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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곤의 유산-394화 (393/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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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곤 루나모스

수란의 입술에 입을 맞췄다. 감정을 속이지 않는다더니 전과 다르게 편안한 얼굴로 키스를 받아들이고 있었다. 성격이 변한 건 아니지만 대하는 태도가 변했음이 느껴진다.

혀가 오가는 질척한 키스로 이어졌다. 손으로는 가슴을 주물렀지만 수란은 전혀 거부하지 않았다. 오히려 수란도 시황의 등을 살며시 매만지며 부드럽게 쓰다듬어주었다. 따스한 살과 살이 맞닿고 서로의 마음이 이어졌다. 우울할 때마다 이렇게 수란의 품에 파묻힌다면 언제든 치유 받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서로의 입술이 떨어졌다. 수란은 시황을 바라보며 귀를 매만졌다.

“섹스는 지금 안 할 건가요?”

수란은 부끄러워하면서도 물었다.

“맛있는 요리는 최대한 아꼈다가 먹고 싶으니까. 너의 소중한 순결은 천천히 가지도록 할게.”

그렇게 말하면서도 시황은 은근슬쩍 발기한 성기의 끄트머리를 수란의 질구에 정확하게 갖다 대었다. 애액과 쿠퍼액이 엉겨 붙어 미끌미끌한 상태라 여기서 조금만 힘을 준다면 수란의 처녀막은 단번에 찢어지고 말 것이다.

“나중에 제 마음이 변해서 다시 섹스 못하게 하면 어떻게 하실 거예요? 지금이라도 절 가지는 게 마음 편하지 않겠어요?”

“그러면 그때 무릎 꿇고 사정이라도 하지 뭐. 수란은 부탁하는 거에 약하니까 어쩔 수 없이 섹스하게 해 주지 않을까?”

시황은 진지하게 대답했다.

“역시 한심하다니까.”

수란은 그 진지한 표정을 보더니 가볍게 웃었다. 그리고 시황의 코를 살짝 누르더니 부끄러운 표정으로 다시 입을 내밀었다.

다시 입맞춤을 했다. 수란은 부끄러워하면서도 행동에 거침이 없었다. 평소의 그 당당함이 침대 위에서도 묻어났다.

시황과 수란은 서로의 마음을 어느 정도 확인해서인지 끝끝내 삽입은 하지 않고 벌거벗은 몸 그대로 서로의 몸을 질척질척 탐닉만 하였다. 키스를 하고 유두와 가슴을 빨던 시황은 참지 못하고 수란의 음부에 있는 균열에 성기를 문질렀다. 삽입은 하지 않았지만 거의 볼 장 다 본 행위였다. 그 갈라진 균열에 문지르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기분 좋았는지 시황의 얼굴이 쾌감으로 가득 젖었다.

수란의 자신의 몸에 헐떡이는 시황을 부끄러우면서도 만족스러운 얼굴로 바라봤다. 이상하게 자신의 몸으로 쾌락을 탐닉하는 표정을 보면 참을 수 없을 정도로 기분이 좋았다.

결국 시황은 삽입을 하지 않고 그대로 수란의 음부와 배에 가득 사정을 하고 말았다. 건강하고 신선한 정액이 수란의 배 위에 흩뿌려졌고 일부는 가슴까지 튀었다. 사정을 쾌감을 만끽하고 난 뒤에 시황은 휴지로 정액을 닦아주고 다시 수란의 옆에 누웠다.

수란은 수고했다는 듯 시황의 머리를 매만져주며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물었다.

“이렇게 가득 쌀 정도로 제 몸이 그렇게 기분 좋은가요?”

“응? 당연하지. 수란처럼 예쁘고 몸매 좋은 여자랑 야한 짓해서 기분 안 좋을 남자가 없을 걸?”

지나칠 정도로 직설적인 시황의 표현에 수란은 피식 웃고 말았다. 자신의 마음을 깨닫고 나니 저런 말마저 귀여워보였다.

“나중에 저랑 섹스하고 결혼해야 되면 나머지 여자들은 어떻게 하실 거죠? 그녀들은 저하고 비교도 안 되게 오빠를 사랑하고 의지하고 있는데요.”

“음, 너랑 결혼하는 건 다른 행성에서의 결혼이니까 여기서 하는 결혼하고는 상관없잖아? 나중에 네가 어떻게 설득하면 잘 되지 않을까?”

아랫도리를 놀리고 다니는 건 시황이지만 수란도 그 문제를 같이 해결해 나가길 원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런 거야 항상 시황의 옆에서 해결해왔기 때문에 별다른 문제는 아니었다. 어느 정도 사실만 밝힌다면 어차피 다들 이해해줄 테니까 해결도 간단했다. 오히려 다른 부분이 신경이 쓰였다.

“그런데 결국 그녀 중에서는 한명을 선택해야 하잖아요? 가능하겠어요?”

여러 여자와 관계를 이어나가는 건 만화에서 조차 결국 한명의 여자를 선택하거나 열린 결말로 끝날 뿐 그 엔딩이 극히 제한적이었다. 만화에서조차 그런데 현실이라면 헤어지는 것 말고는 다른 엔딩이 존재할 수조차 없었다. 결혼을 하지 않고 이런 쾌락적인 관계만 이어나가는 건 그녀들에게 너무나 가혹하고 불쌍한 일이었다.

“너희 행성에 가서 살까? 그러면 문제 해결이잖아.”

“그건 제가 거부하고 싶네요. 전 여기서 만화 그리고 사는 게 좋거든요.”

“농담이야. 나도 지구에서 사는 게 편해.”

현재로서는 모두가 행복해지는 결말 따위는 없었다. 현실이니까 당연한 일이었다. 하지만 시황에게는 그 현실을 뛰어 넘어설 수 있는 드래곤의 유산이 있었다. 아직까진 불가능해도 유산 레벨을 올리게 된다면 어떤 해결책이 나올지도 몰랐다.

결국은 유산 레벨을 올려야 한다는 평범한 결론이 났지만 그것만이 유일한 방법이기도 했다.

시황은 느슨해지던 마음을 다시금 굳게 붙잡았다.

**

저번에 출시한 베노 꽃잎을 이용해 만든 베노 입욕제와 카실론 바디 클렌저, 그리고 루카론 주름 개선 에센스는 꽤 괜찮은 판매량을 보여주고 있었다. 가격은 베노 입욕제가 100만 원, 카실론 바디 클렌저가 200만 원, 루카론 주름 개선 에센스가 500만 원이었다.

보통의 입욕제 가격이 비싸야 몇 만 원 수준이지만 시황이 파는 입욕제는 가격의 단위부터가 달랐다. 이런 가격이라면 제품이 아무리 좋아도 거부감이 들 수 있겠지만 이미 케즈론은 화장품으로 상당한 신뢰를 구축한 상태였다.

성능적으로, 질적으로 기존의 화장품과 그 차이가 현격히 다른 제품이기에 피부 개선을 목적으로 한 사람에게 완벽, 아니 그 이상의 만족감을 주었다. 덕분에 신제품이 출시됐다는 CF나 잡지 광고 등을 본 여성들이 모여들어 단번에 구입해갔다. 소비 용품에 쓰기 아까운 돈임에도 전혀 망설임들이 없었다.

가장 많이 팔린 건 루카론 주름 개선 에센스로 젊은 층보다 중장년층의 구매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루카론 주름 개선 에센스는 아름다운 은비와 유미의 모습을 전적으로 부각한 CF로도 상당히 화제가 됐다. 포털 사이트의 뉴스에도 은비와 유미의 CF반응을 기사로 쓸 정도였는데, 온갖 커뮤니티마다 [미모로 시선 강탈하는 CF.gif]라는 글이 지겹게 올라왔다.

TV에 나가는 게 확실히 인기에 큰 영향을 미치긴 미치는지 단순 케즈론 화장품 모델을 할 때와 다르게 유미의 인지도가 급격하게 상승했다. 이제는 길만가도 ‘CF 걔다’라는 말로 유미를 알아볼 정도였다. 이렇게 유명해지다 보니 네티즌들은 과거에 유미가 뉴스에 나와서 인터넷에서 상당한 인기를 끌었다는 것도 찾아내었다.

이렇게 되자 정작 곤혹스러운 건 유미였다. 길을 갈 때나 학교에 갈 때 주변 사람들의 이목을 엄청나게 모았다. 유미의 성격이 원체 쾌활하다 보니 큰 내색은 안했지만 제법 고민이 있는 듯 했다.

시황과 유미가 새벽에 만나 섹스를 하기로 약속한 날. 유미는 마치 첩보 영화라도 찍는 듯 찬미 몰래 새벽에 시황의 방에 잠입했다. 그리고는 시황과 격정적인 섹스를 즐기고 나서 침대에 누운 채로 그런 문제에 대한 고민을 털어놓았다.

“오빠, 요즘 인기가 지나칠 정도로 생긴 거 같아서 큰일이에요. 이러다가 오빠하고 데이트하는 것도 사진 찍히고 그러면 어떻게 하죠? 괜히 오빠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이 뭐라고 할까봐 걱정돼요.”

유미가 근심어린 표정으로 말했다. 그런데 옷은 하나도 입지 않아 가슴과 음부를 그대로 드러낸 채로 시황의 유두를 괜히 손가락으로 만지작거리고 있다 보니 근심어린 표정과 썩 어울리는 상황은 아니었다.

“인기가 생기면 좋은 거 아니야? 인기를 못 얻어서 걱정인 사람들도 얼마나 많은데.”

시황은 가볍게 웃으면서 말했다. 노을을 생각하면 유미의 걱정이 얼마나 배부른 걱정인가 싶었다.

“그러면 오빠랑 마음 편히 못 놀잖아요. 오빠랑 결혼하는 게 제 꿈인데 여기저기서 방해하면 힘들어져서 싫어요. 그래서 전 그런 인기보다 오빠랑 이렇게 같이 있는 게 더 좋아요.”

유미는 시황의 가슴을 끌어안더니 마치 자기 거라는 듯 다리까지 써서 몸을 칭칭 휘감았다. 그리고는 잠시 뒤 껴안았던 팔과 다리를 풀고는 시황의 몸 여기저기 키스를 했다. 시황에 대한 애정이 가득하다는 게 행동과 말에서 절절하게 느껴졌다.

“우리 유미 꿈이 나랑 결혼하는 거야?”

시황은 그런 유미가 귀여워서 머리를 매만져주었다.

전에 고백하는 남자를 거절할 때도 유미는 결혼하고 싶어 하는 남자가 있다고 했었다. 그때도 감격스러웠는데 이렇게 직접적으로 꿈이 자신과 결혼하는 거라고 하자 시황은 입가에 절로 흐뭇한 미소가 생겼다. 고등학생 때부터 애정을 들인 노력의 결실이라고나 할까?

한참 여기저기 키스를 하던 유미는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

“하아, 근데 오빠 좋아하는 사람이 너무 많잖아요. 기업 회장 딸도 있고 연예인도 있고. 전 가진 게 없어서 오빠랑 이렇게 자주 만나고 친밀함으로 승부 보는 수밖에 없는데 인기 생기고 그러면 오빠 만나기 힘들어질 테고, 그러면 오빠를 빼앗기고... 힝, 그런 거 싫단 말이에요.”

유미의 걱정은 시작부터 끝까지 시황에 관한 것뿐이었다. 시황은 그런 유미가 너무 귀여워 가볍게 볼을 잡고 흔들어주었다.

“인기 생겨도 그런 일 없을 테니까 걱정하지 마. 말 나온 김에 우리 유미 대해서 어떤 글들 있는지 노트북으로 확인해볼까?”

“아앙, 안 돼요. 부끄럽단 말이에요.”

시황이 일어나자 유미가 급하게 시황의 다리를 붙잡으려다 실수로 성기를 쥐고 말았다. 시황은 마치 목덜미를 물린 고양이처럼 엉거주춤하게 설 수밖에 없었다.

“아하하, 오빠 표정 엄청 웃겨요.”

유미는 배를 잡고 웃었다. 성격 때문인지 별 거 아닌 사소한 일에도 저렇게 크게 웃는 일이 많았다. 인기가 생겼다고 괜히 잘난 체하고 거만해지는 게 아니라 여전히 저런 자연스럽고 순수한 모습이 유미의 큰 매력이었다.

테이블에서 노트북을 가져온 시황은 침대의 등받이에 기대어 앉아 유미에 관한 글들을 검색했다. 저번 은비와 만났을 때도 이렇게 같이 인터넷 반응을 살폈는데, 옛날 인터넷으로 항상 잘난 사람들이나 예쁜 여자 친구를 가진 사람들에게 부러움만 표하다 보니 직접 그 반응을 느끼고 싶은 욕구가 강했던 것이다.

그런데 은비는 주로 남자들이 쓴 글이 많았다면 유미는 신기할 정도로 여자들이 쓴 글이 더 많았다. 검색되는 사이트만 해도 주로 여자애들이 가는 아이돌 사이트가 많았다.

그 중에 하나를 들어가자 유미는 부끄러움에 손으로 눈을 가려버렸다.

[케즈론 모델 진짜 개존예 아님? 하, 저 얼굴 뜯어오고 싶다]

[헉 미쳤다. 나도 케즈론 화장품 바르면 저렇게 될까? 발라도 안 되면 케즈론에서 환불해줘야 하는 거 아니냐! ㅠㅠ]

[나 유미랑 같은 과인데 행동도 진짜 핵귀여움. 잘난체 하는 것도 없고 애가 너무 착함. 전에는 오빠한테 받았다고 케즈론 카페에서도 구하기 힘든 초코 쿠키 엄청 가져왔는데 애들 다 나눠줬음.]

케즈론 모델이다 보니 케즈론 얘기가 꼭 나왔다. 애초에 구매대상이 아닌 남자보다 잠재적 구매대상인 여자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게 중요했는데 이 부분은 은비보단 유미 쪽이 나은 거 같았다.

“다 봤어요? 다 봤으면 눈 뜨게 말해주세요.”

“아직 보는 중이야. 여기 너랑 같은 과 애도 글 썼는데 엄청 귀엽다는데?”

“으으....”

시황의 말에 유미는 부끄러움에 몸을 비틀었다. 가슴이 부드럽게 흔들리고 매끈한 허벅지가 드러난다.

물론 유미에 관한 칭찬만 있는 건 아니었다. 포털 사이트 뉴스 기사에는 ‘저게 미모로 시선강탈? 핵평범한데?’ 라든가 ‘저게 예쁨? 난 완전 별론데’ 같은 악플도 있었지만 그런 걸 굳이 찾아 읽지는 않았다.

유미에 대해 한참 검색하다 보니 페이스뷰라는 SNS로 들어가게 되었다. 거긴 유미가 글을 올리는지 유미의 셀카나 사진 등이 있었는데, 케즈론 상품 홍보하나 싶을 정도로 카페나 화장품 얘기뿐이었다.

“유미도 페이스뷰 해?”

시황이 묻자 그제야 유미가 눈을 뜨고 노트북 모니터를 쳐다봤다.

“아, 제 페이스뷰 맞아요. 친구들이 하자고 해서 얼마 전에 시작했어요.”

유미는 자신의 페이스뷰를 제대로 보여주기 위해 로그인을 했다. 그리고 일상생활을 하며 찍은 셀카와 다양한 사진들을 시황에게 보여주고 설명을 해주었다.

여자애다운 페이스뷰였는데 그 페이스뷰 댓글엔 어떻게든 유미의 환심을 사고자 하는 남자의 댓글과 예쁘다고 칭찬해주는 여자들의 댓글이 상당히 많이 달려있었다. 그런 댓글들을 읽으며 시황은 유미의 가슴을 만지작거렸다. 그냥 가슴을 만지는 것보다 이런 댓글이나 글을 읽으며 가슴을 만지면 확실히 더 큰 만족감이 생겼다.

페이스뷰 같은 SNS를 인생의 낭비라고 표현하기도 하지만 시황은 홍보의 수단이라 생각했기 때문에 그다지 싫어하지 않았다. 하는 유미도 즐거워하고 케즈론에 관한 것도 홍보해주는데 싫어할 이유가 없었다.

그런데 유미는 은비와 노을과도 친구가 되었는지 은비와 노을이 올린 글도 올라와있었다. 은비도 그렇고 노을도 그렇고 배우와 아이돌이다 보니 댓글이 상당했는데 외국인이 쓴 댓글도 많았다.

한류니 어쩌니 하면서 외국에서도 한국 문화가 인기 있다더니 댓글에도 그대로 드러났다. 이건 충분히 사용할 가치가 있는 정보였다.

시황의 눈이 생각에 잠겼다.

============================ 작품 후기 ============================

안녕하세요. 다시 돌아왔습니다.

6개월만인가 싶네요. 그 동안 꾸준한 연재를 하지 못해 죄송합니다.

제 능력부족으로 쉬면서 쓰는 거라 항상 죄송합니다. 소설을 쓴 시간 보다 쉰 시간이 더 많은 거 같기는한데 뭔가 특별한 일 때문이냐 하면 그건 아니고 그냥 제 부족 때문에 그렇습니다. 영원히 연중하지 않고 몇달뒤에나마 꾸역꾸역 쓰는게 제 한계네요...

가능할지 불가능할지 이젠 저도 모르겠지만 완결까지 꾸준 연재 하도록 힘내보겠습니다.

항상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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