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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레벨 정복!
시황이 쓴 글은 순식간에 인터넷에 퍼졌다. 애초에 이런 텍스트 따위는 복사, 붙여넣기 하면 그만이었기 때문에 그 파급력이 빠를 수밖에 없었다.
이미 조작영상이라고 확정지은 몇몇의 사람들은 시황이 쓴 글을 봤음에도 비난을 하거나 욕설을 퍼부었다. 시황이 무슨 글을 쓰든 이미 조작이라 믿고 있었기 때문에 그들에게는 공허한 외침밖에 되지 않았던 것이다.
[분명 또 이상한 조작하려는 거 누가 모를 줄 아냐?]
[솔직히 난 첨부터 안 믿었음. 저렇게 잘 부르면 진작 가수했지 겨우 인터넷에서 찌질거리겠음?]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많은 사람들이 혹시 모르니까 지켜보자는 입장을 취했고 일부의 사람은 여전히 시황을 신뢰하고 믿어주었다.
[그 방송 꼭 볼게요! 전 오빠가 조작했다고 생각 안 해요~]
[솔직히 인터넷 방송에서 조작하는 거 거의 불가능해요. 실시간으로 노래가 나오는데 그걸 어떻게 조작한다는 건지…….]
덕분에 시황을 믿는 측과 조작이라는 측이 극렬하게 대립하였다.
이정도 상황이라면 세렝게티에서 노래를 부르는 것만으로도 어느 정도 조작범의 혐의를 벗고 진짜라는 인정을 받을 수 있었지만, 그것만으로는 안티는 물론이고 중립적인 위치에 있는 사람들의 인식을 단번에 바꾸기에는 힘이 들었다.
원래부터 논란이 생기는 소재, 즉 노래를 엄청 잘해서 [노래 본좌]라는 타이틀이 붙은 시황의 노래가 알고 보니 조작이다라는 사실이 가십거리로써의 매력이 있는 거지 그걸 해명하는 건 가십거리로써의 매력이 떨어지기 마련이다
그래서 조미료가 필요한 거였다. 안티 몇 명이 뿌린 조작 논란을 뒤엎고 세렝게티에서 하는 해명이 더 큰 이슈가 되기 위해서 말이다.
“오빠 잘 되실 거예요.”
“맞아요. 분명 사람들이 믿어줄 거에요.”
은지와 지숙이 안타까운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은지와 지숙은 시황이 인터넷에 노래 부른 영상을 올렸다는 걸 며칠 전에서야 알았다. 얼마 전에 대학 방학을 하고 카페에 놀려갔다가 시황이 보여준 영상을 본 것이다.
그리고 조작 논란이 생기자 누구보다 안타까워하며 옹호하는 댓글을 달았다가 사람들로부터 욕을 많이 먹기도 했었다.
“고마워. 별 것도 아닌데 뭐.”
마사지를 끝내고 가볍게 옷은 입은 은지와 지숙의 침대에 앉은 시황의 양옆으로 앉아 있었다.
“오빠…….”
“아, 그보다 내일 소진 씨랑 은비 씨 몇 시쯤에 와?”
“확실하진 않은데 오후 늦게는 돼야할 거 같아요. 오전엔 촬영이 있다고 해서요.”
내일이 바로 강소진과 정은비가 카페에 방문한다는 드라마 촬영 날이었다. 아마도 촬영이 끝나고 나서 잠깐 방문하는 듯 했다.
그녀들이 얼마나 오래 있을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 짧은 시간에 어떻게든 원하는 목적을 이뤄야했다. 조작이라는 가십거리를 뒤엎을 이슈를 만들기 위해서는 그녀들이 아주 중요한 열쇠였으니까.
“그래? 그러면 은지는 소진 씨하고 자주 연락해?”
“네. 코코아톡으로 자주 얘기해요. 그래서 소진 언니한테도 오빠가 부른 동영상 제가 보내줬거든요. 언니도 엄청 잘 부른다고 칭찬하더라구요.”
“하하. 부끄럽네.”
안 그래도 그걸 부탁하려고 했는데 은지가 한참 전에 동영상을 보내줬다고 하니 일거리가 하나 줄었다. 포털사이트 1위를 찍은 만큼 은비와 소진도 그걸 봤을 확률이 있었지만 안 봤을 수도 있었으니까. 이런 건 확실히 하는 게 중요했다.
“오빠, 혹시 언제 시간 되세요? 제가 밥 사드릴게요.”
계속 시황이 은지하고만 얘기하자 지숙이 끼어들었다. 요즘 시황이 카페 일로 너무 바빠서 마사지도 거의 못 받는 마당에 은지하고만 얘기하자 질투심이 생겨났던 것이다.
“요즘 카페 일로 좀 바빠서 시간을 내기 조금 힘들 거 같네. 다음에 여기서 뭐 시켜먹자.”
“네.”
지숙이 실망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시황의 카페가 잘 되는 건 좋았지만 그만큼 놀 수 있는 시간이 줄어들어 너무 아쉽기도 했다.
“아, 맞다. 은지랑 지숙이한테 내가 좋은 거 줄게.”
“좋은 거요?”
“응. 목욕물인데 목욕할 때 넣어서 쓰면 피부가 하얗고 미끈미끈해져.”
“어머, 그래요?”
은지와 지숙이 기대감이 가득한 표정을 지었다. 세상에 그 어떤 여자도 피부가 하얗고 미끈미끈해진다는 말을 들으면 관심을 보일 것이나. 그러나 그게 또 누가 하는 말이냐에 따라 그 관심의 정도가 매우 많이 달라지기도 하는데, 바로 시황이 그런 말을 했다는 게 중요했다.
은지와 지숙은 시황이 발라준 마사지 로션덕분에 각선미가 눈에 띠게 아름다워졌다. 원래 다리가 예쁘던 지숙은 모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가늘고 기다란 각선미를 가지게 되었고 약간 통통한 다리였던 은지도 제법 보기 좋은 각선미로 변했다. 가슴도 마찬가지로 이전과 다르게 확연히 커졌기 때문에 시황이 하는 말이라면 엄청난 신용을 보내고 있었다.
“응. 잠시만.”
시황은 집으로 돌아간 뒤에 케즈론의 성에 있는 목욕탕에 가서 페트병에 엘프주 탕을 담았다.
3개정도 담은 뒤에 은지의 집으로 돌아 왔다.
“이거에요?”
“다 쓰면 말해 더 줄 테니까.”
지숙이 페트병을 받으며 말했다. 보기에는 그냥 평범한 물 같은데 이걸 쓰면 피부가 하얗게 된다는 게 조금 신기했다.
“감사합니다. 오빠. 제가 다음에 식사라도 대접할게요.”
“오빠, 저는 은지보다 더 맛있는 거 사드릴게요.”
서로를 살짝 노려보며 말하는 은지와 지숙을 보며 시황은 피식 웃었다. 이거 말고도 화장품도 주고 싶었는데 그건 조금 있다 줘야할 듯 싶었다. 한 번에 너무 많이 주면 그 물건의 가치가 조금 떨어지는 법이니까.
“오빠. 오늘 정말 강소진하고 정은비 오는 거에요?”
시황이 테이블에 앉아 노트북으로 뭔가를 보고 있자 현주가 테이블의 맞은편에 앉으며 말했다. 예전에 시황만 봐도 얼굴을 붉히고 말을 더듬었는데 섹스를 하고 난 이후부터는 시황에게 말도 잘 걸고 제법 자연스럽게 행동했다.
“응. 온다네. 그런데 몇 시에 올지는 모르겠다.”
“아……. 그렇군요. 저도 그 드라마 엄청 좋아하거든요. 집에서 매일 봐요.”
“재밌나봐? 난 드라마를 잘 안 봐서.”
현주의 말에 시황이 말했다. 대충 어떤 드라마인지는 알았지만 TV를 잘 보지 않는데다 드라마는 별로 좋아하질 않아서 제대로 본 적은 없었다.
“저, 오빠…….”
“응?”
현주가 뭔가 말을 하려는 듯 주저주저했다.
“오늘 일 끝나시고 저랑 그, 그거 하실래요?”
얼굴을 완전 빨갛게 물들인 현주가 부끄러워 죽을 거 같은 표정으로 말했다. 섹스라는 단어는 사람들이 많아서 차마 꺼낼 수가 없었다.
“그럴까? 그러면 12시 지나야 끝나니까 내가 나중에 연락할게.”
“정말 고마워요. 오빠.”
“고맙긴.”
웃으며 말하는 시황을 보며 현주가 기쁨이 가득한 표정을 지었다. 강소진하고 정은비 얘기는 바로 섹스하자고 말하기가 부끄러워 그냥 꺼낸 말이었고 원래부터 이게 목적이었다.
요즘 카페 일이 바빠 그 날 뒤로 시황과 섹스를 하지 못했다. 매일 밤마다 몸이 뜨거워져 시황을 생각하며 자위를 했지만 그날의 느낌을 도저히 느낄 수가 없었다. 하루는 그럭저럭 참았지만 이틀이 지나니 시황과 섹스를 하고 싶다는 마음을 도저히 참을 수가 없어 부끄럽지만 직접 섹스를 하자는 말을 꺼낸 것이다.
오늘 밤에 현주와 만나기로 약속하고 시황은 네일트 팬에 올린 댓글들을 읽었다. 여자들이 많이 오는 사이트라 그런지 응원이 가득하긴 했는데 악플도 제법 많았다.
팬에 올린 글은 조회수가 30만이 넘었고 외로운 밤 동영상 조회수는 800만이 넘었다.
시황은 타블렛을 꺼내 퀘스트를 확인했다.
[자신이나 자신과 관련 된 것이 유투브에서 조회수 800만을 넘기세요.][완료][경험치 800]
그런데 신기한 게 자신이 올린 동영상의 댓글에 한국 사람만 댓글을 쓴 게 아니라 영어부터 일본어 등 다양한 나라의 언어가 있었다. 어떤 경로로 봤는지는 모르겠지만 조회수를 많이 올리기 위해서는 저런 해외 유저들의 힘이 필요했다. 한국에서 아무리 인기가 있어봐야 조회수 2000만을 넘기기가 힘드니까.
드르륵!
한참 노트북으로 인터넷을 하고 있는데 은지에게서 문자가 왔다.
[오빠, 저 한 30분 쯤 뒤에 카페에 갈 거 같아요.]
[응. 기다리고 있을게.]
시황은 강소진과 정은비를 만난다고해서 아이돌 팬마냥 정신없이 기뻐하진 않았다. 아루만 해도 연예인보다 더 예뻤고 찬미나 유미도 상당히 예뻐서 웬만한 여자를 봐도 무덤덤했으니까. 오히려 그녀들을 만나서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계획을 성립시키기 위해 어떤 행동을 취해야할지에 대한 생각만이 머리를 가득 채웠다.
그렇다. 유미에게 말했던 조미료가 바로 강소진과 정은비였다. 처음 그녀들이 온다는 말을 들었을 때는 그저 카페의 인지도나 올려볼까 했는데, 다행스럽게도 그 사이에 적절하게 조작 논란이 터져 그녀들의 유명세를 이용할 좋은 토대가 되었다.
자신의 방송에 강소진이나 정은비가 출연한다면 제일 좋겠지만 그건 힘들 테고 그녀들이 트위터나 기타 SNS에 자신에 관한 호의적인 글만 올려준다면 상당한 이슈가 될 게 분명했다.
다만, 그녀들의 성격이 어떤지, 자신을 위해 글을 써주기 위해서는 어떤 행동을 취해야 하는지가 가장 문제였다.
딸랑.
한참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카페 문이 열리고 은지와, 소진, 은비가 들어왔다. 카페 안에도 제법 여자들이 많았지만 미모가 출중한 여자 셋이 들어오자 단번에 카페가 화사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우, 우와 정은비랑 강소진이다.”
“오늘 우리 학교에서 촬영한다더니 끝나고 커피 마시러 왔나봐.”
카페에 있던 사람들이 은비와 소진을 보고 웅성웅성거렸다. 방금 드라마 녹화를 마쳤는지 연예인이다라는 느낌이 드는 화려한 옷을 입고 있어서 더 눈에 띠였다.
“언니, 저쪽으로 가자.”
은지가 카페 구석에 있는 자리를 가리켰다. 아무래도 연예인이다 보니 가운데 앉기엔 좀 그래서 시황에게 미리 말해서 구석진 자리를 비워달라고 했었다.
“여기가 네가 그렇게 칭찬한 카페야? 분위기 좋네. 여기 사장이 아는 오빠라고?”
“응. 내가 전에 보내준 동영상에서 노래 부른 오빠가 카페 사장이야.”
“그래?”
은지의 말에 소진이 호기심이 가득한 표정을 지었다. 은지가 보내준 시황의 동영상을 보면서 정말 노래를 잘 부른다고 연신 감탄했었다. 그래서 몇 번이나 돌려봤는지 모를 정도로 많이 동영상을 감상했었다. 그런데 그 영상이 조작 논란에 휩싸이자 시황에 대해 조금 안타까운 마음이 들면서도 정말 조작을 했는지 궁금증이 생기기도 했다.
“은비야, 카페 괜찮지?”
“시골에 있는 카페치고 뭐, 그럭저럭 괜찮네.”
소진의 말에 은비가 대충 대답했다. 소진이 좋다고 해서 오긴 했는데 사실 이런 시골에 있는 카페가 좋아봐야 얼마나 좋을까 싶었다. 그런데 의외로 시골에 있는 카페 치고는 인테리어가 그럭저럭 괜찮긴 했다. 아니, 솔직히 상당히 말하면 상당히 괜찮았지만 겨우 시골에 있는 카페에 그런 칭찬을 하고 싶지는 않았다.
은지와 은비, 소진이 테이블에 앉자 카페에 있던 몇몇의 사람이 종이와 펜을 들고 모여들었다.
“저, 저기 죄송한데 사인 좀 부탁드려도 될까요?”
“어머, 이리 주세요. 당연히 사인해드려야죠.”
은비가 화사한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야, 야. 정은비 진짜 착하다.”
“와, 진짜 연예인인데 저렇게 착할 수가 있나? 예쁘고 착하고 진짜 최고다. 최고.”
그걸 본 남자들이 감탄을 하면서 정은비가 착하다고 칭찬하기 바빴다. 사인을 다 끝내고 사람들이 자기 자리로 돌아가자 은비의 표정이 아까와 다르게 조금 찌푸려졌다.
“쳇, 귀찮아.”
정말 귀찮다는 듯 은비가 말했다. 방금 전 화사한 미소를 지은 게 맞는지 의심이 갈 정도로 다른 얼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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