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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혼, 초야 (10/11)

성혼, 초야  ­

꼴깍.

침 넘어가는 소리가 여실히 울리는 내실. 율은 익숙한 품에 안긴 채 연신 쏟아지는 입맞춤을 받았다.

“흡……!”

신방 문이 닫히자마자 거칠게 들이닥친 입술. 평소 여유롭고 능글맞던 기색은 어디 갔는지 정신없이 달려드는 이는, 오늘로 율 전하와 천년만년 해로할 분이라 공식적으로 못 박은 신랑이었다.

예복 입고 훤칠한 면상 드러낸 사내와 맞절할 때만 해도 알았나. 우리 신랑 전하께옵서 이리 경우 없이 굴 줄이야.

벽이며 문짝이 침상인 양, 색시 등짝 댈 수 있으면 어디든 좋다는 듯 딱 붙여 놓고 입술부터 잡수신다.

“아! 흣, 으응, 후으……!”

그래서 그것이 싫은가?

아니다. 그 신랑에 그 색시라고, 율은 다급하게 저를 갈구하는 서룡이 좋았다. 저 역시 그를 오래 굶은 데다, 예식 후의 기묘한 떨림이 서방을 끌어당겼기 때문이었다.

세상천지의 아름다움은 모조리 끌어온 듯 잘나디잘난 용 신랑.

오죽하면 눈 마주치기가 송구했을까. 이토록 잘난 사내가 어찌 저같이 못난 사람의 곁이 되었는지 예식 내내 얼떨떨했더랬다.

마치 꿈에서 본신 용체를 처음 영접했던 날처럼 눈길 주기만 해도 심장이 벌렁벌렁, 쿵덕쿵덕. 시선을 이어 각인한 방식이 아니었다면 좀처럼 고개를 들지 못했으리라.

“우응, 흐으!”

그러던 차에 닥친 입맞춤은 율에게 외려 현실감을 선사했다.

드디어 예식이 끝났구나. 비로소 부부가 되었구나. 다소 황당한 첫 만남과 죽다 살아나다시피 한 결말을 모두 추억으로 남기며 이 사람과 하나 되는 날이 오는구나.

신기한 일은 또 있다.

「어여쁘다, 어여뻐.」

이거 봐라? 울 신랑 옥음이 머릿속에서 윙윙 울린다? 나도 첨엔 내가 너무 들떠서 미쳤나, 잘못 들었나 하였거든? 근데 그게 아니지 뭐니.

시작은 아마도 예식 중 눈이 마주치고 난 이후.

비와 함께 신부 데리러 온 용 서방, 비바람에 그만 신부와 눈이 딱 맞고 말았네.

「내 신부, 참으로 곱다.」

한껏 휘어진 눈매를 바라보고 있는데, 우째 서방님 목청이 귀가 아니라 머릿속에서 울려 퍼지는고.

그때만 해도 각인 현상이란 걸 생각지 못한 비마마셨다. 하지만 그것이 실상 천지가 뒤바뀐 증거라.

누구도 설명해 주지 않아 몰랐을 뿐, 율이 머릿속으로 본신의 뜻을 읽은 것은 마음의 합일이 일어났다는 의미였다. 더 정확히는 육신에 이어 남은 마음마저 하나로 묶이며, 인간은 오롯이 여의주로 완성되고 여의주의 선택을 받은 용은 세상에 날 때 갖고 태어난 한계를 벗어나 더 거대한 힘을 다룰 수 있게 된 것이었다.

각인 과정에 대하여 율은 미리 알 권리가 있었다. 남의 일도 아니고 각인 당사자 아닌가. 그러나 누구도 율에게 딱 부러지게 알려 주지 않았을뿐더러 예비 신랑이란 작자는 한술 더 떠 ‘그대는 본신을 원해야 해’ 따위로만 지껄여 댔었다. 그 결과, 율에겐 무척 황당한 일이 빚어진 셈이었다.

그냥 눈 마주치고 났더니 갑자기 서방의 맘이 손에 잡힐 듯 그려지네?

얼마나 생생한지 그간 속 모를 사람이다 하였던 발언을 그 순간만큼은 모두 철회하고 싶어질 정도였다.

시선이 맞고, 귀신에 홀린 양 그 손에 제 손을 겹쳤던 기억이 난다. 잠시 동안 온몸이 마비됐었지. 그이의 번뜩이는 금안에 사로잡혀 넋 뺀 표정이 평생 놀림거리 삼을 요량으로 볼만했을 테다.

‘바보 같았을 거야.’

예식 날 신랑 얼굴에 홀딱 빠진 신부처럼 비치지 않았을까. 이미 지나간 일이지만 율은 뒤늦게 제 행동이 조금 부끄러워졌다.

“내 신부, 그대를 데리러 왔소.”

그래도 나를 데리러 왔다는데 어찌 떨리지 않고 가만있을 수 있니? 은애하는 서방님이 환하게 미소 짓고 계시는데…… 신부 어여쁘다, 곱다 하시는데 돌덩이처럼 굴 수 있냔 말야?

그나마 신랑 곁에 딱 붙어 서서 예식을 치르는 동안 실수한 건 없어 다행이었다.

예식이 끝날 즈음 돌아온 넋 챙기고, 부부가 하나 되리라 맹세하는 술도 호록호록 받아 마시자 상제께서 친히 호언하셨다.

“천생연분이 맺어졌으니 만사 근심 없으며 길한 빛이 부부의 앞날을 비추리라.”

부부.

다른 누구도 아닌 상제께서 칭하신 바, 율은 마음 깊이 충만해졌다.

내게도 오롯이 내 편인 사람 생겼답니다. 세상에서 가장 존귀하신 분, 그분이 바로 이 몸의 서방이랍니다.

살면서 혼인할 줄도, 더욱이 그 상대가 누구보다 고귀한 존재일 줄도 상상 못 했었다. 그저 쓸모없는 밥버러지로 살다 가슴에 담을 이름 하나 가지지 못한 채 흙으로 돌아가겠거니 예견했다.

그 짐작 깨어진 것이 일 번.

“신부는 고개를 들어 신랑 맞으시오.”

어두운 가림막 치워 준 당사자가 당신이라는 게 이 번.

“아리땁소.”

율은 두 가지 이유로 빈틈없는 충족감을 느꼈다.

「내 것. 내 신부.」

또 한 차례 공명하는 신랑의 음성도 더하여.

예식의 막바지는 다시 돌이켜도 설레었다.

신부 얼굴 가린 면사 천 걷은 서방님, 잠시 후면 신방 들어갈 텐데 그 짬도 못 기다리겠다 하여 각시 입술에 불쑥 입 맞추셨네. 그러고는 동그랗게 뜬 각시 눈동자 보고 ‘너 귀엽구나? 어여쁘구나?’라는 듯 피식 웃어 주신다.

에그머니! 저, 저 망나니 하는 짓 보소!

물론 상제 폐하를 비롯한 모든 하늘 가족 일동은 이 예법 어긴 짓거리에 기함 세례를 퍼부었지만 말이다.

주변 술렁거림으로 천지가 진동하니, 당연히 율에게도 부정적인 낌새가 전해졌다.

조금도 당황하지 않았다면 거짓이었다. 허나 당황한 까닭이 오직 입맞춤이라 한다면 그 또한 어폐가 있었다.

「새삼 어여쁘구나.」

「……안고 싶다.」

「이 거추장스러운 것 다 집어치우고, 어서.」

이곳에서 당황하지 않은 유일한 사람. 울 서방님께옵서 띄엄띄엄 떠올리는 바가 전해질 때마다 맘속에 풍랑이 몰아쳤으므로.

율은 묻고 싶었다.

서방아, 내 서방님아. 각시 마음도 게까지 가서 닿니? 나도 당신과 닿고 싶노라고……. 이 진심 알아듣니?

율이 그렇게 마음 편지를 날린 순간, 용의 눈동자가 무섭도록 타올랐다. 불가마에 녹는 금처럼 색이 짙어지다 못해 끈적끈적한 질감마저 느껴졌다.

닿고 싶다.

당신과 한시라도 빨리 이어지고 싶어.

한마음으로 일치한 속내가 단지 기분 탓은 아니리라.

그러고 나니 율도 덩달아 초조해졌다. 신랑과 당장 신방에 갇히고 싶기만 할 뿐, 아무리 좋은 덕담을 들어도 심장에 닿지 않고 한 귀로 흘러나갔다.

“……천상신 서룡과 서룡국 황자 금율, 금일부로 두 객체가 합일하여 부부가 되었음을 선포하오.”

긴 기다림의 끝. 마침내 부부의 탄생이로다.

혼례식을 진행하는 짬짬이 풋내기 부부를 위해 높으신 분들께서 친히 귀한 축복 내려 주시고 홍복도 빌어 주셨다.

그러면 뭘 하나, 어리고 철없는 두 연인 귓가에 잡힌 말은 마지막 선포가 전부인데.

하물며 뻔뻔한 신랑 놈은 예식이 끝나기만을 기다렸다는 듯 선포에 마침표를 찍는 즉시 신부를 냅다 안아 들고튀었다.

“신방 방해 마오!”

“네 이놈, 서룡아! 어디 가느냐아―!”

가느냐…….

냐아…….

상제 폐하 호통이 너울너울 메아리 되어 신랑 뒤꽁무니에 따라붙었다. 그 꼬리에 신부 빼앗길세라 서룡은 훌쩍훌쩍 담 넘고 벽 넘어 신방에 뛰어들었다.

쾅!

용신의 의지에 감응한 바람이 알아서 문을 여닫았다. 닫힐 때에는 아예 구름과 안개를 동원해 결계까지 야무지게 쳤다.

“읏!”

“하아…….”

하여간 우리 남편 전하, 인내심이라곤 쥐뿔도 없지.

그리 헐레벌떡 들어왔으면 마저 침상까지 가든지. 신방에 들어온 것만으로 인내치가 바닥에 다다른 양 지어미 되신 분 목덜미를 무작정 빨고 냄새 맡기 바쁘다. 겉만 사람이되 속은 흡사 열흘 굶은 개 꼴이었다.

신부 또한 같은 상태라는 게 그저 다행이지. 벽에 대충 뭉개져 입술 받는 데도 마냥 좋다고 입 구멍, 목구멍 연다. 그러는 결에 용비마마 위엄 상징하는 관이 우당탕 굴러떨어지든가 말든가, 한순간에 체통이 우스워지든가 말든가, 달뜬 몸 붙이느라 다른 생각할 틈이 없다.

율 전하 왈.

‘오늘이 어떤 날인데 서방 혼자 멋대로 손 놀리게 둘 테냐?’

그 뜻도 일리가 있다.

이십몇 년 평생 눈칫밥 먹으며 얌전히 지냈던 버러지 비마마셨다. 상놈 서방 만나 부쩍 변했다 하여도 그를 원한답시고 적극적으로 달려든 날이 얼마나 있었나?

하여 이 밤만큼은 저도 지지 않겠노라, 진작 결심한 참이었다. 치렁치렁 늘어진 소매 속에 손 감추고도 서방님 너른 등을 연신 쓰다듬고, 어깨를 부둥켜안아 끌어당기는 원동력이 바로 거기서 비롯되었다.

“아……!”

“흐으, 요망한 내 색시. 식 내내 음전한 척하더니 역시나 밑구녕에 서방 들이고 싶어 안달 난 게지?”

더러운 주둥이가 어쩐 일로 가만히 있나 했다.

그러나 그것이 전부. 율이 느끼기로 작금의 서방은 여태 그를 겪어 온 날 중 가장 다급하며 여유가 부족했다.

“으응, 흣!”

잠깐 떨어지는 것도 못 참아 주둥이 곧장 갖다 붙이는 거 봐라.

심지어 꽁꽁 싸맨 예복 때문에 살결이 드러난 틈이라곤 목덜미 윗부분과 얼굴이 다였다. 어쨌거나 당장 보이는 피부를 취하는 데 바쁜 새신랑 덕에 본의 아니게 짜릿한 감각이 한 부위로 몰렸다.

“료, 룡, 아……!”

뒤는 벽이요, 앞은 벽처럼 단단한 신랑이라.

오늘은 옷 무더기 또한 율을 사로잡는 밧줄이라 도망갈 구석이 없었다.

율은 내심 이만하면 색사 끈이 짧지 않다 여겼었다. 한데 세상은 넓고 저는 우물 안 개구리였구나. 사람이 너무 급하면 옷 벗을 시간조차 아까워질 수도 있음을 처음 알았다.

하물며 지금 걸친 옷은 가례를 위해 속곳서부터 수십 폭을 겹쳐 입은 대례복. 씹질 급하답시고 혼자 어찌할 수 있는 옷이 아니었다.

율의 애간장이 시시각각 타들어 갔다. 혼례 전에는 깐깐한 법도 탓에, 식 치른 후에는 복잡한 옷 때문에 애먼 짝지 놔두고 이게 무슨 난리란 말이냐.

다소간 억울하기도 하고 심정이 다급해진 율은 급기야 서룡의 얼굴을 끌어와 제 의지로 숨을 겹쳤다.

“흐읍!”

아…….

세상에 이보다 단 입맞춤이 있을까.

율이 먼저 입술을 맞대자 그때까지 정신 사납게 굴던 서룡이 움직임을 뚝 멈췄다.

“흐읏…….”

숫제 눈을 감은 채 늘 반듯하던 미간도 와작 구긴다. 그뿐만 아니라 사내의 목구멍에서 튀어나온 건 명백한 신음이었다.

‘맙소사.’

가까이에서 그 사실을 잡아챈 율이 속으로 턱을 떨어뜨렸다.

이게 뭣이야? 울 서방이 정녕 입맞춤 받고 신음한 것 맞니?

천하의 상놈 전하가 낑낑 앓을 때도 다 있고……. 퍽 이상도 하다. 꿈은 아니겠지?

이 능글맞은 놈이 언제 색시 앞에서 숫총각처럼 군 적 있었나. 현란한 개소리로 농락하기 바빴지. 당연히 못 믿을 수밖에.

과거 제 입맞춤에 서방이 홀로 좆물 지린 적 있음을 모르는 새색시, 그이의 반응이 무척 신기할 따름이다.

그 입맞춤이 단초였다.

말로 설명할 수 없는 불이 두 사람의 내부에 옮겨 붙었다.

“후으, 으응!”

네가 이기나 내가 이기나 해 보자. 서로 입을 맞추려 엎치락뒤치락, 앞서거니 뒤서거니.

평소 같으면 율이 서룡의 혀 놀림에 홀라당 사로잡혀 아무 쪽도 못 썼을 터였다. 다만 오늘은 율의 적극적인 공세가 펼쳐질라치면 그가 멈칫하여 실제 형세는 비등비등했다.

오호라! 때마침 기회가 왔다.

율은 서룡의 목에 팔을 휘감고서 혀를 굼실굼실 움직였다. 궁금했던 볼 안쪽도 콕콕 찔러 보고, 입천장도 살살 문질러 봤다. 예상대로 서룡의 목구멍에서 목을 긁는 신음이 웅웅 울렸다. 각시를 바투 안은 팔이 가늘게 떨리는 건 덤이다.

“하, 씹…….”

용신의 감은 눈 주변으로 짙은 금빛 가루가 몽글몽글 피어났다.

세상에나 만상에나.

‘내 신랑이…… 좋아하고 있어.’

이리 말해도 될까.

귀엽다고, 숫총각처럼 어쩔 줄 몰라 하는 당신이 어쩐지 나보다 어린 도령 같다고.

배 속에 들어앉은 우리 아기 마마, 당신 닮아 귀여우면 딱 좋겠다. 한 분뿐인 색시 은애할 줄 알고 이리 다정한 신랑 될 노릇이면 똑 닮아도 되지 아니한가?

“후우…….”

허연 귀를 벌겋게 물들인 서룡이 그제야 무거운 걸음을 뗐다. 아무리 급하다 해도 그렇지, 벽에서 새신부 입술 따먹는 게 할 짓인가. 급한 허기 달래느라 도리 없긴 하였다만.

서룡의 발길이 멈춘 곳은 침실 안쪽, 곱게 단장된 침상이었다.

원래 신방은 신부의 거처에 차리는 게 원칙이다. 그러나 그들은 고민하지 않고 서룡의 침실을 신방 삼았다. 꿈에서 오간 것도 나름 경험이라고, 갑자기 생긴 거처보다 이곳을 율이 훨씬 편하게 여겼기 때문이다.

꿈과 차이점이라면 그동안엔 올라간 모습만 보았던 천개가 내려와 있었다.

삼면이 가려진 침대가 시사하는 바는 분명했다. 부부가 나머지 한 면을 마저 가리면 그곳이 곧 신혼부부만의 작은 세상이 되는 것이다.

서룡은 침상 깊숙이 신부를 내려놓고 그 위에 엎드렸다. 그러곤 잠시간 말없이 율을 응시한다.

‘이제 옷고름 풀려나? 어찌 풀 요량이지?’

콩닥콩닥.

이 사람과 이미 갈 데까지 갔다 하지만 초야라는 이름이 주는 감상은 율을 하릴없이 설레게 했다.

떨리는 가슴 부여잡고서 과연 서방님이 무슨 말씀을 하실지 기다렸다.

“아쉬운가?”

“……으응?”

어라라, 갑자기 뭔 딴소리?

이제나저제나 신랑과 닿을 때만을 기다리고 있던 율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연회 못 즐기게 하여서.”

“아.”

연회.

입술에 취하고 서방과 어울리는 데 취한 율은 뒤늦게 절차를 상기했다. 말마따나 신랑이 예식 끝나자마자 신부를 들고 날라 버려, 졸지에 연회를 통째로 건너뛰어 버렸다.

들쳐 안긴 처음에야 놀랐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실컷 입술 나누고 나서 하기엔 한참 늦은 이야기 아니냐?

‘이제 와 그걸 신경 쓰고 있었어?’

가례가 사람을 바꿔 놓기라도 하였나. 뻔뻔하디뻔뻔한 신랑 어디 갔누. 어쩌려고 이리 귀엽게 굴어?

새삼스럽다 또는 희한하단 눈빛을 무엇으로 해석했는지 모를 일이다. 서룡이 어울리지 않게 시선을 피했다.

“지금이라도 돌아가면 그대 축하하는 연사 지겹도록 들을 수 있어.”

아하…….

듣고 보니 나름대로는 또 일리가 있다. 혼례 전에도 시중드는 아랫것들을 죄다 안겨 주고서 ‘좋아할 줄 알았다’ 하였으니까.

당신 축복하는 말 들을 거 내가 홀라당 빼 왔소. 지상에서 귀여움받은 적 없던 내 색시, 남의 축하 듣고 잡아 할지도 모르는데 얼른 아랫도리 맞추고 싶어 날름 토꼈다 이 말이오.

서룡이 전하고자 하는 내심은 그러한 것임 직했다. 혼례 내내 각시 안고 싶다 염불 왼 주제에.

“……풋!”

그 간극이 문득 웃겨서 율은 참았던 웃음을 흘리고 말았다. 황급히 입을 막았지만 터져 나간 소리를 담기엔 늦었다.

“아하하! 안 어울려. 정말 안 어울린다. 매사 당당하던 우리 서방 어디 갔니?”

차라리 낯짝 두꺼운 당신이 낫다고 내가 얘기하지 않든? 율이 알던 서룡이라면 ‘내 하고 싶은 대로 색시 보지 따먹으러 왔소, 불만 있는감?’ 하며 외려 듣는 사람 뒷목 잡게 만들어야 했다.

서룡은 진지했다.

“지금이 아니면.”

색시의 머리 양옆으로 손을 짚어 엎드린 그가 돌연 저고리 위로 율의 한쪽 가슴을 움켜쥐었다.

“서방 좆으로 젖물 트일 때까지 못 나가.”

율의 입가에서 웃음이 멎었다.

“일주야든 이주야든. 몇 달, 몇 년이 걸리든. 그대가 본신 없이는 조금도 견디지 못하고 본신의 뜻이 곧 그대의 의지가 될 때까지 초야는 끝나지 않아.”

어조는 담담했다. 어떤 과장도, 웃음도 없이 사실 그대로 읊는 투였다.

서방이 덤덤하여 율은 그제야 머리털이 쭈뼛 섰다.

본신의 뜻이 곧 그대의 의지가 될 때까지 초야는 끝나지 않아.

실감이 닥쳤다. 자신이 진정 용신의 신부가 되었으며, 그의 반려로서 영원토록 함께하게 되었다는 사실감.

뜻을 이룰 때까지 끝나지 않는 초야?

무척 놀랍지만 용의 입장에선 당연할지도 모른다. 애초에 소멸하지 않는 존재에게 지상의 경우를 갖다 대 봤자 무엇하겠나. 그에게 시간이란 홀로 흐르는 것일 뿐이며, 그는 줄곧 그 흐름에 비껴서서 살아가는 존재였는데.

율은 서방의 눈을 지그시 마주했다. 그러자 깊이 숨어 있던 속내가 드문드문 읽혔다.

「한 달이면 될까?」

한 달이라 함은, 필시 초야 기간을 가리키는 것이렷다.

‘초야를 한 달…….’

율의 표정이 미묘하게 변한 걸 눈치챈 서룡이 코끝을 콕 맞댔다. 기특한 것을 보는 눈빛이었다.

“일단 이 천개가 내려가면 그대는 최소 한 달 이상 본신의 품에 갇혀 서방 외엔 아무도 만나지 못해. 대신 끔찍하게 다디단 사랑을 드릴 거야. 이 몸 구석구석 모르는 데 없고 머릿속마저 본신밖에 떠올리지 못하도록.”

“…….”

“그게 용의 초야야.”

과연, 우리 낭군 마마께옵서 하신 발언은 인간의 관념에서 크게 벗어난 범주였다. 조곤조곤 이르는 말투로 미루어 지금 이 자리에서 충동적으로 결정한 바도 아닐 테다. 저가 가례 준비에 희희낙락하는 동안 서방은 이때를 염두에 두고 신방을 준비했겠지.

율의 짐작은 정확했다.

그가 아직 잘 모르는 상식을 덧붙이자면, 용에게 ‘초야’란 인간과 같은 하룻밤이 아닌 ‘가례 날 신방에 들어가 다시 나오기 전까지의 기간’을 일컬었다. 그걸 위해 용의 침상 사방엔 천개가 있으며 이걸 내리면 하늘과 땅에서 모두 유리된 부부만의 공간이 만들어졌다.

단연 날 가는 줄 모를 것이요, 끝나지 않는 초야이니 가례 후 가장 달콤한 시간이라. 초야를 단 며칠이 아니라 몇 달, 몇 해쯤 보내는 이가 생기는 건 당연했다.

그리고 서룡은 이제 제게도 반려가 생겼으니 그 시간을 보낼 참에 퍽 기대를 하였다. 그 기대가 지나친 바람에 아내를 들고튀어 버렸지만 말이다.

‘그래도 참을 만큼 참았다, 무어.’

위엄찬 대례복이라 한들 뼈대만 놓고 보면 본신의 계집 되겠노라 하는 뜻 아닌가? 겉치레일랑 집어치우고 한시 빨리 맨몸 대 맨몸으로서 살갗 마주하는 게 어때서?

은애하는 정인의 속살끼리 만나 쪽쪽 짝짝 음률을 자아내는 일보다 단것이 어디 있더냐?

원래 절차라면 예식 끝난 후 뭇 어른들의 훈화와 덕담 고루고루 듣고 그 외 선후배들의 축복마저 옹골차게 챙긴 뒤 밤 느지막이 초야 신방 들어가는 것이었다.

그도 곧장 신방으로 직행하는 게 아니라 원활한 초야 준비를 위해 아랫것들이 옷 덜어내고 다시금 꽃물로 몸 씻은 다음, 신랑 날개옷 한 장 입은 채 들어가는 과정이 기다리고 있었다.

서룡은 죽었다 깨나도 그 절차를 전부 견딜 수 없었다. 율을 당장 끌어안고 싶어서. 몸과 마음에 이어 영혼까지도 온전히 저와 하나 된 아내를…….

“룡아, 내 서방.”

자세한 사정까지는 알 길 없는 비마마, 문득 이것이 오늘의 마지막 예식임을 직감한다.

타오르는 눈동자 버젓이 내놓고서 말로는 ‘너 풀어 주랴?’ 물어보는 내 신랑.

이 모든 건 결국 인간 세상에서 올라온 신부를 은애하여 벌어진 일 아닌가? 바꿔 생각하여, 율도 까마득히 높은 곳에서 사랑받고 자란 신랑에게 제 뜻을 밝힐 필요가 있었다.

“나 놓지 말어.”

당신이 어딜 가든, 무얼 하든 상관없으니 하고픈 대로 해. 다만 옆구리에 모자란 색시 꼬옥 붙이고만 다녀 주라.

옛날을 돌이키면 참으로 감개무량한 발전이었다. 네 마음대로 하란 말을 이토록 수월하게 내뱉는 날이 오다니.

율은 제 선언을 증명할 작정으로 스스로 옷고름을 풀려 했다.

서룡이 다급히 그 손을 막았다. 그런 직후 다가온 입술. 혀끝부터 닿으며 깊게 감쳐무는 입맞춤이 맹세의 지장이었다.

“흐읏. 흡!”

서룡은 율의 목뒤를 받치고서 목구멍에 혀를 쑤셔 넣었다. 안을 헤집고 농락하는 애무가 무척 거칠었다. 그럼에도 달아오를 대로 달아오른 율의 입 속은 건드리는 곳마다 예민하게 느껴 입 보지라 불러도 손색없는 상태였다.

“후으응!”

“거 사내 후리는 짓은 용비마마 되고도 변함이 없소.”

뭐랄까, 나무뿌리에 떡하니 발이 걸린 느낌.

이처럼 요망 떨고 질질 흘리는 짓 가르쳐 준 적 없거니와 피로 물려주지도 않았는데 사람이 어찌 이런가?

신부께서 친히 네 맘대로 하라 허락하셨으니 신랑 전하, 거두절미하고 신부 머리채에 꽂힌 용잠 빼 들었다.

끄트머리에 용이 조각된 비녀를 거두자 주변의 머리 장식이 일시에 사방으로 흩어져 나왔다. 율 전하 특유의 기나긴 머리 타래가 보드랍게 미끄러져 내렸다.

“후아…….”

누구에게서 터진 신음인가.

일순 머리가 가벼워진 율인지, 율이 마침 혓바닥을 긁어 짜릿한 열락을 느낀 서룡인지 확실치 않다.

분명한 것은, 흘레붙고 싶어 안달 난 자지와 보지가 시시각각 축축하게 젖어 들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끄응, 도저히 못 참겠다.

아내 입술 따먹고도 좀처럼 진정하지 못한 서룡이 율의 치맛자락을 들쳤다.

“앗!”

“이것 참…….”

서룡은 아내의 가랑이 사이에서 오랜만에 찬웃음을 흘렸다. 누가 감독했는지 속살 빈틈조차 안 보이게 잘도 말아 입혔다.

여기서부턴 색시가 모르는 비화다.

실은 율이 서룡의 신부가 되었다고 해서 반드시 치마를 두를 필요는 없었다. 정확히는 여복이든 남복이든 다들 그러려니 할 터였다. 본디 용부터가 무성체로 태어나는 데다 영생을 사는 만큼 성별이 딱히 중요하지 않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왜 굳이 치마를 두르게 했느냐.

첫 번째 이유라면 서룡이 원한 탓이었고, 둘째는 엄씨 부인의 강력한 권고였다.

예복 벗기기 어려우니 예식 중에 감히 건드리지 않겠지.

안 보이는 속엣것 몇 가지는 생략할 만도 한데 꽁꽁 싸맨 걸로 보아 그러한 의지가 똑똑히 느껴졌다.

결과적으로 엄씨 부인의 예방책은 반만 성공했다고 하겠다.

엄숙한 옷차림에 서룡은 추파 던지지 않고 예식을 잘 버텨 냈다. 다만 너무 참은 반동으로 이후 일정을 모조리 무시해 버리는 사태가 벌어졌을 뿐.

싱글벙글, 새신랑 입가에 걸린 미소가 달빛처럼 환하다. 그가 속치마 몇 겹을 동시에 힘주어 잡았다.

“어디 보자. 우리 색시 보지 얼마만큼 젖었나 지아비가 확인해 보아야겠소.”

“자, 잠시잇!”

찌이익!

율의 불안한 직감이 적중했다.

수십 겹 덧대 입으면 뭘 하나, 그래 봤자 천 쪼가린데. 용 서방 손길에 속치마며 속바지며 잡히는 대로 찢겨 나간다.

“오, 옷을 찢으면 어떡해애!”

주변이 삽시간에 너저분해졌다. 율은 허둥지둥 상체를 일으켰다. 양손을 침대 바닥에 비스듬히 기울여 디디고서 이놈이 무얼 하나 보려 했더니 글쎄, 벙벙한 치맛자락에 가려 보이질 않는다.

그사이에도 가랑이 속살 찾아내기 바쁜 신랑이 속옷을 연방 찢어 댔다.

하여간 별나도 참으로 별난 종자지. 어느 서방이 신부 혼례복 훌러덩 찢고 들어온다든? 누구한테 말도 못 꺼낼 별꼴 중에 별꼴이다!

다리를 버둥버둥 흔들어 보고 궁둥이 실룩샐룩 움직여 봐도 이 파렴치한을 내쫓기엔 역부족이었다. 오히려 허리 들썩이는 참에 맞춰 신랑이 찢어진 천 조각을 몸에서 걷어 내게 하는 데 도움이나 주었다.

그리하여 보지에 바로 닿는 천까지 훌러덩 빼앗긴 비 전하, 열흘 내내 고이 모셔 둔 속살 들키었다.

“허어?”

별안간 튀어나온 서방의 탄식이 율의 귀뺨을 뜨겁게 달구었다.

정작 본인은 잘 모르는 모양이다만, 지금 이날에 서룡 전하의 탄식은 제법 납득할 만했다.

언제부터였던 것이냐?

촉촉하게 젖은 조갯살이 신랑을 기다리는 양 벌름댔다. 샘이 홀로 뻐끔거리는 것은 물론, 누가 한차례 진탕 빨아 먹은 듯 붉디붉은 색에 야릇한 단내도 풍겼다.

색시 옷만 찢었지 제 옷 벗을 생각은 하지 못한 서룡이 다짜고짜 축축한 가랑이에 안면을 처박았다.

“하아……. 내 아내 씹보지 냄새.”

“흐으으!”

예민한 속살에 갑자기 따뜻한 입김이 닿자 율은 어쩔 줄 몰랐다. 감전된 것처럼 온몸에 전율이 일었다.

상체를 지탱하던 팔이 대번에 뚝 꺾인다. 침상에 등을 대고 털썩 쓰러지자, 개처럼 보지 내 맡던 서방이 허겁지겁 단물을 빨기 시작했다.

“흐읏, 아앙……!”

음핵을 짓누르는 우뚝한 콧대. 물기 찬 샘을 쪽쪽 빨고 내벽을 함부로 더듬는 혀.

장장 열흘 만에 닿는 살결이다.

“내 이 연못물 마시고 싶어 미치는 줄 알았지.”

아내의 양 볼 벌겋게 물들이는 언사를 아무렇지 않게 내뱉고서 서룡이 깊은 속살을 시식했다. 그간 맛이 변했나, 안 변했나. 질감은 그대로인가, 아닌가. 옛 기억과 꼼꼼히 대조해 본다.

색시의 향취, 닿는 순간 녹을 듯한 살결의 감촉.

향기와 맛 전부 그대로다. 아니, 더 좋아졌다. 비릿함 한 점 없이 달기만 하여 입 안에 자꾸 침이 고였다.

아내가 바동거리는 것, 그러면서 뒤꿈치로 제 어깨 두드리는 요분질마저 모두 느껴졌지만 서룡은 단물이 줄줄 새는 샘에 빠져 도무지 달래 줄 여유가 없었다.

오래 참았던 만큼 반가움도, 느낌도 남달랐다. 살결 야들야들해진 건 진작 알았다만 이리 흐무러졌을 줄이야. 특히 얄쌍한 허리나 부들부들한 허벅다리의 감촉이 미치도록 좋았다. 폭신폭신하고 연해진 피부가 가만히 있는 사내 좆을 절로 울렸다.

혀가 아리는 것 같다.

“하아……. 흑, 으응……!”

쭙, 추웁. 달큼한 보지 내 들이켜며 바들바들 떠는 날개 살과 샘물, 통통해진 공알까지 닥치는 대로 빨아 먹었다.

“흐윽, 흐으, 아!”

힘껏 흡입하여 구멍 빨아 주는 맛이 좋은지 율이 앓는 소리도 예사롭지 않았다.

내 색시, 바른대로 고할게. 본심은 이 짓이 하고파 치마 두르라 했소. 그대 가랑이 사이에 본신 구겨져 박힌 모습 실로 보기 좋으리라 싶었거든.

게다가 색시 보지만 따로 똑 떼 놓으니 정신이 더 집중되며 변화하는 반응이 한층 잘 보였다.

벌름대는 것은 반갑다는 뜻.

서방 혓바닥 옴찔옴찔 조여 대는 건 너 얼른 들어오거라 부추기는 뜻.

급하게 보짓물 들이마셔 목구멍에 물칠한 서룡은 다음으로 통통한 엉덩이 두 쪽을 나누어 쥐었다. 앞보지를 빨았으니 뒷보지도 사이좋게 맛봐야 했다. 이 밤, 아니 초야 내내 어느 구멍도 비워 두지 않고 채울 작정이라 대충 빨고 넘어갈 생각은 없었다.

“후응, 응!”

율이 온몸을 배배 꼬며 허리를 휘었다. 쾌감에 못 이겨 몸이 발발 떨리다가 퉁, 퉁 튀는 것이다.

꿀꺽. 서룡은 아내의 허벅지 사이에 갇혀 끊임없이 샘솟는 물을 연신 삼켰다.

그러나 본질적인 갈증이 해결되지 않은 탓일까. 코와 입 주변이 아내 보짓물로 흥건히 젖을 만큼 게걸스레 빨았음에도 모자랐다. 진정되긴커녕 갈증이 심해지기만 했다.

오늘따라 혀는 또 왜 이리 짧게 느껴지는지. 본신의 혀로 밑동을 단숨에 싹싹 핥으면 속이 시원하겠구먼. 그러다 앞보지, 뒷보지 한 번씩 번갈아 처넣고 자궁과 결장 콱콱 뚫어 침질하면 을매나 맛날까.

‘나쁘지 않은데?’

찰나 지나간 상념이지만 서룡은 용 본체로 나누는 교접에 흥미가 갔다. 각인도 했겠다, 색시 반응이 어떨지 기대도 되고.

속으로 음흉하게 웃으며 그는 제 예복을 뜯어냈다. 멱살을 쥐고서 잡아당기자 솔기가 우두둑 터지며 날가슴이 훤히 드러났다.

다음으로 바지춤을 까 이날 이때만을 기다린 자지 무리를 꺼냈다. 아내 보지 빨면서 울룩불룩 몸피 키운 놈들이 제각기 귀두 끝에 이슬을 머금고 있었다.

“내 색시.”

아랫도리에 숨어 있던 서방이 드디어 나왔다. 율은 힝힝 울며 그를 향해 팔을 뻗었다.

“흐윽. 료, 룡아.”

뜨끈한 기둥이 금세 들어올 요량으로 비비적거리거나 말거나, 율은 사내가 열어 준 품에 꼭 안겼다.

서룡이 우는 아이 달래듯 얼굴을 가까이 댄 채 속삭였다.

“이놈이 얼른 색시 속집 들어가고 싶다고 난리요. 아기 마마 만나게 해 줘도 될까?”

평소에 비하면 애무가 짧았다. 물은 흥건하니 비슷하다만 서룡은 우선 율의 허락을 맡았다.

율이 지아비 품에 기대어 고개를 달싹였다. 귓불 불그스름한 꼴이 실상 각시도 기다렸음이다.

“으응…… 하앗!”

대답과 동시에 보지 구멍 쿡쿡 건드리던 좆 머리가 자궁 통로를 꾸욱 눌러 열었다.

“허윽, 아아……!”

육중한 삽입감에 가냘픈 몸체가 뒤로 휘었다. 마주 앉다시피 한 자세라 초장부터 너무 깊게 느껴졌다. 절로 몸이 기울었으나 서방이 등허리를 야무지게 두르고 있어 결과적으론 밑을 굼실대며 보지를 흔든 모양새였다.

“흐으으읏!”

“후우…….”

겨우 좆 하나 삼켰는데 온몸이 땀으로 흠뻑 젖었다. 두 입술에서 같은 의미의 탄식이 흘렀다.

족히 열흘 만에 만난 기간도 기간이지만, 영혼의 각인 후 첫 교접이었다. 서로가 느끼는 쾌감이며 반려에 대한 반가움이 공명했다. 배 속에 아기 담고서 서방 받은 것 또한 정신적 이음매를 견고하게 만드는 또 하나의 요인이었다.

“아, 아, 으응, 흣.”

몸이 이상해.

율은 바르르 떨리는 신체를 가누지 못하고 욕망에 져 버렸다. 열락이 명하는 대로 밑을 조이며 사내를 더욱 깊은 샘으로 이끌었다. 좆 뿌리에 보지 꾹꾹 눌러 물기 첩첩 튀도록 방아질하는 꼴이 꼭 미약에 취한 사람 같았다. 과장이 아니라 아기 마마 잠든 집에 아비 좆 머리 움푹 들여놓을 기세였다.

색시가 그러는데 서방이 가만있을 수 있나.

반려의 흥분에 덩달아 달아오른 서룡이 허겁지겁 치맛단을 들췄다. 오동통한 궁둥이를 두 손 가득 움켜쥔다. 불알까지 처넣을 듯 힘차게 속집 쑤시고 볼기를 구기며 호응했다.

거센 마찰에 맞닿은 부위가 죄 빨갰다. 그러고도 모자란다는 듯 뒷구멍을 벌름거리는 율이나, 마찬가지로 빈 구멍을 문지르는 서룡이나 씹 팔고 좆 파는 창부 저리 가라였다.

“아아앙!”

아기 가진 어미가 어지간히 씹질 밝히오.

처음엔 내심 여유로운 척 아내 놀릴 생각 만만이던 서룡이다. 헌데 날이 날이라서인가, 색시 보지 깊은 곳에서 사내 귀두 물어 채는 돌기 힘이 오늘따라 보통이 아니었다. 각시를 농락하긴커녕 목덜미에 핏대 잔뜩 세우곤 여유 없이 좆 비빌 깜냥이 다였다.

입술을 짓씹은 서룡이 율의 어깨에 이마를 박았다.

“헉, 흐읏.”

“하앙, 아!”

실로 미친 게지. 요 정신 나간 속집이 서방 잡아 기선 제압 할 요량이로다.

언제 어디서 따먹어도 맛매 장했던 몸뚱이라 각성하거든 가히 엄청날 것이다 예견하긴 하였었다. 그렇다 한들 천 일 넘게 배 맞췄으니 다루기 어렵진 않으리라 여기며 조금은 얕보았다.

솔직히 말하면 안일했던 제 자신을 흠씬 걷어차 주고 싶었다.

뭐가 어쩌고 저째? 다루기 어렵지 않아? 그래서 색시 달랠 말도 번듯이 못 꺼내고 좆 처박는 게 다인가?

율이 이성을 잃었기에 망정이지, 어쩐 일로 말이 없느냐 물었다면 천하의 서룡도 등에 식은땀을 삐질삐질 흘렸을 터였다. 스스로 생각하기에도 이토록 대화 멎은 교접은 처음이었으니까.

“하으읏!”

퍽, 퍽, 퍽! 둔탁한 박음질과 함께 율이 먼저 절정에 도달했다.

이른 사정이었다. 동시에 미끌미끌한 속살이 서룡을 움켜잡아 사출하도록 유혹했다.

어차피 좆 세 개 다 넣어야 하겠다, 속집 달랠 겸 한 번 싸고 이어 갈까 고민하던 서룡은 사정 대신 손을 앞으로 돌렸다. 접합부가 어찌 연결되어 있는지 빤히 응시하다 퉁퉁 부은 음핵을 긁었다.

“하악!”

이어진 육체가 지나친 감각에 덜덜 경련했다. 좆을 문 채 움츠러드는 모양이 확연했다. 다만 구멍이 뻐끔뻐끔 숨 쉬면서 점점 더 낙낙하게 풀어져 이 다음 판에는 정녕 자궁구까지 닿을 성싶었다. 그만큼 길이 매끄럽게 열렸다.

들어오소. 얼른 들어와 색시 달래 주오, 내 서방.

서룡은 연결된 몸이 말하는 바를 읽었다.

가례 전에 이 몸을 쓰다듬으며 주문을 걸었더랬다. 너는 온 마음 다하도록 본신을 원해야 한다고. 머릿속 빼곡히 그 짓밖에 떠올리지 못할 정도로.

“하하…….”

그 빛을 지금 보나.

색시가 반려 원하며 속 훤히 다 보여 주었을 때 꽤 성공적인 각인이라 짐작이야 하였다만.

「좋아……. 서방아, 참말 좋아. 은애해…….」

율의 가슴 절절 앓는 감정이 서룡한테로 전해져 왔다. 아까부터 그랬다. 서룡에게서 점차 말수를 빼앗아 간 원인이기도 했다.

이 소심한 작자가 속으로 웅얼대는 게 어찌나 앙큼하고 귀여운가 말이지. 서룡은 그것만 생각하면 귀뺨에서 열이 가시지 않는 기분이었다.

「좋아해. 너무 좋아.」

제 서방이라고 필사적으로 매달리는 그대를 어찌 덤덤히 여길 수 있나.

각인이 성공하면 그것으로 좋을 줄 알았다.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

흡족한 심리와 더불어 서룡은 초조해졌다. 작은 몸에 갇힌 거대한 마음. 율의 몸통 그 자체나 다름없는 마음을 놓칠까, 흠집이라도 낼까 싶어 저도 모르게 안절부절못했다.

능글맞게 웃던 사내는 어디 갔는고.

반려를 알면 알수록 색시 찾느라 급급한 사내뿐이다.

“아응, 흐읏! 서, 서방아. 오, 옷 좀―.”

답답증을 못 이긴 율이 급기야 저고리를 잡아 뜯으려 했다. 허리에 남은 띠도 불편한지 깔짝댔으나 쉽지 않은 낌새였다. 그도 그럴 게 율의 손은 치렁치렁한 소매에 묻혀 무엇을 잡을 수 있는 상태가 아니었다.

쿵쿵짝짝. 철퍽철퍽. 아래서는 다리를 넓게 벌린 채 다시금 사내를 받아들인다. 치마폭에 가려져 접합부가 보이지 않아도 색시 보지와 서방 자지가 서로를 물어뜯으며 사랑놀음하는 것은 확실했다.

그렇기에 더더욱 답답했다. 서방이 늘 만져 주던 곳인데 손길이 닿지 않아 서럽다. 꼿꼿하게 선 젖알 가득 풀어지지 못한 흥분이 가득 차 저릿저릿했다. 이는 오직 서방의 입과 손으로만 해결될 통증이었다.

서룡이 마침내 율의 옷고름을 풀었다. 밑단이 긴 저고리를 젖히자 겹겹이 쌓인 속띠가 그를 반겼다. 그나마 치마보다는 나아서 몇 개만 벗기면 속살이 어릿어릿 보일 듯했다.

서룡은 율을 잡아당겨 무릎에 앉혔다. 엉엉 운 흔적으로 율의 얼굴이 빨갰다. 그저 귀엽고 애틋해 타박할 의지조차 들지 않았다.

“고운 내 색시.”

입술로 눈물을 거두고 볼을 길게 핥은 그는 손수 율의 양팔을 제 어깨에 올려놓았다. 그러고는 저고리 끈을 풀듯 말듯 만지작거렸다.

“자, 서방이 옷고름 푸는 동안 색시 원하는 대로 신랑 먹어 보시오. 방아질 시원찮으면 내 원하지 않는 줄로 알고 이대로 묶어 둘 것이니.”

***

하여간 바보 천치 금율. 서방 놈이 개소리 지껄일 때 진작 토꼈어야 했는데.

“아, 흐으!”

퍽퍽, 퍽! 색시 볼기짝이 퉁퉁 붓도록 처박던 이가 몇 번째인지 모를 좆물을 분사했다. 앞보지, 뒷보지 사이좋게 나눠 낀 우리 서방님, 만족감에 그릉대며 색시 허리에서 손을 뗀다.

그러자 앞으로 곧장 무너지는 가녀린 상체. 서룡은 기다렸다는 듯 손바닥을 펴 제 손에 떨어진 젖통을 마음껏 주물렀다. 마침 입술 닿는 김에 잇자국, 입술 자국 빼곡한 목덜미와 앙증맞은 귀도 쪽쪽 빨았다.

“흐으윽…….”

“하아…….”

내 색시 참말 맛도 좋고 향기도 좋지. 물고 빨수록 야들야들한 살에서 깊은 맛이 우러나 도무지 눈 코 입을 뗄 수가 없네. 그야말로 용신의 좆을 쥐어짜려고 태어난 요물이렷다.

율이 몸을 웅크리자 서룡은 그 육신을 지배하듯 크게 덮었다. 제 반밖에 안 되는 몸뚱이가 발바닥 빼고 죄다 가려졌다. 새삼 안기 좋은 체구다 싶은 한편, 생각해 보니 이런 체위는 처음이었다. 그냥 뒤에서 박은 적은 많아도 웅크린 몸을 비집어 젖과 보지를 즐긴 기억은 없었다.

색다른 재미에 신난 서룡이 색시 속집에 반쯤 묻어 둔 자지를 꾹 눌렀다.

율이 진저리치며 경련했다.

“으응, 흣!”

“어때, 색시야. 이러면 좀 더 깊게 닿나? 아기집이 요기야?”

“하악!”

“아니면 여기?”

“으으응, 아아!”

본래 뒤로 할 때 색시 굴이 한층 깊은 곳까지 열리긴 하였다만, 활어인 양 펄떡이며 난리치는 걸 보니 몸을 꽉 옥죄어서 박는 게 더 좋은 모양이었다.

서룡은 심지 통통한 유두 알을 꼭꼭 눌러 비비며 허릿짓을 재개했다. 좆물로 다져진 내벽이 처녀 보지처럼 육좆을 쪽 조였다.

이미 한가득 들어찬 씹물이 두 구멍의 접합부에서 비어져 나왔다. 그만큼 찼으면 한 번쯤 속을 비우고 다시 박을 만도 하건만, 용신은 그저 헐떡이며 개처럼 흘레붙는 데 여념 없었다.

짜릿짜릿. 저릿저릿. 색시가 선사하는 벼락이 내처 몸뚱이를 짓이기는데 다른 생각 할 여유가 어디 있다냐? 벼락 맞은 피조물처럼 벌벌 떨면서 열락에 임하는 수밖에.

“흑, 흐으윽…….”

살랑살랑 움직이던 허릿짓이 서서히 가팔라지자, 율이 뒤통수를 서룡의 가슴팍에 콩콩 박으며 훌쩍였다.

“아아앙!”

그러다가도 거대한 양물이 아기집과 결장을 동시에 푹푹 찍으면 머리가 하얗게 날아가 어찌할 바를 몰랐다.

그만, 이제 그만했으면 좋겠는데.

“허엉…… 헤윽!”

사정한다는 의식조차 없이 율의 자지에서 물이 줄줄 샜다. 더는 정액이라 부를 수도 없는 투명한 씹물이었다. 과장이 아니라, 좆 두 개가 보지를 쑤시는 데다 하나는 결장을 쉴 새 없이 두들기니 꼭 사내 좆으로 싸지 않아도 율은 항시 사정하는 기분이었다.

따먹히는 처지에선 그게 어찌나 서러운지.

생각해 봐라? 내궁 깊숙이 서방 좆물 받은 게 고작 얼마 전이었지 않아?

그랬으면 잠깐 쉴 틈은 주어야지. 아까부터 남의 보지 사정은 자꾸 무시한 채 입부리, 좆부리 들이미는 게 서방 된 자가 할 짓이냐?

씹질? 좋다 이거야. 초야 길게 지낸다고 누가 뭐랬나? 날도 날이겠다, 저도 서방 자지 오래 굶었겠다. 어지간해선 다 받아 주리라 결심했었다 이 말이다.

근데…… 그런데 이게 뭐야.

지금이 새벽인지, 아침인지. 낮인지, 밤인지 암것도 모르겠다. 그저 교접과 교접. 씹 붙이기에 바쁘다.

단언컨대 적지 않은 시간이 흘렀을 테다. 금빛 천개 때문에 날 가는 것은 못 봤어도 좆물 싸지른 횟수만 두 손을 훌쩍 넘겼으니 최소 하루는 넘겼다 보아야지.

내 나름 색사 버티는 데 자신감 좀 붙었었거든? 그랬거든? 헌데 잠시도 쉬지 않고 보지 따이는 게 이리 사람 돌게 할 줄은 또 처음 알았다!

“흐윽. 그, 그만…… 이, 이제 그마애.”

“으응? 그만하라니. 색시 보지가 서방 모자라다고 오물오물 빨아 대는데?”

“앙! 아…… 하읏, 으응…… 귀, 귀에서 그으, 만…….”

율이 애원하다 말고 귀를 막았다. 몹시 낮게 잠긴 목소리가 귀 바로 옆에다 대고 속삭이니 등줄기로 짜릿한 소름이 돋았다.

전신이 꼭 조여든 채 안겨 그의 체온을 느끼고, 보지 구멍으론 장대한 대물 담아 쾌감 얻고, 거기에 긴 색사로 꽉 잠긴 음성까지 더해지자 율은 자신이 초야 치르는 신부가 아닌 발정기 맞은 짐승이 된 듯했다.

그런 율이 귀엽다는 듯 서룡은 물기 젖은 뺨을 빨아 먹었다.

“흐우…….”

“응? 색시야, 못다 한 열흘 치 따라잡으려면 아직 한참 멀었소. 방아질 힘들면 묶을까? 그게 낫겠어?”

미친놈. 열흘이고 나발이고 구멍 헐어 뒤지는 게 빠르겠다.

어쩐지 친절하게 옷고름 풀어 준다 했지. 능글맞은 언사로 벌써 수십 수백 번은 색시 골렸을 작자가 어째 별말 없이 훌러덩 옷 벗기더라. 그러고 앞으로 퍽퍽, 뒤로 헐떡헐떡, 사방 좌우로 뱅글뱅글 돌려 가며 좆질 할 때도 주둥이만은 얌전했다.

‘차라리 기절하였으면 딱 좋겠다.’

노곤하게 늘어져 좆 받던 율이 눈을 크게 떴다. 그러게, 참 기이하네? 한두 번 했을 즈음 진작 의식 잃었어야 마땅한데.

금번 색사에선 기절은커녕 감각이 갈수록 예리해지는 탓에 서방 좆에 흠씬 다져지는 과정을 고스란히 다 체감해야 했다. 실제로 의식이 곧 넘어가겠다 싶을 때도 아주 얕은 의식만은 아득바득 남아 이어졌다.

설명을 듣지 못해 율은 전혀 모르고 있지만, 그건 율이 서룡의 반려로서 정기를 받아 일어난 현상이었다. 가뜩이나 용 뿔을 흡수해 율은 서룡과 상성이 좋았다. 거기에 각인한 용의 진득한 정기를 온몸 가득 채워 색사 중에도 조금씩 회복하는 몸이 된 것이었다.

그러한 상태에서도 의식이 가물가물한다는 건 체력 허접한 비마마로서는 버틸 만큼 버텼단 뜻이었다.

“여보.”

갑작스런 호칭 변화에 율이 움찔했다.

턱, 턱. 서룡이 일순 좁아지는 내벽을 뚫으며 달콤한 미소를 지었다.

“힘드오?”

“응, 으응…….”

단순한 대답이라기엔 찐득한 물기가 섞였다. 서룡이 이번엔 젖알을 비비며 통로 위쪽을 긁듯이 허릿짓했다.

“울 여보 체력이 이리 약해서야 어쩌누. 서방이 느끼기론 이제 딱 좋게 풀어졌는데.”

“하앗!”

색시 몸체에 촉촉한 땀이 다시금 송골송골 배어 나왔다. 한껏 느끼고 있다는 증거였다.

서룡은 그것을 죄 핥아 먹을 양 입맛을 다시다 상체를 일으켰다. 말랑한 젖에서 손을 미끄러뜨려 잘록한 허리를 만지작거린다. 그랬다가 궁둥이를 쫙 벌려 좆을 물고 있는 접합부를 응시했다.

“하여튼…….”

내 갈보, 내 보지. 참으로 앙탈 심한 년 아니냐? 남편 자지 무리 뼈째 씹어 먹으면서 내빼기는.

아까는 좋다고 했잖아. 은애해, 좋아해 그랬으면서.

물론 체력 허접하여 힘겨운 거 모르는 바 아니었다. 하지만 그것도 엄밀히 따지면 정신이 인간 상태에 머물러 힘들다고 느끼는 거지, 몸은 완급 조절만 잘해 주면 이대로 빼지 않고 몇 날 며칠을 뒹굴어도 멀쩡할 터였다.

조금 전에 설렁설렁 움직인 까닭도 그 이유 때문이었다. 그는 나름 율을 기절시키지 않고 초야를 보내고자 하는 목표가 있었다. 다행히 지금까지는 성공적이었고.

“내 색시.”

말랑말랑한 살맛을 즐기던 서룡이 돌연 움직임을 멈췄다. 그러곤 기진맥진한 율을 들어 제 허벅지에 앉힌다.

“윽…….”

가슴에 율의 등을 딱 붙여 끌어안자 그가 뒷머리를 톡 기댔다. 서룡의 심장을 간지럽히는 몸짓이었다.

쪽쪽쪽. 내키는 대로 색시의 이마와 뺨에 입 맞춘 서룡이 둥글게 말했다.

“가만 생각해 보니 말이야. 색사 때마다 여보 체력만 이렇게 후달리는 이유는 아무래도 색시 혼자 너무 많이 지려서인 것 같거든?”

살살 달래는 음성을 멍하니 듣던 율이 흠칫했다. 서방 놈의 간드러지는 말씨에서 왠지 모를 불길한 예감이 닥친 탓이다.

“무, 무엇 하려구―.”

“어어. 그래서 내가 쌀 때 색시도 가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

율이 도망갈세라 배를 눌러 잡은 그는 한 손을 뻗었다. 본신의 바람에 이끌려 침상 주변에 널린 천 조각과 소용잠이 그 손으로 빨려 들어갔다.

소용잠은 대용잠과 함께 율의 머리채를 고정했던 장식이었다.

율 전하 머리카락이 워낙 긴 데다 높디높은 용신의 반려 되시는지라 대용잠 하나론 위엄 드러내기에 모자랐었다. 해서 대용잠 모양새를 본따 작게 빚은 것들을 여러 개 꽂아놓았는데 서룡이 낚아챈 건 그중 하나였다.

머리카락 미끄러지지 말라고 마침 비녀 마디마디마다 동그란 혹이 달려 있었다. 이쯤 되면 행운이 서방님 편이었다. 우연히 주운 도구마저 이래 완벽한 요량이면 말이다.

“하하, 어여쁜 내 신부. 무섭소? 심히 떠는구먼.”

서룡은 어느새 다람쥐처럼 서방 품에 쏙 숨어 발발 떠는 율을 보듬었다. 인간일 적에도 대단히 귀엽긴 했으나 숨을 곳은 서방 품뿐이라는 양 구는 아내는 비할 데 없이 사랑스러웠다.

그래서 그런가. 이 너른 공간을 놔두고 가슴에 꼭꼭 숨겨 버릇 하게 된다. 고개를 가까이 디밀어 속삭이고 숨을 섞게 된다.

“으음…….”

율의 턱을 눌러 입술을 겹쳤다. 입맞춤은 다소 충동적이었다. 훌쩍이며 오물대는 입술을 보니 따먹지 않곤 못 배길 노릇이었다.

작은 혀를 조물조물 빨고 보지 속살처럼 보드랍되 축축한 입 안을 더듬자 목구멍에서 절로 끓는 신음이 샜다. 차라리 새 부리를 핥으면 이보다 덜 감질나고 조바심 들까?

눈까지 내리감고서 색시 입술을 한껏 즐긴 그는 율이 긴장을 푼 사이에 천 조각으로 자그만 좆 뿌리를 휘감아 묶었다.

“흡……!”

“쉬이, 착하지. 떨지 말고. 서방이 색시한테 나쁜 짓 하겠소.”

실컷 나쁜 짓 했잖아……! 잠도 못 자게 하고 이, 이제는 거기까지…….

“흑, 흐윽…… 허어어엉.”

졸지에 눈 뜨고 좆 묶인 율이 서러운 눈물을 흘렸다. 역시 기절했어야 했다. 제 의식이 살아 있으니까 서방 놈이 자꾸 허리 놀리고 이상한 짓 하는 거 아니냐.

“울지 마, 내 색시. 여기 보시오. 울 색시 자지는 빨딱 서서 좋다지 않소?”

율의 울음소리가 더 험악해지는 줄도 모르고 서룡이 색시를 달랬다. 보지 맛보기에 바빠서 그렇지, 그는 율의 자지도 꽤 좋아하는 편이었다. 조그만 것이 저도 사내 좆이라며 일어났다가 죽었다가, 꺼떡꺼떡하는 꼴이 귀여웠다.

너무 귀여워서 입으로 똑 따 먹고 싶네. 색도 고운 게 당과 빠는 거나 진배없는데.

율이 들으면 기함할 소릴 아무렇지 않게 뇌까리며, 서룡은 아내의 자지를 잡았다. 있을 것 다 있는 보지처럼 자지도 모양 면에서나 기능 면에서나 제대로 갖춰진 좆이었다.

손아귀에 남아도는 좆을 살며시 잡아 엄지로 오줌 구멍을 문질렀다.

“읏, 아아……!”

율이 거세게 몸부림쳤다. 보지를 만지는 것과는 다른 감각이 닥쳤다. 지나치게 날카롭고, 고통에 가까운 저릿함이었다.

“하악, 하…….”

그 한 번에 넋이 나가 율은 침을 흘렸다. 서룡이 그것을 날름 핥아 색시 입 보지에 쳐들어갔다.

‘이것 봐라.’

용신 전하 속내에 비죽 비틀린 웃음 들어찬 건 그때다.

아래로는 좆 만져 주고 위로는 목구멍 핥아 주니 굼실굼실, 자지 먹은 밑구멍이 얕은 방아질을 시작했다. 서룡은 전혀 움직이지 않았다. 율이 제 쾌감에 못 이겨 허리를 돌리고 속집 쑤시는 작태였다.

싫다고, 그만하라고 엉엉 울던 태도와 영 다르지 않나.

“이…… 남편한테 또 쌍년 짓 하지, 또.”

초야 신방에서 ‘서방아, 좋구나’ 하고 밀어 속삭여도 모자란 판에 우리 쌍년 입버릇이 이렇다.

그 방아질 하나로 속내 비틀린 서룡은 색시의 귀두를 문질러 없애 버릴 양 거듭 비볐다. 당연하게도 율이 온몸을 꼬며 발광했다.

“흐으, 흐으읏! 아아, 아!”

“안 돼. 여기서 싸면 도루묵이야. 이 밤에 내 색시 자지 교육 좀 하여야겠소. 암, 이런 건 남편이 해야지.”

자지 밑동 묶여서 그러잖아도 불편한데 여기서 또 무엇을 하려는가.

율의 이성이 조금이나마 살아 있었다면 대번에 그런 생각을 했겠지만, 생전 어색한 감각에 그는 제정신이 아니었다.

서룡이 그간 율의 자지를 애무해 준다 하면 주로 입으로 달래는 식이었다. 해서 애무 시간이 길지 않았을뿐더러 이처럼 폭력적으로 문지르는 것과는 감각 자체가 달랐다.

“흐응, 응, 아! 흐윽, 아, 파아!”

밑동을 흔들라치면 서룡이 푹 앉히고, 또 벗어날라치면 도로 앉히고.

발꿈치로 바닥을 박박 긁으며 도망가려는 낌새에 서룡이 뜻밖의 수를 썼다.

“무서우면 서방 꼭 붙들고 있으소.”

율의 손목을 묶어 제 목 뒤로 건 것이다.

정면으로 마주 본 상태가 아니라 자세 제약이 많았다.

그러면 제 뒷머리도 뜯길 판이건만, 그러거나 말거나. 서룡은 머리를 바짝 숙여 율의 목덜미에 입질하면서 빳빳이 부푼 좆을 주물렀다.

“하아, 읏, 헤윽!”

아니나 다를까 율이 아랫도리를 편히 움직이지 못하고 버둥거렸다. 침대 바닥에 발을 쿵쿵 찧고 야단이다. 그렇게 한동안 난리를 부리다 끈 떨어진 인형처럼 어느 순간 축 늘어졌다.

서룡이 기다린 기회였다.

금방이라도 터질 듯한 좆을 살살 흔들며 마침내 비녀를 좆물 구멍에 맞췄다.

늘어진 와중에도 그걸 본 율이 허옇게 질렸다.

“아, 아아, 안……!”

“어허. 힘 풀어야지. 서방만 바라보면 될 걸 쓸데없이 눈 돌린다. 긴장 풀고 본신 품에 딱 기대 있으면 순식간에 끝날 것이오. 내 색시 씹물 지리는 횟수 좀 조절하려는 것뿐이야. 그러니까…… 응?”

거기서 나아가 서방 허락 없이는 함부로 못 싸는 몸으로 만드는 게 서룡의 최종 계획이긴 했다.

그러나 그 속내까지 파악하기에 율은 지나치게 얼어붙은 상태였다. 말마따나 서방이 이르는 대로 몸이 따라 주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그러는 서방도 제 색시 겁 많은 울보인 줄 진작 셈해야 했지 않나?

“흐윽, 흐으으. ……아!”

율이 눈을 질끈 감으며 고개를 돌린 순간, 비녀의 첫 마디가 모습을 감췄다. 동시에 율의 목구멍 안쪽에서 끓어오르는 듯한 신음이 터졌다. 입술을 앙다문 채 울부짖는 비명이었다.

“호오……?”

짧은 마디 끝의 동그란 부분이 요도를 심히 긁으며 지나간 듯했다.

율이 느끼는 만큼 서룡에게도 오싹한 열기가 전해졌다. 요도를 스칠 때 두 보지가 좆을 잘라먹을 양 조인 탓이었다.

서룡의 눈동자에 자연스레 기묘한 안광이 스몄다. 흡사 몰랐던 재미를 깨달은 악동의 눈빛이었다.

“하하…… 이거 원, 안 해 줬으면 서운했을 뻔했구먼.”

“아, 아……! 이, 이거, 놔아!”

“한 칸 더 들어가오.”

“……아흑!”

좆이 터질 것 같다. 단언컨대 율의 인생에서 제게 달린 사내 자지의 존재감을 이토록 크게 느낀 적이 있었나 싶었다.

밑동이 묶여 불알도 자지도 땅땅 붓기만 하고 제대로 분출하지 못한다. 그럴수록 고통과 전율이 함께 들이닥쳤다.

푸욱, 물기를 가르며 비녀가 한 치 더 들어왔다. 아니, 정말 한 치인지 확신할 수 없다. 서룡이 비녀를 살짝 물렸다가 집어넣었기 때문이었다.

율의 목줄기에 핏대가 섰다. 구슬 박힌 용잠이 졸지에 자지 마개가 되어 덜렁거렸다.

“흐읍, 흑…….”

“여기서 더 안 넣을 테니 울지 마오. 잘 참거든 빼 주리다.”

아이고, 색시 서럽다. 커다란 눈에 눈물 그렁그렁 매달렸는데 서방 놈은 본체만체 몸뚱이나 어루만지네.

가뜩이나 좆 터질까 부담스러운 와중, 아래에 박힌 것도 움직임을 재개했다. 율은 또 척척히 볼을 적셨다. 이제 한 구멍에 남편 좆 두 개는 크게 거리끼지도 않는단 점에서 새삼 서러움이 닥쳤다.

이를테면 심리적 장벽이라 할까. 머리로는 세 개도 거뜬함을 알지만 이대로 구멍 안 닫힐까 봐 내심 두려운 기분이 든단 말이다.

그러잖아도 정력 왕성한 서방 놈이다. 식사처럼 색사 거르지 않는 놈이 교접하라 판 깔아 준 곳에서 쉬지 않고 해 대면 초야 끝날 즈음엔 이 몸이 과연 어떻게 변할지 율은 몹시 두려웠다.

“내 색시, 그거 아오?”

색시의 두려움의 읽었는가, 서룡이 율의 손을 자유로이 놓아주었다. 물론 이때다 싶은 색시가 앞으로 엉금엉금 기어가는 짓까지 봐준 건 아니었다.

“히윽……!”

율의 한 팔을 어깨로 넘겨 상체를 비튼 그가 한참 내버려 둔 젖통을 앙 물었다. 그걸로 모자라 반대편 젖알도 궁굴리며 진한 쾌감을 끌어낸다. 사내 혓바닥에서 심지 세우는 젖알 하며, 주무르면 주무르는 대로 보짓물 지리는 젖통은 훌륭한 성감대였다.

서룡이 말캉한 젖을 억세게 쥐었다.

“색시 젖통이 커졌어.”

숫제 뒷보지에 박아 둔 좆을 뺀 그가 율을 바로 눕혔다. 계집 구멍에서 좆끼리 미끄덩대며 내장을 쑤시는 한편 뒷구멍에선 묽은 정액이 콸콸 쏟아져 연못을 이루었다. 그러나 그보다 서룡이 집중한 건 도톰한 젖통을 모아 가운데 골을 만드는 행위였다.

“이거 봐. 처음엔 야트막했는데 골이 좀 깊어지지 않았소?”

쪽.

가파르게 흔들리는 금빛 동공을 마주하며 서룡이 젖 계곡에 입을 맞췄다.

그것이 한계였다.

순간 무슨 힘이 생겼는지 율이 엉덩이로 뒷걸음질 쳐 남은 좆도 마저 빼냈다. 그러곤 네발로 기어 천개 밖으로 탈출하려 했다.

“아!”

‘성공했나?’

그리 생각하기 무섭게 몸통이 붙잡혔다. 정확히는 천개 사이에 허리가 딱 끼었다.

귀신이 곡할 노릇이었다. 분명 흐물흐물 구겨지는 천이 아니었더냐? 그랬던 게 지금은 돌처럼 딱딱하여 꼭 벽 사이에 끼인 것만 같았다.

율은 몸을 버둥대며 천개 벽을 쿵쿵 때렸다.

“푸, 풀어 줘어!”

스윽, 따뜻한 체온이 허벅다리를 더듬은 건 그때였다.

“그래, 거기 바깥 공기는 시원하오?”

“하읏!”

힘겹게 고개를 돌려 보니 서방의 형체가 천 너머로 어릿어릿 비쳤다. 자세히 보이지는 않았다. 이러니 정말로 벽을 하나 둔 것 같은 느낌이 강해졌다.

흐으…… 어떡해. 잘못된 판단이었나 봐.

살다 살다 오만 꼴을 다 본다. 좆 머리에 머리 장식을 매달질 않나, 천 사이에 끼이질 않나.

하필 엎드린 자세라 아래를 향해 쏠린 가슴을 마주하는 것도 고역이었다.

율은 더 이상 나올 것도 없는 눈을 감는 대신 입술만 깨물었다. 떨지 않으려 해도 아랫입술이 바르르 경련했다. 젖이 커졌다는 서방 놈 말이 사실 같아 감정을 추스르기 힘겨웠다.

젖이 커지면 얼마나 커지지? 여체의 유방처럼 불룩하게 자라나?

계집 구멍을 달고 난 판에 유방이 생긴다고 울상 짓는 건 새삼스러운 일일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일단은 없던 게 생기는 거다 보니 두려움이 존재했다.

“나간 김에 콧바람 쐬시든지. 이놈은 이놈 할 일 할 테니.”

성질 모난 놈이 어쩐 일로 부드럽게 넘어가나? 확고하게 도망치는 시늉 해 버려서 뭐라도 당하겠다 확신한 터였다. 이 반응도 예상 밖이라 율은 슬슬 무서워졌다.

“서, 서방―.”

매도 먼저 맞는 게 낫다고, 차라리 그를 부르려던 차였다. 율은 돌연 무언가에 입이 막혔다.

무엇이 감히 비마마 말씀하시는 걸 가로막느뇨?

시선을 들던 율 전하, 눈물 뚝 멎게 하는 존재와 마주했다.

“쉿.”

“너, 너어……!”

네가 어찌 여기 있느냐? 흑발, 금안. 능글맞은 미소의 사내.

금원후!

“놀랐소? 놀랐겠지. 그래도 내가 울 색시 첫 서방이자 첫 사내인데 못 보면 서운하지 않겠소.”

율은 저도 모르게 뒤를 돌아보았다. 서룡의 그림자가 여전히 천개에 비쳤다. 사내가 둘이라는 뜻이었다.

금원후가 여기 나타났다는 건 상식적으로 서룡의 짓궂은 장난기가 발동했다고 봐야 했다. 하지만 막상 금원후를 눈앞에 두자 율은 괜히 못 할 짓을 하는 기분이었다.

색사 중이라 젖도 훤히 내놓은 괴상한 꼴인데…….

“어, 얼굴 봤으니까― 아앙……!”

말하는 도중에 좆 두 개가 보지를 뚫었다. 방금까지 담고 있었던 만큼 수월한 진입이었다.

퍽, 퍽! 즈읏, 쯕, 찌잇! 끈적끈적한 물소리가 천개를 뚫고 들려왔다. 율은 팔을 허우적거리다 앞에 선 사내를 붙잡았다. 하필 위치도 미묘한 골반쯤이었다.

금원후가 율의 손목을 잡고서 제 중심부를 뺨에 문댔다. 폭 넓은 도포 자락에 가려 몰랐는데, 금원후의 하체 또한 잔뜩 성난 상태였다.

“으븝!”

“하아…… 내 색시, 고운 입술 열어 서방 꿀물 마셔 주오. 성질머리 개 같은 용신이 이 꼴 발견하기 전에.”

금원후는 율의 뺨과 입가에 연신 바지 앞섶을 문대며 헐떡였다. 허겁지겁 바지춤을 푸는 것도 그렇지만, 그가 천개 너머는 보이지 않는다는 듯이 행동해 율은 뭐가 뭔지 혼란스러워졌다.

이윽고 검붉은 대물이 속살을 벌겋게 드러냈다. 말마따나 투명한 물을 뚝뚝 떨어뜨리고 있었다. 이미 기둥까지 흠뻑 젖어 율이 따로 적셔 줄 필요도 없어 보였다.

금원후가 두툼한 귀두로 얼빠진 색시를 꾹꾹 눌렀다.

“응? 색시야. 첫 서방 맛매 변했는지 확인해 주어. 고 작은 혓바닥으로 서방 좆 냠냠 잡숫고 간질여 줘.”

대답하지 않은 잠깐 동안 금원후의 좆물로 얼굴이 젖었다. 성질 급하긴 이놈이나 저놈이나 마찬가지였다.

율은 재차 뒤를 힐끔댔다.

‘정말 안 보이나? 아님 연기인가?’

제 눈엔 앞 놈도 뒤에 놈도 버젓이 보이는데.

쉽사리 결정하지 못하고 미적거리는 순간에도 몸을 어루만지는 손길은 계속해서 이어졌다.

“자, 잠깐…… 아흑!”

그러던 찰나 강렬한 자극이 머리끝부터 화악 내리꽂혔다. 뒤에서 퍽퍽 박던 놈이 오줌 구멍에 끼워 둔 비녀를 빙글빙글 돌리며 쑤시기 시작한 것이다.

“아아앙!”

자궁을 들쑤시는 느낌도 느낌이지만, 앞에 달린 자지가 녹아 없어지는 것 같다.

이런 감각은 율도 처음이라 허리를 숙여야 할지 굽혀야 할지, 몸을 어찌 가누어야 할지 깜깜했다. 자지는 곧 터지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아프고 화끈거리는데 자궁벽을 쿵쿵 두드리는 자극은 또 그 고통을 상쇄할 만큼 강렬했다.

“으응, 하! 흐윽, 하웁!”

그때, 입 보지에 들어갈 기회만 노리고 있던 양물이 드디어 구멍을 차지했다.

“헉, 흐으…….”

“우읍, 흐우응!”

입천장을 긁으며 쳐들어온 좆은 귀두 갓으로 조그만 혀를 짓누르듯 왕복했다.

“하아……. 내 색시 입 보지는 덜 따먹혔나? 서툰 맛이 살아 있소. 뒤 서방이 따먹기 전에 이놈이 먼저 맛봐도 되오?”

“읍! 으으읍!”

“아아, 말랑말랑해. 색시 입 보지 너무 좋아 이놈 좆이 주체를 못 하오. 이대로 목구멍에 살림 차리면 아니 돼? 고 좁은 목구멍에서 탁한 기침 새 나올 때마다 이놈 좆물 툭툭 뱉어 내도록 하고 싶어. 응? 본신 아기 가졌으니 서방 좆물 먹어 양분 충족하는 것도 괜찮지 않소.”

쑤셔 박은 게 좆 하나인 점이 다행일까. 허나 그것만으로도 율은 턱 빠지기 직전이었다. 이대로 정말 목구멍을 뚫을까 두렵지 않다면 거짓말이겠으나, 지금만은 그가 언급한 아이가 더 신경 쓰였다. 관자놀이를 한 대 맞은 깨달음에 가까웠다.

율은 굵은 눈물을 뚝뚝 떨어뜨리며 배를 감쌌다.

우리 아기. 소중한 아기 마마 다치면 어찌해.

하필 허리 한중간을 물려 정작 아기 마마 자리 트신 아랫배는 천개 너머에 있었다. 그걸 의식하자 더더욱 속이 탔다.

몸뚱이를 이리 험하게 굴려도 울 아기 마마 괜찮을까?

계집 구멍과 자궁 달고 태어나 임신까지 했건만, 율은 그에 대한 지식이 얕았다. 그나마 초기에 조심해야 한다는 점도 모후 폐하 곁에서 주워들은 것이었다.

실은 아까 서룡이 ‘색시 젖통 커졌소’ 말하기 전만 해도 임신 실감이 옅었던 율이었다. 그야 시일로 따지면 며칠 안 되기도 했고, 회임했다고 하여 몸의 변화가 뚜렷하게 나타난 것도 아니기 때문이었다.

헌데 정신 차리고 보니 젖이 커졌단다. 더불어 남편 전하 모시는 속집이 깊어진 건 율도 오늘로 체감했다.

그 모든 게 각인 효과라 퉁칠 수도 있겠지만…….

신경 쓰인다는 심리 자체가 이 몸이 어미 되었다는 방증이겠지.

“거 무정한 신부 같으니라고.”

“……!”

“어떻게 그리 나가선 신랑 찾지도 않소.”

상념에 잠긴 율을 현실로 끌어온 건 천개 너머의 용 신랑이었다.

동시에 인간 서방이 양손을 뻗어 젖을 주물렀다. 퉁퉁 부은 젖알을 비비고 꼬집는 애무가 철저히 율이 좋아하는 방향이었다.

자연히 몸이 바짝 수축했다. 양편에서 그릉거리는 탄성이 들려왔다. 율은 그 틈을 타 한 움큼 더 들어온 양물을 물곤 주룩주룩 울었다.

울 신랑 말이 맞다. 바보 보지, 허벌 보지. 머리는 터질 것 같구먼 이놈의 보지는 어째 마냥 좋다 하며 양물 빨아들이는 게냐?

서룡이 처음 들어 보는 서운한 투로 말을 이었다.

“너무하다고 튀어 나가더니 실은 모자라서 그런 거였소? 속집 맛이 그새 달라졌어.”

“흥, 저 양반이 저만 색시 만족시켜 줄 수 있다고 믿는 것도 우습지 않소? 색시가 누구 좆을 빨고 있는지 알면 뒤로 넘어갈 것이다.”

금원후가 코웃음 치며 서룡을 비웃었다.

그런 와중에 율은 서룡이 하체를 넓게 쓰다듬다 엉덩이를 벌리는 걸 기민하게 잡아챘다. 금원후가 뭐라 지껄였지만 온 신경은 그곳에 집중됐다.

물론 그걸 두고 볼 금원후가 아니었다.

“어잇차, 울 색시. 이쪽 남편한테도 관심 좀 주지?”

“흡!”

“그래, 본신이 안일했소. 배 속에 식구 늘었는데 전처럼 해선 안 되지.”

여러 음성이 한데 섞여 정신이 어질어질하다.

율은 눈을 감았다. 이제 뭐가 뭔지도 모르겠고, 온갖 곳에서 들이치는 탓에 이 열감이 어디에서 오는지 일일이 따라가기도 벅찼다.

“흐응…… 응, 으응…….”

그렇게 이성을 턱 놓았더니 문득 입 안 가득 빨고 있는 좆이 맛있었다. 목구멍으로 곧장 쏟아지는 좆물도 달고, 젖알을 뭉개는 손길도 좋았다.

모자란다면 가득 채워 주는 것이 도리. 그런 말이 뒤에서 들린 듯도 싶다.

“우으…….”

그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뒤가 확 벌어졌다.

아, 아아……!

율은 머릿속으로 비명을 내질렀다. 실제론 목구멍이 막혀 비명은커녕 목울음으로 끙끙거렸다.

들어……오고 있어.

세 번째 좆이 빈틈을 찾아 보지를 파고들었다. 이미 자리 잡은 좆들이 구겨지며 억지로 공간을 마련했다. 조그만 샘이었던 구멍은 어느새 폭력적으로 비칠 만큼 벌어져 새로운 넓이에 적응하고 있었다.

“하…….”

목이 턱 막힌 탁성을 흘린 게 누구인지 확실치 않았다. 그걸 구분할 정신도 없었다.

율은 허겁지겁 금원후를 밀어냈다. 어쩐 일로 그가 순순히 떨어졌다. 그리고 마침내―.

“룡아아…….”

율이 가례 올린 반려를 목 놓아 부른 순간.

“어이구, 내 갈보. 오래도 버텼다.”

빙글거리며 웃는 서방 새끼가 똑똑히 보였다.

서룡이 이때만을 기다린 듯 귀두 아래까지 자지를 물렸다. 율을 정면으로 돌려 꼬옥 품는다.

“흐으읍!”

내벽이 비틀리는 느낌에 율이 콧잔등을 찡그렸다. 그것도 잠시, 구겨진 부위에 익숙한 입술이 닿자 바삐 쫓아가 숨을 겹쳤다.

“흐읏, 아!”

보지 터질까 봐 본신 한 몸에 받기 부담스러워하던 이는 어디 갔더냐?

막상 속집이 열리고 나니 구멍이 근지러웠다. 고통이든 쾌감이든 얼른 받고 싶었다.

“료, 룡아. 흐윽, 후으, 어서, 흑…….”

“내 색시, 본신을 온전히 모실 땐 어찌하랬지?”

율을 오래도록 막고 있던 심리 장벽이 무너지고 있었다. 서룡의 일차 목표가 거의 이루어진 셈이다.

반려를 받아들이는 건 무서운 게 아니라 오직 기분 좋은 일이라고.

“아, 아파!”

율이 밑동을 꿈틀대며 악을 썼다. 구멍이 막혀 피가 몰린 좆은 한계의 한계까지 다다라 시뻘건 빛을 띤 채였다.

“대답해, 색시야. 본신 모실 땐 어찌하라고?”

서룡이 율의 얼굴 곳곳에 입술을 눌렀다. 지극히 다정한 입맞춤이었다.

품에 가두고서 쪽쪽대자 율이 훌쩍이며 웅얼거렸다.

“흑, 수, 숨 쉬고…… 흐윽, 흡. 하, 하아.”

“그래, 숨 쉬고. 또?”

귀두까지만 걸쳐 있던 좆이 한 치 넘게 진입했다. 속집이 마저 그를 삼키고자 연신 꿈틀거렸다.

서룡은 핏대를 세워 가며 죽도록 인내했다. 인내심 없는 용신이어도 제 아내 적응시키는 데 공들이는 노력은 말로 다 못 했다.

“그리고 또?”

곧 죽어도 대답은 들어야겠다. 그럴 기세로 채근하자 율이 서룡의 가슴에 매달렸다.

“하악! 처, 천천히.”

“대답 안 하면 안 넣을 거야.”

잘록한 허리선 쓰다듬고 아내 좆 만지작대며 그런 말 하면 당하는 사람은 억울하지.

물기로 반질반질한 눈동자 들어 율이 반려를 바라보았다. 툭 건들면 물방울로 변해 버릴 것 같은 애처로움이었다.

율이 서방의 목에 팔을 두르며 답했다.

“료, 룡이 보기…….”

“잘했소.”

확실한 칭찬과 함께 입맞춤이 쏟아졌다.

“흐으읏!”

진입을 못 하고 바깥에 머물던 좆 뿌리도 그제야 제집을 찾았다.

아무리 속집이 늘어났대도 압박감은 사라지지 않는다. 율이 본능적으로 눈을 감자 서룡이 귀여운 콧망울을 약하게 물었다.

“어허. 계속 서방을 봐야지. 눈을 맞추고 그대 마음 다하여 본신을 원하라 누누이 일렀을 텐데?”

“히잉…….”

힘들단 말이야. 힘들어 죽겠는데 왜 계속 혼내.

거기서 발로한 칭얼거림이 기어코 튀어나왔다. 인제 지엄한 용비마마 되었으니 애처럼 울지 말아야지 다짐하였건만 실패하고 말았다.

“하…… 이 요망한 것이 애교 부리면 다 넘어갈 줄 알지?”

단순한 비마마, 거기까지는 감히 바라지도 않았다. 애당초 애교 부려 봤자 언젠 제멋대로 안 한 작자였나?

서룡이 험악하게 미간을 구기곤 허리를 길게 빼 망치질했다.

퍽!

“하앙!”

좆 망치가 색시 보지 잡네.

퍽, 퍽 때려 박는 허릿짓이 묵직하고 거칠었다. 그러나 박을 때마다 다른 곳으로 엇나가지 않는 정중앙이다.

율이 서방 등짝 좍좍 긁으며 몸부림쳤다. 몸 중간을 꿰뚫려 못질 당하는데 당연한 반응이었다.

처음 색사하는 풋내기 연인처럼 두 사람은 서로를 탐닉했다. 집중하면 할수록 오히려 대화가 사라졌다. 그래도 상대가 무엇을 원하는지 본능적으로 알았다.

율이 여기까지 아는지는 모호하나, 서룡이 더러운 말버릇을 마음껏 펼치지 않는 근본적인 까닭 역시 율의 마음에 공명한 탓이었다.

서룡이 언변으로 아내 능욕 못 하여 내심 답답하든가 말든가, 그의 본능은 색시가 바라는 대로 오직 다정한 신랑 되고자 했다. 해서 지저분한 말이 나가려다가도 입맞춤이 그 자리를 대신했다. ‘금원후’를 이용해도 마찬가지였다. 율의 심리 장벽을 녹이는 덴 성공했지만.

그래서 싫으냐?

아니다. 서룡은 이것으로 율과 각인했다는 실감이 났다. 반려가 원하는 것을 들어주려는 본능이 얼마나 사랑스러운가.

또 달리 말하면, 자신이 원하는 바를 이루어 주려고 율도 노력하리란 뜻이었다.

“으응, 응, 흐으.”

쿵, 찌걱. 쿵, 찔걱. 박자 맞춰 허리를 쳐올리던 서룡이 아까부터 눈에 밟히던 젖알을 머금었다.

‘내 다짐하였었지.’

이 초야에서 젖물 트리라고.

몽글한 젖통 빠는 것과 동시에 세 좆을 뿌리까지 쑥 밀었다. 얇은 뱃가죽이 불룩 솟으며 율의 좆 구멍에서 물이 비직비직 샜다. 아래도 심상찮게 애액을 흘렸다. 장기가 눌려 줄줄 흘리는 이유만은 아닌 듯했다.

“같이 가오.”

“아윽!”

서룡은 율의 얼굴을 집요하게 응시하며 좆 구멍과 보지를 세차게 들쑤셨다. 한 겹 덮인 쾌감을 제하고도 몹시 음험한 눈빛이었다.

“아! 앗! 아아아!”

심장이 터질 듯 내달린다. 직접적으로 느껴지는 전율과 더불어 맞닿은 이의 감정까지 겹쳐져 숫제 뇌가 타 버리기 직전이다.

“흣……!”

“……아!”

서룡은 힘껏 처박던 속도를 줄이지 않고 사출했다. 그러면서 비녀를 확 잡아 빼자, 율이 등허리를 젖히며 투명한 물을 분사했다.

“흐윽……!”

오래 참은 만큼 사정은 한 번으로 끝나지 않았다. 율은 잘게 경련하며 찔끔찔끔 체액을 지렸다. 인간의 육신이었다면 노란 오줌을 뱉어 냈을 낌새였다. 아니, 이 해방감이라면 실제로 오줌을 쌌다고 봐야 했다. 단지 육신의 상태가 변해 노란 물이 흐르지 않는 것뿐이었다.

“아아앙…….”

서룡은 율이 도망가지 못하도록 상체를 바투 안고 밑을 쳐올렸다.

거대한 쾌감에 그가 소리도 내지 못하고 바르작거렸다. 다리를 활짝 벌렸다가 허벅지로 서방의 허리를 조였다가 종국엔 사지로 매달린다.

그리 힘들다, 싫다 해도 결국 마지막엔 한 몸처럼 꼭 붙는 색시다.

이 얼마나 교육하는 보람이 있는 몸인가.

그러니 서룡도 자꾸 욕심이 생기는 것이었다.

“은애하는 내 색시. 본신이 그대를 원하여 선사하는 감각을 기억해. 그대가 본신을 그리는 만큼 본신도 하나뿐인 내 반려를 원해.”

일 년이고, 천 년이고 이어져 있고 싶을 만큼.

과장은 조금도 보태지 않은 서룡의 진심이었다.

그리고 그 진심을, 율은 정확히 읽었다. 그와 몸을 섞고 이어져 있을수록 반려의 마음이 점점 더 또렷이 느껴졌다. 꼭 마음의 목소리가 들리는 것처럼.

「좋아해, 은애해.」

조금 짓궂은 서방 놈이어도 이토록 진한 본심이 전신을 울리는데 어찌 모른 척할 수 있나.

해서 율도 실신할 듯한 기분임에도 수긍하고 마는 것이었다. 그가 주는 열락이 좋아서.

“……나도.”

이 사람을 사랑하여서.

스윽스윽, 좆질 속도를 늦춘 서룡이 아내 입술에 쪽쪽 뽀뽀하며 은근슬쩍 물었다.

“헌데 그 용잠 참으로 요물이다. 속집이 아주 쫀득쫀득한 게 그냥…… 색시도 영 느낀 바가 다르지 않았소?”

이거…… 한 번 더 하자는 거지?

지금만큼은 둔치 색시도 눈치 백 단이다. 율은 서방의 주둥이를 꾹꾹 밀어내며 빌었다.

제발 기절하게 해 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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