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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곤의 유산-129화 (129/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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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레벨 정복!

시황이 세렝게티에서 방송한다는 게 엄청나게 이슈화되자 미리 흥행 냄새를 세렝게티 측에서 이틀 전에 컨택을 해왔다.

시황을 통해 상당한 홍보효과를 누릴 수 있기 때문에 세렝게티 측에서 최대한 편의를 봐주려는 것이었다. 그래서 하루 전에 시황이 방송을 한다는 광고 이미지를 만들어서 내걸기로 했고, 당일에는 오후 7시에 방송을 한다는 홍보 이미지를 사이트에 크게 걸어주기로 했다. 거기다 일반 BJ는 300명, 베스트 BJ는 500명밖에 사람이 못 들어가는 반면에 시황에게 특혜를 줘서 방마다 1000명씩 들어갈 수 있게 해주었다.

시황은 카페를 끝내고 자신의 오피스텔에 와서 샤워를 끝내고 컴퓨터로 세렝게티 사이트에 걸린 자신의 광고 이미지를 확인했다.

유투브 동영상에서 캡쳐를 한 뒤에 자신의 얼굴을 오려내어 미리 그려둔 그림에 이어 붙인 듯 했다. 커다란 마이크에 노래를 부르는 귀여운 모습이었다. 그리고 그 밑에 언제 어디서 노래 부르는지 적혀 있었다.

세렝게티 측의 예상대로 이 광고 이미지는 각 사이트의 게시판에 순식간에 퍼져나가 열렬한 호응을 이끌어 냈다.

지금 인터넷의 최대 화제가 뭐냐고 묻는다면 단연 노래 본좌의 라이브 방송이었다. 단순히 시황이 노래를 잘 부른다로 끝이 났다면 이런 관심을 받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노래를 잘 부른다 수준이 아니라 정말, 말도 안 되게 잘 불렀기 때문에 순식간의 사람을 귀와 마음을 사로잡았고 그 이후에 이어진 조작 논란, 그 혐의를 벗게 만든 은비와 소진의 글과 동영상 등이 겹쳐서 이런 엄청난 이슈를 만들어 낸 것이다.

조작 영상이 아니었다면 이정도 반응은 절대 아니었을 것이다. 자신을 음해하려고 만든 조작 영상이 아주 큰 도움이 됐다는 걸 알면 그 사람들이 어떤 생각을 할지 궁금했다. 아마 지금쯤 이런 반응을 보고 배가아파 죽으려고 하지 않을까?

시황은 사이트들을 돌아다니다가 [내일 노래 본좌 방송 볼 거냐?]라는 글이 눈에 띠여 눌러보았다.

[너희들 내일 노래 본좌 방송 볼 거? 난 일단 얼마나 노래 잘하나 궁금해서 볼 생각인데. 너희들은 볼 거야?]

[그걸 왜 봄?]

[왜 보긴 기대 되니까 보지. 가창력 쩔게 필요한 노래 많이 불렀으면 좋겠다.]

[솔직히 조작은 아닌 거 같고 나도 노래 얼마나 잘하나 한번 볼라고. 못하면 걍 끄면 되지.]

이렇게 얼마나 잘하나 한번 본다는 식의 글이 많았다. 그러니 저런 기대감에 부응해줄 필요가 있었다. 막무가내로 노래를 부르는 게 아니라 일단 첫 곡으로 기선을 제압할 생각이었다.

“흠……. 한번 시험 방송도 해봐야겠네.”

시황은 세렝게티에 방송을 위해 미리 사놓은 캠을 컴퓨터에 연결하고 방송할 준비를 했다.

캠과 마이크, 앰프 등을 연결하고 방송을 켰다. 당연히 비밀번호를 걸어 아무도 들어오게 했다.

캠 상태도 양호했고 마이크도 잘 나오는 듯 했다. 그런데 캠으로 비치는 오피스텔 내부의 풍경이 살짝 마음에 들지 않았다. 부엌이 그대로 보였기 때문이다. 시황은 캠 위치를 조정해서 소파와 탁자만 나오게 변경하였다. 이러고 나니까 제법 분위기가 살았다.

“오빠 여기에 우리 집 나와요.”

옆에 앉아 시황이 하는 걸 보고 있던 아루가 신기한 표정으로 모니터를 가리키며 말했다.

“카메라로 찍어서 그래.”

“아……. 카메라. 카메라구나.”

카메라가 뭔지 알고 있는 아루는 이해했다는 듯 활짝 웃으면서 말했다.

그런 아루를 보면서 시황은 내일 방송을 할 때 아루를 어떻게 할지 고민했다. 아무리 그래도 아루를 사람들에게 보이는 거 보다는 안 보이는 게 나았기 때문에 최대한 캠 밖에 아루를 둬야겠다고 생각했다.

드르륵!

한창 방송 준비를 하고 있는데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왔다.

“누구지?”

의아한 표정을 지은 시황이 전화를 받았다.

[안녕하세요. 강시황 사장님.]

[누구시죠?]

어디서 들어본 거 같은 목소리인데 누군지 알 수가 없었다.

[어머, 벌써 저 까먹으신 거에요?]

[글쎄요. 누구신지 기억이 잘 안 나네요.]

[저 강소진이에요. 벌써 까먹으시다니 실망이에요.]

[아, 소진 씨군요. 설마 전화하실지 몰라서……. 미안해요.]

밤 12시가 넘었는데 뜬금없이 무슨 이유로 소진에게 전화가 왔는지 이해가 가질 않았다.

[아니에요. 장난이에요. 그보다 내일 시황 씨 노래 방송하시죠?]

[네. 오후 7시에 해요.]

[그때 제가 전화로 응원해드리고 싶어서요.]

[네? 응원이요?]

[네! 응원이요.]

소진이 활기차게 말했다. 상당히 즐거워하는 목소리였다.

[아, 감사합니다.]

[뭘요. 이정도가지고. 제가 내일 방송 보고 있다가 적당한 타이밍에 전화할게요. 안 받으시면 안 돼요!]

[소진 씨께서 전화 주시는데 꼭 받아야죠. 감사합니다.]

[내일 방송 기대할게요!]

전화를 끊었다. 자신의 번호를 어떻게 알았는지 궁금했지만 아마 은지에게서 알아내지 않았나 싶었다. 거기다 뜬금없이 내일 소진이 응원 전화를 준다는 게 그저 신기했다. 살다보니 연예인이 자신에게 전화를 걸 줄이야. 이래서 능력이 중요하다 싶었다. 만약 옛날의 자신이라면 소진의 전화를 받기는커녕 만날 수조차도 없었을 테니까.

시황은 은지와 지숙에게 연락해 자신의 세렝게티 방송에 들어오라고 말했다. 그리고 방송이 잘 나오는지, 목소리는 잘 들리는지 등을 체크했다.

방송까지 이제 19시간이 채 남지 않았다.

[노래 본좌 세렝게티에 전격 상륙!]

[오늘 오후 7시 생방송]

7월 11일 토요일.

시황이 인터넷 방송을 하는 날이었다.

세렝게티 사이트의 메인에는 이미 시황의 방송을 예고하는 이미지가 크게 걸려있었다.

“후우…….”

카페에 앉아 노트북을 보던 시황은 자신의 방송을 홍보하는 이미지를 보자 약간 가슴이 떨려왔다. 벌써 오후 5시가 넘었다. 이제 조금 있으면 몇 천, 어쩌면 몇 만 명의 사람이 자신의 노래를 듣게 되는 것이다. 그렇게 많은 사람의 앞에서 노래를 부르는데 떨리지 않는 게 이상했다. 하지만 동시에 흥분도 가슴을 가득 채웠다. 심장이 두근두근했는데 기대, 흥분, 떨림이 복합된 묘한 느낌이었다.

“현주야, 이제 들어갈게. 나중에 찬미 오면 인수인계하면 돼.”

“네. 오빠. 방송 잘하세요! 저도 나중에 볼게요.”

“응. 고마워.”

응원하는 현주를 뒤로하고 시황은 오피스텔로 뛰어왔다. BMW M6라는 고급차가 있었지만 몇 분 걸리지도 않은 카페까지 타고 오는 건 완전 기름 낭비였다. 그리고 딱히 남들에게 자신이 그런 고급차를 타고 다닌다고 과시하고 싶은 생각도 크게 없었다.

“오빠 오셨어요?”

시황이 오자 아루가 기쁜 표정으로 시황을 껴안았다. 그리고 가슴에 얼굴을 부비부비한다. 시황이 일찍 들어와서 정말 기뻐하는 듯 했다.

“응. 아루야. 오빠 잠깐 씻고 올게.”

“네.”

시황은 오피스텔의 욕실에 들어가서 간단하게 샤워를 하고 나왔다. 그리고 옷장에서 신중하게 옷을 골랐다.

여자라면 입을 옷의 종류가 많았겠지만 시황은 남자인지라 평범하게 흰색의 와이셔츠와 슬림한 청바지를 선택했다. 그리고 아공간에서 자신이 동영상을 찍을 때 썼던 선글라스를 꺼냈다.

머리까지 단정하게 만지고 대충 준비를 끝낸 시황은 혹시 몰라 아루의 옷도 신경 써서 최대한 노출이 없는 걸로 입혔다. 그리고 방송 중에 카메라 렌즈로 얼굴을 내밀면 안 된다고 미리 주의를 주었다.

준비를 마친 시황은 컴퓨터를 켜고 자신이 부를 노래를 체크했다. 첫 번째 곡은 조작이 아니라는 걸 밝힐 겸 가창력이 중요한 외로운 밤을 부르고, 그 이후에 발라드부터 팝송까지 종류와 상관없이 다양하게 부를 생각이었다.

시계를 보자 벌써 오후 6시가 넘었다.

띵동.

다시 한번 방송이 문제없나 확인을 하고 있는데 벨소리가 울렸다.

“누구지?”

시황이 나가서 현관문을 열자 은지와 지숙이 서있었다.

“오빠, 오늘 방송하는 거 지켜봐도 괜찮아요?”

은지가 조심스럽게 물어본다.

“아, 그래. 괜찮아. 들어와.”

화면에만 안 나오면 전혀 상관이 없었기 때문에 시황은 은지와 지숙을 들어오게 했다.

“앗! 은지 언니, 지숙 언니 안녕하세요.”

“안녕. 아루야.”

“반가워.”

아루가 소파에 앉아 있다가 은지와 지숙을 보고 인사했다. 몇 번 만나 놀았기 때문에 별다르게 어색한 사이는 아니었다.

“혹시 모르니까 캠에 안 나오게 살짝 옆에 있어. 알겠지?”

“네. 오빠. 옆에 앉아있을게요.”

은지와 지숙이 의자를 가지고 와서 캠이 비추지 않는 곳에 앉았다.

“오빠 긴장 되죠?”

시황이 진지한 표정으로 컴퓨터를 만지고 있자 은지가 물었다.

“조금 긴장되네.”

“걱정 마세요. 오빠. 오빠 실력이면 가수로 데뷔해도 충분하니까요!”

지숙이 응원을 해줬다.

“오빠 파이팅!”

“오빠 파이팅!”

은지가 파이팅이라고 힘차게 말하자 아루도 따라서 응원을 해줬다.

“고마워.”

남자들이 응원을 해줬다면 별다른 힘이 안 났겠지만 귀엽고 예쁜 여자애들이 응원해주니 힘이 많이 되었다.

오후 6시 55분.

어느덧 방송할 시간이 5분밖에 남지 않았다.

슬슬 시간이 되자 선글라스를 낀 시황은 잠깐 기다리다 2분쯤 남았을 때 방송을 틀었다. 미리 완벽하게 준비를 해놨기 때문에 별다른 문제없이 깔끔하게 방송이 시작되었다.

세렝게티의 화면으로 선글라스 낀 자신의 모습이 보였고 뒤로는 고풍스럽고 비싸 보이는 소파와 탁자가 배경으로 장식하고 있었다.

다양한 곰과 인형, 예쁜 침대, 화려한 색감이 가득한 여자들의 캠 방송 보다는 보는 맛이 떨어졌지만 벽에 걸린 멋진 풍경화와 비싸 보이는 소파, 탁자 덕분에 은근히 고급스러운 품격이 느껴졌다.

방송을 틀자말자 시청자 수가 폭발적으로 올라갔다. 1000명 제한의 본방이 이미 가득 차서 중계방이 순식간에 생성됐고 그 중계방도 차례대로 사람들이 가득 차 순식간에 5000명이 넘는 시청자가 들어왔다.

옆에서 은지와 지숙이 손을 불끈 쥐어서 힘내라고 응원을 해주었다.

[오빠, 멋있어요.]

[동영상 보다 더 간지 쩌시는 듯!]

[오, 본방 들어옴.]

[노래 진짜 잘하셈?]

[잘 부르면 달풍선 100개 쏨.]

이미 채팅창은 글을 보기 힘들 정도로 순식간에 올라가고 있었다. 방송을 튼지 5분도 채 되지 않았는데 정말 폭발적인 반응이었다.

“안녕하세요. 노래 본좌라는 과분한 말을 듣고 있는 강시황이라고 합니다.”

[와! 오빠 목소리 완전 멋있어요!]

[오, 꿀성대.]

[빨리노래불러님께서 달풍선 1개를 선물하셨습니다.]

채팅창이 너무 복잡해 정신이 없을 정도였다.

“여러분들께서도 아시겠지만 이 방송은 제가 부른 영상이 갑자기 조작 논란이 생겨 해명하고자 하는 의도였습니다. 그런데 꼭 그런 의도로 부르기 보다는 여러분과 함께 즐겁게 즐겼으면 좋겠습니다.”

시황이 말을 하는 사이에 시청자 수가 이미 만 오천 명을 돌파했다.

[오빠긔요미님께서 달풍선 100개를 선물하셨습니다.]

“아, 달풍선 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이 돈은 제가 사적으로 쓰기보다는 유니세프에 기부를 하도록 하겠습니다.”

이왕 이미지를 만들 거 확실히 이런 쪽의 이미지를 만들기로 했다. 안 그래도 적이 많았기 때문에 이런 식의 이미지를 만들어 최대한 빠들을 만들어야 했다. 1인자라고 불리는 유강석도 이런 이미지 덕분에 까는 사람이 오히려 욕을 먹었다.

[개구라까네.]

[병신. 거짓말.]

채팅창 사이사이에 악플도 많이 올라왔지만 시황은 별 신경을 쓰지 않았다.

“그러면 노래 시작하겠습니다. 첫곡은 조작 논란에 휩싸였던 박찬규의 외로운 밤입니다.”

시황은 MR을 재생시켰다.

============================ 작품 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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