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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명 발전 -->
이렇게 사람들이 가상현실을 점점 더 소중하게 여길수록 케즈론이 벌어들이는 돈도 막대하게 증가했다.
민규진의 예를 보듯 케즈론에서 원활하게 생활하기 위해서는 KP라는 케즈론 포인트가 필요했다. 이 포인트를 얻기 위해선 현금을 결제해서 충전하거나, 충전한 사람에게 현금 가치가 있는 아이템을 팔아서 얻어야 했다.
아이템으로 나오는 희귀한 옷과 악세사리 등 외형을 치장하는 아이템에 사람들이 선망의 눈결을 보낼수록 월급까지 쏟아부어 옷을 뽑으려는 사람이 증가했고, 이렇게 외형을 치장하게 되면 마음에 드는 이성친구와 결혼해 리얼 월드, 카필로니아에서 연애를 즐기곤 했다.
사는 게 힘들지도 않고, 화려하며, 적은 돈으로 부유하게 생활할 수 있다 보니 현실보다 더욱 큰 만족감을 느끼고 지나치게 몰입하는 사람이 상당히 많이 존재했다. 보통의 게임은 그런 식으로 즐기면 차츰 밀려드는 지루함과 나중에 아무것도 남지 않고 돈만 썼다는 허무함을 느끼겠지만 리얼 월드, 카필로니아는 단순 게임으로도 즐길 거리가 무궁무진하다시피 했고 여기에 인간과 인간 사이의 삶까지 엮여지니 지루하거나 박탈감을 느낄 수가 없었다.
단순 게임 이상의 의미를 차츰 가지게 되자 본격적으로 리얼 월드, 카필로니아에서 몬스터를 잡고 아이템이나 재료 등으로 돈을 버는 사람들이 급증했다. 보통 이런 게임은 불법 자동 프로그램 등이 시세를 엉망으로 만들기 일쑤지만 마력과 뇌파를 인증하지 않으면 플레이조차 하지 못하고 루나모스에 의해 완벽한 보안을 체계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불법 프로그램의 개입이 불가능했다. 이런 안전성을 바탕으로 리얼 월드, 카필로니아의 경제 규모는 자연스럽게 차츰차츰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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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뒤, 이전에 예고되었던 대로 제 1회 리얼 월드, 카필로니아 직업군 최강자 선발 대회 개최 공지가 모든 유저들의 시야에 생겨났다.
이번 대회는 총 상금 500억 원으로 각 직업군의 최강자를 뽑는 토너먼트 대회로 총 20가지의 직업군을 대상으로 대회를 진행했다. 요리, 재봉, 대장장이, 근접 전투, 원거리 전투 등으로 세분화 되었고 우승자에겐 10억 원의 상금, 2위에겐 5억 원, 3위에겐 2억 원 등 우승만 한다면 엄청난 상금을 받을 수 있었고, 일정 순위권에만 드는 걸로도 제법 큰돈을 만질 수 있었다.
이번 대회를 홍보하기 위해 시황은 프린을 통해 광고와 이벤트를 진행했다. 먼저 광고 촬영을 위해 프린에게 리얼 월드, 카필로니아에서 아주 희귀하게 나오는 쿠멜트라 황녀의 외출용 러블리 원피스를 입혔다.
외출용 원피스이지만 어깨와 다리가 드러나는 약간의 노출은 귀여움을 배가 시켜 왜 러블리라는 이름이 붙었는지 알 수 있었다.
하는 행동이나 성격과 다르게 청초하고 청순한 외모를 가진 프린이 어색해 하면서도 스튜디오에서 촬영을 했다. 보는 것만으로 사랑스러운 프린은 앞으로 리얼 월드, 카필로니아의 전속 모델로 활약할 예정이었다.
포스터나 홍보물로 쓰기 위한 사진 촬영 이외에도 아예 공중파 광고까지 하기 위한 광고 영상도 촬영했다. 평범한 인간과 다르게 엄청난 운동 능력을 지닌 프린은 어색함 하나 없이 실제 리얼 월드, 카필로니아에서 싸우기라도 하는 듯 멋들어지게 소품용 검을 휘두르며 촬영을 순조롭게 마쳤다.
그리고 광고 영상과 포스터가 다 만들어질 때쯤 시황은 프린과 함께 게임 전문 방송 게임스타의 e스포츠 홀에 갔다. 대회가 어떤 식으로 진행되는지 설명하고 간단한 사전 이벤트 형식으로 방송 촬영을 하기 위해서였다.
오늘도 프린은 카필로니아에서 아주 희귀하게 나오는 [여신 루나모스가 황녀에게 하사한 우아한 평상복]을 입었다. 우아하다는 표현답게 단정한 치마와 레이스가 달린 블라우스의 스타일은 고풍스러운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어 청초한 외모를 가진 프린과 아주 잘 어울렸다.
e스포츠 홀에 들어가자 PD와 작가, 해설할 해설자와 캐스터까지 나와서 시황과 프린을 맞아주었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시황이 직접 방문하다 보니 긴장한 표정이 역력했지만 스스럼없는 시황의 태도에 겨우 마음을 풀고 같이 사진을 찍고 사인을 받아갔다.
이벤트에 참여할 선수들까지 모두 오고 간단한 리허설을 한 뒤에 촬영을 시작했다.
게임 계에서 알아주는 명성을 가진 임충기 캐스터의 열렬한 환호와 함께 게임스타TV에서 카필로니아 사전 이벤트가 생중계되고 있었다.
대규모로 펼쳐지는 대회를 앞두고 하는 정보 방송이니 만큼 수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그 사전 이벤트를 지켜봤다.
음악소리와 함께 임충기 캐스터가 밝은 목소리로 인사를 하고는 곧바로 본론으로 들어갔다.
“전국에 계신 리얼 월드, 카필로니아 플레이어 여러분! 기뻐하십시오. 드디어 오늘! 저희 게임스타TV에서 얼마 후 펼쳐질 리얼 월드, 카필로니아의 대규모 대회의 사전 정보를 전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사실 말이죠. 단순히 정보만 전달하는 게 아니라 어떤 식으로 이벤트가 펼쳐지는지 아주 아리따우신 모델 분과 함께 진행할 예정입니다. 그리고 참으로 영광스럽게도 강시황 케즈론 대표님도 직접 방문해주셨습니다.”
임충기의 말과 함께 카메라가 한쪽 구석에 서 있는 시황을 찍었다. 시황은 가볍게 웃으며 카메라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
“직접 방문해주신 강시황 대표님께 감사드립니다. 그러면 이어서 처음으로 개최되는 리얼 월드, 카필로니아의 대회에 대해서 유영빈 해설자가 설명해주겠습니다. 대회는 어떤 방식으로 개최가 되는 거죠?”
“이번에 개최되는 대회는 총 20가지 직업군을 대상으로 진행되며 토너먼트 방식을 통해 최후의 승자를 가리게 됩니다.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만큼 전 세계에서 리얼 월드, 카필로니아를 즐기는 수천만의 유저 중 꽤나 많은 수가 참여할 걸로 예상되며...”
유영빈 해설자는 능숙하게 이번에 펼쳐질 대회에 대해 설명을 해주었다.
“그런데 말로만 들어서는 잘 모르지 않습니까? 그래서 준비했습니다. 리얼 월드, 카필로니아의 모델로 활약할 예정인 프린 양께서 직접 참여해 어떤 식으로 대회가 진행되는지 보여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카메라가 컴퓨터 앞에 앉은 프린을 비추었다. 그러자 프린은 시황이 가르쳐준 대로 가볍게 손을 흔들었고 주변에 있는 남성들에게서 자연스럽게 오오하는 감탄이 흘러나왔다. 이건 TV를 보고 있는 남자들도 같은 반응이었다.
프린은 옆에 있는 관계자의 지시대로 머리에 루나R을 썼다. 얼굴의 절반쯤이 가려졌지만 살짝 드러나는 코와 입술만으로도 대단히 아름다워 남자들은 넋을 놓다시피 하고 쳐다봤다.
“오늘 프린 양이 입은 옷은 아주 희귀하게 나오는 걸로 유명한 [여신 루나모스가 황녀에게 하사한 우아한 평상복]이라고 하는데 정말 아름답지 않습니까?”
“그렇네요... 정말 아름답네요...”
임충기 캐스터가 묻자 반쯤 넋을 놓은 유영빈 해설이 멍하니 대답했다. 그만큼 프린의 아름다움이 압도적이었던 것이다.
상대편 선수까지 루나R을 장착하자 대회장 가운데 있는 거대한 스크린에 프린의 캐릭터와 상대 선수의 캐릭터가 나타났다. 프린과 상대 선수는 대기실에 있다가 사회자의 호명과 함께 원형으로 된 웅장한 경기장에 들어섰다.
누워서 보는 게 아니라 실제로 관람할 수 있도록 마치 로마의 콜로세움처럼 만들어진 경기장은 수만 명을 수용할 수 있을 정도로 거대했다. 그리고 경기장 주변으로는 각종 디저트와 음식, 기념상품 등을 팔아서 마치 현실에서 관람을 하는 것처럼 다양한 즐거움이 준비되어 있었다.
사회자의 호령과 함께 이벤트 경기가 시작했다.
프린의 앞에 있는 선수는 얼마 전에 조직된 카필로니아 프로 선수로서 한국에서 알아주는 딜러 중 한 명이었다.
그는 가볍게 기선 제압부터 하기 위해 위협적인 스킬을 사용해 프린을 공격했다. 신체가 분할 되는 것처럼 잔상이 남을 정도로 빠른 속도로 사방을 점했지만 프린은 당황하지 않고 가벼운 움직임으로 공격에서 벗어났다.
그리고 반대로 고양이처럼 민첩한 움직임으로 상대 선수를 압박해나갔고 치열한 접전 끝에 프린이 승리를 따냈다.
“오오. 이럴 수가! 프린 선수가 이겼습니다!”
얼굴이 예뻐서 모델로 선택된 줄 알았던 것과 다르게 프린의 실력이 말도 안 되게 뛰어나자 주변에서 웅성거리며 놀라기까지 했다. 우연히 이겼다기엔 매끄러운 공격과 스킬 사용이 대단히 뛰어났던 것이다.
이벤트 매치를 끝마치고 루나R을 벗은 프린은 시황을 향해 크게 손을 흔들며 기뻐했고 시황도 가볍게 손을 흔들어주었다.
이어서 재봉이나 요리 등 대회에서 어떤 식으로 진행되는지 치열하게 대결을 펼쳤고 사전 이벤트이긴 하나 우승한 사람들에겐 100,000KP로 살 수 있는 10종의 의상이 든 랜덤 박스를 선물로 주었다. 프린도 랜덤 박스 쿠폰을 선물 받고 매우 기뻐했다.
“아! 그리고 프린 양도 이번 대회에 참가하신다는데 맞으신가요?”
“네, 맞아요. 리얼 월드, 카필로니아의 모델이 된 만큼 멋진 모습 보여드리고 싶어서 대회에 참가했어요. 예쁘게 봐주세요.”
임충기 캐스터의 물음에 프린이 밝게 웃으며 대답했다. 청순한 외모와 다르게 귀엽고 깜찍한 말투로 말하자 주변에 있던 남자들이 절로 흐뭇한 웃음을 지었다.
이렇게 녹화가 마무리 되고 시황과 프린은 이벤트에 참여한 사람들과 함께 사진을 찍어주었다. 시황도 시황이지만 프린의 인기가 엄청났다. 케즈론 모델답게 미모 자체가 어마무시한데다 게임에 등장하는 희귀한 옷을 입고 있다 보니 같은 게임을 즐기는 사람들이 한 눈에 반할 정도로 큰 매력을 어필했다. 거기다 실력적으로도 대단히 뛰어나다 보니 게이머라면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존재였던 것이다.
생방송으로 진행된 이벤트가 마무리 되고 동시에 각종 사이트와 공중파에 프린을 모델로 한 광고가 퍼져나갔다. 단순하게 게임에 나오는 옷만 입힌 모델이 아니라 게임 분위기와도 잘 어울리며 연예인 이상의 미모와 실제 뛰어난 실력을 겸비하고 있다는 게 알려지면서 프린의 존재가 단번에 국내 게이머들에게 알려졌다.
어느새 수천만의 게이머들이 관심을 가진 대회의 예선일이 되었다.
이전부터 공중파 광고와 더불어 게임스타TV에서 끝없이 홍보를 한 덕에 일반인에게도 나름 큰 관심을 끌었다. 아무것도 모르는 게임과 다르게 리얼 월드, 카필로니아는 현실에서 스포츠를 하는 듯한 대전이다 보니 일반인들도 부담 없이 즐기고 관심을 가질 수 있었던 것이다.
수를 세기조차 어려울 정도로 많은 사람이 참석한 이번 대회는 게임스타TV에서 32강부터 경기를 송출하기로 했다. 예선에 참가한 사람이 워낙 많다보니 예선까지 방송하긴 힘들었던 탓이다.
첨단 기술력을 가진 게임답게 아주 간단한 구조로 예선을 치룰 수가 있었다. 지정된 시간 내에 대진 상대가 접속만 해 있다면 언제 어디서든 간단한 조작을 통해 따로 마련된 경기장으로 이동했고 거기서 능력껏 승부를 겨루기만 하면 됐다.
프린은 가볍게 예선을 통과했고, 32강 16강, 4강까지 돌파해 무사히 결승전에 진출했다. 프린이 결승에 진출하자 일반인은 물론이고 게이머들도 큰 관심을 가졌다. 아무래도 첫 대회이다 보니 아직까지 특별한 유명세를 가진 사람이 없었는데, 그 중에서 유일하게 프린만이 천상의 미모를 내세워 사람들의 관심을 독점하다 시피 했다.
근접 전투의 결승은 토요일 오후 5시였다.
사람들의 관심을 받는 프린의 경기이다 보니 가상현실 상에서도 엄청난 기세로 표가 팔려나갔다. 수만 명이나 수용할 수 있는 거대한 경기장이라 경기장 밖에서는 이른 오후부터 소풍이라도 온 것처럼 사람들이 북적거리며 관광을 즐기고 있었다. 가상현실이라고 믿어지지 않는 현실적인 광경이었다.
오후 5시가 되고 프린의 결승 경기가 시작되었다.
마치 실제 경기장에서 펼쳐지는 듯한 웅장한 광경은 TV로 지켜보는 일반인들조차도 흥미를 가질 정도로 실제 현실과도 같은 열기가 가득했다.
넓은 경기장에는 게임에서 알아주는 실력자가 날카로운 눈으로 프린을 노려봤다. 그에 비해 프린은 여유롭게 주변을 둘러보며 꿈과 같은 표정에 젖어있을 뿐이었다.
사회자의 큰 소리와 함께 결승 경기가 시작했다. 총 5번 승부를 하고 3번 먼저 이기는 사람이 승리를 거두는 5전 3선승제였다.
잠시간 서로를 노려보더니 이내 화려한 기술들을 사용하며 치열한 싸움을 진행했다.
지나치게 화려하지 않으면서도 강렬한 힘이 느껴지는 기술들이 검과 손에서 뿜어져 나왔고 마치 영화에서 하는 싸움을 보는 듯한 화려함과 치열함에 사람들은 넋을 잃고 구경했다.
경기를 보며 해설하는 해설자의 목소리가 높아질수록 직접 경기장에 온 사람들이나 TV로 보는 사람들이 정신없이 몰입해서 경기를 지켜봤다.
그리고 치열한 접전 끝에 3승2패로 프린이 승리를 거두었다.
“승자는 프린!”
프린의 이름이 울러 퍼지자 갑자기 해가 지고 달이 뜬 듯 세계가 어두워지더니 현실에서는 감히 흉내도 내지 못할 화려한 폭죽들이 하늘을 수놓았다.
그리고 프린이 마지막으로 사용했던 천상검무의 모습이 느릿하게 다시금 흘러나왔다. 우아하면서도 아름다운 검술은 보는 사람의 영혼을 빼앗을 수 있을 만큼 매혹적이었다. 그 아름다운 모습은 금세 gif파일로 만들어져서 순식간에 커뮤니티에 퍼져나갔다.
처음으로 치룬 대회이지만 평범한 사람들이 싸우는 격투기가 시시하게 느껴질 정도로 화려하고 치열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심지어 재봉을 하거나 무기를 만드는 것조차도 스킬을 써서 하다 보니 그 흥미진진함에 아무것도 모르는 중장년층들도 호기심을 갖기도 했다.
성공적으로 대회가 마무리 되었고 프린은 수상 소감에서 상금으로 받은 10억은 기부를 하겠다고 밝혀 또다시 뉴스와 인터넷을 장식하는 기염을 토했다. 물론 프린 자체의 의견이라기 보단 시황이 하라고 시켜서 하는 거지만 말이다.
========== 작품 후기 ==========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