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44 ------------------------------------------------------
서울로
“아휴…….”
가볍게 한숨을 내쉰 유진아는 시황을 조심스레 쳐다봤다. 가슴이 미친 듯이 두근두근거려서 손발이 벌벌 떨리고 있었다.
아무것도 없는 무인도에서 생활하다 보니 즐길 게 아무것도 없었다. 처음에는 언제 돌아갈 수 있을까 걱정도 되고 두렵기도 해서 다른 생각을 할 겨를이 없었지만 며칠이 지나니 슬슬 다른 생각들이 나기 시작했다.
만약 못 돌아간다면 여기서 시황이랑 애를 낳고 살아야 하는 건가 부터해서 온갖 생각이 머리를 어지럽혔지만 그 중에서 가장 강렬하게 떠오르는 건 엄청난 쾌감을 느꼈던 자위였다.
그때 느꼈던 몸이 녹아내리는 쾌감을 잊으려고 해도 문득 문득 떠올라서 강렬한 성욕을 일으켰다. 평소라면 절대 그럴 일이 없었겠지만 무인도라는 열악한 상황에 믿을 건 시황뿐이기도 하고 이렇게 된 거 어쩌면 시황이랑 평생 살아야 할지도 모른다는 마음 때문에 그 높던 자부심과 자존심이 점점 허물어지고 있었다.
덕분에 낮에 시황이 뭔가를 시켜도 울컥하는 게 아니라 그런 식으로 도움이라도 된다는 사실에 오히려 기쁘기까지 했다.
“하아…….”
겨우 시황과 끌어안고만 있을 뿐인데 질벽에서 벌써 애액이 분비되어 질구에서 슬그머니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자위행위를 할 걸 생각하니 벌써부터 몸이 달아오른 것이다.
유진아는 시황의 등을 쓰다듬으며 허리를 살짝 위로 들어 시황의 성기와 자신의 성기를 맞추었다. 팬티 한 장만을 둔 채로 대음순의 갈라진 틈에 시황의 성기가 닿은 것만으로도 쾌감이 은근하게 느껴졌다.
허리를 살짝 움직이자 음부에서 느껴지는 쾌감이 너무 좋아 시황을 조금 더 강하게 끌어안아 등을 매만졌다. 단순히 성기끼리 비비는 것보다 이렇게 시황의 미끈한 몸을 만지면 더 흥분이 됐기 때문이다.
그런데 아무래도 팬티 위에서 비비적거려서 그런지 느낌도 별로고 쾌감도 전보다 덜했다. 유진아는 슬쩍 시황을 쳐다봤다. 일주일동안 같이 자면서 느꼈는데 시황은 잘 때 누가 업어 가도 모를 정도라서 이정도가지고는 깰 염려가 전혀 없었다.
그래서 약간은 마음 편하게 시황의 팬티를 조심스레 벗겨내었다. 빛이라고는 통나무집에 나있는 조그만 창문뿐이라 앞이 거의 보이지 않아 그저 손의 감각만으로 모든 일을 해내야 했다.
팬티를 내리자 시황의 커다란 성기가 손에 만져졌다. 며칠 동안 시황과 자면서 팬티를 입은 채로 은근히 비빈적은 몇 번 있었지만 이렇게 본격적으로 자위를 하는 건 그때 이후로는 처음이라 아직까지 크게 익숙지가 않았다.
단단한 몽둥이 같은 성기가 손에 들어오자 가슴이 터질 듯이 두근거린다. 바로 여기에 음핵을 비빌까 하다가 왠지 이 은밀한 부위를 좀 더 만져보고 싶어서 손가락으로 더듬더듬거렸다.
아무도 없는 무인도이기도 하고 옷차림이 매우 간소하기도 해서 한 번씩 시황의 성기를 봤을 때도 있었지만 지금처럼 제대로 만져본 적은 처음이었다.
어떻게 생각하면 그저 단단한 몽둥이 같기도 한데 성기라는 걸 인식해서 그런지 만지기만 하는데도 엄청 흥분해서 애액이 주룩 흘러 허벅지로 타고내릴 정도였다.
한동안 고환을 포함해서 성기의 모든 곳을 만져본 유진아는 본격적으로 자위를 하기 시작했다. 직접 손으로 벌린 대음순 사이의 소음순에 시황의 귀두를 가져다 대었다. 음경은 딱딱해도 귀두는 부드럽고 말랑해서 여기에 비비면 기분이 정말 좋았다.
시황의 성기가 안 움직이게 손으로 살며시 고정을 한 뒤에 허리를 움직여 소음순과 음핵을 귀두에 마찰시켰다.
질구에서 가득 흐르는 애액과 시황의 귀두에서 나오는 쿠퍼액 덕분에 조금만 허리를 움직여도 미끌미끌한 귀두가 음핵을 강렬하게 자극해 찌릿한 쾌감이 몸 전신으로 퍼져나가 손과 다리에 힘이 가득 들어갈 정도였다.
“하응…….”
혼자 만져봤을 때와 전혀 다른 이 쾌감에 유진아는 정신없이 허리를 움직였다. 저번에 한 번 해봤기 때문에 이제는 어떻게 해야 더 기분이 좋고 짜릿한지 잘 알고 있었다.
음핵을 집중적으로 성기에 문질렀다. 원래 그런 건지는 모르겠지만 불쾌감이나 아픔은 전혀 없고 그저 쾌감만 가득하게 느껴졌다. 얼마나 쾌감이 느껴지는지 음핵이 부풀어 오르는 것만 같았다.
“아으…….”
흥분이 가득한 숨결을 토해내던 유진아는 이젠 약간 앓는 듯한 소리를 내었다. 저절로 허리가 구부러지고 발가락이 오그라들 정도의 강렬한 쾌감에 의도치 않았음에도 신음소리가 흘러나온 것이다.
소용돌이처럼 점점 가슴을 휘몰아치는 쾌감에 유진아는 허리를 더욱 더 빠르게 움직였다.
“악!”
어느 순간 머리가 하얗게 될 만큼 강렬한 쾌감이 느껴졌다. 남자라면 사정을 하는 순간 거의 모든 쾌감이 사라졌겠지만 여자인 유진아는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주전자처럼 강렬한 쾌감에 그저 몸만 바들바들 떨뿐이었다.
“하윽…….”
깊은 쾌감이 담긴 숨결을 토해냈다. 엄청난 쾌감이 이젠 좀 진정이 된 탓이다. 너무 정신없이 즐겨서 시황의 가슴과 다리를 으스러져라 묶고 있다는 사실 자체를 모르고 있었는데 이성이 돌아오자 모든 주변 상황이 인지되기 시작한다.
약간 마음 놓고 자위를 해서인지 엄청 소리를 지르고 껴안고 한 거 같아 혹시 시황이 일어났을까 싶어 긴장한 채로 시황을 쳐다봤지만 다행스럽게 규칙적인 숨소리를 내며 잠을 자고 있었다. 정말 바보 같을 정도로 둔감하다.
“휴…….”
안도와 쾌감이 뒤섞인 숨을 내쉬며 유진아는 여운을 즐기기 시작했다. 시황의 성기로 부드럽게 소음순과 음핵주변을 문질렀다. 방금 전의 강렬한 쾌감보단 약하긴 했지만 여전히 기분 좋은 쾌감에 깊은 숨만 자꾸 흘러나온다.
한참동안 시황의 성기로 자신의 음부를 문지르고 있는데 갑자기 가슴이 이상할 정도로 울렁울렁 거렸다. 그리고 마치 본능처럼 시황의 입술에 입을 살짝 맞추었다.
“뭐, 뭐한 거지? 내가 미쳤나봐.”
자기가 해놓고도 화들짝 놀란 유진아는 너무 부끄럽고 민망한데다 기가 차서 뭐라 말조차 나오지 않았다. 도대체 거기서 왜 시황에게 입술을 맞춘 건지 아무리 이성적으로 논리적으로 생각해봐도 답이 나오지 않았다.
그러고 보니 다시는 안 한다고 해놓고 또 욕정을 이기지 못하고 시황이 잘 때 자위를 해버렸다. 처음 자위를 했을 때처럼 엄청난 자괴감과 후회가 드는 건 아니었지만 왠지 스스로가 좀 천박하고 바보 같다는 생각이 들기는 했다.
욕정이 가라앉자 유진아는 조심스레 자리에서 일어나 미리 준비해놓은 천 조각으로 시황의 성기를 닦은 뒤에 팬티를 올렸다.
“하아…….”
쾌락에 빠져있을 때는 몰랐는데 자위가 끝나고 나니 자신이 너무 한심하다는 생각만 들었다.
유진아는 조심스럽게 통나무집을 나와 바로 옆에 있는 호수로 갔다. 천도 씻고 자신의 몸도 씻어야했다.
호수물이 엄청 차가웠기 때문에 유진아는 손에 물만 묻혀 자신의 음부에 가득한 애액을 닦아내었다.
적당히 깨끗해진 거 같자 이번엔 시황의 애액이 묻은 천을 빨려고 했다. 그런데 축축하게 젖은 천의 냄새가 궁금해서 코에 갖다 대고 살짝 맡아봤다. 생각과는 다르게 별다른 냄새는 나지 않았지만 왠지 시황의 체취가 가득한 거 같다는 생각이 들자 다시금 가슴이 울렁울렁한다.
“요즘 왜 이러지……. 혹시 병이 생긴 건 아니겠지?”
아까도 그랬지만 지금처럼 수시로 가슴이 울렁울렁 거렸다. 이유는 모르겠고 한 번씩 가슴이 너무 답답해서 죽을 것만 같았다.
“언제 돌아갈 수 있을까…….”
한숨을 내쉬며 유진아는 천을 빨았다. 자신의 잠옷을 뜯어내어 만든 유일한 손수건인데 깨끗하게 써야했다.
“진아야.”
멍하니 생각에 잠겨서 천을 씻고 있는데 갑작스럽게 시황의 목소리가 들렸다.
“어? 어? 왜, 왜?”
소스라치게 놀란 유진아가 목소리를 떨며 대답했다. 방금 전에 한 짓이 있었기 때문에 혹시 시황이 눈치를 챈 건가 싶어 가슴이 터져나갈 정도로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왜 그런 짓을 그랬을까 하는 후회만 계속해서 생겨난다.
“뭐해?”
나무 사이로 팬티만 입은 시황이 달빛 아래 모습을 드러냈다. 어렴풋하게 비치는 완벽한 몸매는 마치 예술 작품과도 같았다.
유진아는 재빠르게 시황의 얼굴을 살폈다. 그런데 예상과 다르게 화가 난 표정이 아니라 잠이 오는지 눈을 비비고 있었다. 방금 전에 자신이 뭘 했는지 전혀 모르는 것만 같았다.
“그, 그냥……. 가, 갑자기 왜?”
“자고 있는데 옆이 허전해서 나도 모르게 일어났어. 설마 여기서 울고 있었던 건 아니지?”
“아니, 안 울었는데. 그냥 약간 울적해서 나온 거뿐이야.”
정말 다행스럽게도 시황이 아무것도 모르는 거 같자 유진아는 안도감이 어린 표정으로 빠르게 둘러댔다.
“그래? 그러면 다행이고.”
“으, 응.”
시황이 옆에 오자 유진아는 몸을 살짝 비틀었다. 아직까지는 대놓고 알몸을 보여줄 정도로 부끄러움이 사라진 건 아니었다.
“걱정하지 마. 돌아갈 수 있을 거니까. 내일부터는 좀 더 본격적으로 보석 같은 걸 찾아보자.”
“어? 그, 그러던가.”
갑자기 시황이 머리를 쓰다듬으며 부드럽게 말하자 유진아는 가슴도 울렁거리고 당황스러워 뭐라 대답해야 할지를 생각도 못할 정도로 정신이 혼미해지는 느낌이었다. 처음 보다야 많이 사이가 좋아지기는 했지만 그래도 이렇게 자신에게 친절하게 해주는 건 처음이다시피 했다.
“왜? 아직도 내가 싫어?”
“그런 건 아닌데…….”
“뭐, 나도 사실 처음에는 이기적이고 거만한 네가 엄청 싫었는데 지금은 그런 게 별로 없는 거 같아 많이 좋아졌거든.”
“그래? 다, 다행이네.”
많이 좋아졌다는 시황의 표현에 가슴이 부셔질 것처럼 옥죄어지는 느낌에 유진아는 쥐어짜내듯 겨우겨우 대답을 했다. 아까와 비교도 안 될 정도로 강렬한 울렁거림에 견디기가 힘들정도였다.
“그, 그럼 난 가서 잘게.”
유진아는 도저히 참지 못하고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고개를 살짝 숙인 채 통나무집으로 돌아가려고 했다.
“잠시만.”
그런데 시황이 자신의 옆으로 지나가는 유진아의 팔을 순간적으로 낚아채어 붇럽게 끌어안았다.
“뭐, 뭐, 뭐 하는 거, 거야.”
갑작스러운 스킨십에 유진아가 엄청나게 당황해서 말을 더듬었다.
“그냥 앞으로 좀 더 잘 지내보자고.”
시황은 유진아를 끌어안은 채로 웃으며 말했다.
오랜 기다림 끝에 겨우겨우 원하는 타이밍이 왔다. 처음 유진아와 만났을 때 욱하는 마음에 여기에 혼자 내버려두고 가버릴까 하는 생각까지 들었지만 목적을 이루기 위해 꾹 참고 견뎌냈다.
그런데 생각과는 다르게 시간이 지날수록 자신을 더욱 화나게 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점점 순정적인 모습이 되어갔다. 시키는 일도 잘하고 처음처럼 거만하면서 이기적인 행동도 거의 하지 않았다. 그런 짓을 해서는 버려진다는 걸 본능적으로 깨달아서인지는 모르겠지만 말을 잘 들으니 예전과 좀 다르게 보이긴 했다.
하지만 이건 무인도와 의지할 곳이 자신뿐이라는 특수성이 결합된 결과라는 건 시황도 어렴풋이 추측이 가능했다. 그래서 평소에도 경계를 하듯 약간 까칠하게 대하다가 약점을 가진 순간을 노려 파고든 것이다. 그래야 더욱 더 마음에 와 닿을 테니까.
유진아는 처음부터 데리고 가야할 존재였다. 겁을 주고 윽박 질러봐야 그때 잠시 두려워할 뿐 현실로 돌아가면 그게 날카로운 창이 되어 되돌아올 게 분명했다. 그렇기 때문에 아예 이런 식으로 점점 자신에게 빠지고 의지를 하게 만들어야 현실로 돌아가서도 계속해서 그 마음을 유지할 가능성이 생기는 것이다.
하지만 성격을 완전히 뜯어고치고 더욱 더 의지를 하기 만들기 위해서는 아직 이정도로는 부족했다. 스스로에 대한 자부심과 오만, 거만, 이기적 생각, 자존심이 완전히 허물어트릴 정도로 더 힘들게 한 뒤에 자신에게 의지하도록 만들어야했다.
이건 그걸 위한 시작에 지나지 않았다.
============================ 작품 후기 ============================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