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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곤 루나모스
혜미는 한 번도 시황이 생각해본 적 없는 신선한 시각에서 얘기를 했다. 그러고 보니 유산을 얻은 초창기엔 어떻게든 섹스를 하려고 발정난 듯 설쳤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여자들이 섹스를 먼저 하고 싶어서 난리였다. 그래서 하루의 대부분을 여자들을 만족시킬 겸 마기를 모으는데 쓰고 있었다.
완전히 섹스머신이나 다름없었다. 유산의 힘이 아니었으면 하루에 사정을 10번 넘도록 하는 건 불가능한 일이었겠지만 자신도 그렇고 여자들도 그렇고 서로 만족하고 좋아하니까 불만 같은 건 없었다.
“그렇게도 생각할 수 있구나. 혜미는 참 착하고 마음씨가 곱다니까. 어쨌든 이렇게 난 겉보기하고 다르게 사생활이 지저분한 놈이야. 그런데도 혜미까지 좋아해서 건드리다니, 정말 구제불능 같지 않아?”
“절대 아니에요. 모두 대표님을 좋아하고, 저도 좋아해서 그러길 원하는 거예요. 대표님께서 강제적으로 협박하시는 것도 아닌데 싫으면 다들 거부를 했을 거예요. 대표님께서 나쁜 게 아니라 오히려 대표님께서 한 명이 아닌 많은 여자들을 행복하게 해주시는 거예요.”
혜미는 열변을 토했다. 절대 시황이 나쁜 게 아니라고, 많은 여자들과 섹스를 하는 건 그 여자들을 행복하게 해주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실제로도 시황이 강제적으로 협박을 하는 것도 아니고 억지로 하자고 요구하는 것도 아님에도 여자들이 섹스를 하고 싶어 안달이었기 때문에 크게 틀린 말은 아니었다. 물론 평범한 사람이 본다면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겠지만.
“아... 그렇구나. 내가 미처 여자들의 마음까진 헤아리지 못했어. 오늘 혜미한테 정말 많이 배우네. 고마워. 혜미야.”
시황이 볼에 가볍게 입을 맞춰주며 고마워하자 혜미는 정말 뿌듯해 했다.
“그리고 또 대표님은 어떻게든 절 생각해서 모든 걸 말씀해주셨잖아요. 보통의 남자들이면 그런 걸 감추고 제 모든 걸 가지려고 했을지 몰라요. 전 그래서 대표님이 정말 착하시고 대단하다고 생각해요. 부끄럽다고 생각하는 것까지 저한테 말해주시고 제 선택권을 존중해주셨잖아요.”
혜미는 시황을 칭찬하기 바빴다. 남자 친구는 사귀어 본 적도 없고 팬픽만 읽은 게 전부인데도 마치 남자에 대해 잘 아는 것처럼 얘기하면서 시황을 띄워주었다. 혜미는 어떻게든 가을처럼 당당하게 시황과 사랑을 하고 싶었다.
“고마워. 그러면 내 마음 받아주는 거야?”
“네. 받아들일게요.”
혜미는 시황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바로 대답했다. 이걸로 드디어 시황과 떳떳하게 사랑을 나눌 수 있다고 생각하니 애액이 울컥 흐를 정도로 전율이 일었다.
“그런데 말이야...”
“네?”
분명 받아들인다고 했는데도 또 시황이 뭔가 곤란한 듯 말하자 혜미는 이제 답답해졌다. 자기 걱정을 해줘도 너무 해줬다. 그냥 당당하게 하고 싶은 대로 하면 될 텐데 착해도 너무 착해서 계속해서 걱정을 하기 바빴다.
“오늘 분위기 때문에 잠시 착각한 걸 수도 있고, 나중에 허락한 걸 후회할 수도 있잖아?”
“아니에요. 절대 그럴 일 없어요. 그러니까 대표님은 절 마음대로, 원하시는 대로 하셔도 괜찮아요.”
혜미는 이제 제발 자기를 가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절대, 영원히 후회할 일은 없었다. 그저 시황이 사랑해주는 것만으로도 세상 그 무엇보다 기뻤다. 관계를 가지는 여자가 많든 적든 그런 것따윈 아무 상관없었다.
“난 혜미를 그 무엇보다 소중하게 대하고 싶어. 내 마음 이해하지?”
“네...”
소중하게 대해주고 싶다는 로맨틱한 말에 혜미의 불만은 녹아내린 눈처럼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심지어 눈이 하트가 된 것마냥 애정 가득한 눈으로 시황을 바라봤다.
“그래서 다음에 만날 때까지 확실한 답을 생각해줘. 그때 만약 허락해준다면 혜미에게 내 마음을 담은 선물도 줄게.”
시황은 여전히 혜미의 가슴을 내키는 대로 주무르며 말했다. 혜미를 소중하게 대하고 싶다는 건 사실이었다. 최대한 혜미의 의사를 물어서 후회하지 않는다는 확답을 얻었을 때 처녀를 가져가고 싶었다.
“알겠어요. 하지만 제 대답은 오늘하고 똑같을 거예요.”
보통 만화나 소설에는 시황처럼 재력과 권력을 가진 남자가 마음에 드는 아이돌에게 사랑을 강요하고, 아이돌은 거부하며 절대 자신의 뜻이 변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하지만 지금은 다시 생각해보라는 시황의 말에 혜미는 무조건 시황의 마음을 받아들일 거라고 대답하고 있었다. 일반적인 상황과 완전히 정반대였다.
“자, 그러면 이제 진지한 얘기는 여기까지 하자.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네. 이제 집에 갈까?”
족발을 먹고 야한 짓을 하느라 벌써 8시가 넘어가고 있었다.
이제 슬슬 혜미를 데려다 줘야 했다.
“저, 대표님하고 더 같이 있고 싶어요.”
혜미는 돌아가기 싫었다. 계속 시황과 함께 있고 싶었다.
“부모님께서 걱정하시잖아.”
“오늘 스케쥴 있다고 하고 늦게 가도 괜찮아요...”
“거짓말 하면 안 되지. 오늘은 일찍 들어가고 다음에 만나면 그때 또 재밌게 놀자.”
보통 남자라면 어떻게든 혜미를 안 보내려고 온갖 입에 발린 말을 했겠지만 시황은 혜미를 빨리 돌려보내려고 했다. 이러면 보통 줘도 못 먹는다고 하겠지만 시황은 이미 먹은 게 너무 많아서 배가 터질 것만 같았다.
“히잉... 대표님, 같이 더 놀아요.”
“으음, 그러면 미안하니까 내 사진이라도 찍을래? 윤소미가 뿌린 이상한 사진 말고 제대로 된 사진 말이야.”
“네? 정말 그래도 괜찮아요?”
“응. 혜미가 찍고 싶은 대로 찍어.”
“정말 감사합니다. 대표님 정말 감사합니다.”
혜미는 정말 기뻤는지 몇 번이나 감사하다고 인사를 했다. 그리고 오늘 일어난 일의 근원인 스마트폰을 꺼내서 시황의 누드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특히 쉽게 볼 수 없는 겨드랑이나, 고환, 항문 등 다른 사람들은 관심이 많지 않은 곳까지 아주 세심하게 찍었다. 시황을 너무 좋아하다 보니 평범한 성기 같은 곳을 넘어 극소수만 볼 수 있는 은밀하고 비밀스러운 부분까지 흥미가 닿은 것이다. 이건 마치 처음에 평범한 성인 동영상을 보던 남성이 시간이 지날수록 자극적인 것을 찾아보는 것과 비슷했다.
“하아... 하아...”
한참 시황의 누드 사진을 찍으며 혜미는 거친 숨소리를 냈다. 그런데 외모가 워낙 예쁘다 보니 거친 숨소리를 내며 사진을 찍어도 기분 나쁘기보단 오히려 귀엽게 보이기만 했다.
수십 장을 넘어 수백장이나 사진을 찍고서야 혜미는 어느 정도 만족했다. 스마트폰에 순식간에 시황의 누드 사진으로 가득 찼다.
“만족할 만큼 찍었어?”
“으음... 이정도면 될 거 같기는 한데...”
혜미는 갈등했다. 어느 정도 만족할 만큼 찍었다고 생각했는데 시황의 말을 들으니 더 찍고 싶기도 했다. 사실 마음 같아서는 단순한 누드 사진 말고 화보집처럼 다양한 옷을 입은 시황의 사진도 갖고 싶었지만 그것까진 무리라는 걸 잘 알았다.
“그러면 나도 혜미 사진 찍을래.”
“제 사진도요? 제 몸 볼 것도 없는데...”
“아니야. 이쪽으로 와봐.”
이번엔 시황이 혜미의 누드 사진을 찍었다. 인기 아이돌그룹 핑크펫 멤버인 혜미의 음란하고도 야한 사진의 시황의 휴대폰에 차곡차곡 쌓였다. 만약 이 중 하나만 유출돼도 인터넷이 격동할 정도로 음란한 사진들이었다.
사진을 다 찍은 시황은 다시 혜미를 끌어안고 가슴을 만졌다. 말랑말랑한 이 감촉은 중독성이 대단했다.
“혜미는 외모나 신체 쪽에 콤플렉스 같은 거 있어?”
“네. 많아요.”
시황의 물음에 혜미는 고개를 끄덕였다.
“어떤 거?”
“일단 얼굴도 가을 언니처럼 안 예쁘고요. 가슴도 작고 몸매도 볼륨감이 없고 통짜 같아요.”
“그래? 한 번 앞에 서볼래?”
혜미는 알몸인 상태로 시황의 앞에 섰다.
시황은 혜미의 몸을 훑었다. 확실히 가슴이 크지 않았고 골반도 작아 약간 통짜 몸매처럼 보이긴 했다. 얼굴도 아이돌인 만큼 예쁜 건 맞았지만 가을이나 은비처럼 주변을 압도할 정도는 아니었다.
대충 개선점은 파악했다. 7레벨이 되며 얻은 케즈론의 칩 능력으로 최고의 아름다움을 내기 위해선 어디를 어느 정도 수정해야 하는지도 확인했다. 시황의 모토는 최소한의 변화로 최대의 효과를 얻는 거였다. 자연스러움과 본래 가진 분위기를 헤치면서 까지 변화시키는 건 혐오할 정도로 싫어했다.
“예쁘네. 괜히 내가 좋아하게 된 게 아니야.”
케즈론의 칩 능력으로 개선할 부분을 찾아놓고선 시황은 아무렇지도 않게 혜미를 칭찬했다.
“아니에요. 많이 부족해요...”
혜미는 아니라고 하면서 기뻐서 어쩔 줄 몰라 했다. 얼굴에 대놓고 티가 났다.
“그러면 오늘은 이쯤하고 돌아가자. 괜찮지?”
“네. 알겠어요.”
아쉽지만 어쩔 수가 없었다. 혜미는 옆에 던져둔 옷을 입으려고 팬티를 봤는데 애액을 얼마나 흘렸는지 얼룩이 엄청났다. 뭐, 이거야 안에 입는 거니 상관없었지만 흰색의 바지까지 마치 오줌이라도 싼 흔적처럼 가랑이에 얼룩이 있었다. 도저히 이 옷을 입고 집에 돌아갈 수가 없었다.
“대표님, 저기...”
“응? 왜?”
어느새 옷을 다 입은 시황이 혜미를 바라봤다.
“죄송한데 다른 옷 없을까요? 바지에 얼룩이 있어서...”
“얼룩?”
시황은 혜미의 바지를 받아 확인했다.
“가랑이 사이에 오줌 싼 것처럼 얼룩이 있네. 아까 오줌 쌀 때 묻은 건가?”
“아, 아니에요! 그거 너무 흥분해서 애액이 잔뜩 나와서 묻은 거예요. 정말 오줌 아니에요.”
애액보단 오줌이 덜 민망하지 않나 싶었지만 뭐, 그런 거야 아무래도 좋았다.
“그러면 잠깐만. 방에 옷 있을 거야. 가져 올게.”
“네...”
시황은 방에 들어가서 옷을 꺼내는 게 아니라 케즈론 칩의 검색 기능을 이용해서 혜미에게 어울릴 옷을 검색했다. 얼마 되지 않아 시황의 취향이 잔뜩 들어간 여성스러우면서도 귀여운 원피스를 찾아서 아공간에 전송했다.
옷은 몸매를 아름답게 보여주는 효과를 가지고 있었지만 그런 사소한 효과보다 옷 자체가 마음에 들어서 선택한 거였다. 아공간에서 옷을 꺼내 거실로 간 시황은 혜미에게 건네주었다.
“이거 입어. 케즈론 마크는 없어도 비슷하게 비싼 거야.”
“이렇게 비싼 걸 제가 입어도 될까요?”
“혜미니까 주는 거야. 옷보다 혜미가 더 소중하니까. 부담 가지지 말고 편하게 입어.”
“감사합니다. 대표님. 정말 감사히 입을게요.”
혜미는 시황이 건네준 옷을 입었다. 여성스러움이 흘러넘치는 주홍색의 원피스는 어떤 재질로 만들었는지 대단히 값비싸고 고급스러워보였다. 거기다 마치 몸매까지 좋아진 듯한 묘한 착각이 들었다.
“이제 가자.”
가방에 애액이 묻은 팬티와 옷을 챙긴 혜미는 시황과 함께 집을 나갔다. 그리고 주차장에 있는 차에 탔다. 감사하게도 시황이 집 앞까지 태워줬다.
“대표님 그러면 저 가볼게요. 오늘 정말 즐거웠고 감사했어요.”
혜미는 내리기 전에 시황에게 인사를 했다. 정말 인생에서 가장 행복하고 기분 좋은 날이었다.
“잠깐만, 이거 가지고 가.”
시황은 뒷좌석에 있는 케즈론 화장품 세트를 종류별로 3개씩 혜미에게 주었다. 세트 하나만 해도 1억 원짜리 제품이었지만 어차피 원가도 얼마 안 되고 시황에겐 별다르게 비싼 가치를 가진 것도 아니었다. 세트 종류별로 3개씩이 아니라 100개를 줘도 상관없었다.
“이, 이렇게나 많이요? 정말 받아도 괜찮을까요? 너무 많이 주셔서 받아도 될지 모르겠어요.”
혜미는 화장품 세트를 받아든 손을 벌벌 떨면서 물었다. 얼마나 놀랬는지 목소리까지 떨려나왔다. 시황이 케즈론 화장품 세트를 준다고 해도 하나만 줄지 알았지 세트 종류별로 3개씩이나 줄지는 몰랐다.
케즈론 화장품이라는 게 시황에게만 큰 가치가 없는 물건이었지 지금 혜미에게 준 걸 돈으로만 따지면 서울에 있는 아파트를 하나 사 준것과 비슷했다. 놀래지 않는 게 이상한 일이었다.
“괜찮아. 너 두 개 쓰고 어머니 하나 드려. 그래도 내가 준 건데 팔거나 하면 안 된다?”
“그런 일은 절대 없어요. 제 목숨처럼 소중히 여길게요.”
“그 정도까진 안 해도 되고. 하하. 자, 이제 가봐. 내가 다음에 또 연락해줄게.”
“정말 감사합니다. 대표님.”
혜미는 몇 번이나 감사하다는 인사를 하고 차에서 내렸다. 차가운 바람이 불었지만 지금 용암처럼 달아올라 있는 혜미의 몸을 식히지는 못했다. 갑자기 너무 비싼 것들을 많이 받아 정신이 없었다.
찬바람에 몸을 식히며 화장품 세트를 품에 가득 든 혜미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집으로 올라갔다. 7층에 내려 벨을 누르자 어머니가 문을 열어줬다.
“혜미야, 그거 뭐니?”
“대표님이 줬어.”
혜미는 집에 들어가서 거실에 있는 테이블에 화장품 세트를 내려놓으며 말했다.
“대표님? 누구 아진 엔터 대표님?”
“아니, 케즈론 대표님 말이야.”
“케즈론 대표님이?”
시황이 줬다고 하자 혜미의 어머니는 화들짝 놀란 표정을 지으며 빠르게 화장품을 살펴봤다. 고급스럽기 그지없는 박스에는 선명하게 케즈론 화장품 마크가 그려져 있었다. 여자라면 꿈에서라도 갖길 원하는 바로 그 화장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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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