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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곤 루나모스
차를 타고 오면서 시황의 어머니가 찬미에 대해서 얘기를 꺼냈다.
“찬미라는 애 참 괜찮더라. 애가 어른을 공경할 줄 알아. 행동이 어쩜 그리 예쁜지 몰라.”
“험험, 그래. 찬미 참 괜찮긴 하더구만.”
찬미가 어떻게 했는지 몰라도 시황의 어머니가 칭찬을 했고 아버지도 동의했다. 평소 그런 얘기도 잘 안하는 아버지까지 마음에 들어 하는 걸 보면 시황은 새삼 찬미가 대단해보였다. 다만 유미는 나이가 어려서인지 부모님들은 결혼상대로 전혀 보지 않았다.
“아루보다도?”
시황은 노골적으로 비교를 했다. 부모님의 마음을 알고 싶었다.
“아루도 참 착하고 좋지. 엄마는 네가 누구랑 결혼해도 괜찮아. 아직 네가 결혼한 것도 아니고 여러 여자 만나보고 좋은 여자랑 평생을 함께 하면 되지 않겠니?”
아까까지만 해도 당연히 아루랑 결혼할 거라 생각했던 시황의 어머니가 이제는 찬미나 아루나 둘 다 괜찮다는 식으로 얘기를 했다. 막상 찬미를 만나고 보니 생긴 것도 예쁜데 어른을 공경하는 착한 마음씨와 참한 행동들이 참 마음에 들었던 것이다. 겨우 밥 한 번 같이 먹기는 했지만 바로 알 수 있었다.
“유미는? 유미도 예쁘고 괜찮잖아.”
“예쁘긴 한데 너랑 나이 차이가 많이 나잖니. 그리고 유미는 애가 아직 어려서 엄마는 찬미가 좋은 거 같네. 당신도 그렇지?”
“네 마음이 중요하지 우리 의견이 중요한 게 아니다. 네가 알아서 하거라. 험험.”
“어머, 그래도 우리도 봐야 알지.”
시황의 아버지는 시황에게 모든 걸 맡겼지만 시황의 어머니는 시황의 결혼 상대를 미리미리 알고 싶어 했다.
시황도 그저 부모님의 생각이 궁금해서 물어본 거였지 부모님 말대로 결혼을 하거나 사귈 생각은 없었다.
집에서 멀지 않은 식당이라 금방 도착했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집에 들어갔다. 이 아파트는 시황이 거의 오질 않아서 들어갈 때마다 어색한 느낌이 들었다.
옷을 갈아입고 시황의 가족은 거실에 앉아 TV를 봤다. 어머니가 과일을 갖고 왔는데 마침 TV에서는 은비 주연의 드라마가 하고 있었다.
“저 여자 주인공 예쁘지?”
시황이 평범하게 은비에 대해서 얘기를 꺼냈다.
“은비야 연예인이니까 예쁘겠지. 그래도 엄마는 찬미나 아루가 쟤보다 예뻐 보이네. 너도 이제 자리를 잡았으니까 빨리 결혼해서 애를 낳아야지. 벌써 서른 살이 다 돼 간다.”
전화로도 시황을 결혼 얘기로 지치게 만들더니 집에 와서도 시황의 어머니는 결혼 얘기밖에 하지 않았다. 아루랑 찬미를 소개시켜 줘도 이런데 만약 여자도 없이 아직까지 직업 없이 빈둥거렸으면 어떤 소리를 들었을지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끔찍했다.
“사실 나 은비 하고도 아는 사이거든. 이번 우리 화장품 CF에 쟤랑 유미 나왔잖아.”
“어머, 그러니? 많이 친하니? 그냥 알기만 해? 우리 아들 대단하네. 저런 유명한 연예인이랑도 알고.”
시황이 아는 사이라고만 했는데 시황의 어머니는 어떤 사이인지부터 캐물었다. 시황의 나이가 있다 보니 여자랑 안다고만 하면 전부 결혼 상대로 보이는 듯 했다.
“그냥 친한 동생이지.”
“잘 지내보렴. 너도 백화점에서 화장품 파는데 저런 연예인하고도 사귈 수 있지. 우리 시황이가 옛날에는 참 애 같았는데…….”
어머니의 얘기는 끝이 없었다.
드래곤의 유산을 받기 전에 한 번씩 집에만 오면 돈 때문에 근심 걱정인 어머니와 항상 짜증내고 아버지 때문에 가시 방석 같았다. 얼른 고시원으로 돌아가서 혼자서 마음 편히 있고 싶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었다. 하지만 지금은 경제적인 여유가 있다 보니 집안이 아주 화목했다. 인간은 어쩔 수 없이 돈에 끌려다닐 수밖에 없는 처지인 것 같았다.
밤늦은 시간이 되고 부모님은 자러 들어갔다. 시황도 정리를 하고 방으로 갔다. 시황이 이 방에서 살지 않기 때문에 침대도 없이 이불만 펴져 있었다. 이렇게 방바닥에서 자는 건 정말 오랜만이었다.
시황은 이불에 누워서 타블렛을 꺼내서 경험치를 확인했다. 5레벨까지 정말 조금 남았다. 빠르면 이번 달 안에 5레벨을 달성할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옛날에 비해 레벨을 올려야 한다는 욕구는 덜한 편이었다.
레벨 10이 되면 어떤 유산들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지금도 그 누구 부럽지 않게 잘 살고 있었다. 사실 여기서 경험치를 올리는 걸 멈춰도 별 상관이 없었다. 이미 행복했다. 가지고 있는 약과 도구만으로도 평생을 살아도 부족함이 없었다.
명예욕? 출세욕? 시황은 그런 욕구가 강하지 않았다. 돈과 여자를 원할 뿐이었고 지금은 그걸 다 충족시키고도 남았다. 인생의 목표는 유산 레벨을 올리는 거지만 점점 그 목표가 흐릿해지고 있었다.
계속해서 올려야 할 이유가 크게 느껴지지 않았다. 모든 것을 다 잃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지 않는 이상 그렇게까지 노력해서 유산을 얻어야 할 필요성을 전혀 못 느끼고 있었다.
시황은 아이리색의 천장을 바라봤다. 간만에 집에 와서인지 온갖 생각들이 머릿속에 휘몰아쳤다.
그나마 목표가 있다면 미나, 수란과 섹스를 하는 것과 모두와 함께 잘 지내는 거였다. 법으로만 가능하다면 모두와 결혼을 하고 싶었지만 그건 불가능했다. 여러 명의 여자와 사귀는 만화에서조차 그런 결말은 나지 않을 정도로 허황된 꿈이었다.
언제까지 이렇게 지낼 수 있을까? 아니면 결국 한명의 여자만을 선택할까? 지금으로선 쉽게 결론을 내리기 어려운 문제였다.
어쩐지 감성적이 되어 시황은 타블렛을 아공간에 집어넣고 한참을 생각했다. 앞으로 무엇을 목표로 하며 살아야 하는 걸까?
한참을 고민하던 시황은 어느새 잠이 들고 말았다.
다음 날 아침 일찍 일어난 시황은 가볍게 산책을 했다. 겨울이 끝나고 봄이 다가와서 날이 점점 따스해졌다. 여전히 새벽에 춥기는 했지만 시황에게는 기분 좋은 차가움일 뿐이었다.
오늘 하루까지만 더 있고 내일 찬미, 유미와 돌아가기로 했다.
오전에 할 거 없이 무료하게 보내던 시황은 오후에는 간만에 찬미의 집에나 가보기로 했다. 평일이었기 때문에 찬미의 부모님은 일을 하러 가서 집에는 찬미와 유미밖에 없을 듯 했다.
시황은 익숙한 거리를 걸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2층으로 된 찬미의 집에 도착했다. 찬미가 현관문을 열어줬다. 막상 와보니 유미는 어디 갔는지 찬미밖에 없었다.
“유미는 어디 갔어?”
“유미는 친구 만나러 갔어요. 여기 대학교에 다니는 친한 친구가 있다고 아까 전에 나갔어요.”
시황은 예전에 학교 앞에서 만난 유미의 친구 얼굴이 떠올랐다. 아마 걔가 아닐까? 몰랐는데 옛날 시황이 다녔던 대학과 같은 곳에 다니는 듯 했다.
시황은 자연스럽게 찬미의 방으로 들어가서 침대에 앉았다. 이 좁은 방과 낡은 침대도 익숙했다. 여기서 유미 몰래 섹스를 했던 추억이 생각났다.
“너는 친구 안 만나?”
잠시 그때의 추억을 더듬던 시황이 찬미에게 물었다. 생각해보면 찬미가 친구 만나는 건 거의 못 봤다.
“전 여기서 만날 친구가 없어요.”
“학교 때 아싸였구나. 나도 여기 대학교 다닐 때 아싸였는데.”
“아, 아니에요. 다들 서울에 있어서 여기 아는 애가 없을 뿐이에요. 그런데 오빠 옛날에 혼자 다녔어요?”
시황의 직접적인 말에 찬미가 얼굴을 붉히며 아니라고 했다. 그런데 그것보다 시황이 아싸였다는 말이 상당히 의외였다.
“그랬지. 친구도 없었고 매일 고시원에서 게임하거나 PC방 가서 게임하고 그랬지.”
“잘 상상이 안 가요. 오빠가 옛날에 그랬다는 게.”
“우리 처음 만났을 때 네가 나한테 엄청 화냈잖아.”
“그, 그땐 잘 몰라서 그랬던 거라…….”
갑작스러운 첫만남 얘기에 찬미가 얼굴을 붉히며 말을 흐렸다. 그땐 남자 불신이 가득할 때라 자신을 힐끔 쳐다봤던 시황이 정말 마음에 안 들었었다. 지금도 시황 말고는 다른 남자는 믿지 않지만 어쨌든 그때 일만 생각하면 아직도 부끄러웠다.
“하하. 그리고 유미 몰래. 여기서 섹스도 했고.”
“…….”
찬미는 얼굴을 붉힐 뿐이었다. 섹스를 할 때 유미가 언제 올지 몰라 정말 조마조마 했던 기억이 났다. 지금이야 그런 걸 신경 쓸 필요도 없어졌지만.
“간만에 옛날 추억을 되살려볼까?”
“네? 지금요?”
시황은 대답을 하지 않고 직접 행동으로 찬미의 물음에 대답을 해주었다. 옆에 앉은 찬미를 침대에 눕혔다. 오래된 침대에서 삐걱거리는 소리가 났다. 케즈론의 성에서 가지고 온 침대에 비하면 매우 불편했지만 이건 이거대로 분위기가 있었다.
누워있는 찬미에게 키스를 했다. 처음 찬미와 섹스를 했던 곳이라 그런지 시황은 어쩐지 평소보다 더 감성적이 된 것 같았다. 찬미도 그런지 얼굴을 붉게 물들이며 부끄러워하고 있었다.
“여기서 내가 너한테 과외도 받았잖아.”
“네…….”
“처음 섹스도 여기서 했고. 그때 나 정말 집에 가서도 하루 종일 찬미 생각만 했는데. 넌 안 그랬어?”
시황의 말에 찬미가 부끄러워 얼굴을 돌렸다. 그리고는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그때부터 인생이 변했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었다.
계속 과거의 일을 말하며 시황은 찬미의 옷을 벗겼다. 티와 브래지어를 벗기고 가슴을 만졌다. 아름다운 가슴과 잘록한 허리. 깨끗하고 순수한 피부. 시황의 노력으로 탄생한 완벽에 가까운 몸매였다.
가슴을 애무해주고 시황은 찬미의 바지를 내렸다. 찬미도 흥분했는지 이미 상당히 젖어있었다. 손가락으로 음부를 만져줬다. 마력 회로를 가동한 뒤에 미끌미끌한 애액을 묻혀 음핵과 그 주변을 비벼주자 찬미가 몸을 움찔거렸다.
“우리 엄마가 찬미 마음에 들어 하더라.”
“네?”
갑작스런 시황의 말에 찬미가 깜짝 놀라 되물었다.
“어제 만나고 엄청 마음에 들었나봐. 네 얘기 계속 하던데. 나랑 결혼했으면 좋겠다고 그랬어.”
“그, 그런. 제가 어떻게…….”
시황의 말을 들은 찬미가 당황하며 대답하기는 했지만 정말 기뻤다. 시황을 다른 여자에게서 빼앗거나 할 생각은 없었지만 여자로서 기쁜 건 어쩔 수가 없었다.
“입으로 해줄래?”
“네.”
찬미는 침대에서 일어나 시황의 바지와 팬티를 벗겼다. 언제 봐도 우람한 시황의 성기가 드러났다. 시황을 침대에 눕게 하고 찬미는 시황의 성기를 자신의 입으로 가져갔다. 청순한 아름다움을 가져서인지 입도 조신하게 벌려 시황의 성기를 빨아주었다. 성기를 빨고 있어도 찬미에게서 천박하다는 느낌은 하나도 들지 않았다.
서로에 대한 애무가 적절하게 끝나고 시황은 찬미를 침대에 눕혔다. 흥분한 듯 찬미의 숨소리가 조금씩 거칠어졌다. 시황은 성기를 삽입했다. 미끌미끌하면서도 적절하게 조여드는 이 느낌이 대단히 좋았다. 귀두가 질에 마찰되며 시황에게 진득한 쾌감을 가져다주었다.
단순한 섹스라기 보단 시황과 찬미는 서로의 사랑을 느끼고 있었다. 가슴에 차오르는 이 감정은 단순한 쾌락이 아니었다.
시황은 언제나 그렇듯 찬미의 질내에 사정을 했다. 기분 좋은 사정감이 시황을 덮쳤다. 시황은 찬미의 옆에 드러누웠다. 정력이 좋아 사정을 하고 났음에도 여전히 성기는 기세등등했다.
시황은 찬미와 후희를 즐겼다. 찬미는 자신의 질에서 나오는 정액을 닦아내고 시황의 성기도 닦아주었다. 나름 뒤처리를 한 뒤에 둘 다 거의 알몸인 상태로 한동안 침대에 누워있었다.
“그런데 오빠가 항상 질내사정을 하는데도 임신을 안 해요.”
찬미가 조금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시황을 보며 말했다. 자신이 문제가 있는 건지 아니면 혹시 시황이 무정자증인지 슬슬 걱정되기 시작했다. 분명 임신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은 날이 많았는데 한 번도 임신을 한 적이 없었다. 유미도 마찬가지였다.
“왜? 임신하고 싶어?”
“아니요. 그런 게 아니라 혹시 제가 이상한 건 아닐까 걱정이 되기도 해서요.”
시황의 직접적인 말에 찬미가 조금 당황했다. 사실 시황의 아이를 가져도 괜찮다는 마음이 있으니까 매번 질내사정을 한 거지 그게 아니었으면 콘돔을 써도 진작 썼다.
“때가 되면 임신을 하겠지. 걱정하지는 마. 우리 둘 다 문제없으니까.”
“네. 크게 걱정은 안 해요.”
말만 들으면 결혼한 사이라고 착각을 할 정도였다.
시황과 찬미는 옷을 입지 않고 이불만 덮고 계속 얘기를 나누었다. 집에 있으면 오히려 사람이 많아 지금처럼 얘기를 하기가 힘들어 얘기할 거리가 상당히 많았다.
“오빠, 이제 옷 입어요. 조금 있으면 부모님 일 마치고 와요.”
시황이 오후 늦게 찬미의 집에 와서 어느새 날이 어두워지고 찬미의 부모님이 돌아올 시간이 되었다.
“그럴까?”
시황은 대답만 하고 여전히 찬미의 가슴만 만지며 느긋하게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그때 당연하다는 듯 바깥에서 대문을 열고 들어오는 소리가 났다. 시황과 찬미가 옷을 다 벗고 있는데 찬미의 부모님이 돌아오는 당연한 전개가 이루어졌다.
“부모님이 오셨나 봐요. 옷부터 빨리 입어요.”
찬미는 그 소리에 깜짝 놀라 바닥에 있는 옷부터 주워서 입었다. 원래 옷을 가볍게 입고 있어 찬미는 금방 옷을 다 입었다.
이윽고 현관문이 열리는 소리가 났음에도 시황은 느긋하게 바지를 입고 있었다. 바지를 다 올리고 벨트를 매는데 찬미의 방 문이 열렸다.
“찬미야.”
찬미의 어머니였다.
============================ 작품 후기 ============================
어제는 컨디션이 안 좋아 글을 못 올렸네요. 죄송합니다. 매일 쓰고는 싶은데 컨디션이 안 좋은 날 한두번은 쉬게 될 것 같습니다.
드래곤의 유산을 마무리 지을 날도 이제 멀지 않은 듯 합니다.
언제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