도 당연했다.

“아, 아……!”

이, 이게 왜 이러지.

뜻밖의 다정한 애무 때문일까. 허리가 한순간에 고삐를 잃은 듯 마음대로 움직인다. 제 서방이 진작 야들한 보짓살 갈라 발씬 흥분한 공알에 따악 붙여 놓은 자지 기둥, 앞뒤로 미끄덩미끄덩 타고 논다.

“옳지.”

서방이 드물게 칭찬하며 재차 젖을 물었다. 어느 쪽도 빼먹지 않고 혀로 후빈 뒤 살짝 잇자국이 나도록 깨문다.

아린 통증과 저린 쾌감. 율이 거세게 밑을 비볐다.

“아흐응! 하아, 흐윽. 으으읏……!”

한 품에 안기는 허리를 일찌감치 붙들어 도망갈 구석을 막아 둔 게 진정 신의 한 수였다.

그랬더니 이거 보렴. 귀한 전하 부끄러운 줄 모르고 보지 맷돌 돌리며 공알 자위 하네.

박지도 않았는데 씹물 냄새가 진동했다. 고운 두 눈은 감긴 지 오래고 등줄기는 낭창하게 휘었다. 아래 입으론 사내 좆 핥고 윗입으론 탄성 내지르기 바쁜 창부 꼴이다.

“아, 아, 하아, 흣.”

이쯤 하여서 그만 안아 줄까. 잠시 고민한 금원후는 이내 고개를 가로저었다. 율이 저 스스로 굼실굼실 허리를 떨며 자위하는 건 짜릿한 일이나 본질적으로 굴을 넓히기엔 이걸로 모자랐다.

하물며 금원후가 원하는 굴은 이딴 인간 좆 하나가 아니라 본신의 양물을 온전히 담을 수 있는 용굴이었다.

용은 거대한 불알 하나에 좆이 셋 달린 신수다. 그 양물 하나하나에 의미가 있으니―.

첫째는 순수한 정기가 순환하도록 돕는 것이요, 둘째는 산천초목을 비롯한 생명에 생기를 불어넣는 것, 마지막은 세상의 화기를 정화하는 역할이라.

이 모든 능력이 어우러져야 비로소 용이라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용을 잉태하려거든 양물 셋의 씨를 골고루 받는 게 당연지사.

금원후는 늦기 전에 율의 태에 제 새끼를 배태시킬 작정이었다. 그래야 율이 저만의 여의주로서 각인하고 영원히 존재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작금의 율은 정확히 여의주가 아니라 여의주가 될 수 있는 재료 신세. 만일 각성 전에 율이 죽는다면 용은 또 다른 재료를 찾아 헤매야 했다.

즉, 다른 이와 각인하고 영원을 보내야 한다.

‘굳이?’

바로 눈앞에 귀엽고 맛 좋은 이가 있는데.

빠른 길 두고 돌아가는 건 본디 그의 성미에 안 맞았다. 게다가 금원후는 호구같이 멍청해 빠진 율이 썩 마음에 들기도 했다.

‘속궁합은 말할 것도 없지.’

구멍 두 개가 어찌 붙어 있나, 호기심에 다리를 벌려 봤다가 그대로 좆 잡힐 줄 누가 알았으랴.

과장 없이, 신체 일부를 담갔을 뿐인데 별안간 전신이 나른해지며 뒷골까지 짜릿한 감각은 그때가 최초였다. 시작은 저가 따먹은 꼴이지만, 그는 외려 저가 따먹힌 날이라 믿었다.

이거 보통 요물이 아니다.

용도 녹이는 밑구멍에 평범한 인간이 들어가면 어찌 될쏘냐? 필시 평탄한 팔자로 살지 못할 것이다, 하는 감이 왔다.

이후 꾸준히, 자근자근 속을 다져 온 터다. 어느 날 큰 손님이 들이쳐도 상처 입지 않도록 본신의 씨물로 흠뻑 적셔 용의 기운에 익숙해지게끔 만들었다. 그렇게 몇 해 흐르자 용체에도 적응해 깨지 않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제 속집만 어찌 늘리면 되는데…….”

상념에 빠져 혼잣말한 사내는 그저 본능에 따라 탱글한 가슴을 머금었다. 쫀득한 식감과 함께 제 색시의 달큼한 살 내음이 비강 깊숙이 스몄다.

히윽, 후으으. 불시에 젖을 깨물린 율이 몸을 딱딱하게 굳힐 때였다.

“흣……!”

얌전히 의자 노릇하던 좆이 스륵, 제집 찾아 들어간다.

“아.”

그에 꽈아악, 보지 구멍이 기다렸다는 듯 속에 들어온 것을 감쳐문다. 이제 와 빼기는 글렀음이다.

“하, 흐으, 아!”

이런.

조금 더 풀어야 하노라 머리로는 판단했건만 잠깐 딴생각한 사이에 이 사달이 났다. 명백한 실수였다.

다만 꿰어 맞출 보지며 자지가 충분히 젖어 있었던 터로 매끄럽게 하나가 되었다. 율은 특히 여느 날보다 흥분해 홀로 궁둥이를 흔들며 절구를 찧고 야단이었다.

“하앙! 아, 하악!”

“거참. 죽네, 죽어. 어디 황제궁까지 들리게 소리 질러 보지, 왜.”

철썩, 철썩. 살 부딪치는 소리가 쩌렁쩌렁 울렸다. 금원후는 아예 율을 뒤로 넘어뜨려 박으면서도 속으론 의아했다.

소심한 요물이 갑자기 왜 이러지? 뭐 때문에 눈깔이 돌아갔지.

원체 예민하여 쉽게 흥분하는 체질이긴 하나, 그것도 어제와 비슷하리라 예상했었다.

결론은 이르게 났다.

뚝.

돌연 움직임을 멈춘 사내가 입꼬리를 삐뚜름히 올렸다.

“하여튼 이 쌍년…… 사내 좆만 보면 정신을 못 차리지.”

어설프게 애무하고 내버려 뒀다 이거구나.

그 답을 믿어 마지않는 용이 헛웃음을 흘렸다. 잊을 만하면 찾아드는 색시의 쌍내에 눈앞이 어질어질했다.

속집 좁은 주제에 사내 좆을 어찌 이리 밝히는 것이냐?

물론 안 좋아하는 것보다야 천만 배 낫긴 하다. 그럼 좆 세 개를 들이밀었을 때도 반길 가능성이 크니까.

그래도 그렇지, 잠시만 혼자 둬도 질질 흘리고 다니니 원. 서방 노릇 하기 쉽잖다.

요즘에 와서는 이런 갈보가 어찌 처녀로 남았는지 의문스러울 지경이었다. 꼴에 황자라 이건지, 운이 좋았던 건지. 천것들에게 업신여겨져도 보지 한번 보자며 달려든 이는 없던 모양이었다.

“역시 이 궁엔 죄 병신들뿐이오, 형님. 처음 따먹을 때도 씹보지 냄새가 진동했는데 아무도 못 맡은 걸 보면.”

“흐윽! 으! 헤윽. 배, 배가, 욱!”

“배? 배가 뭐? 좆물 먹고 싶다고?”

에라, 모르겠다.

거대한 사내가 불알까지 쑤셔 넣을 듯 좆을 처박았다. 잠깐 상체를 뗐다가 율의 다리를 어깨에 건 채 도로 짓누른다.

인간의 형상이긴 하나 누구도 감히 대지 못할 만큼 길고 두둑한 양물이다. 자궁까지 가는 오물오물한 내벽을 어디 빠진 데 없이 박박 긁고 한참 안쪽의 갈고리 같은 돌기를 연신 마찰했다.

숫제 자궁을 뚫을 듯한 삽입감에 율이 헛구역질했다. 보지를 있는 힘껏 벌려 제 속에 사내를 받아들인 짓거리도, 퉁퉁 부은 음핵이 사내 좆 털에 쓸리는 감각도 평소와 비슷했으나 오늘따라 더 배가 터질 것 같았다.

아니나 다를까 좆 받은 아랫배가 불룩했다. 율은 허어엉, 울며 주먹으로 제 배를 통통 두들겼다.

“배, 배 터지, 겠다구……!”

“이 씹…….”

아직도 자기 서방 제대로 모르는 바보 전하, 어쩔 거나. 배 두드리는 잔망 짓, 성질 더러운 서방 놈 사나운 좆질 부추길 뿐인데.

“하아앙!”

“이 미친, 뭐, 이런, 게, 다, 있어.”

한 음절씩 끊어 말할 때마다 귀두 밑까지 빼낸 좆을 다시 안으로 쾅, 쾅 짓찧는 서방이다.

“학! 하, 아흑, 흐, 아, 아아!”

율은 급기야 다리를 버둥대며 벗어나려 했다. 꼭 감겨 있던 눈이 홉 뜨인 채였다.

“으으응! 그, 그마― 그마애.”

“뭘? 뭘 그만해. 이렇게 좆 먹여 줘도 모자라서 보채는 년이.”

쾅! 쾅!

“아, 안 대, 안 된단 말, 야!”

혓바닥이며 구멍이며 죄다 풀린 주제에 몸부림이 심해졌다. 그래 봤자 역부족이었으나 율은 정신 나간 사람처럼 바동거렸다. 그러더니 이번엔 흔적 기관에 불과한 제 좆 덩어리를 잡는 게 아닌가.

씹물을 이리 흘린 마당에 새삼 정액 지리는 걸 내외하진 않을 테다. 금세 전말을 파악한 용이 눈을 가느스름하게 뜨며 음흉한 계획을 꾸몄다.

그는 율의 다리를 제 허리께로 내린 뒤 늘어진 몸뚱이를 부둥켜안았다. 이러면 다리로 사내 허리 끌어안는 요분질 외엔 못 하리라.

예상대로 율은 다리를 버둥버둥 흔들다, 사내 허리통을 감았다가, 난리를 부리며 자지러졌다.

“하앙! 아! 아앗, 아아아!”

핏. 피잇. 뷰륵…….

음핵인 양 통통하게 부푼 좆에서 정액도, 오줌도 아닌 투명한 액이 질질 흘렀다. 율이 찔끔 비어져 나온 눈물을 매달고서 잘게 경련했다.

그 눈물을 입술로 훔치며 금원후가 허리를 빙글빙글 돌렸다. 접합부가 수축했다 풀어지는 모양이 사내 눈에 고스란히 잡혔다.

“흐윽……. 아…….”

지나치게 조인 구멍을 얼추 푼 그는 이번에야말로 출정한 말처럼 내달렸다. 퍽, 퍽, 철퍽, 쯔읏, 쪽. 연신 찌걱대는 물소리가 요란하다.

단언컨대 금번 사정으로 오늘 치 새벽 정사가 끝난 줄 알았던 율이다. 뜻밖의 강렬한 자극에 허리가 팽팽히 휘었다.

참 얄궂게도, 마침 그 순간에 악랄한 좆이 내장 깊숙한 곳을 건드렸다.

“으……!”

방금 사정한 몸엔 다분히 가혹한 처사였다. 비명마저 쾌감에 삼켜졌다.

이젠 무섭기까지 한 감각.

율은 주룩주룩 울며 사내를 끌어안았다. 결국 이곳에서 매달릴 존재는 지아비밖에 없음이다.

그리고 용은, 그런 인간이 못내 눈에 밟히는 것이다.

그는 자비를 베풀어 소리 잃은 인간에게 친히 말을 돌려주기로 했다.

즈읏, 쪽, 찹, 착, 철썩, 찌잇.

“숨, 쉬어야지.”

“……흡, 하! 으, 흐으으으…….”

금원후의 좆이 커질 대로 커졌다. 좁은 구멍을 한껏 늘려 놓고 마지막 한 방을 기다린다.

쿵쿵쿵쿵쿵! 정확히 한곳을 찧으며 계집 보지를 뭉개길 잠시. 머지않아 율이 온몸에 힘을 주었다.

“으으, 흣, 하읍!”

어찌나 힘이 들어갔는지 제대로 말도 못 하고 고개만 젖는다. 눈가는 이미 새빨갛게 달아올라 눈물범벅이다.

사내는 허리만 움직여 박으면서 아랫배에 일부러 색시의 귀여운 좆을 비볐다.

“이것도 좆이라고 어째 보지보다 빠릿하오.”

황자 전하, 그제야 제 서방의 진정한 노림수가 무엇인지 파악한다. 새파랗게 질린 이가 허겁지겁 손을 모아 비볐다.

“흐으읏! 후야, 그, 그만, 서방아, 서방님. 제바, 제발……!”

하지만 야속한 님, 각시 속 몰라주네.

“쉬이이…….”

“읍! 흐윽.”

미친, 이…… 이 짐승만도 못한 개잡놈 새끼!

차라리 계집 되지, 이 좆은 절대 터뜨리지 않으리라! 율은 다짐에 다짐을 거듭했다.

그러나 그를 비웃듯 서방이 한 짓이란.

“하악!”

밑동에 손을 비집어 넣어 음핵을 긁어 대는 것이었다.

날카로운 쾌감이 절로 허리를 뜨게 만들었다. 율은 한데 모았던 손을 펴 얼굴을 가렸다. 미친 새끼, 개잡놈 새끼. 아는 욕을 모조리 주워섬기고 다른 생각을 해 보아도 요의를 참기엔 역부족이었다.

그러다 마침내 ‘어떻게든 저 좆을 빼내야 해’라는 결론에 이르러 두 팔을 뻗었을 때.

“그래. 내가 그대의 지아비요.”

뻔뻔한 놈이 율을 제 품에 숨기듯 껴안으며 가장 깊은 내궁에 씨를 뿌렸다. 그와 동시에 율이 누르고 눌렀던 오줌보도 풀리고 말았다.

“아, 아……!”

뜨끈한 오줌이 두 몸뚱이와 침구를 적셨다. 오래 참은 만큼 중간에 막기란 불가능했다.

율의 안색이 파랗게 질렸다가 빨갛게 물들길 반복했다. 그간 아무리 씹물을 많이 지렸어도 남의 몸에 배뇨한 충격만큼은 아니었다.

“흐으으으. 그, 그래서 내가 그만하라 했는데…… 흐윽……. 허어으으, 앙!”

철퍽, 철퍽.

오줌과 정액, 씹물로 엉망인 아랫도리다. 더럽고 역겨워야 마땅하단 말이다.

한데 웬걸, 금원후는 전에 없이 진지한 낯으로 자지를 휘둘렀다. 너무 좁아 쫀쫀했던 씹이 딱 좋게 풀어진 탓이다.

금씨 서방, 솔직히 반신반의했다. 오줌 지린다고 해서 뭐가 달라질까. 그가 염두에 뒀던 건 오줌을 지려 수치심과 자괴감에 빠진 율에게 좆 두 개를 꽂아 보는 일이었다. 그 성격에 빚을 하나 졌으니 응당 들어주리라 싶어서.

‘근데 이거 꽤…….’

몸을 웅크린 채 훌쩍훌쩍 우는 낯짝이나 기분 좋게 오물대는 보지가 예상 이상의 수확이다.

“흐읏, 윽…….”

금원후는 느릿느릿 자지를 물렸다. 뷰릇, 정액 섞인 물이 엉덩이 골을 타고 끊임없이 흘러내렸다. 문득 그게 아까워 손가락으로 훑어다 구멍에 도로 넣어 주었다.

“형님.”

“…….”

“형니임.”

“……왜 이 미, 미친놈아.”

억지로 답하는 음성엔 짙은 물기가 섞여 있었다. 뜨겁고 촉촉한 얼굴에 쪽쪽 입 맞추며 금원후가 속삭였다.

“걱정 마시오, 형님. 색사 중에 일어난 일은 그 밤에 덮을 것이니.”

“미미, 미, 미친, 미친놈, 이거 다 너, 너 때문, 이잖아!”

기막히고 코 막혔던 황자 인생, 이걸로 또 뒷골 당기는 궤적 한 줄 짙게 남는다.

율은 정말이지 연못 물에 딱 코 박고 죽고 싶었다. 이 상놈은 대체 왜 이런 걸 원하는 것일까? 취향이 별난가, 성질이 모났나. 여러 방면으로 가늠하고 뭐라 정의 내려 보려 해도 딱 잘라 고를 수가 없다.

나는 대체 무엇과 몸을 섞고 있는 건지…….

이놈의 천박한 습성을 처음부터 몰랐는가 하면 거짓말이다. 몇 년 전, 우연히 맞닥뜨린 첫 만남 때도 금원후는 어김없이 새는 바가지였다.

“저기, 보짓물 지리는 소리가 여기까지 들립니다만.”

“응……?”

잘못 들었다기엔 지나치게 튀고 괴상한 발언.

폐하와 다른 의미로 당황스러워 말문이 턱 막힌 기억이 난다. 심심하면 불려 가 처맞는 신세였으나 적어도 신체로 조롱하는 모욕은 들은 바 없었던 것이다.

게다가 맥락도 희한했다. 보짓물 지리는 소리라니? 그 무슨 뜬금없는 말이냐?

당시 율은 멀찍이서 태자의 출병식을 보고 있었다. 부정 탄다고 하여 황제가 친히 금족령을 내린 터, 인간이 개미만큼 작게 보이는 곳에서나마 배웅하던 차였다. 지엄하신 폐하의 명이어도 그렇지, 아들처럼 키운 아이가 장성하여 전장에 간다는데 어찌 궁에 붙어 있을 수 있겠는가.

고작 6세, 마찬가지로 어미의 보살핌을 받아야 할 나이에 율은 동생의 유모 노릇을 시작했다. 귀한 남아가 태어난 지 얼마 안 된 어느 날 내려온 황후의 부름이 그 첫걸음이었다.

“본후가 몸을 풀고 낯선 이의 인기척이 영 거리끼는 참이다. 마땅한 인물을 구할 때까지 네가 책임지고 아이를 봐다오.”

손 귀한 황궁의 유일한 아이이자 적자였던 만큼 그때는 율도 선생이 여럿 붙어 황제가 되는 교육을 받고 있었다. 그런데 무엇을 감지했는지 황후가 별안간 그리 요구하였다.

갑자기 왜 그러실까. 의문을 가지면서도 율은 모후의 부탁에 응했다. 수업마저 중단된 건 아쉬웠으나, 추후 자연히 까닭을 알게 되었다.

명백한 태자감이 생겼으므로 황제가 저를 치워 버리려 했다는 걸.

‘태자의 유모’는 누가 봐도 눈 가리고 아웅이었다. 동시에 그만큼 그럴싸한 명분이 없었다.

겉으로는 장자가 아우에게 제 의지로 태자 위를 양보하다 못해 낮은 자리에서 모든 힘을 실어 주는 걸로 보였고, 황제는 괜히 제 핏줄을 살해하여 성군이란 평에 흠을 만들지 않아도 되었다.

아버님이 절 싫어한다는 사실은 진작 알고 있었다. 단지 죽이려 할 만큼은 아니리라고 자위했다. 어쨌든 당신의 씨에서 발아한 친자니까.

자신이 틀렸다. 황제는 그 정도로 제 자식을 증오했다. 흠을 달고 있다는 이유로.

일찌감치 현실을 깨달은 율은 성심을 다해 아이를 돌보았다. 손수 먹이고 입히고 재워 가며 ‘착하고 바르게 자라라’ 염원했다. 부디 우리의 아버님만은 닮지 말라고.

시간이 지났다.

아이가 걷고 말하고 자랄수록 율의 존재는 점점 지워져 갔다. 구멍 두 개 달린 괴물 황자, 황궁의 유일한 흠, 밥버러지 등. 율을 황제의 장자로 취급하는 이는 이제 거의 없었다.

그는 비천한 별명으로 뭇사람들의 입을 타고 떠돌았다. 소문의 규모에 비해 외양이 잘 알려지지 않은 건 그저 율이 공직에 나서지 않아 실체를 본 이들이 적기 때문이었다. 그마저도 황제에게 맞는 모습을 목격한 이가 대다수였다.

‘예나 지금이나 변하지 않은 건 폐하의 매질뿐인지도.’

장소를 가리지 않고 때리는 것도, 힘 조절을 하는 둥 마는 둥 하여 맞은 곳이 죄 터지는 것도 그대로다.

“형님! 얼굴이……. 안 되겠습니다. 폐하께 부당함을 고하겠어요.”

인내를 섬긴 대가일까.

와중에 아우는 잘 자랐다. 황제의 외양을 빼닮았지만, 알맹이는 비교하기 미안할 정도로 착하고 바른 아이였다.

“난 괜찮다, 후야. 네가 장성하여 온전히 몫을 해내면 그에 환희하느라 못난 장자 매질할 겨를도 없으실 거야.”

같은 색 눈동자에 노기가 어렸다가 시무룩하게 풀 죽었다. 율은 하루가 다르게 커 가는 아이를 둥개둥개 어르며 보호자 역할에 충실했다.

다시 너울너울, 세월이 흘렀다. 품에 폭 안겼던 아이는 어느새 훌쩍 자라 율의 키를 뛰어넘었다. 부황과 모후가 직접 꼽은 소녀와 장래를 약속하고 관례를 치렀다. 그리고 마땅히 태자의 의무를 다하고자 전장으로 떠날 준비를 마쳤다.

황제는 최전방으로 가는 태자에게 십만 군사를 하사했다. 금이야 옥이야 아끼는 자식에게 내준 것치곤 다소 수가 적다 하겠으나 군사 하나하나가 일당백인 정예였다.

“하아…….”

고사리 같은 손 흔들며 형아, 형아 하던 모습이 선한데 언제 이리 자랐단 말이냐.

키운 정이 무섭다고, 제가 낳은 핏덩이 떼 놓는 양 속이 허했다.

말에 올라 군대 앞에 당당히 선 모습은 멀리서도 눈에 띄었다. 새삼, 참으로 훤칠하게 큰 헌헌장부였다. 자세히 보면 아직 곳곳에 소년미가 남아 있었으나 누군갈 그 품에 넉넉히 안을 만큼은 된 성싶었다.

다시 궁으로 돌아오면 누군가의 지아비가 되어 그이를 마음에 품고 지키며 살아가겠지.

율의 인생에서 그나마 의미 있고 소중한 존재는 저 아이가 유일했다. 태자 자리도, 이제 와 아버님의 관심도 필요치 않았다. 율은 제게 가장 소중한 아우가 점점 멀어질 일만 남았다는 생각에 조금 울적해졌다.

마지막이나 다름없으니 그 너른 품으로 한 번만 안아 주었으면…….

‘헉! 아, 아니 내가 무슨 생각을.’

누가 알아챈 사람도 없는데 지레 놀란 율이 제 뺨을 철썩철썩 때렸다.

안아 주긴 뭘 안아 줘? 네가 정녕 저 아이의 앞날을 막으려고……!

맹세컨대 몸을 겹친다는 망상까진 가지 않았다. 그저, 그저 소중한 존재에게 안겨 본 기분은 어떨지 궁금하였을 따름이다.

‘나도…….’

내게도 나를 아껴 주는 사람이 있었으면 하니까.

결코 이루어질 리 없는 소망. 알고 있음에도 아쉬움에 몸부림칠 때였다.

“아우 좆물 못 먹어서 아쉽게 되셨겠소.”

일평생 들어 본 역사가 없는 더러운 소리.

그 작자, 바로 오늘날 제 옆구리를 차지한 금씨 상놈이다.

“머, 뭐?”

하늘에서 떨어졌나, 땅에서 솟았나. 입버릇 나쁜 무뢰한은 난데없이 나타났다. 아우만큼이나, 아니 어쩌면 더 커다란 체구에 상당한 미남자였다.

도대체 그 무슨 더러운 소리냐고 반문하려던 율은 멈칫했다.

검은 머리에 금안. 황족만 타고난다는 금안을 지닌 사내였다. 자세히 보니 아우와 얼핏 닮은 듯도 싶고……. 설마?

폐하께…… 사생아가?

정말 말도 안 되는 얘기지만, 그러지 않고서야 설명이 어려운 외모였다. 친왕의 자식 중에 금안을 지닌 이가 있었다면 소식이 들려왔을 테니 그쪽은 고려 대상이 아니었다.

아우와 비교하였을 때 이자는 선이 굵직하면서도 강인해 보이는 인상이었다. 안와가 깊고 입술은 우묵하여 정갈한 이목구비. 미인 많은 궁에서도 외모로 이 사내를 따라잡을 이는 찾기 어려우리라.

그리 드문 장부가 친히 말을 거는데 희한하게도 몸이 자꾸 움츠러들었다. 율은 그 연유로 사내의 삐딱한 입꼬리를 꼽았다.

삐뚜름하게 올라간 입꼬리, 더하여 날카로운 눈매가 무뢰한의 성정을 다소 짐작케 했다.

사내가 한걸음에 다가와 얼굴을 불쑥 들이밀었다.

“흠. 궁에 요물이 산다더니 정말이었군.”

“요, 요물?”

나더러 지금 요물이라 한 것인가?

주춤, 주춤. 율이 저도 모르게 뒷걸음질 치자 무뢰한이 황자 전하의 어깨에 팔을 떡 걸치며 속삭였다.

“내, 태자 전하 대리 목숨이올시다. 금원후라 하오.”

“대리 목숨이라니…….”

가히 황망한 사실이었으나 황제라면 충분히 그럴 법해 크게 놀랍진 않았다. 그보다 의문인 점은…….

“대, 대리 목숨이 어찌 궁을 돌아다니느냐?”

율의 판단에 대리 목숨이 궁에 불려 온 까닭은 태자가 전쟁터에 나서기로, 그를 따라가 위험을 대신하는 목적이 아닌가 하였다. 그러면 안 보이는 곳에서 출정 준비를 하고 있어야 함이 마땅한데 어찌 이리 함부로 돌아다니는지 이해 불가였다.

“흐음……. 이유를 말해 주면.”

“……?”

사내가 율의 귓가에 입술을 바짝 가져다 댔다.

“보지 한번 빨게 해 주려오?”

미……, 미친놈이다. 미친놈이야!

면역 없는 발언에 율이 겁을 집어먹고 도망치려 했다. 자고로 미친놈은 피하는 게 상책이었다. 황제는 당신이 꼽은 대리 목숨의 실체를 알까, 오만 상념이 치솟았다.

“어어? 물어 놓고 어디 가시오. 이놈 섭하게.”

“히익, 놔, 놔줘!”

“허? 이놈이 뭘 했다고 그리 도적놈 보듯 하시는지. 살 맞댄 아우가 아니라 내외하는 거요? 뭐어― 그럴 수 있지. 그럴 수 있어.”

흥얼거리듯 혼잣말한 금원후가 율을 꼭 붙잡아 안았다.

“앗!”

“그러게 보지 꼭 오므리고 궁에 있든가, 왜 나와서 이놈 눈에 드시오? 내 궁금한 건 못 참는 성미라 궁금증만 풀리면 고이 보내 드리리다. 정 뭣하면 아우라 생각해도 좋소. 아니, 아우나 다름없지. 이놈과 태자 전하, 다른 배에서 났으나 하나로 붙은 목숨이니 다를 게 무어 있겠소?”

그놈 말 한번 청산유수다.

율은 사내의 당당한 태도에 어안이 벙벙했다. 허나 얼어붙은 것도 잠시, 무례한 손이 궁둥이를 꽉 쥐자 소스라치게 놀랐다.

“무, 무슨 짓, 이야……!”

“흠, 궁둥이가 너무 작은데…… 이 몸에 구멍 두 개가 어찌 붙어 있다는 거지?”

“놔, 놔앗!”

“손아귀에 잡히는 맛은 일품입디다. 동그랗고 통통하여 주무르는 맛이 있소.”

아예 율을 품에 가두고서 양손으로 궁둥이 반죽을 주무르는 무뢰한이다. 고귀한 황자 전하, 뒤로는 나무둥치, 앞으론 사내 몸뚱이에 갇혀 옴짝달싹못했다.

“윽. 그만……, 그만해.”

“아프오?”

그 뜻이 아닌 줄 알면서.

율은 모르는 척 딴소리를 지껄이는 금원후를 어찌 당해 내야 할지 막막했다. 처음 안겨 본 사내 품은 너무도 거대하고 단단했다. 그 몸뚱이 제 뜻대로 밀리지 않음은 물론, 이대로 있다간 알궁둥이마저 내줄 판이었다.

“읏…….”

답 없는 율이 아픈 줄 알았는가, 사내의 손속이 달라졌다. 좀 전보다 훨씬 힘이 빠져 짐짓 부드러운 손놀림이었다. 그에 더해 사내의 돌덩이 같은 허벅지가 가랑이 사이를 눌렀다.

“거 닿는 것은 밋밋하구먼. 여긴 아무래도 벌려 봐야 알겠는데…….”

사내는 그리 중얼거렸지만, 율은 난생처음으로 맞이하는 생소한 감각을 받아들이고 있었다.

매끈하게 이어져야 할 회음부. 그곳에 난 계집 구멍이 사내 허벅지에 짓눌려 비벼졌다. 기묘한 압박감과 거칠게 쓸리는 느낌이 영 낯설고 이상했다.

“윽……, 아…….”

율은 무의식중에 눈을 질끈 감은 채 사내 가슴팍에 꼭 붙어 그의 앞섶을 쥐었다. 말하자면 단단한 벽에 몸을 의지한 셈이었다.

문제는 그 벽이 살아 있는 육벽이었다는 점이다.

금원후가 한 품에 폭 안기는 율을 바투 안으며 낮게 웃었다.

“허, 요물이 사람 잡네…….”

반절은 어처구니가 없어 실소한 것이고 나머지 반절은 이 요괴 하는 짓이 예상외로 마음에 들어 아래가 동한 웃음이었다.

율은 사내가 실실 웃자 이걸로 만족하였나 보다, 하고 곧 벗어날 수 있으리라 여겼다.

금원후가 말랑한 허리 끌어안곤 바지 끈을 풀어 버린 게 그때였다.

“앗!”

재빠른 손길에 속곳마저 툭 떨어졌다. 다니는 사람 없는 외지라 하나 가림막 없는 외부에서 허연 알궁둥이가 시원하게 드러났다.

마냥 벙벙하고 황망한 심정. 율은 머리가 새하얗게 변해 그만 석상이 되고 말았다.

“아, 아…….”

“오호라. 앞만 보면 그저 사내구먼.”

호기심 어린 눈빛에 그치지 않고 금원후는 동그란 불알과 맑은 분홍빛 자지를 살살 만졌다.

“이, 이 무슨, 이게 무슨―.”

“요물이라더니 과연, 내 평생 이리 보드랍고 어여쁜 자지는 처음이오. 읏차.”

뻔뻔하게 웃던 사내가 돌연 아래로 쑥 꺼졌다. 율을 나무에 기대 놓은 뒤 먼지 바닥에 무릎 꿇고 허연 다리 한쪽을 제 어깨에 걸쳤다.

“아아, 이게…….”

그간 소문만 무성하던 요괴 구멍이 비로소 자태를 드러낸다.

불알 밑, 뒷구멍 위. 엉덩이에서 몇 마디 안쪽이라 가랑이를 벌리지 않으면 쉬이 볼 수 없는 은밀한 곳. 자지와 다른 농도로 새빨간 속살이 그곳에 숨 쉬고 있었다.

촉촉이 젖은 속살과 달큼한 냄새……. 필시 아무도 들이지 않은 숫처녀 풋내라.

근친혼이 죄악 아닌 풍습인 터, 일찌감치 사내 좆맛을 알아 익을 대로 익은 보지 내를 풍기리라 예상했었다. 그러나 막상 드러난 자태에 금원후는 저도 모르게 넋이 빠져 잠시간 숨을 멈췄다.

“보, 보지 마아.”

반면 어렵사리 넋 찾은 전하, 서럽게 훌쩍이며 사내 머리통 밀어낸다.

저주 옮는다 하여 아랫것들도 시중들길 기피한 몸이었다. 당연히 율도 그곳을 더듬어 본 기억 없고 어찌 생겼는지 제대로 알지도 못했다. 몸이 자라자 이따금 영문 모르게 거기가 젖곤 하였는데, 그럴 때만 간혹 면으로 훔친 게 다였다.

“흐윽…….”

내가 당최 뭘 했다고 이런 일을 당하나.

따귀를 맞고 폭언을 듣고 시종들에게 따돌려지는 것보다 심한 짓을 당할 줄 몰랐다.

이럴 때는 어찌해야 하는가? 누구도 율에게 그 대책을 가르쳐 주지 않았다. 울기만 하는 울보 황자, 쓸모없는 밥버러지. 황망한 소문이 퍼져도 그저 숨만 쉬었던 세월이 새삼 서러웠다.

“나, 나한테 왜 이래…….”

“지금 우는 거요?”

눈물 흘리는 거 보면 모르나! 무에 이리 뻔뻔한 놈이 다 있는고?

가만있으니 그냥 가마니로 보는 게 아니라 가마니 훔치는 놈이 붙는다. 비싼 대가 치르고 세상 이치를 깨달은 율이 에라 모르겠다, 버럭 화를 냈다.

“그래! 이, 이 천박한, 더러운……!”

“귀엽다.”

“뭐, 뭐?”

남 앞에서 아랫도리 깐 것도 처음, 언성 높여 화낸 것도 처음. 분명 심중에 화가 남아 있는데 영 생뚱맞은 반응이 돌아오자 어설픈 전하, 천년 묵은 능구렁이에게 말려들고 만다.

“씹……. 인간 새끼들 예쁘면 예쁘다고 떠들 것이지.”

“…….”

이놈이 대체…… 무슨 소리를 지껄이는 거냐?

율은 엉거주춤 굳었다. 그도 그럴 게 이제껏 율에게 귀엽다거나 예쁘다고 한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 저가 뭐 예쁘다고 칭찬해 주겠는가. 율도 살면서 들어 보리라 전연 기대한 바 없던 발언을 웬 무뢰배가 지껄이니 당황할 수밖에.

심지어 사내는 진심으로 보였다. 얄미운 웃음은 어디 가고 미간 찌푸린 낯만 남았다.

뭉개뭉개, 주변이 서서히 안개로 뒤덮였다. 율은 사내에게 정신이 팔려 그를 알아채지 못했다. 율이 알아낸 건 이 사내 말 한마디, 행동 하나 그 어떤 것도 제 예상대로 따라 주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자연히 온 신경이 사내에게 집중됐다. 사랑스러운 태자의 출병식마저 어느새 뒷전이 된 지 오래였다.

‘이상해…….’

사내도, 자신도.

휴우, 율이 한숨 쉰 찰나. 그 순간이 금원후가 기다린 기회였음이다. 사내 손에 나머지 발목이 잡혀 졸지에 두 다리가 허공에 떴다.

“와앗!”

“잘 잡으시오.”

보지 훌러덩 내민 꼴로 엉덩이 깨지는 줄 알았더니만 구겨진 몸은 강건한 사내 팔에 안착한 상태였다.

율은 나무 기둥에 거의 눕다시피 기댔다. 그러곤 사내 손이 이끄는 대로 양 오금을 벌려 잡았다.

정신 차려 보니 사내 앞에 보지를 훤히 내보인 자세였다. 율의 얼굴이 새빨갛게 달아올랐다.

“이, 이게 뭐야!”

“어허. 그리 버둥대면 고운 살갗 다 쓸리오.”

금씨 놈 말만 들으면 저가 꼭 천방지축으로 구는 아이 같았다. 사내가 비단 겉옷을 벗어 허리께 아래에 깔아 주었다. 다소간 푹신했으나 마음 놓을 상황은 아니었다.

츄웁.

“아……!”

하, 핥았어……!

꿈에서조차 상상 못 한 느낌. 물컹하고 뜨거운 혀가 갈라진 곳을 짙게 스쳤다. 심장이 미친 듯이 요동쳤다.

금원후가 갑자기 거칠게 조소했다.

“하아, 씹. 이걸 그냥 내버려 뒀다고.”

“아, 아……!”

자유를 찾은 사내의 두 손이 율의 보지를 한껏 벌렸다. 음핵과 구멍이 다 보이도록 열곤 코와 입술을 야무지게 붙인다.

혀끝으로 좁은 샘을 후볐다가 거기서 물 푸는 시늉으로 몰캉한 길을 핥는 입술. 그러는 동안 단단한 콧대가 음핵을 눌러 묘한 감각을 선사한다.

율은 본능적으로 입을 막았다. 허리가 징징 울리며 목구멍이 근질거렸다.

“하아, 아!”

차마 두려워 밑을 내려다볼 수도 없다. 오직 감각으로 그가 어찌하는지 알아챌 따름이다. 그런데도 알 수 있었다. 그가 잘난 얼굴 뭉개지는 것도 아랑곳 않고 제 아래를 어찌 빠는지.

이마와 콧대에 남의 불알 얹고서 개처럼 냄새 맡는 사내. 축축한 물이 고여 흥건한 아래를 쪽쪽 빨고, 아까부터 아찔한 쾌감이 솟는 음핵을 혀로 굴린다.

나이가 차고 넘쳤으나 성궁은커녕 아래를 어찌 맞추는지조차 듣지 못한 전하셨다. 하도 구멍 가지고 뭐라 하기에 이곳에 뭐가 있구나 하였다지만 상상하지 못했으므로 너무나도 낯설고 생경한 장면이었다.

“으읏, 흡!”

“소리 내. 듣기 좋소.”

미친놈. 미친놈!

입가에 보짓물 묻힌 이가 시원하게 웃었다.

“그거 아시오. 저 먼 서방 해역에는 감창소리로 뱃사공을 홀리는 괴수가 있다 하더이다. 내 그 얘길 들었을 때 뭔 헛소리냐 하였소. 한데 보지 내로 사내 홀리는 요괴를 만날 줄이야. 그 뱃사공처럼 말해 본들 아무도 안 믿겠지.”

“…….”

“하아. 이 궁에는 죄 눈 병신, 코 병신뿐이야. 이걸 그냥 두다니. 본신이 그대 아비였으면 밤낮으로 수라 삼았으리라.”

보지 맛있다는 얘길 저리 하는 것도 재주였다. 율은 금원후의 말을 반절도 못 알아들었지만, 나름의 칭찬인 줄은 알았다.

기묘한 해방감이 들었다.

참으로 이상한 일이지. 가장 부끄러운 치부를 들켰으니 수치심만 존재해야 바람직한데 이 해방감은 무엇일까.

평생 ‘더러운 것’ 낙인찍혀 숨겨 왔던 곳이다. 그 비밀을 기어이 누군가에게 들켰다는 일말의 후련함이 존재했다.

율은 아무도 없는 곳으로 머리를 돌렸다. 고여 있던 눈물이 투둑 툭, 궤적을 그리며 흘렀다.

“그래…… 이제 만족하니? 요물에 걸맞은 아랫도리라 소문낼 마음 만만이겠구나.”

이 해방감을 알려 준 너도 호기심 채웠으니 곧 떠나가겠지. 시끄러운 촉새처럼 떠들어 이 몸 욕보이겠지.

들키지 않으려 애썼던 몸부림이 무색하게 율은 순순히 다리를 벌려 놓았다. ‘더러운 곳’이 애초에 사내의 침으로 젖고 그 손아귀에 흐무러져야 할 쓰임새였다면 구태여 오므릴 것도 없었다. 정해진 주인이 없을 뿐, 쓰임에 맞게 물건을 쓰는데 누가 비난하겠는가.

율은 오늘에서야 그곳이 이런 모양으로 젖으며 어찌 쓰이는지 알았다. 왜 계집 구멍이라 놀림받았는지도 알았다. 그곳으로 외간 사내 들여놓아 계집처럼 안기리다, 그러한 뜻이었다.

더 정확하게는 조롱이다. 황제가 장자에겐 결코 짝을 지어 주지 않을 것이므로 너는 구멍을 두 개나 달았으면서도 제 구실 못 하는 반편이구나, 하는.

“너, 너는 이게…… 좋아?”

내도록 시끄럽던 사내가 처음으로 조용했다. 율은 눈물을 슥슥 닦았다.

“그럼…… 써. 쓰고…… 버리렴.”

“하아아.”

짜증스레 한숨 쉰 금원후가 머리를 벅벅 긁었다.

“염병……. 그럼 그렇지. 이거, 이거…… 순 갈보 보지잖아?”

“뭐, 뭐?”

철썩!

“아!”

율은 불시에 보지를 얻어맞았다. 이유를 모르는 건 둘째 치고 너무 놀라 울던 것도 잊어버렸다.

“뭐라? 쓰고 버려? 이게 어디서 사내 좆집 같은 소릴 해.”

철썩, 철썩!

“아, 아파아!”

“아둔하면 맞아야지, 응?”

철썩!

“아앙……!”

“처맞는데 소리 봐라, 이거.”

끌끌끌. 한심한 중생 보듯 혀 차는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율은 허둥지둥 가랑이를 가렸다. 그러나 금원후의 매가 한발 빨랐다.

철썩!

“흐으!”

“안 되겠군, 안 되겠어. 정신 똑바로 차려야지. 냅뒀다가 괜히 엄한 사람 홀릴라. 이보시오, 전하. 앞보지든 뒷보지든 나 몰래 내돌렸다간…… 진짜 허벌창 난다?”

뭐…… 뭔 창?

도무지 알아듣지 못할 말을 마구 씨부리며 금원후가 씩씩거렸다.

거친 움직임으로 그가 손을 몇 번 움직이자 곧 시꺼먼 좆이 퉁 튕겨 나왔다. 율의 것과는 아예 다른, 생물의 자지가 아니라 몽둥이 같은 좆이었다.

번듯한 사내들 좆은 원래 저렇다더냐?

잘못된 상식을 적립한 율이 허옇게 질려 오들오들 떨었다. 어쨌든 비교할 만한 게 제 것뿐이라 그에 비하면 색도 모양도 너무…… 너무 추잡스럽고 흉측했다.

스윽스윽, 용두질 몇 번에 검은 몽둥이가 완전한 모양을 갖췄다. 구렁이인가 싶을 만큼 길고 두꺼웠다.

“후우……. 내 초면이니 오늘은 생김새나 구경할까 하였거든? 진짜거든?”

“히, 히익! 저, 저리 가아!”

꺼떡, 꺼떡. 묵직한 좆이 마침내 율의 배를 두드린 순간, 한껏 겁을 집어먹은 율이 등을 돌려 도망갈 자세를 취했다. 물론 한 걸음 채 못 가고 잡혔음이다.

“아!”

원후 놈 너른 가슴에 포옥 처박힌 율 도령, 결국엔 도적놈 좋은 짓만 해 주었다.

굵직한 손가락 두 개가 대번에 아래로 내려왔다. 그러더니 촉촉한 보지 공알 함부로 비비고 꼬집는다.

“아읍, 으…….”

본격적으로 쾌감 샘이 눌리자 아찔함을 넘어선 감각이 들이닥친다. 허리가 자꾸 무너져 앞으로 쓰러지고 싶어도 팔 밧줄에 감겨 그러기가 여의찮았다.

“흐읏, 학!”

“그럼 어디 맛매 좀 볼까―.”

애액을 충분히 두른 중지가 쑤욱, 요물 보지를 열었다.

“……아…….”

이물감.

가장 먼저 치닫는 감각은 고통 없는 이물감이다.

미끄러지듯 들어와 아프지는 않았으나 몸이 희한한 방식으로 벌어지는 느낌이 생생했다.

그 벌어짐, 오직 타인에 의한 것이라. 그리하여 누군가 제 몸을 만지고 있으며 심지어 내장을 더듬는다는 체감이 들었다.

“아, 읏…….”

이상해. 이상해. 무서워.

율은 사내의 팔을 붙들었다. 푹푹, 가능한 깊게 쑤시던 손가락이 둘로 느는 것과 동시에 금원후의 거친 숨이 목덜미에 흩뿌려졌다.

“흐으, 이거 아주 타고나길 사내 씨받이요, 함부로 내돌렸다간 인생 망치기 십상인 터. 뉘 인생 망치려고 감히 보지 내돌리겠단 망발을 지껄이는가?”

“흐읏, 아……! 보, 보지 돌……, 내가 언제 그랬어!”

“먹고 버리라는 게 다른 사내 좆 받겠다는 뜻이지, 무어!”

억지도 이런 억지가 없다.

금원후가 어느 때보다 씩씩대며 손가락을 물렸다. 그러곤 육중한 자지 기둥을 뜨끈한 보지에 딱 눌러 비빈다.

혓바닥으로 흠뻑 핥아 주었던 분홍빛 속살이 역으로 자지를 핥는다.

“아앙……!”

율이 낭창한 허리 비틀며 휘청휘청 율동했다.

미끄러우면서도 묘하게 요철이 느껴지는 좆 기둥. 그것이 연신 보지를 쓸어 대자 밑이 하염없이 간지러워 허리가 멋대로 들썩였다. 요분질에 정신 팔려 누가 제 윗옷 슬그머니 잡아채는 것도 모른다.

부욱!

“아!”

매듭째 떨어져 나간 옷 조각이 마지막이었다. 기어코 하나 남은 윗도리마저 찢긴 율은 허겁지겁 상체를 감쌌다. 안타깝게도 얇은 팔인지라 봉긋한 젖이며 연분홍빛 젖알까지 가리기엔 역부족이었다.

그리고 금씨 상놈의 인내도 거기까지였다.

“흡……!”

금원후가 다급히 율을 돌려 젖을 물었다. 달큼한 살 내음이 콧속을 가득 메운다.

“하, 후으……!”

“이건 무슨 젖도 보지같이 생겨 가지고…….”

예상대로의 모양, 예상 이상의 향.

아니나 다를까 맛 좋은 몸뚱이다.

핏줄 돋은 팔뚝으로 보들보들한 맨살을 감고 있을 때부터 이 같은 광경을 상상했었다. 사내 몸에 달린 보지도 이리 보드라운데 젖은 어떠할까, 군침을 삼키면서.

말은 갈보니 뭐니 했어도 이토록 깨끗한 몸뚱이 또 모른다. 사내, 계집 통틀어 유달리 색감 옅고 보드라운 몸이라면 필시 기억에 남았을 텐데.

“사람 살맛이 어쩌면 이리 단고?”

냠냠쩝쩝. 고운 피부에 손자국, 잇자국 내 가며 장래 내자 따먹는 용신이시다.

“히윽, 흐으으.”

기진맥진한 율은 그게 뭔 소리냐고 따져 댈 힘도 없었다. 오죽하면 밑구멍에서 보짓물이 흐르든가 말든가 신경 쓸 겨를조차 전무했다.

문득 금원후가 눈을 빛냈다.

“서방맞이를 여기서 시킬 순 없지.”

그는 바닥에 깔아 둔 제 옷으로 율을 꽁꽁 감쌌다. 두 팔에 훌쩍 보듬어 안은 뒤 발을 떼자 풍경이 웬 전각 내부로 순식간에 바뀌었다.

개중에서도 대욕탕.

이미 뜨끈한 훈김으로 가득한 욕탕은 황제나 사용할 법한 규모였다. 당연히 율은 이런 게 있다고만 들었지, 본 적도 사용한 적도 없다.

“히끅…….”

“마음에 드오? 본신은 물을 좋아하지. 그대에게도 나쁘지 않을 것이오.”

내 취향이 곧 네 취향이리라는 말투였다.

율은 욕탕의 가장 윗단에 앉아 사내 손길에 제 몸을 맡겼다. 걸치나 마나 한 거적때기가 모조리 거두어지고, 그는 천장을 보며 누웠다.

아랫도리가 반쯤 물에 잠겼다. 늘 어설프게 미지근하던 물이 아니라 온전히 더운 물이다.

그와 함께 닥치는 숨, 입술…….

사내.

츄웁. 츱. 쯔읏. 후룩.

“하으…… 아앗! 아……!”

그가 엉덩이 놓인 곳에서 그대로 보지를 빨았다. 욕탕 물을 마시는지 보짓물을 마시는지 헷갈릴 정도로 빨아들이는 소리가 크게 울렸다.

그러다 어느 결에 보지 육벽을 침범하는 혀.

미끄러운 혓바닥이 막 열리기 시작한 구멍을 뚫었다. 본체 들이기 전, 몰캉한 내벽을 한차례 맛본다.

“하아, 하으읏, 아아아―!”

율이 허리를 팽팽히 당기며 사정했다. 오직 밑을 빨려서 흥분하고 사정까지 도달한 것이다.

금원후가 입술에 튄 씨물을 날름 핥았다.

“좆으로 싸긴 하는구먼.”

귀엽다는 듯 율의 자지를 쓰다듬은 놈이 비로소 제 좆 머리를 보지 구멍에 맞추었다.

“내 단언하건대, 오늘부터 본신이 전하 서방이오.”

첨벙!

수면에 걸쳐져 있던 율의 하체가 완전히 아래로 잠겼다. 아래로, 또 아래로. 몸 가운데가 벌어지며 거듭 아래로.

그 끝에 기다리고 있는 거대한 사내.

금원후가 들어오고 있다.

“아……!”

텁.

여태 벌어질 일 없었던 밑이 급격히 입을 열었다. 고작 귀두 한 덩어리. 제 주먹보다 큰 사내를 가까스로 받아들인다.

숨을 못 쉬겠어.

절로 호흡이 멈췄다. 몸을 짓누르는 압박감에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숨, 쉬어야지.”

“허억, 흐읏, 으…….”

“쉬이이……. 길 한 번만 내주면 서방이 전부 알아서 하겠소. 서방 들인다 생각하고 숨 쉬어.”

낮고 그윽한 음성이 귀 바로 옆에서 들렸다. 그럼에도 금원후의 말은 온전히 와닿지 않았다. 숨 쉬란 얘긴 반복하여서 알아들었지만, 방법을 잊은 사람처럼 밭은 숨만 터졌다.

입술을 타고 호흡이 들어왔다.

첫 입맞춤이었다. 친히 율의 입술을 열고 침입한 사내가 정신이 혼미하도록 혀를 빨아 주었다. 율은 사내의 입맞춤보다도 그가 몸뚱이를 부둥켜안아 가슴과 배를 맞대고 있는 감각이 좋았다.

……좋았다.

그가 헉헉대며 쏟아 내는 숨소리. 그 숨소리, 필시 제 구멍에서 얻은 것이리라. 그가 느끼는 바를 정확히 모르는데도 끔찍하게 달아 보였다.

율은 사내의 등에 주춤주춤 양손을 올려놓았다.

……이래도 될까.

길바닥에서 서방이라고 들이닥친 사내. 그를 붙잡아도 혼나지 않을까.

율에게 무언가를 붙잡는 행위는 몹시 어색한 것이었다. 가진 것도 놓아야 했던 삶에서 다시금 뭔갈 쥔다는 게 이상했지만, 이처럼 가벼운 사내기에 오히려 누구도 뭐라 하지 않을 듯했다.

이이도 어차피 잠시 내려앉았다 갈 테고…….

그러니 이번 한 번만 눈 감을까.

시작이 황당하면 어떠냐. 고귀한 황가의 피 타고난들 제게 닿으려는 이 하나 없는데.

황제가 죽지 않는 이상 이 몸뚱이로 공직에 나선다거나 궁 밖으로 벗어날 기회는 영영 주어지지 않는다. 혼인할 일은 더더욱. 저와 성혼하여 황실 가족이 되든 말든 궁의 치부가 외부인에게 공개되는 꼴이므로.

처지를 돌이키자 길바닥 정사가 제게 어울리는 것도 같았다.

율은 숨을 길게 내쉬었다. 자칭 서방이 서방 들인다 생각하고 길을 내달랬지…….

“흐읍!”

“옳지.”

놀랍게도 마음먹은 바로 그 시점. 입구에 머물러 있던 대물이 단숨에 내장을 밀치고 길을 냈다. 육자지가 나다닐 길이되, 앞으로 서방 정 받는 길이다.

“아, 아파…….”

쪽쪽, 쪽.

사내에게 달린 보지도 딴에 처녀랍시고 첫 피가 비쳤다. 율이 얼핏 샌 피를 발견하고 흠칫했다.

“하하……. 어여쁘긴.”

금원후는 그게 썩 마음에 든 모양이었다. 초반엔 갉작이듯이 보지 입구만 살살 뭉개더니 이내 자짓물 팍팍 묻히면서 굴을 파헤쳤다.

율은 아직 모르지만 나름 그 뜻이 있으매, 지금 당장은 아프더라도 본신의 씨를 받다 보면 점점 매끄럽게 다져져 종국엔 좆 세 개를 처넣어도 무사 탄탄한 굴로 거듭날 터였다.

그날을 한시바삐 당기기 위해 금원후는 허리를 크게 휘둘렀다.

“꽉 붙잡으시오.”

요물 아내의 눈물 모조리 거둬 가며.

***

‘역시 그날 잘못 걸린 게 맞았지.’

회상을 마친 율은 허탈한 실소를 터뜨렸다. 금씨 사내, 지금 돌이켜도 어찌나 손 빠른 작자였던가.

만난 그날에 구멍 두 개 다 따먹었다. 보지 아프댔더니 뒷구멍을 노리더라. 심지어 그날 하루로 끝나지 않았다.

“새신랑, 새각시 속 맞추는데 하루로 어찌 아는고?”

특유의 망발 지껄이며 붙잡아, 율은 그로부터 닷새간 침소에서 나오지 못했다.

“그, 그만. 그만해.”

“이제 좀 속이 벌어지오. 허나 아직도 너무 좁아.”

농담 않고 그놈 좆 끼고 있던 시간이 홀로 누운 시간보다 몇 곱절은 될 것이다.

꼬박 닷새가 지나자 금원후는 자연스레 아내 맞은 남편인 양 굴었다. 하도 저가 서방이다, 으름장을 놓으니 율도 ‘그래, 네 맘대로 해라!’ 하고 온 게 작금이었다.

한두 번이면 말겠지, 그리 여겼던 것도 틀렸다. 그림자 목숨인 주제에 남 눈 무섭지도 않은지 밤낮으로 각시 처소 드나들었다. 그래도 가장 즐기는 시간대란 동트기 전 새벽으로, 보지 빨리다 잠 깨기 일쑤인 율은 딱 미칠 시간이었다.

당연히 그러지 말라 달래도 보고, 이때 오면 다신 안 할 거라 윽박도 질러 봤다.

“그럼 미리 속집 좀 늘려 놓든가. 한참 숙면하여 제일 말랑하고 보드라운 때에 늘려 놔야 색시도 좋고 서방도 좋을 것 아니오.”

……하여튼 뻔뻔한 놈. 한 마디를 안 지지.

모두 이유가 있소, 떠벌떠벌 하는 놈과 대거리하기도 귀찮았다. 색사에 걸린 들린 서방 둔 지 3년, 율도 처음에 비하면 어지간히 쇠심줄 굵어져 안 되는 일은 그냥 무시할 줄 알았다.

쪽.

“아까부터 서방 두고 무슨 생각을 그리 하시오?”

퍽 익숙해진 입맞춤과 함께 율은 현실로 돌아왔다. 몇 년 전 그날과 똑같은 사내가 율을 보듬고 있었다. 찰랑찰랑, 기분 좋게 따뜻한 물속이다. 한차례 씻겼는지 더러운 냄새는 나지 않는다.

율은 가벼운 한숨을 포옥 내쉬었다. 그러고는 끙끙 팔을 들어 서방의 목을 턱 감았다.

“내가 네 생각 하지 무슨 생각을 하겠니.”

“오늘부터 본신이 전하 서방이오.”

아무리 징그럽고 싫다 해도.

너는 단지 한 철 장난이라 해도.

네가 내 서방이고, 여전히 내 서방으로 남고자 한다면 나는 널 붙잡을 수밖에 없어.

네게 안기고 아껴지는 감각을 내 손으로 어찌 저버리겠니.

율은 너른 품에 머리를 톡 기댔다. 더럽고 역겨운 광경에도 취한 듯 입을 대는 사내의 행동을, 어렴풋이나마 이해할 것도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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