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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곤의 유산-330화 (33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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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곤 루나모스

뜬금없는 말에 시황은 아이린을, 아니 율나르를 쳐다봤다. 만화나 애니메이션에 깊게 심취하면 간혹 이런 말을 하기도 하는데 율나르가 그런 생각으로 한 말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그걸 알지만 상식을 지나치게 벗어나있어 생각을 정리하는데 잠깐 시간이 필요했다.

그 사이에도 율나르는 시황이 무슨 생각을 하든 허리를 움직여 시황의 성기를 더욱더 깊게 삽입시켰다. 그리고는 풍만한 가슴을 시황의 가슴에 밀착시키며 목덜미와 귓불을 핥아주었다.

“타락한 엘프? 그게 무슨…….”

그냥 엘프도 아니고 타락한 엘프라는 건 시황에게 상당히 부정적인 인상을 주었다. 괜히 이렇게 섹스를 하고 있다가 갑자기 정기가 다 빨려서 죽는다든지 칼로 심장을 찌르면 어쩌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이라도 섹스를 못하게 밀쳐내고 무슨 목적으로 이러는지 대비를 해야 하는 걸까?

“사람들이 언젠가부터 나를 그렇게 불렀지. 겨우 남자들의 정기를 흡수해 마을 하나를 초토화 시켰을 뿐인데 말이야.”

“뭐라고?”

정기를 흡수했다는 말에 시황은 율나르를 밀치고 성기를 빼내려고 했다. 하지만 시황의 손길 따위는 가볍게 무시한 율나르가 더욱더 밀착해 허리를 유연하게 움직이며 계속해서 섹스를 했다.

예전에도 이렇게 유나르가 시황의 힘을 가볍게 무시한 적이 있었는데 그게 단순한 우연같은 일이 아니었다. 율나르에게는 시황을 움직이지도 못하게 만들 거대한 힘이 있었던 것이다.

“후훗. 농담이야. 난 그런 짓은 안 해. 그저 보통의 엘프보다 야한 걸 조금 더 좋아할 뿐이니까.”

기분이 좋아지면 좋아질수록 왠지 힘이 빠지는 기분에 시황이 조금 더 확실히 율나르에서 벗어나려고 하자 낌새를 눈치 챘는지 율나르가 가볍게 웃으며 시황을 진정시켰다.

“나한테 접근한 이유가 뭐지?”

“흐응, 뭘까?”

율나르가 시황의 가슴을 손으로 쓸면서 묘한 웃음을 지었다.

시황의 얼굴이 조금 찡그려졌다. 평범했던 생활이 헝클어지는 건 물론이고 이런 정체모를 이상한 존재가 접근한다는 사실자체가 정말 마음에 들지 않았다.

“너무 화난 표정 짓지 마. 난 그저 호기심에 만나보고 싶었을 뿐이니까. 케즈론의 유산을 받은 존재를 말이야.”

“네가 그걸 어떻게…….”

“나 말고도 아는 존재들이 몇몇 있는 걸. 케즈론의 행성은 그 어떤 권능을 가진 존재조차도 엿볼 수 없을 정도의 마법으로 보호되고 있기는 하지만……. 정보라는 게 의외의 곳에서 허점이 드러나 퍼지기 마련이니까.”

섹스를 그렇게 열정적으로 하면서도 율나르는 자연스럽게 말을 이어나갔다.

어느덧 지속된 섹스에 시황은 서서히 사정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편하게 섹스를 하고 사정을 할 만한 상황이 전혀 아니긴 했지만 번식을 위한 인간의 본능이라는 건 어쩔 수 없는 듯 했다.

시황은 다시 마기를 사용해 사정을 지연시키기 위해 성기의 감각을 둔화시켰다. 사정감이 완전히 사라진 건 아니었지만 대화 도중에 억! 하고 정액을 분출하지 않을 정도는 되었다.

“의외의 허점?”

“그건 다음에 가르쳐 줄게. 그 부분까지 말하기에는 내가 조금 곤란하니까.”

뭐가 허점인지는 가르쳐 주지는 않았지만 아예 정보를 얻지 못한 건 아니었다. 적어도 율나르가 단독으로 행동하고 나설만한 존재까지는 아니라는 사실은 알아냈으니까. 누군가 얽혀있는 존재가 또 있었다.

그게 누굴까? 시황은 근본적인 물음으로 돌아갔다. 자신이 케즈론의 유산을 얻었다는 것을 아는 존재가 많지 않았다. 아루는 아무것도 모르고 기껏해야 수란정도만이 알고 있었다.

설마 수란이? 생각해보면 율나르의 정체를 알았던 것도 수란이었다. 의심하고 싶지는 않았지만 수란 말고는 정보가 유출될 경로가 전무했다. 어떻게라는 방법을 넘어서 애초에 아는 존재가 수란뿐이니 의심이 생기는 건 어쩔 수가 없었다.

“설마 호기심 때문에 아이린으로 변장해서 날 만났다는 말을 믿을 거라 생각한 건 아니겠지? 분명 목적이 있을 텐데?”

“정말 그거뿐인걸. 난 궁금하면 못 참는 성격이라. 그리고 네가 마음에 들기도 했고.”

“못 믿겠는데?”

시황은 불신이 가득한 눈으로 율나르를 바라봤다. 옛날 같으면 마음에 들었다는 말을 듣자마자 자진해서 어장에 들어가 노예처럼 생활했겠지만 지금은 아무리 예쁜 여자라도 이런 식으로 접근하며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면 의심과 거부감이 생겨났다.

“이 여자 저 여자 안 가리고 마음에 든다 싶으면 되는대로 유혹하고 섹스 하는 네가 정말 마음에 들었어. 아무리 여자가 좋다고 해도 보통은 좀 생각을 하고 사귀기 마련이잖아. 네가 사는 곳은 일부일처제이기도 하고.”

“흐음…….”

시황은 뭐라 할 말이 없었다.

“온갖 수를 다 쓰면서까지 여자를 유혹하고 섹스로 헤어나지 못하게 하는 방식이 완전 내 타입이었다고 할까? 얼마나 섹스를 잘하면 여자들이 그렇게 녹아나나 정말 궁금했는데 직접 해보니까……. 하아……. 상상보다 더 좋은걸.”

“그건 됐고, 네가 아이린으로 변장했으면 진짜 아이린은 어디 있는 거지?”

이렇게 대놓고 얘기하니 왠지 부끄러움에 시황은 재빨리 얘기의 주제를 바꾸었다. 모든 걸 속속들이 아는 걸 보니 정말 수란에게서 정보라도 받았나 하는 의문이 조금 더 깊어졌다.

“아무런 문제없이 잠깐 자고 있으니까 걱정하지 마. 조만간 적당히 각색한 기억을 주입하고 돌려놓으면 되니까.”

“아이린의 몸에 조금의 문제라도 있으면 가만두지 않겠어.”

“걱정 말라니까. 정말 아무 문제없어. 혼란이 안 생기게 그저 조금 재워둔 거뿐이야.”

“일단은 믿어주지.”

“고마워. 아, 맞다. 남자는 오빠라고 부르는 거 좋아하지? 시황 오빠.”

율나르가 시황의 귓가에 끈적끈적하게 속삭였다. 확실히 오빠라 불러주니 썩 나쁜 기분은 아니었다.

“하아……. 정말 다르다니까. 이렇게 기분 좋은 섹스는 처음인 거 같아.”

“후우…….”

시황과 율나르 사이에 잠깐 말이 없어졌다. 성기의 감각을 둔화 시키면서까지 사정을 지연시켰는데 그것도 이제 한계에 임박했다. 건드리기만 해도 분수가 하늘을 향해 솟아오르듯 정액이 터져 나올 정도가 된 것이다.

이쯤 되니 시황도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다. 율나르의 엉덩이를 부여잡고 허리를 움직였다. 음악의 리듬을 타듯 쾌감의 리듬을 타고 허리가 절로 움직인 것이다.

“윽!”

도저히 견딜 수가 없자 시황은 둔감하게 만든 성기의 감각을 원래대로 돌려놓았다. 그러자 폭발적으로 밀려들어오는 쾌감에 석유가 시추되듯 어마어마한 정액이 뿜어져 나오며 아이린의 자궁과 질을 가득 채웠다.

“아아……. 배 안에 정액이 가득해.”

“후…….”

시황은 나지막하게 숨을 내쉬었다. 사정을 했음에도 느껴지는 쾌감에 성기가 움찔거렸다. 감각이 둔감해진 성기를 원래대로 돌리는 순간 쾌감이 밀려들어와 이제껏 느끼지 못한 강도 높은 쾌감에 머리가 하얗게 타들어가는 거 같았다.

“키스해도 돼?”

“네 본모습을 보여준다면.”

“알았어. 안 그래도 보여주려고 했거든.”

율나르가 혀로 입술을 축이고 요염한 미소를 짓더니 시황에게 입을 맞추었다. 성기를 빼지 않고 삽입한 채로 하는 키스였다.

섹스 스킬 말고도 일반적인 키스조차도 이때까지 해본 그 어떤 여자와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였다. 이제는 나름 키스라면 도가 튼 아루조차 율나르에 상대가 되지 않을 정도로 월등했다.

“하아……. 이러니까 여자들이 오빠한테 그토록 매달리는구나.”

“이제 내려와.”

“조금만 더 안고 키스하면 안 될까? 난 섹스도 좋아하지만 섹스하고 나서 이렇게 서로의 체온을 느끼는 것도 좋아하거든.”

율나르는 정말 체온을 느끼듯 시황을 안고 있었다. 풍만한 율나르의 가슴이 시황의 가슴에 닿아 일그러지며 기분 좋은 촉감을 전해주었다.

시황은 문득 이 가슴과 부들부들한 피부도 만들어진 건가 하는 의문이 생겼다. 이렇게 실감나고 기분 좋은 느낌의 가슴조차도 만들어진 거라면 아루에게 이런 가슴을 만드는 방법을 가르쳐 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슴 만지고 싶어?”

“아니. 전혀.”

“만지고 싶으면 언제든 만져도 돼. 진아 앞에서 만져도 괜찮고.”

“그럴 일은 없어.”

율나르가 시황의 손을 이끌어 자신의 가슴위에 올려놓았다. 그러자 시황이 손을 움직여 가슴을 조금 주물렀다. 성적인 욕망 보다는 진짜 가슴인가 궁금해 만져보고 싶었던 거였다.

“일단 정리 좀 할게.”

시황이 가슴을 만족할 만큼 만졌다 싶자 율나르는 허리를 움직여 시황의 성기를 빼어내고 휴지로 흘러나오는 정액을 닦아내었다. 그리고 당연하다는 듯 입으로 더러워진 시황의 성기를 깨끗하게 만들어 주었다.

“하아, 역시 달콤하다니까. 정액이 이렇게 맛있는 남자도 없을 거야.”

율나르가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이제 다 됐으면 원래 모습을 보여줘.”

“시황 오빠는 너무 급하다니까.”

율나르가 웃으며 말하는 순간 금빛의 가루가 흩어지며 본래의 모습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에, 엘프!”

시황은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 앉으며 외쳤다.

뾰족한 귀. 흔히 알려진 엘프의 상징과 다름없는 길고 뾰족한 귀가 율나르의 머리카락 사이로 삐죽 솟아나 있었다. 그리고 아이린이 아닌 율나르의 실제 얼굴은 시황조차 말이 나오지 않을 정도로 성스러웠다. 단순히 아름답다, 귀엽다 라는 개념을 떠나 고결하고 순결하며 천사가 환생한 듯 성스러움이 가득한 모습이었다. 도저히 저 얼굴에서 섹스의 섹 자도 연상되지 않을 정도였다.

“어때 상상했던 것처럼 예쁜 거 같아?”

“어? 어, 어.”

목소리도 전혀 달라져 있었다. 율나르가 내는 그 청아한 목소리는 이때까지 들은 온갖 더러운 말들을 정화시켜 줄 정도로 고결하고 우아하며 성스러웠다. 아이린도 예쁘고 매력적이었지만 감히 율나르와 비교하기조차 민망할 정도로 율나르는 초월적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었다.

“나 칭찬해준 거 처음인 거 같은데. 난 그래도 오빠의 까칠함이 더 좋은 걸? 나한테 그렇게 까칠하게 구는 사람이 잘 없어서 그런가 난 까칠한 사람한테 은근히 끌리더라고.”

소설에 나올법한 말을 하며 율나르가 시황에게 달라붙었다. 아까보다 더 풍만한 가슴은 만지면 손이 녹아내리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부드러웠다.

“별로. 네가 의심이 가서 경계했을 뿐이니까.”

시황은 최대한 아무렇지도 않은 척 대답했다. 하지만 율나르의 실제 모습을 본 순간부터 가슴이 터질듯 두근거리고 늘어졌던 성기가 순식간에 발기를 했다.

여자는 생김새에 따라 대우가 급격히 변화한다. 똑같은 능력을 가지고 똑같은 일을 해도 단순히 예쁘다는 사실 하나 만으로 남자들의 대우 자체가 달라진다.

지금 율나르를 본 시황의 심정이 이것과 비슷했다. 아루와 은비 등을 보여 아름다운 여자에 대한 내성이 생겼다고 생각했지만 초월적 아름다움을 지닌 율나르의 본래 모습은 시황조차 조심스러워지게 만들었다.

이때까지는 그렇게 생각하고 나오는 행동이었다면 지금은 아까처럼 까칠하고 경계심 섞인 말이 나오지 않아 연기를 하고 있는 중이었다. 여자의 아름다움이란 이토록 위험하고도 대단한 무기였다. 괜히 미인계라는 계략이 존재하는 게 아니었다.

“이제 본모습 보여줬으니까 의심 안 할거지? 난 정말 순수한 마음에 오빠를 찾은 거 뿐이야.”

“네 본모습을 봤다고 해서 모든 의심이 사라진 건 아니야. 아니, 오히려 더 늘었다고나 할까?”

“아……. 그 까칠한 모습 정말 견딜 수 없을 정도로 매력적이야.”

율나르가 정말 참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짓더니 다시 시황을 넘어트리고 혀를 내밀어 키스를 하며 성기를 손으로 만지기 시작했다.

그토록 고결하고 성스러운 율나르가 하기에는 너무나 음탕한 행동과 모습이었다. 생긴 것과 완벽하게 대비되는 이 행동은 시황을 견딜 수 없을 정도로 흥분을 해버렸다.

같은 존재든 뭐든 그게 중요한 게 아니었다. 단순히 얼굴과 외형이 더욱 아름다워지는 것만으로도 율나르에게 아무런 흥미조차 없던 시황을 잔뜩 흥분하고 가슴을 뛰게 만들어버린 것이다.

============================ 작품 후기 ============================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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