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장
따뜻하고 기분 좋은 온도.
차라락…….
피부를 쓰다듬는 물소리.
율은 희뿌연 욕탕에서 눈을 떴다. 정확히는 사내에게 안긴 채 물에 들어와 있었다.
쪽. 젖은 어깨에 서방의 입술이 닿았다.
“잠꾸러기구나, 내 색시는.”
온몸에 힘을 풀고 기대도 이 한 몸 넉넉히 받칠 수 있을 만큼 너른 품. 율은 서방 상판에 볼록한 젖통이 눌리도록 그를 부둥켜안았다. 마음 놓고 푹 잔 덕분일까, 심히 나른했다.
“응…….”
차라락. 서룡이 손 우물에 물을 퍼 율의 등줄기로 흘렸다. 상처 없이 오직 매끄러운 피부다. 긴 머리는 그 전에 옆으로 모아 흐르도록 두었더니 물속에서 물풀처럼 흩날렸다.
‘아무것도 잃지 않았어.’
이 목숨도, 머리칼도.
서방이 애타거나 말거나 색시는 또 꾸벅꾸벅 존다. 멍충이 쫄보가 저승 문턱까지 다녀왔으니 잠으로 서러움 푸는 것이리라. 와중에 안긴 곳이 서방 품이라고 서방 눈 코 입 향해 얼굴을 돌린다.
무에 이런 게 다 있는고.
서룡은 애타다 말고 기가 막혔다. 발긋한 뺨, 입에 처넣고 빨아 먹는다. 우는 것밖에 할 줄 모르는 멍청이가 저도 서방 있답니다, 하며 무의식중에 툭툭 애교 부려 대는데 짜증 나게 귀여웠다. 아니, 귀여워서 짜증 난다고 해야 하나?
아무튼.
“상놈한테 보지 빨릴 테냐, 서방한테 안길 테냐?”
“으응……?”
비몽사몽. 율이 귀 더러운 소리 얼핏 듣고 눈꺼풀을 밀어 올렸다.
쪽.
히죽 웃으며 입술 따먹는 사내, 은발에 뿔 꺼낸 용신이다.
“……이거 꿈이야?”
“꿈이었으면 해?”
가만히 서방 바라보던 율이 절레절레 도리질 쳤다. 그러다 대칭하여 나 있던 뿔 한쪽이 허전한 것을 발견했다.
“이거…….”
색시는 본능적으로 알았다.
“나한테 쓴 거지?”
서룡은 부정하지 않았다.
“마음 쓰지 마라. 곧 이곳에 둥실하니 하나 담아 줄 것 아니냐.”
“응……? 내 배?”
눈치 둔한 아내가 못 알아먹는 터, 서룡이 하체를 가볍게 들썩였다. 두툼한 좆 더미가 색시 궁둥이에 존재감을 알렸다.
그것으로 남편 뜻 이해한 둔치 색시다. 어룽어룽 고여 있던 잠마저 확 달아났다.
율은 목덜미부터 새빨갛게 물들이곤 상체를 벌떡 일으켰다. 맞붙어 있던 가슴이 오랜만에 떨어졌다.
이……, 이 호색한! 배에 둥실히 담는다 함은 잉태하리라는 뜻 아닌가.
임신시키겠다는 말, 진심인 거야?
“상제께서 그만 올라오라신다. 아기 가지고 색시 익숙해지는 동안엔 여기 머물랬더니 더는 늦출 수 없겠어.”
놀랍게도 서룡은 아쉬워 보였다. 율은 그보다 상제라는 발언에 펄쩍 뛰었다.
“사, 사사, 상제? 설마 하늘에 계신…….”
“그래. 그분. 색시에겐 시아비 되려나.”
옥황상제가 시아버지…….
“……풋, 하하! 심각하기는. 장난이니 그리 울상 짓지 말거라, 어여쁜 내 신부. 시댁이니 뭐니 하는 건 인간의 규율. 하늘에선 따지지 않으니 편히 생각하렴.”
“으응…….”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율은 마음 놓지 못한 기색이었다. 하기야, 어느 인간이 옥황상제를 만날 기회가 있겠나. 율은 땅의 천자라는 제 아비도 제대로 못 올려다보던 처지였다.
“흠. 색시 놀라게 한 대가로 좋은 소식 알려 줄까.”
“응?”
“그대, 아비와 동생이 어찌 되었는지는 궁금하지 않아?”
“아…….”
율이 서방의 팔을 꼭 붙잡았다. 기대되고 호기심이 일기보다는 불안한 느낌이 강했다.
보나 마나 좋은 결말은 아니겠지. 아비는 자식을 죽이려 했고, 동생은 형님의 반려를 죽이려 하다 형을 쏘았다. 어느 쪽이나 율에겐 공포를 자극하는 사연이었다.
율은 단단한 팔에 이끌려 서방의 품속에 갇혔다. 안락하고 포근한 품. 이것을 지키기 위해 큰 용기를 냈었다.
죽고 싶지 않았지만, 그대로 죽어도 여한은 없었다.
“저 다친 곳 궁금해하지도 않고. 본신은 깨자마자 그부터 물어볼 줄 알았거늘.”
“어, 어떻게…… 됐는데?”
서룡이 물어 주길 바라는 것 같아서 율은 물었다.
“아비는 산 채로 묻히고 그 아들도 죽지 못해 살아간다네.”
흥얼흥얼, 노랫가락처럼 읊조리는 어조에 즐거움이 가득했다. 율이 움찔대자, 문득 서방의 음성이 비밀을 공유하듯 은근해졌다.
“헌데 네 아비 묻은 자가 누군지 아느냐?”
“…….”
“네 모후, 이 나라의 황후란다.”
“……모, 모후 폐……!”
흡! 입 밖으로 꺼내기도 무서운 진실에 율이 제 입을 틀어막았다. 어머니가? 정녕 그녀가 황제를 처리하였다고?
이쯤에서 서룡이 가장 좋아하는 대목이 나왔다.
“그래, 네 어미. 그이 또한 맺힌 것 많은 삶이었느니. 본신이 친히 복수에서 가장 맛난 부분을 떼어 주고 금율 황자 본신의 신부로 삼겠소, 하였지.”
머리가…… 눈앞이 어질어질하다.
그러니까 저 잠든 사이 황제와 태자에게 복수하고, 황후와 만나고, 복수의 공범이 된 걸로 모자라 성혼 허락까지 받았다?
평소 성질 급하다, 급하다 싶긴 하였다만…… 이렇게 빨리?
용신이 배부른 사자같이 흐뭇한 낯으로 마저 말을 이었다.
“지아비 품에서 행복하라 하더군.”
율은 저도 모르게 숨을 멈추었다.
그 무슨 말이냐, 하는 율의 속마음을 받아 읽은 것처럼 서방이 거듭 얘기해 주었다.
“여태 고생한 첫째 아드님, 오직 서방 품에서 행복하라 하셨다지. 본신 하는 말 한 치도 거짓 없단다. 정 못 믿을 테면 달려가서 물어보렴. 황후 폐하가 우리 성혼 아는지 모르는지. 본신께 무어라 답하셨는지.”
장난질 심해도 거짓말은 안 하는 놈이다. 믿어라, 믿어라 강조까지 하니 틀림없는 진실이리라.
율은 턱에 힘을 주었다. 턱주가리에 호두 하나 넣고 삐걱삐걱, 한 번 두 번 주억이다 이내 목 떨어질 듯 끄덕였다.
“응, 응……. 흐윽.”
“하아. 또 울려 버렸군.”
본신은 언제쯤 색시 안 울리려나? 피식대는 꼴로 미루어 진지한 고민은 아니다.
“아……!”
어머니 생각에 훌쩍이던 색시, 별안간 목덜미를 깨물렸다. 따끔하면서도 뭉클하고 짜릿한 쾌감이 여린 몸체를 서서히 달구었다.
“흣…….”
차라라락. 율이 침상에서 팔 허우적거릴 때처럼 수면을 더듬었다. 다만 물은 손아귀에 쥐어지는 천이 아닌지라 반사적으로 더 허둥거리게 되었다.
“쯧……. 어딜 잡으라 누차 일러 줬건만.”
이참에 버릇 고칠 겸 어디 마음대로 해 보소. 저가 붙을 데 딱 하나밖에 없음을 나중엔 알겠지.
“하아……, 아……!”
질끈. 율이 눈꺼풀 딱 붙이고서 서방 어깨를 움켜쥐었다. 점점이 내려오던 입술이 젖통 한쪽을 크게 물고 삼킨 것이다.
“하앗…….”
말캉한 살덩이며 곧추선 심지가 통째로 빨려 들어갔다.
율의 허리가 자연히 뒤로 기울었다. 매일같이 서방 손길에 길들여져 그러잖아도 예민한 몸이 지나치게 날카로워졌다.
서룡이 색시 허리 받쳐 안으며 경고했다.
“오늘은 보지 닫혀 있어도 어쩔 수 없느니. 찢고 들어갈 것이라 마음 단단히 먹어 두시게.”
열락에 혼몽한 와중에도 몸을 찢고 들어온단 얘기는 또렷이 들렸다. 그 찢는다는 의미, 오늘에야말로 한 구멍에 본신 들여놓겠다는 뜻이리라.
율이 히끅 딸꾹질하며 사내 팔뚝에 손을 올렸다. 좆 두 개조차도 아직 어찌 받아들였는지 모호한데 세 개를 받을 수 있으련가.
율은 내심 의문스러웠던 점을 꺼내 놓았다.
“나…… 정말 아기 가질 수 있어?”
허구한 날 서방 놈이 임신하라는 둥, 어미 되라는 둥 지껄이고 계집 구멍으로 색사해도 율은 온전한 계집이 아니었다. 덜렁이는 좆과 불알 달고서 정액 뿜어 대는 사내이기도 하단 말이다.
물론 율은 서방의 아이를 가지고 싶었다. 요컨대 용이 제게 씨를 뿌려도 제 문제로 아이를 가지지 못하면 어찌하나 싶은 것이었다.
서룡이 다른 손으로 아내 보짓살을 갈랐다.
“그럼. 우리 율 전하, 용신의 반려 되어 그 태에 후계자 품을 분이지.”
“아……, 갑자기…….”
말을 맺자마자 보지에 손가락 세 개가 들이쳤다. 내벽을 꾹꾹 누르며 상태 더듬는 움직임이 퍽 자유로웠다.
“하핫, 참……. 서방 말이면 껌뻑 죽는 듯하다가도 은근 의심증이 심하단 말이야?”
“아……!”
물에 오래 있었던 탓인가.
율이 느끼기에도 오늘따라 아랫입 상태가 달랐다. 누가 보지 입구 누른답시고 저항도 않고 쑤욱 삼킨다. 손가락 세 개면 절대 얇지 않은 굵기인데 말이다.
“호오……. 이것 봐라…….”
서룡이 오물오물한 내벽 사악 훑더니 보지 굴 팠던 탐사대를 거둬들였다. 그러곤 아예 물 밖으로 꺼내 손가락을 비볐다. 물에 채 쓸려가지 않은 투명한 체액이 손가락 사이에서 끈적하게 늘어졌다.
서로의 코앞에서 일어난 일이라 율도 그것을 확인했다. 눈이 마주치자, 서룡이 짙게 눈웃음쳤다.
“머리와 달리 몸은 기특하게 준비 중이었는데…… 문제는 꽃 같은 내 색시 의심증이었군. 말해 봐라, 색시야. 네 태에 우리 아기 못 담을 것 같더냐?”
“아, 읏…… 자, 잠깐― 아앗!”
사내가 갑자기 율을 지탱하고 있던 팔을 휙 거둬 버렸다.
율의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 몸이 기울어 이대로 물에 빠질 참이었다. 뒤로 빠진다고 죽지야 않겠지만 매운 물 마셔 고생할…….
“응……?”
고생할…… 텐데?
분명 등이 뒤로 기울었다. 받쳐 주던 팔은 사라졌고, 실제로 율은 누운 자세였다.
“……어?”
사악사악, 매끄럽고 축축한 것이 다리 사이를 간지럽힌다. 어디서 많이 겪어 본 기시감이었다.
율은 제 보지에 얼굴 절반을 묻은 사내와 딱 마주쳤다.
그 사내 눈빛, 돌연 엄해진다.
“이 쌍년, 네 죄를 네가 알렷다.”
에그머니! 저가 무슨 잘못을 하였더냐? 율이 흠칫 굳었다. 입가에 아내 보짓물 묻힌 서방에게 이유도 모른 채 된통 혼났다.
“다정한 서방 되어 줄까 하였더니 의심을 해? 뭐라? 임신할 수 있어? 그 말뜻 무엇이냐. 보지 밭에 씨 하나 제대로 못 뿌리는 서방 능력 탓함이 아니더냐? 본신이 측은지심으로 구멍 찢지 않은 것을!”
“아, 아아, 니! 그그, 그게 무슨, 난 그게 아니라……!”
맙소사, 용신이시여. 저게 무슨 억지랍니까?
어이없기도 하고 무척 놀라기도 해서 숨이 잘 안 쉬어졌다. 서룡이 화낼 줄 몰랐기에 더더욱 놀란 심장이었다.
히죽.
아내 혼비백산하도록 놀랜 용이 눈매를 휘었다. 능글맞은 웃음이 꼭 머리 검은 서방에게서 따옴 직했다.
“그러니 색시야, 어여쁜 내 색시. 이 밤에 서방님 아기 가지렴? 용 자지 세 개 처먹은 보지 꼴 어디 얼마나 씹창 날지 함께 보자꾸나.”
***
하여간 입이 방정이지, 왜 그런 말을 하여서!
“아! 흑, 후으, 아아앙!”
배 속에 구렁이 두 마리가 들어와 내장을 들쑤시고 야단이다.
서룡이 자지 먹어 부른 배를 문질렀다.
“허어, 이게 무어야? 아기인가, 자지인가? 갈보 아내 무엇을 받아먹고 배가 이리 부른고?”
“서, 서방! 서방 자지!”
율은 늦기 전에 소리쳤다. 이 파렴치한 놈이 어디서 눈깔이 뒤집혔는지 대답을 하면 한다고 지랄이고, 안 하면 안 한다고 난리였다.
그래도 무시하는 것보다 네 거 먹었다고 하는 편이 나았다.
“흐윽…….”
그래야지 좆물을 싸 주었기 때문이다.
벌써 몇 번째인지 모를 사정이었다. 시작은 물속이었는데 도망 다니다 보니 욕탕을 벗어나 어느새 복도였다.
“……아!”
“하아……. 이리 쑤셔야 기분 좋게 쫀득거리는구먼. 응?”
사정하고도 밖으로 나가지 않은 좆이 곧장 움직임을 재개했다.
율은 본능적으로 도망가려 했다. 임신이고 나발이고 그 전에 배 터져 죽겠다.
기분 탓인가. 엎드려서 보니 배가 아까보다 더 나온 듯했다. 남편 좆도 좆이지만 씨물을 배부를 만큼 받아먹어 이러한가 합리적인 의심이 들었다.
“흐윽……. 허어엉.”
사내도 계집도 아닌 몸으로서 임신할 수 있냐고 물어본 게 그리 큰 죄냐!
서방 놈이 하도 빨아 먹고 좆물 칠갑을 해 대는 통에 율은 서룡 앞에서만은 제 몸이 못났단 생각을 잘 하지 않았다. 생각이라고 해 봤자 오늘은 내 보지 좀 적당히 처먹었으면 싶은 감상이 대부분이었다.
그랬는데.
제 몸에 의문 좀 품었다고 그리 펄쩍 뛸 일이냐? 내가 언제 서방 탓했어!
“히윽! 아, 흐으……!”
“근데 아까부터 왜 이리 도망질이야. 역시 서방님 아기 가지기 싫은 게지?”
“학!”
서룡이 삽입한 상태로 빙글, 율을 돌렸다. 가벼운 몸 훌쩍 들어 벽에 붙인다. 팔에 양 오금 걸고서 허릿심으로만 박으니 아내 보지 속이 잘게 경련하며 서방을 조여 댔다.
서룡은 엉엉 우는 얼굴에 뽀뽀했다. 그러고는 쩌렁쩌렁 외쳤다.
“어잇차! 사람들아, 황궁 사람들아! 우리 색시 오늘 서방 씨 받아 아기 가지는 날이라오. 비나이다, 비나이다. 오늘 이 밤에 배부르게 해 주소. 우리 아내 잉태하길 간절히 바란다오. 허벌 보지 씹창 나도 새끼 바라는 암컷이라오!”
“미, 미친, 놈! 조, 조용히 해! 제발……!”
울다 말고 율이 서방을 퍽퍽 때렸다. 눈물이 쏙 들어갈 만큼 저질스런 언사였다. 입버릇 더러운 건 ‘금원후’라는 분신의 특징이라 여겼는데, 본신이 괜히 본체인 게 아니었다.
텅, 텅, 텅.
“윽…….”
서방이 좆을 끼운 채 걸었다. 색시에게 얻어맞고도 피식 웃는다.
“하여간 너도 어지간히 색 밝히는 년이다. 남의 입버릇 더럽다, 더럽다 하면서 어째 그럴 때 자지 더 맛나게 씹는 것이냐?”
“내, 내가 언제……!”
“지금?”
“흐읏!”
기다란 좆이 하필 예민한 곳을 건드렸다. 율은 자궁 통로 끝부분이 유달리 약했다. 귀두 갓으로 벅벅 긁고 얕게 선 비늘이 또 한 차례 긁으면 그렇게 좋을 수가 없었다.
“거참…….”
서룡이 얼마 지나지 않아 율을 내려놓았다. 익숙한 침상이었다. 진작 결계를 쳐 놓아 다른 이들은 아무리 불러도 못 들어올 테지만, 색시가 안정감을 느끼는 장소에서 마지막 양물을 넣으리라 진작 염두에 두고 있었던 터였다.
율은 울어서 빨개진 눈가를 비볐다. 뿔 하나를 제게 바친, 아름답고 짓궂은 신랑. 그의 사랑을 받고 있건만 서러운 건 서러웠다.
“흑……. 제, 제발 말 좀 평범하게 하면 안 돼?”
“어떤 말을?”
율이 눈시울을 붉혔다.
“보, 보지니, 뭐니…….”
“아내 보지가 씹보지고 서방한테 쌍년 짓 하는 건 사실인데?”
“이……!”
애 가지기 전에 애 아비 때문에 속 터지겠네!
이쯤 되자 율도 서방에게 무언가 심한 말을 하여 충격을 주고 싶었다. 저가 나쁜 말을 하면 충격받아 더는 하지 않겠지.
‘보지는 몇 번 언급해서 안 먹힐 거고…….’
서방이 제 얼굴을 핥아 먹을 듯이 보는 것도 모르고, 율은 고민에 빠졌다.
척, 쩌억, 즈읏, 쯕. 아내 씹 동굴에 살던 구렁이 좆이 최대한 살금살금 거동한다. 딴에는 살살 움직인다고 하였으나 대물 두 개가 어디 가린다고 가려질 존재감이더냐.
들썩들썩, 자궁 향해 내달리는 자지 꾸러미 보고서 율은 번뜩 기지를 떠올렸다.
“너!”
“흠? 나 말이냐?”
“그래! 읏, 하악! 내, 내가 씹보……면 너, 넌…… 개, 개물, 자지야!”
“개물자지……?”
어디서 그런 조합이 나왔나. 율이 조합한 바로는, 좆 무더기가 하나같이 비실대고 실속 없다는 ‘물좆’이란 의미에 욕설 ‘개’를 더한 것이었다. 단순히 ‘씹자지’나 ‘개자지’는 욕으로 받아들일 녀석이 아니니까.
“하…….”
먹혔나?
율이 내심 의기양양한 눈빛으로 서방을 관찰했다.
과연, 서방의 낌새가 이상했다. 능글맞게 휘었던 금안이 일순 가늘어지며 눈깔이 뒤집히려 한다.
“하윽…….”
소리도 영…… 껄끄럽고.
율은 절묘한 효과라 판단했다. 이제 요놈 입버릇 좀 고쳐지겠지.
“……어? 어어?”
이, 이상하다?
“하아, 씹……. 뭐 이딴 게…….”
퍽, 퍽, 철퍽, 철썩!
“하아아앙!”
율이 상체를 팽팽히 당기며 자지러졌다. 내부를 터뜨릴 듯 부푼 좆이 자궁을 맹렬히 쑤셨다. 사내 입술은 고운 젖알을 물어뜯고, 무엇보다 힘 실은 손아귀가 율을 어디에도 도망치지 못하도록 했다.
“흐윽!”
머리가 새하얘진다.
율은 극심한 쾌감에 사지를 버둥거렸다. 씹물도, 좆물도 나오지 않았으나 사정할 무렵의 압박감이 똑같이 닥쳤다. 사내 좆을 더 잘 받아먹으려는 양 허리가 능선을 그리는 감각까지 같았다.
마치 착상을 도우려는 암컷처럼 사내 좆 머리를 깊게 물었을 때.
얄쌍한 허리 움켜잡고서 좆 두 개를 쑤셔 박던 이가 움직임을 뚝 멈췄다.
그리 멈춘 용 서방, 율이 그를 알아 온 모든 날을 통틀어 처음 보는 모습이다.
눈을 감은 채 잔뜩 구겨진 미간. 핏, 퓻, 피잇, 쏴아아―. 그답지 않은 사정 형태.
“아……, 아아…… 흑…….”
사정은 오래도록 끝나지 않았다.
율은 안쪽으로 도달한 여운에 벌벌 떨며 남편의 오줌을 받았다. 아니, 오줌이라 생각했다. 평소 그 많던 사정액보다 곱절은 더 늘어난 느낌이었기에.
“흐윽…….”
그러나 이는 오줌이 아니었다. 서룡은 용체로서, 인간처럼 배뇨를 통하여 노폐물을 정리하는 과정이 필요치 않았다. 다만 인간의 배뇨처럼 맑은 물을 지린 것이었다.
색시의 욕을 듣고.
주르륵……. 끈적한 정기가 내벽에 흡수되었다. 워낙 양이 많아 속도가 더뎠지만 서방의 자짓물은 확고히 아내 보지에 스며들고 있었다.
물기 모자랄세라, 서룡이 혼자 덜렁이던 좆을 얼른 보지에 가져다 대 좆물을 묻혔다. 그러다 아예 하나를 빼고 자리를 교체한다.
“핫! 하으, 후응, 으으응!”
“후욱!”
보지 동굴에서 아내 샘물로 몸통 적시기만 했지, 맑은 좆물 펑펑 들이부어 자지 적시게 될 줄은 몰랐다.
서룡은 그새 버둥대는 아내를 부둥켜안았다. 색시가 딱히 마주 안아 주지 않아도 좋다. 그래도 귀엽고 사랑스러웠다. 절로 입술이 가며 입 맞추고 싶었다. 서룡은 필시 색시를―.
“은애한다.”
율이 멍하니 입을 벌렸다. 서룡이 그 입에 입술을 겹쳤다.
“은애해.”
격렬하게 혀를 빨고 서로 좋아하는 곳을 경쟁하듯 핥았다.
뒤늦게 실감한 율이 흐느꼈다.
“나도……. 흑, 나도 은애해. 너밖에 없어.”
줄곧 듣고 싶었던 고백.
뿔을 준다는 말보다 널 사랑한다는 직접적인 고백이 듣고 싶었다.
서방이 색시가 흘린 눈물을 일일이 입술로 거두었다. 그리고 마침내 제 숨통 다 바쳐 바라기를.
“색시는 온 마음과 몸을 열어 낭군 맞으시오. 본신의 곁이 되거든 날개옷 선물해 드리고 본신의 운명 다할 때까지 그대를 지키리.”
마지막 양물이 서서히, 다시 서서히 암컷을 열기 시작했다.
율은 모든 구멍을 개방한 채 서룡의 품에서 울부짖었다. 용신은 거대했고, 인간은 연약했다. 오직 서방의 입맞춤이 율을 버티게 했다.
그대는 내가 발견한 조개야. 진주 문 조개.
서방이 속삭였다. 율은 그 품에서 또 울다, 기절했다가, 어느 순간 정신을 차렸다.
붉은 눈시울 주변으로 금가루가 떠다녔다. 각인의 증거였다.
곱다. 참으로 고와.
서룡이 진정한 반려로 거듭난 율에게 애정을 흘렸다. 회임 축하하오, 내 색시.
“하늘로 올라가거든 성혼합시다.”
내 반려, 본신의 홍복으로서 곁에 서 주오.
은애한다, 혼인하자.
서방이 내민 고백은 무척 알아듣기 쉬웠다. 그래서 바보 황자도 헷갈리지 않고 흔쾌히 승낙했다.
“좋아요.”
사랑하는 이의 행복이 되기 위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