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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곤의 유산-430화 (429/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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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곤 루나모스

은비와 가을이 약속을 정한 날이 되기까지 시황에 관한 구설수가 끊임없이 올라왔다. 매번 인터넷에 들어가면 시황이 새로운 여자하고 다닌다는 글과 사진을 쉽게 볼 수 있었다.

단순히 아는 여자가 많은 거야 별 문제될 건 아니었지만, 함께 다니는 여자들은 배우 이상으로 아름다운데다 마치 경쟁이라도 하는 듯 연인처럼 스킨십을 한다는 점 때문에 지속적으로 논란거리가 되었다.

그 중에는 이전 케즈론 패션쇼로 미모의 능력으로 화제의 인물이 되었던 진아도 포함되어 있었다. 삼강그룹 회장의 딸인 진아조차 시황과 그런 티를 내며 돌아다니니 사람들은 정말 누가 시황의 연인인지 알 수조차 없어 온갖 추측을 다하기 시작했다.

[그래도 연인은 유미가 아닐까요? 페이스뷰에 같이 찍은 사진을 올리는 거 보면 거의 확정 아닐까요? 네티즌 수사대가 추적한 자료 보니까 케즈론 가장 초창기부터 모델 활동 했던데 아마 그 전부터 친했거나 사귀는 사이가 아니었을까 싶네요.]

[그러면 다들 팔짱 끼거나 가벼운 스킨십을 하는 게 말이 안 되죠. 제 추측으로는 사귀는 사람은 아직 없지 싶습니다. 그러니까 조금이라도 사귀고 싶어서 다들 티를 내는 거죠.]

->[님 말은 예닐곱 명의 배우 이상급 미모를 가진 여자들이 강시황의 연인이 되고 싶어서 그런다는 건가요? 차라리 강시황이 최면 능력자라서 여자들 조정한다는 게 더 말이 되겠네요.]

도저히 알 수 없는 시황과 여자들의 관계에 사람들은 매우 혼란스러워했다. 그러다 보니 시황이 최면술사라는 되지도 않는 주장까지 나왔다. 그렇지 않고서야 저런 여자들 모두와 여자사람 친구 이상의 관계라는 걸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시황에 대한 가십이 끊이지 않다 보니 한 유머 게시판에는 시황과 연인처럼 다녔던 여자들 사진을 올려놓고 누가 가장 예쁜지 투표를 하기도 했다.

투표에는 가을부터 시작해서 유미, 진아, 찬미, 은지, 지숙의 사진이 올라와있었다. 은비의 사진도 있었지만 콘돔을 사 갔다는 사진의 정체가 아직 미궁 속이었기에 임시 후보로 들어가 있었다.

마치 영화에 나오는 출연자들처럼 아름다움을 가진데다 독특한 개성까지 겸비하고 있어 누구 하나 뽑기가 쉽지 않았다.

하지만 최종적으로 인기가 많은 가을이 최고 많은 득표를 했고 그 다음이 은비, 유미, 진아 등의 순서였다. 나머지 찬미나 은지, 지숙은 예쁘긴 해도 전혀 유명하진 않아 소수의 표를 얻었을 뿐이었다.

이렇게 계속해서 이슈가 되자 가을과 은비가 만날 때쯤엔 상황이 처음과 다르게 상당히 변해있었다.

약속 날이 되어 핑크펫의 숙소에서 만난 가을과 은비는 계속해서 한숨을 내쉬었다.

서로에 대한 경쟁심으로 스캔들을 낸 건데 그 여파가 생각과 다르게 너무나 커져버렸다. 존재만 대충 알고 있던 여자들이 너도나도 나와 시황의 연인이 될 후보를 자처하니 괜한 짓을 한 게 아닌가 후회가 되었던 것이다.

“하아... 너 도대체 무슨 속셈이야? 분명 저번에 만났을 때 오빠랑 잘 되게 밀어 준다면서?”

은비가 가을에게 따지듯 물었다.

“그때는 그랬는데... 미안. 오빠하고 같이 지내다 보니까 좋아하는 마음을 계속 생기는 걸 어떡해. 그리고 솔직히 이렇게 큰일이 된 건 네가 일부러 스캔들 내려고 오빠랑 편의점에서 콘돔을 산 것 때문이잖아.”

가을은 친구를 배신하고 시황을 유혹한 거 같아 조금 미안하기는 했지만 둘이 사귀는 사이도 아니었고 일부러 열애설을 내려고 해서 낸 것도 아니었다. 오히려 은비가 스캔들을 보고 발끈해 괜히 콘돔을 샀다가 이 난리가 난 거였다.

“나랑 오빠랑 그런 관계인 거 뻔히 다 알면서 일부러 사람들 보라고 스캔들 낸 거 모를 줄 알아?”

“일부러 기사를 낸 건 아니야. 그리고 솔직히 너랑 오빠가 사귀는 것도 아니잖아. 미안하긴 한데 나도 이젠 오빠가 없는 삶은 상상조차 안 가. 너에게 포기하라고 하진 않겠지만 나도 포기하지 않을거야.”

마치 연인을 빼앗기기라도 한 듯 은비가 화를 내며 말하자 가을이 담담하게 받아쳤다. 둘 사이에 백만볼트의 전기라도 흐르는 듯 팽팽한 긴장감이 느껴졌다.

한국 최고의 배우와 아이돌이라 할 수 있는 은비와 가을이 시황을 놓고 치열하게 싸우고 있었다. 둘 다 손으로 셀 수만큼 없이 많은 팬들을 거느린 유명 연예인이었지만 결국 마음을 허락한 건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시황이라는 게 문제였다.

일부일처제인 한국에서는 한 명의 남자가 한 명의 여자와만 결혼을 할 수 있다보니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사귀는 것도 아니라고? 난 이미 오빠하고 세, 섹스까지 한 사이인데? 너랑 오빠가 만나기 전부터 그런 관계였거든? 몸으로 사랑을 나누는 관계 말이야. 시황 오빠가 너무 착해가지고 너 불쌍해 보여서 도와준 것뿐인데 혼자 이상한 착각하고 있어.”

결국 은비는 시황과 섹스를 했다는 걸 노골적으로 밝혔다. 가을도 왠지 시황과 깊은 관계인 것 같아 찝찝하기는 했지만 싸움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이 방법밖에는 없었다.

“섹스? 그건 나도 오빠랑 하는데? 오빠가 너만 사랑해준다고 착각하지 마. 나도 항상 오빠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으니까.”

“거, 거짓말! 그런 거짓말 한다고 내가 속을 것 같아?”

가을의 담담한 고백에 은비가 당황해 말을 더듬었다. 혹시나 하는 마음은 있었지만 막상 들으니 믿고 싶지 않았다. 자신에게서 시황을 빼앗아 가려는 저 가증스러운 애가 얼굴하나 변하지도 않고 거짓말을 하는 게 분명했다.

“거짓말? 아, 사진 있으니까 보여줄게.”

가을은 스마트폰을 꺼내서 잠금 화면을 풀고 사진앱으로 들어갔다. 거기에는 스캔들이 난 날 시황과 섹스를 하며 찍었던 음란하기 짝이 없는 사진이 가득했다. 섹스를 끝내고 정액이 가득한 시황의 성기에 키스를 하는 사진을 하나 골라 은비에게 건네주었다.

“아...”

사진을 본 은비는 허망한 신음을 흘렸다. 얼굴은 나오지 않았지만 시황의 성기가 맞았다. 수십, 수백 번을 보고, 만지고, 빤 성기인데 구별을 못하겠는가?

사진을 이전으로 넘기자 가을의 질 깊숙이 성기를 찔러 넣은 시황의 모습도 나왔다. 시황이 섹스를 할 때 어떻게 사정하는 걸 좋아하는지 아는 은비는 그 모습을 보자마자 단번에 사정하고 있는 거라는 걸 직감했다.

계속해서 사진을 넘기자 성인용 동영상에서나 나올 법한 낯 뜨거운 사진들로 채워져있었다. 질투도 질투지만 이런 걸 찍은 한 가을이 이해되지 않았다.

“너 이거 혹시 유출이라도 되면 어쩌려고 찍은 거야?”

“난 상관없어. 유출되면 부끄럽긴 하겠지만 오히려 착하고 책임감 강한 오빠가 날 책임져주지 않을까?”

“너, 너...”

“이 인기도 어차피 오빠가 만들어 준 거니까 전혀 미련 없어. 오빠가 날 받아주기만 한다면 뭐라도 할 수 있어.”

저렇게까지 시황을 좋아할지 몰라 은비는 당황했다. 시황과 둘이 섹스를 했다는 건 화가 났지만 저런 각오까지 했을 줄이야. 이러다가는 정말 저 사진 중 그나마 약한 걸 스스로 유출해버릴지도 모르겠다는 두려움까지 느껴졌다.

“그, 그래도 오빠가 가장 좋아하는 건 나야. 너는 아직 오빠를 안지 얼마 안 돼서 만족도 제대로 못 시켜줄걸?”

“흐응, 은비 너, 말은 그러면서 사실 오빠랑 섹스 못해 본 거 아니야? 나한테 허세 부리려고 일부러 말한 거 같은데. 아니면 너도 사진 보여줘.”

“사, 사진은 없지만 오빠하고 나하고 섹스를 얼마나 많이 했는지 알아? 뭘 해주면 오빠가 좋아하는지도 다 안단 말이야! 거기다 내 안이 얼마나 기분 좋은지 항상 질내사정 하거든? 이때까지 한 번도 안 빼놓고 다 질내사정만 한 거 알아?”

갑작스럽게 공격을 당하자 은비는 당황스러움에 시황과 해왔던 섹스를 가을에게 말하고 말했다. 막상 말을 하고 나니 ‘이런 말까지는 하지 말 걸’ 하는 후회가 생겼다.

“질내사정은 항상 나한테도 해줘. 내 입에도 사정하는 것도 질내사정만큼이나 좋아하고. 이 정도는 당연한 거 아닌가? 그런데 그렇게 많이 오빠랑 섹스하고 사진은 없나봐? 못해봐서 없는 걸까? 아니면 오빠랑 사귀는 걸 숨기고 싶어서 안 찍은 걸까?”

“너, 진짜...”

은비는 화가 잔뜩 나서 가을을 노려봤다.

이미 여자들과 이런 육체적인 관계가 있다는 건 어렴풋이 짐작하고 있었음에도 섹스 사진을 보고 나니 충격과 동시에 분노가 이글이글 타올랐다. 그런데 거기다 가을이 기름을 붓듯 자꾸 시황과 섹스도 못했으면서 한척만 한다는 듯 말하자 이젠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었다.

“오빠 부를래. 오빠 불러서 누굴 더 좋아하는지 물어 볼 거야.”

은비는 결국 마지막 칼을 빼어들었다. 시황에게 확실히 둘 중 하나를 고르라고 말할 생각이었다. 다른 경쟁자도 많았지만 일단 가을의 처리가 가장 시급했다.

“정말이야? 그러다 날 더 좋아한다고 말하면 어쩌려고 그래? 차라리 우리 둘이 힘을 합쳐서 다른 여자들부터 떨어트리게 하는 게 어때? 우리 둘 사이만 해결한다고 경쟁자가 다 사라지는 건 아니잖아?”

은비가 설마 이렇게까지 할지 몰라 가을도 당황했다. 이러다 정말 시황이 은비를 선택할까 너무 무서웠다. 만약 시황과 헤어지게 된다면 실연의 상처를 넘어 삶의 의욕 자체를 잃을 것 같았다.

그래서 가을은 일단 지금처럼 어중간한 사이를 유지하기 위해 은비에게 다른 경쟁자부터 처리하자는 협상을 했다.

“흥, 왜 오빠가 날 더 좋아하는 거 아니까 무서워? 오늘 결판내자고.”

하지만 은비는 화가 날대로 화가 난지라 그 협상안을 뿌리치고 바로 시황에게 전화를 걸었다. 가을과 시황의 섹스 사진을 보니 생각보다 관계가 더 깊어 보여 불안감도 있었다. 최대한 빨리 시황과 가을의 관계를 끊어야 했다.

얼마 신호음이 가지 않아 시황이 전화를 받았다.

[응. 은비야 왜?]

[야! 너 지금 빨리 핑크펫 숙소로 와.]

[핑크펫 숙소로? 갑자기 왜? 무슨 일 있어?]

한참 집에서 찬미의 봉사를 받으며 자신의 글이 적힌 인터넷 글들을 보고 있는데 갑자기 은비가 화가 잔뜩 난 목소리로 핑크펫 숙소로 오라고 하자 시황은 조금 당황했다.

[너한테 물어 볼 게 있으니까 하여튼 빨리 와. 지금 가을도 기다리고 있어.]

[알았어. 금방 갈게.]

전화가 바로 끊어졌다.

갑작스러운 은비의 전화였지만 시황은 대충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짐작이 갔다.

가을까지 있다는 거 보면 요 며칠 이어진 스캔들 때문에 둘이 뭔가 싸운 듯 했다. 애초에 은비가 콘돔을 사서 스캔들을 낸 것도 가을과 스캔들이 난 것에 대한 분노 때문이었으니까.

“찬미야 잠깐만.”

일단 시급한 일부터 처리하기 위해 시황은 입으로 자신의 성기를 빨아주고 있는 찬미를 멈추게 했다.

둘만 있는 거실을 채우던 음란한 소리가 사라졌다.

“무슨 일 있어요?”

찬미는 무릎을 꿇은 상태에서 소파에 앉은 시황을 바라보며 궁금한 표정으로 물었다.

“은비랑 가을이 싸운 거 같아서 해결하고 와야 할 거 같아.”

“아... 그러면 잠시 만요.”

찬미는 탁자에 있는 물티슈를 뽑아 시황의 성기를 닦아주었다. 경쟁자들이기는 했지만 시황의 성기는 항상 청결하게 유지시켜야 했다.

정성스럽게 성기를 닦고 직접 팬티와 바지를 입혀주었다. 마치 왕을 모시는 하녀 같은 느낌이 듬뿍 났다.

마무리로 시황의 옷까지 단정하게 정리를 해주었다.

“자, 다 됐어요.”

“갔다 올게.”

“다녀오세요.”

찬미에게 키스를 하고 시황은 차를 타고 바로 핑크펫의 숙소로 갔다. 이미 열애설이야 날대로 났기 때문에 사진을 찍는 사람이 있든 말든 신경도 쓰지 않았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엘리베이터를 탔다.

숙소 앞에 내려 벨을 누르자 바로 문이 벌컥 열렸다.

가을이었다. 그런데 시황을 보자 가을이 안절부절 못하는 표정을 지었다.

“왜 그래?”

“아무것도 아니에요. 들어오세요. 오빠.”

가을과 함께 숙소 거실로 가자 화가 난 듯한 은비가 소파에 앉아 있었다. 그런데 얼마나 얼굴이 예쁜지 화가 났음에도 그 모습조차 매력적이로 아름답게 느껴졌다. 괜히 한국 제일의 미녀라고 칭송을 받는 게 아니었다.

“야! 너 빨리 앉아봐.”

시황은 은비가 가리키는 맞은 편 바닥에 앉았다. 은비도 소파에 내려와 시황과 마주보고 앉았다. 시황의 옆에는 가을이 앉아 마치 삼각관계의 관계도 표를 보는 것처럼 되어버렸다.

“갑자기 왜 오라고 한 거야?”

시황의 물음에 가을은 잔뜩 긴장했고 은비는 단호한 표정을 지었다.

“너, 우리 둘 중에 누가 더 좋아?”

은비는 결국 그 누구도 하지 못했던 결단을 시황에게 강요했다.

시황의 표정이 굳어졌다.

============================ 작품 후기 ============================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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