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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곤의 유산-134화 (134/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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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레벨 정복!

케즈론의 자전거를 아공간에 집어넣은 시황은 다시 리스트를 훑어보았다.

4레벨이 되면서 도서관이 개방되었는데 지금 당장 할 게 많으니 이건 나중에 가보기로 했다.

“콘즈야, 여기 적힌 대전 격투 게임은 뭐야?”

리스트를 읽다가 4레벨 보상 치고는 너무 평범한 게 보여서 콘즈에게 물었다.

“아, 그건 말 그대로 격투 게임을 하실 수 있어요. 그런데 일반적인 지구의 조잡한 격투 게임과 다르게 특수한 접속기를 이용해서 게임에 접속하시면 시황님의 능력이 완전하게 동기화가 이루어져요.”

“그거 해서 뭘 하는데? 그냥 재미로 하는 거야?”

시황이 제일 궁금한 게 이거였다. 안 그래도 바빠 죽겠는데 이런 게임 같은 거 할 시간은 전혀 없었다. 도대체 존재의 의미를 알 수 없는 보상에 의문만 가득했다.

“재미도 재미인데 수련의 의미가 커요. 3레벨 보상으로 열린 수련실의 목각인형은 정교하게 움직이는 것처럼 보여도 결국 마법적으로 프로그래밍된 인형일 뿐이에요. 하지만 격투 게임은 자신과 비슷하거나 더 높은 경지의 사람과 싸워봄으로써 무공이나 마법의 경지를 올릴 수가 있어요. 그래서 지구에서는 하기가 불가능한 다양한 퀘스트를 완료하기가 쉬워요.”

“그래?”

시황은 타블렛을 꺼내 어떤 퀘스트 들이 있는지 살펴보았다.

[1서클 마법사를 상대로 승리를 거두세요. 경험치 300]

[1레벨 무사(武士)를 상대로 승리를 거두세요. 경험치 300]

[5서클 마법사를 상대로 승리를 거두세요. 경험치 12000]

[5레벨 무사(武士)를 상대로 승리를 거두세요. 경험치 12000]

[9서클 마법사를 상대로 승리를 거두세요. 경험치 300000]

[드래곤을 상대로 승리를 거두세요. 경험치 1000000]

지구에서는 퀘스트를 하기가 불가능해 이런 대련 쪽은 전혀 살펴보지 않았는데 9레벨 무사나 마법사를 상대로 이길 경우에 경험치를 30만을 주었고 드래곤을 이길 경우에는 경험치 백만을 주었다. 정말 말도 안 되는 경험치의 양이다.

“9서클의 마법사나 무사를 이기면 시황님의 레벨이 단번에 6으로 오를 정도로 막대한 경험치를 줘요.”

“그렇단 말이지.”

“네. 그리고 그렇게 싸우다보면 무공이나 마법실력이 비약적으로 상승하게 되니 또 그쪽으로도 경험치를 얻을 수 있어요.”

왜 이런 보상을 줬는지 단번에 이해했다.

시황은 더 볼 것도 없이 격투 게임 접속기를 아공간에서 꺼내었다.

“작네.”

생각과 다르게 접속기는 매우 작았다. 마치 블루투스 이어폰같이 생긴 이 조그만 기계로 격투 게임이 가능하다는 게 쉽사리 믿기지 않았다.

“사람을 완벽하게 게임과 동기화를 시켜야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접속기의 물리적인 크기와 무게가 증가했어요. 그리고 이 접속기도 케즈론의 칩과 연동이 되기 때문에 간편하게 사용하실 수 있을 거에요.”

“지금 해볼 수 있지?”

“아, 하시려면 룬 행성의 언어를 익히셔야 돼요. 룬 행성은 행성 전체가 공용어를 쓰기 때문에 하나만 익혀두시면 돼요.”

콘즈의 말에 시황은 언어 습득용 알약을 꺼내 바로 먹었다. 두뇌에서 약간 짜릿한 고통이 느껴지며 룬 행성의 언어를 단번에 익혔다.

“이제 귀에 꽂으면 돼?”

“네. 그러면 접속이 돼요.”

시황은 블루투스 이어폰같은 접속기를 귀에 꽂았다. 콘즈는 크다고 설명했지만 시황이 느끼기에는 너무나 작고 가벼운 무게인지라 불편함은 전혀 없었다.

접속기를 꽂자 시야의 중간에 게임에 접속할 거냐는 글이 떠올랐고 당연히 예를 클릭했다. 그러자 순간적으로 정신이 아득해짐과 동시에 시야가 검게 어두워졌다.

“엇!”

불과 1초정도 어둡던 시야가 밝아지더니 어느새 거대한 건물의 로비에 들어와 있었다. 그런데 평범한 건물의 로비와 다르게 마치 미래에 관련된 영화에 나오는 한 장면처럼 너무나 선명하면서 생생한 홀로그램이 TV처럼 허공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그 홀로그램 TV는 보통 100인치 이상의 크기였는데 그 중에서 한 가운데 있는 홀로그램 TV는 다른 것들과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커다랬다.

다른 홀로그램 TV에서는 사람들이 엄청난 기세로 치고 박으며 싸우고 있는데 신기하게도 가운데 있는 거대한 홀로그램 TV에서는 황량한 사막에서 차가운 눈을 한 은발의 여자가 흰 수염을 기다랗게 기른 인자한 노인을 차갑게 쳐다보고만 있었다.

한참을 봐도 그냥 대치만 하고 있자 흥미가 떨어진 시황이 다른 걸 보려고 한 순간 갑자기 흰 수염을 기른 노인의 목에서 금색의 빛이 뿜어져 나왔다.

“컥……. 어, 어떻게.”

노인은 그 말을 남기로 그대로 은빛의 알갱이가 되어 사라졌다. 노인이 은발의 여자에게 진 것이다.

“뭐지?”

분명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았는데 갑자기 노인이 죽자 시황은 이해를 할 수가 없었다. 여자가 손에 쥐고 있는 칼을 휘두르는 걸 보기라도 했다면 이해가 갈 텐데 어떻게 움직이지도 않고 이겼는지 정말 의문이었다.

“역시 랭킹 1위답네. 천빙설이 칼을 어떻게 휘둘렀는지 제대로 보지도 못했어.”

“그러니까. 그냥 희끄무레한 게 보였다 싶으면 저렇게 다 나가떨어진다니까. 시시하다.”

옆에서 얘기하는 사람의 말로 판단하건데 분명 칼을 휘두르긴 했는데 자신이 전혀 알아보지 못한 듯 싶었다. 어떻게 저렇게 빠르게 움직일 수 있는지 정말 의문이었다.

[대전 신청이 들어왔습니다. 수락하시겠습니까?]

여기저기를 살펴보면서 이 게임에 대한 정보를 얻고 있는 와중에 갑자기 시야 가운데 대전 신청이 들어왔다. 아직 수락을 눌린 것도 아닌데 대전신청을 본 것만으로도 심장이 터질듯이 두근두근거렸다.

잠깐 고민하던 시황은 수락 버튼을 눌렀다. 그러자 시야가 다시 어두워진다.

1초나 지났을까? 눈이 번쩍 뜨이 듯 시야가 밝아지자 아까 홀로그램 TV에서 봤던 공간에 자신이 들어와 있었다. 그런데 아까 여자가 싸웠던 황량한 사막 같은 곳은 아니었고 평범한 체육관이었다.

자신의 앞에는 이제 중학생으로 보이는 소녀가 잔뜩 긴장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아, 안녕하세요. 자, 잘 부탁드립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소녀가 떨리는 목소리로 인사를 하자 시황도 어색하게 인사를 했다. 그러자 시야 가운에 큼지막하게 숫자 10이 생겨나더니 1초마다 하나씩 내려간다.

그런데 아무리 자신이 이 게임을 처음 한다지만 저런 중학생 같은 여자애랑 싸운다는 게 내키지 않았다. 저런 여자애를 때릴 수는 없으니 가볍게 제압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어느새 시간은 0을 가리켰고 동시에 시작이라는 글자가 떴다가 사라졌다.

“가, 가겠습니다.”

소녀가 귀여운 목소리로 말하더니 땅을 박차고 달려들었다.

“헛!”

시황은 그 소녀를 가볍게 잡아 바닥에 부드럽게 눕혀 제압할 생각이었는데 생각 외로 소녀의 속도가 너무 빨라 제대로 수비도 못하고 그대로 복부에 주먹을 얻어맞고 말았다.

“컥!”

커다란 고통은 아니었지만 배에서 제법 욱신거리는 아픔이 느껴졌다. 게임이라 고통은 없겠지라고 막연하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게임임에도 고통이 느껴진 것이다.

복부를 얻어맞아서인지 시황의 움직임은 단번에 둔화가 되었고 거기다 선수를 빼앗겼기 때문에 계속 방어적인 자세를 취할 수밖에 없었다.

생각보다 너무 강력하고 빠른 소녀의 공격에 시황 마기를 끌어올려 제대로 된 공격한 번 해보지 못했고, 결국 턱을 강하게 타격하는 작고 고운 소녀의 주먹을 막지 못해 차가운 바닥에 쓰러지고 말았다.

바닥에 쓰러짐과 동시에 패배라는 글자가 시야를 가득 채웠다. 중학생으로 보이는 여자애에게 진 것이다.

“죄, 죄송합니다. 괜찮으세요?”

허탈한 마음에 시황이 바닥에 쓰러져있자 소녀가 다가왔다. 그러자 소녀의 옆으로 프로필이 나타난다.

[루]

[나이 : 16세]

[키 : 150.4cm]

[몸무게 : 37kg]

[가슴 사이즈 : 60A]

[섹스 횟수 : 없음]

[임신 여부 : 안함]

[Lv : 1]

[격투술]

[2승 43패]

[랭킹 : 53,454,086위]

“네. 괜찮습니다.”

16살. 생각보다 너무 강해서 혹시 엄청난 동안인가 생각했는데 정말 중학생이었다. 마기를 사용했다면 이렇게 허무하게 지지는 않았을 텐데 지나치게 방심을 하고 있다가 당해버렸다. 이 게임에 대한 정보 부족과 방심이 가져온 최악의 결과였다.

루는 이겨놓고도 얼굴 가득 미안한 표정을 지으며 시황을 일으켜주었다.

시황이 자리에서 일어나자 시야가 점멸되더니 아까 전의 그 로비로 되돌아와 있었다. 단 한 번의 게임이었지만 수많은 게임들을 섭렵했던 시황은 대충 어떤 식으로 이 게임이 돌아가는지 단번에 파악했다.

“죄, 죄송해요.”

“아닙니다.”

시황은 미소를 지으며 루에게 말했다. 진 게 약간 충격이기는 했지만 이 게임에 대해 파악했다는 것에 만족하기로 했다.

“그럼 저는 이만 가보겠습니다.”

게임에 대해 파악했으니 로그아웃을 할 생각이었다.

“저, 저기 죄, 죄송한데 친구 등록해도 괜찮을까요?”

“아, 네.”

시황의 말에 루가 기쁜 표정을 지으며 시황을 친구 신청을 했고 시황은 예를 눌러 수락했다. 시야의 왼쪽 아래에 있는 여러 메뉴 중에 사람 모양 아이콘에 +1이라는 숫자가 생겨났다. 친구 추가가 됐다는 말인 듯 했다.

“그럼 전 가보겠습니다.”

“네! 즐거운 하루 되세요!”

루가 꾸벅 인사를 했고 시황은 그대로 로그아웃을 했다. 눈을 깜빡이듯 시야가 잠깐 어두워지더니 익숙한 케즈론의 서재가 눈에 눈에 들어온다.

“어떠셨어요?”

“신기하네.”

콘즈의 물음에 시황은 귀에 달린 블루투스 모양의 접속기를 떼면서 말했다.

“이 게임은 룬 행성 사람들이 아주 즐겨하는 격투 게임이에요. 사용자와 완벽하게 동기화가 되기 때문에 게임에서 배운 기술이나 능력들이 현실에서 똑같이 발현돼요. 거기다 고통은 30%로 줄여주기 때문에 퀘스트를 위한 시황님에게 딱 알맞은 도구에요.”

“그렇구나.”

현실에서는 나름 세다고 자부하고 있었는데 격투 게임에서 중학생 하나 이기지 못하고 져버렸다. 그것도 레벨이 1인 여자애를 말이다. 퀘스트를 깨기 위해서는 더욱 더 강력한 수련이 필요할 듯 싶었다.

시황은 다음 아이템 선택을 위해서 보상 리스트를 다시 훑었다. 확인할 건 대충 다 했고 심법서와 마력 회로, 장신구, 마법 물품 등만 선택하면 대충 끝이었다.

“심법서 보여줄래?”

“넵!”

시황의 말에 콘즈가 손뼉을 쳤고 서재가 변하며 수많은 책꽂이가 들어선 공간이 되었다. 고서적들이 많아서인지 오래된 책에서 나는 특유의 냄새가 방 안을 가득 채웠다.

서재가 변하자 시야의 왼쪽 아래에 돋보기 모양의 탐색 버튼이 생겨났고 시황은 그 버튼을 눌러 활성화를 시킨 다음에 음양공생공을 검색했다. 그러자 단번에 검색이 완료됐고 책이 있는 위치까지 화살표가 생겨났다. 시황은 그 화살표를 따라 조금 걷자 책장 맨 구석에 음양공생공이라 적힌 심법서가 보였다.

시황은 음양공생공을 책장에서 꺼내어 훑어보았다. 원래라면 당연히 음양공생공을 선택할 생각이었는데 방금 여자애에게 진 충격 때문에 내공을 빨리 쌓는, 그러니까 무와 관련된 심법서를 선택할까 고민이 되었던 것이다.

[내가 말년에 창안한 음양공생공은 여자와의 합일을 통해 내공을 얻기만 하는 음양합일공과 본질적으로 다른 심법서이다. 이 글을 읽는 인연자가 만약 나의 음양합일공으로 10년 이상의 내공을 쌓아올렸다면 음양공생공이 무엇인지 그 이치를 조금이나마 맛봤을 것이다.

음양공생공은 여자와의 합일을 통해 자신의 내공을 쌓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음과 양이 합일하면서 생기는 거대한 기를 여러 방면으로 활용하는 심법서이다. 음양공생공을 통해 내공을 쌓으면 쌓을수록 음액(陰液)이 꿀물처럼 달콤해지게 되며, 이 달콤해진 음액을 여자의 자궁에 쏘아내면 여자의 몸에 활력이 가득 생김과 동시에 극한의 쾌감을 느끼게 해준다.]

뒤를 쭉 보자 이거 말고도 정액을 피부에 바르면 백옥처럼 하얘짐과 동시에 비단결처럼 부드러워지고 정액을 마시면 몸 안에 있는 독소들이 빠져나가 무공을 익히기 좋은 신체가 된다고 하는데 너무 보조적인 성격이 강한 기능들뿐이라 고를지 말지 고민이 많이 되었다.

시황은 더 대단한 뭔가가 없는지 음양공생공을 뒤적뒤적거렸다.

============================ 작품 후기 ============================

추천, 선작, 코멘트 그리고 쿠폰 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제 소설이 게임 판타지는 아닌 관계로 저 격투 게임이 주가 되지는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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