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따뜻한 바다의 제국-802화 (751/1,000)

00802  89. 1610년, 모험시대의 개막  =========================================================================

“이 책이 조선의 선묘께서 편찬하라고 어의들에게 지시하셨던 동의보감이오?”

“그렇습니다, 전하. 그 동안 동양에서 나온 모든 의학 서적을 집대성한 역작입니다. 어의들이 정말 고생을 많이 했습니다. 초기에 편찬을 주도했던 지사 퇴사옹 대감이 완성을 못 보고 돌아가셔서 조선의 의관들이 몹시 안타까워하고 있습니다.”

이민호는 <동의보감>의 저자라면 허준만 알고 있었다. 그런데 주치의가 설명하길 조선의 다른 내의원 소속 의원들이 의서 편찬 작업에 많이 참가했다고 한다. 그러나 태의 양예수가 사망하면서 1600년부터 허준이 내의원을 책임지는 동시에 동의보감의 편집을 떠맡았다.

원래 역사에서 <동의보감>은 1610년에 완성되고 1613년에 간행된다. 그러나 임진왜란 기간이 대폭 단축되면서 몇 년 일찍 세상의 빛을 보게 되었다.

그리고 1597년에 정유재란이 일어나면서 다른 의원들이 편찬 작업에 참가를 못하고 허준 혼자서 써야 했었다. 그런데 공동 작업이 되면서 시간이 남아 허준이 좀 더 많은 진료 경험을 책 내용에 녹아들게 만들었다.

“비록 조선 국왕의 명에 의해 편찬됐지만 이는 전 인류의 문화유산이오. 의서 편찬에 참가했던 의원들에게 형제국 국왕 명의로 상을 보내도록 하시오. 물론 조선 국왕을 통해서 간접적으로 상을 내려야겠지요.”

“명을 받드옵니다. 하온데 이 책은 기존 의서들의 단순한 집대성뿐만이 아닙니다. 주요 내용은 물론 기존 의서의 인용에 불과할지 모르나 지사 허 대감이 그 동안의 진료 경험을 바탕으로 더욱 높은 수준의 치료법을 서술했습니다. 또한 간단한 민간요법도 허 대감이 직접 자기 몸이나 병자에게 시술한 경험을 바탕으로 두고 소개했습니다.”

원래 한의사였다가 서양의학까지 배운 국왕 주치의가 허준을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했다. 그러나 이민호는 예전에 한국에서 살 때 드라마까지 본 사람이라 허준이 훌륭한 의사인 것을 익히 알고 있었다.

허준은 세자 시절의 광해군을 두 번이나 큰 병에서 구해준 공로로 품계가 정2품 상계 정헌대부에 오르고 관작은 지중추부사에 달했다. 그러나 선조 임금이 원래 역사보다 일찍 죽는 바람에 아직 정1품에 오르지 못했다. 물론 의관이 정2품에 오른 것만으로도 사간원과 사헌부 대간들이 걸핏하면 들고 일어나 허준의 가자를 취소하라고 난리를 쳤었다.

“말씀처럼 허 대감은 정말 훌륭한 분이시오. 우리는 허 대감의 뜻을 이어 그분의 역작이 인간 세상에 잘 활용되도록 합시다.”

“예. 그렇지 않아도 전하의 뜻을 받들어 허 대감과 계약을 한 다음 한글화하는 일을 시작했습니다. 번역 작업이 끝나면 고산국 내의 모든 한방 병원과 한의원, 한의대와 의대 도서관에 비치하고 한의사들에게도 한 질씩 보내겠습니다.”

서양의학은 세균과 소독, 면역 등 이민호의 얄팍한 의학상식만으로도 크게 진보해서, 고산국 의학이란 분야가 따로 발전하고 있었다. 고산국과 마카오에 거주하던 여러 나라 출신 의학자들이 공동으로 백신을 개발해, 개발에 참가한 나라들뿐만 아니라 그 주변국들을 비롯해 문자 해득이 가능한 모든 나라들과 연구 결과를 공유했다.

서양의학이 급격한 발달을 이루고 있다지만 백신과 세포학 분야 외에는 사실 발전이 더딘 편이었다. 다만 세균과 소독 개념이 알려지면서 공중위생 분야가 상전벽해 수준으로 바뀌었다. 이제 외과의들은 방금 환자를 수술했던 피 묻은 손으로 다른 환자를 수술하는 경우가 없어졌다. 20세기 초에나 가능했던 발전이 이 시기에 이미 이루어졌다.

“질병을 몰아내 모든 백성, 아니 이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건강하게 사는 것이 내 꿈이오. 주치의께서 의료국까지 맡아 지금까지 아주 잘해주셔서 고맙소.”

“제가 한 일이 뭐가 있겠습니까? 저는 다만 명을 받아 전하를 보필할 뿐입니다. 그런데 서문에 허 대감께서 재미있는 이야기를 쓰셨더군요. 병 든 백성의 치료는 고산국처럼 나라에서 해줘야한다는 주장입니다. 허 대감이 전하께서 베푸시는 의료행정을 여태껏 지켜본 모양입니다.”

“허 의원이시라면 의원으로서 가진 평소 지론일 수도 있지요.”

이민호는 고산국이 없었더라도 동의보감 서문에 같은 내용이 실렸을 것으로 믿었다. 실제로 동의보감 서문에 그런 내용이 있었다.

서양의학을 선도하는 고산국이지만 한의학을 절대 무시하지 않았다. 한의사들은 흔히 서양의학은 한정된 가짓수의 병만 고친다면서, 한의학은 진료 분야가 훨씬 넓다고 한다.

반드시 그런 주장에 동의하지 않더라도 오랜 역사에서 비롯된 한의학의 경험을 무시할 수는 없다고 이민호는 생각했다. 주치의가 이민호의 체질에 맞는 녹용을 처방해준 덕에 밤이 조금 덜 두려워졌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가을에 잉글랜드 탐험가들이 왕도로 호송돼 왔다. 뉴펀들랜드와 그린란드 사이를 지나가던 배가 고산국 순양함이 내린 정지 신호를 무시하고 도주하기에 추격해서 나포했다고 한다.

“전하! 저희들은 북서 항로를 개척하려는 탐험가들일뿐입니다. 북극해를 지나 아시아, 특히 고산국에 이르는 무역항로를 여는 임무를 받고 항해 중이었습니다. 그런데 거대한 고산국 배가 나타나 다짜고짜 저희들을 나포했습니다.”

“이보게! 그쪽은 막혔다고 우리가 전에 공개한 지도에 나와 있잖아? 그리고 뉴펀들랜드와 그린란드 남단을 잇는 선 안쪽은 고산국의 영해야. 타국 선적의 배라도 자유롭게 항해할 수 있지만 해적이 아니라면 최소한 해군의 문정(問情)에 응답해야지.”

사실 대서양함대 사령관 선에서 잉글랜드 탐험선 내부를 대충 수색한 다음 대서양 방면으로 돌려보내라고 함장에게 지시하는 것으로 이번 문제를 끝낼 수도 있었다. 그러나 태평양을 안전하게 지키는 것이 고산국의 최우선 국익임을 잊지 않은 순양함 함장과 대서양 함대 사령관은 이 문제를 심각히 여기고 탐험가들을 왕도로 보냈다.

통제하기 쉬운 파나마 운하와 수에즈 운하 외의 통로를 이용해 유럽 배들이 태평양에 진입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았다. 그들이 새동래를 출발할 때 이민호가 보고를 받았고, 정보국을 통해 이들의 신상을 파악했다. 특이한 사람이 하나 있었다.

“그 배가 해군 함선인지 몰랐습니다. 커다란 쇠로 만든 배가 다가오기에 그저 무서워서 바람을 타고 달렸을 뿐입니다.”

“모르는 척하기는? 선장이 누군가?”

“예! 저입니다, 전하. 헨리 허드슨이라고 합니다.”

“오!”

이민호가 예전에 들어본 이름이었다. 그러나 이민호가 아는 것은 사람 이름이 아니라 캐나다 북부의 만과, 뉴욕을 흐르는 강에 붙은 이름이었다. 이 사람 이름을 따서 허드슨 만과 허드슨 강이라고 명명됐지만, 북미 대륙 전체가 고산국 영토로 편입된 이상 이제 그럴 일은 없었다.

“자네 그 나이에도 눈이 참 예쁘구먼.”

“하하! 그런 말씀을 종종 듣습니다.”

실제 역사에서 허드슨은 1607년에는 잉글랜드 동인도회사, 그리고 1609년에는 네덜란드 동인도회사에 고용돼 열정적으로 탐험 활동을 하던 사람이었다. 그러나 이 열정이 부하 선원들에게 반감을 사서 1611년 6월에 10대인 아들과 동료 7명과 함께 강제로 구명정에 태워졌다가 돌아오지 못했다.

이민호는 허드슨의 최후에 대해 잘 몰랐지만 탐험의 역사에 이름 한 줄을 올린 성공한 탐험가 정도로 기억했다. 유능한 탐험가라면 국적이 비록 잉글랜드라도 써먹고 싶어졌다.

“잉글랜드 동인도회사에 고용됐다고?”

“그렇습니다, 전하. 주로 잉글랜드 동인도회사나 모스크바 회사에 고용돼서 일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에 제가 네덜란드 동인도회사에도 탐험을 제안했는데 그들은 북미와 무역하느라 바빠서 그런지 북서 항로 개척에 관심이 없었습니다.”

실제 역사에서 1607년에 허드슨은 잉글랜드의 모스크바 회사에 고용돼 그린란드 동해안에 도착하고 북위 80도 근처까지 항해했다. 당시 상식으로 고위도 지방에서는 여름 내내 밤에도 해가 뜨기 때문에 북극의 얼음이 녹아 항해가 가능할 것으로 믿었다.

1608년에 허드슨은 동쪽으로 방향을 틀어 루스 차르국 북쪽의 북극해를 지나가려고 시도했다. 그러나 여름에도 북극해가 완전히 녹지 않는다는 사실만 발견했을 뿐이었다.

“대서양 무역을 진행하면서 덴마크와 네덜란드 상선 위주로 고용하고 있지만 잉글랜드도 북미의 무역회사에 고용되겠다면 금하지 않는다. 그러나 잉글랜드에서는 고산국을 적대시하는 것 같다.”

“그렇지 않습니다, 전하. 쓸모없는 아일랜드 떨거지들을 북미로 데려간다고 고산국을 좋게 생각하는 잉글랜드 사람들이 많습니다. 물론 저는 고향을 떠나는 그들을 불쌍하게 여기고 있습니다.”

“어쨌든 자네가 기대하는 북서 항로는 막혀 있네. 유럽 신문에는 이미 나왔지만 자넨 아마 아직 모르겠지. 이번 여름에 고산국 탐험대가 북극점을 정복했다네. 물론 얼음이 다 녹지 않았기에 북위 80도부터는 개썰매를 타고 갔네.”

허드슨의 얼굴이 허옇게 변하더니 힘없이 알현실 바닥에 주저앉았다. 어린 아들이 그를 부축해서 일으키려 했지만 허드슨은 바닥에 앉아 넋두리처럼 중얼거렸다.

“맙소사! 북위 80도 이하는 그린란드에 막혀 있습니다. 결국 북동, 북서 항로가 다 막혔다는 말씀이시군요. 제가 어렸을 때부터 꿈이 극동으로 가는 새로운 항로를 개척하는 것이었습니다. 이젠 포기해야겠군요.”

“대서양은 위로 북극해의 얼음에 막혀 있지. 그것은 태평양에서 봐도 마찬가지야. 그러고 보니 자넨 거의 평생을 바다에서 살았다더군.”

허드슨은 캐빈 보이, 그러니까 배에서 허드렛일을 하는 어린 소년으로 시작해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 나가 결국 선장에 이른 사람이었다. 육지에서 산 날보다 바다에서 산 날이 훨씬 많았다.

아무리 뱃사람이라 해도 바다에 떠 있는 날보다 육지에 있는 날이 더 많기 마련이었다. 그러나 허드슨은 배가 항구에 정박했을 때에도 배에 남아있을 만큼 배가 집이나 다름없었다.

그가 과도하게 탐험 기간을 연장시킨 탓에 집에 가고 싶어 하는 선원들이 그를 싫어한 것은 너무도 당연했다. 그렇다 해도 선원들이 선상반란을 일으켜 구명정에 허드슨 선장 일파를 태운 다음 망망대해에 띄운 것은 살인행위였다.

“저에게 배는 집이나 다름없습니다. 북대서양은 제게 앞마당입지요. 잉글랜드에 돌아가도 할 일이 없습니다. 이제는 집도 잃고 마당도 잃게 생겼습니다.”

“그럼 내가 자네에게 집을 주고, 마당이 아니라 들판을 주겠네. 태평양은 어떤가? 대서양보다 크다네.”

허드슨이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고산국 해군에 잡혀왔는데 잘못하면 고산국 일을 해주게 생겼다.

이민호 입장에서 허드슨은 위험인물이었다. 정보국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1607년에 그린란드 방향으로 아시아 항로를 개척할 때는 80톤에 불과한 작은 범선에 선원 10명, 소년 한 명만 태우고 갔다. 잉글랜드 동인도회사가 큰 범선 네 척 단위로 묶어서 출항시킨 것과 달리 허드슨은 매우 싸고 효율적인 소형 탐사단 역할을 하고 있었다.

이민호는 허드슨이 더 이상 유럽, 특히 잉글랜드 동인도회사에 고용돼서 탐험에 나서는 꼴을 두고 보기 어려웠다. 허드슨이 발견한 땅은 허드슨의 국적과 상관없이 고용주에 귀속됐기 때문이다. 이민호는 유능한 항해 전문가를 잉글랜드 무역회사의 피고용인 신분이 아니라 고산국 탐사대로 활용하고 싶었다.

“태평양은 잘 모릅니다만, 고산국에서 발행한 지도를 보고 광대함을 알 만하겠습니다. 만약 저를 고용해주신다면 작은 암초와 모래톱까지 찾아서 전하께 바치겠습니다.”

“좋아. 아주 좋아. 대신 자네 고향 잉글랜드에는 못 돌아가네. 고향에 남은 벗들과 서신을 교환할 때마다 일일이 검열을 받아야 할 거야. 그래도 괜찮겠나?”

“제가 하는 일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뜻으로 알겠습니다, 나의 왕이시여!”

허드슨이 무릎을 꿇고 검을 검집째 바쳤다. 충성을 맹세하는 의미였겠지만 이민호는 한 발 더 나갔다.

“챙~”

이민호가 허드슨이 바친 검을 뽑았다. 그리고 검 옆면으로 허드슨의 양 어깨를 살짝 두들겼다. 비록 약식에 불과했지만 갈릴레오에 이어서 두 번째 기사 작위 수여식이었다.

“헨리 허드슨! 그대는 고산국 국왕의 기사다. 국가 왕실을 보호하고 태평양과 인도양을 탐험하는 것이 그대의 임무다. 나머지는 기사도와 그대의 양심에 따라라.”

“충성을 맹세하겠습니다, 전하!”

검을 돌려받을 때 허드슨이 두 손으로 공손히 받으며 고개를 숙였다. 뜻밖에 허드슨은 감격에 겨워 몸을 떨며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뛰어난 항해능력과 강인한 의지를 가졌으나 평생 이곳저곳 무역회사에 팔려 다니는 신세였다. 그러나 이제는 정착할 때도 됐다. 드레이크 선장처럼 군주에게 직접 기사 서임을 받는 영광을 누렸으니 뱃사람으로서 더 이상 바랄 게 없었다.

이후 이조 판서가 허드슨에 대한 예우를 설명했다. 허드슨에게는 영지 대신 봉록을 지급하되, 일단 월 100원으로 정하고 탐험 성과에 따라 차츰 인상해주기로 했다.

또한 넓은 마당이 딸린 저택 소유권을 그에게 넘겼다. 고산국에서 개인 소유 부동산은 지상권만 보유한 반쪽짜리였으나 50년, 혹은 주택 내구연한을 검사해서 추가로 소유권을 누릴 수 있었다.

“전하! 저희들도 고용해주십시오!”

“허드슨 선장보다야 못하겠지만 저희들도 바다에서 잔뼈가 굵은 선원과 항해사들입니다.”

원래 역사대로라면 이들이 선상반란을 일으키게 된다. 그러나 그런 사실을 모르는 이민호는 이 선원들이 고급 인력처럼 느껴졌다.

“좋다. 합당한 대우를 해주마. 허드슨 선장 밑에서 일해도 좋고, 원한다면 일반 해운회사에 일자리를 알아봐주겠다.”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선원들은 가족을 데려오기 위해 유럽으로 가는 배편에 태워 보냈다. 계약금을 두둑하게 안겼으나 절반이라도 돌아오면 다행이라고 여겼다.

“그대는 허드슨 선장의 아들인가?”

“그렇습니다, 전하.”

아버지를 잘못 만나 어렸을 때부터 바다에서 살아온 10대 소년이 초롱초롱한 눈으로 이민호를 바라보고 있었다. 이민호는 이 아이를 매우 측은하게 여겼으나, 소년은 자부심이 넘치는 표정이었다.

“너는 아주 어렸을 때부터 배에서 살았다고 들었다. 그러면 기본적인 교육을 받을 기회가 없었을 것이다. 너도 고산국 백성이 됐으니 학교를 다니도록 해라.”

“감사하지만 저는 바다에서 사는 게 좋습니다. 육지에서는 아무 것도 아닌 어린 소년이지만 바다에서는 선원 한 사람 몫을 충분히 해내고 있습니다. 아버지도 훌륭한 분이십니다.”

허드슨이 다급하게 손을 저었으나 입에서 말이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이민호는 당찬 소년이 마음에 들었으나 설득하기 어려워 난감해졌다. 그때 알현실에 배석한 이순신이 나섰다.

“아무리 아버지가 그 분야에서 뛰어난 사람이라도 일부러 다른 사람에게 아들의 교육을 맡기기도 합니다. 유학자들이 보통 그렇지요. 제가 이 똘똘한 소년을 맡으면 어떻겠습니까?”

“그래 주신다면 저야 고맙지요, 총함장님.”

국왕을 당돌하게 바라보던 소년이 제독 앞에서는 얌전한 소년으로 돌아갔다. 이로써 허드슨의 집안은 대를 이어 고산국에 충성하게 됐다.

============================ 작품 후기 ============================

잉글랜드 국적이라 신경 쓰이지만, 이제는 고산국 사람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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