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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엘류나크! 엘류나크 어디있어?! "
나는 에덴과 보리와 함께 묵고 있는 산속의 외딴 오두막집에서 소리쳤다. 순간 바람이 휘몰아치며 나무가 흔들거리더니, 새파란 머리결을 늘어트린 아름다운 여인이 모습을 드러냈다.
아무 감정도 느끼지 못하는 표정으로 서있는 엘류나크를 향해, 나는 천천히 다가갔다. 내가 뚫어지게 그녀를 쳐다보자, 그녀는 결국 시선을 피해버렸다.
" 아름다운, 엘류나크. "
" 당장, 손 치워요. "
내가 엘류나크의 탐스러운 엉덩이를 쓰다듬자 그녀가 한발자국 물러나면서 나를 쏘아본다. 예전에는 그녀의 시선이 무서웠지만, 지금은 오히려 사랑스럽게 보인달까. 요정들의 지배자에 가까운 엘류나크가 나의 종이 되었다니. 물론 거기에 대한 긴~ 이야기가 있지만, 일단 중요한 것은 그게 아니니 생략하겠다.
나는 다시 엘류나크의 나긋나긋한 허리를 쓰다듬으며 약간 엄해진 목소리로 그녀를 쏘아붙였다.
" 내 명령을 거역하는거야? "
" 이런 짓을 하는 용사라면 필요없어요. "
" 허허, 엘류나크. 어젯밤 생각나? "
그녀가 얼굴을 붉히며 이를 부드득 간다. 관계를 맺으면 나에게 살살 녹는 그녀였는데, 이상하게도 현실로 돌아오면 엘류나크는 반항이 심했다. 그렇다고 일부러 츤츤- 거리는 것도 아닌 것 같은데.
' 자존심 문젠가? '
" 당신은, 정말.. 불한당이에요. "
요정의 험한 말에 찬사를 보낸다. 그녀가 할 수 있는 최대의 욕이 바로 불한당이었다. 왜인지는 모르지만, 죽이겠다는 소리는 하지 않는 걸 보니 그래도 내가 주인이라는 것은 확실히 인지하고는 있는 것 같다.
" 물어볼 것이 있는데 말이야. "
" 얼굴좀 치우고 하시죠. "
" 냄새가 너무 좋은 걸 어떻게 해. "
그녀도 포기했다는 듯이 한숨을 푹 내쉬고 나에게 몸을 맡긴다. 나는 그녀의 목에 키스를 한번 하고 귀에 조용히 속삭였다.
" 백 년전. 암흑 제국의 마녀에게 저주받은 공주의 얘기... 알지? "
엘류나크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이러면 얘기가 쉽지.
" 그 공주의 생일 파티에 초대받은 요정을.. 알고 있나? "
" 그걸 제가 어떻게 알겠어요. 그리고, 제발 얼굴 좀 치워요! "
" 그래? 흠, 그러면 어쩔 수 없지. 벌을 받아야겠어. "
나는 그대로 그녀를 쓰러트리고 가슴을 움켜쥐었다. 그녀가 하악- 거리며 울기어린 눈으로 날 노려보는데, 설마 그 위대하고 대단하신 엘류나크님께서 이런 표정을 지으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그녀에게 얻어맞아서 땅에 뒹굴었던게 엊그제였던 것 같은데 말이야.
' 역시 스킵은 위대해. '
" 정말로 몰라? "
" 그.. 그걸 어떻게 알아요. 요정의 수가 몇인데. "
나는 물로 만들어진 그녀의 블라우스를 찢고 드러나는 가슴을 살짝 핥았다. 그녀가 몸을 움찔하면서 두 손으로 입을 막는다. 예전에 처음 엘류나크와 관계를 맺을 때 알게된 사실이 있는데, 바로 요정들은 쾌락에 엄청 약하다는 것이다. 즉, 애무만 잘해줘도 완전히 녹아버린다는 뜻이었다.
" 그.. 그만! 하악. 눈앞이.. 흑.. 빙빙 돌아요오오옷! "
" 너의 자식들이 널 보면 참.. 재밌겠지? "
" 하악! 그.. 그런!! 하으으으으읏!! "
그녀의 몰랑몰랑한 유실을 두 손으로 잡아서 엄지와 검지에 끼워 살살 돌리자 그녀가 자지러진다. 그 도도한 호수의 지배자인 엘류나크가 이렇게 망가지는 모습이 너무 재밌달까. 나는 입으로 그녀의 가슴 주변을 핥으며 다시 그녀를 향해 입을 열었다.
" 그 요정을 알 수 있는 방법은 없어? "
" 하으... 읏.... 있어.. 있어요... 아응! "
헤롱헤롱하게 풀린 눈으로 온 몸이 흐느적거리는 엘류나크의 치마를 그대로 내려버렸다. 아무런 털도 없는 민둥산이 내 눈에 보였다. 요정이라는 존재가 이렇게 완벽하다니. 어디 한 구석이라도 눈살 찌푸려지는 곳이 없었다. 곧게 일자로 다문 그녀의 꽃잎이 아주 매력적이다.
" 지.. 지금 여기서..?! "
" 그러면? "
" 아.. 안돼요! 애들이.. 애들이 본단 말이야! "
엘류나크가 나에게 벗어나려고 했지만, 나는 그녀의 두 손목을 낚아채서 바닥에 고정시켰다. 그녀가 울상이 된 얼굴로 사정하기 시작한다.
" 제발, 여기서는 안돼요. 애들이 봐요.. 안돼... 아.. 아!! "
나의 우람한 분신이 그녀의 몸속으로 들어가자 그녀가 허리를 활처럼 휘었다. 나는 이미 윤활유가 흘러나온 그녀의 동굴 속을 사정없이 왔다갔다 반복했다.
" 으아아앗!! 으항! 아웃! "
" 그 요정을.. 후우.. 찾아! 후우.. 그게 내.. 명령이다.. "
" 좋아욧! 좋아... 아읏.. 아응! "
나와의 관계가 좋다는 것인지, 아니면 명령을 듣겠다는 것인지 구분하기 힘들었지만, 둘다라고 생각하면서 강하게 허리를 흔들었다. 그녀는 사타구니에서 밀려오는 강력한 쾌감에 몸을 펄떡 튀면서 나에게 달라붙었다.
" 아!! 그만! 안돼! 안돼애애애애앳! "
내 정이 그녀의 깊숙한 곳에 뿌려진다. 그녀는 천천히 뒤로 넘어져 바닥에 누우면서 조용히 중얼거린다.
" 좋아요... 좋아... 좋아요.. "
" 준비는? "
내가 의자 팔걸이를 톡톡 몇번 두드리며 앞에 한쪽 무릎을 꿇고있는 사내에게 말했다. 그는 들고 있던 고개를 숙이며 '끝났습니다.' 하고 대답했다. 사내가 손벽을 두번 짝짝- 치자 문밖에서 누군가가 묶여서 다른 사내 둘에게 끌려왔다.
" 호, 이 놈인가? "
" 그렇습니다, 주군. "
" 그래도 상판때기가 볼만은 하군. "
재갈을 물고 있는 상태로 두 손발이 뒤로 묶여있는 사내가 움움- 거리며 몸을 버둥버둥 거렸다. 나는 포박된 사내를 데리고 들어온 남자들에게 눈짓을 해서 재갈을 풀어라고 명한다. 사내는 재갈이 풀리자마자 입에서 욕을 내뱉는다.
" 이, 벌레만도 못한 놈들! 내가 누군지 알고나 있나?! 난 대국, '그로시아'의 공작의 외동아들, '발더스 그레이스(Valdus Grace)' 공자다! 감히 이런 짓을 하고도 무사할 줄 아느냐! "
" 니가 그렇게 망나니같은 새끼라는데... 정말인가? "
그는 얼굴을 시뻘겋게 붉히며 나를 향해 고래고래 소리친다.
" 감히 나를 보고 망나니라니! 이 하찮은 놈! 조금만 있으면, 아버님께서 군대를 이끌고 여길 싸그리 쓸어버릴거야! "
" 아, 그건 걱정되는군. 그러면 지금 당장 해야겠군. 준비해. "
발더스는 자신을 들어올리는 두 사내에게 욕을 퍼부으며 당장 몸에서 손을 떼라고 소리쳤다. 음, 나와 몸 크기도 아주 비슷하고, 살아선 안되는 쓰레기에, 신분까지! 그는 내가 원하는 것을 모두 충족시키고 있었다.
" 너의 삶, 내가 잘 가져가지. "
" 하하핫! 내 삶? 돈? 명예? 여자? 으하하하핫. 너 따위가 그걸 모두 가질 수 있을 거라고 보냐! "
" 잘라. "
" 어.. 어? "
한쪽 무릎을 꿇고 있던 사내가 천천히 일어나 품에서 얇은 칼을 꺼내들었다. 발더스는 그 모습에 얼굴이 새파래지며 몸을 버둥거렸지만, 그는 아무런 표정변화도 없었다.
" 불쌍하니까 죽이고 시작해, 브룩. "
" 아.. 안돼! 날 죽이면 너희들도 모두.. 쿠웩!! "
브룩은 한치의 머뭇거림도 없이 손에 든 칼로 발더스의 목을 찔렀다. 그리고 칼을 뽑아서 다시 반대편에도 찔러서 구멍을 내버렸다.
" 퀡! 퀘.. 퀘에에에엑! "
발더스가 몸부림을 치지만, 그를 잡고 있는 두 남자는 미동도 없었다. 몸을 버둥거리던 움직임이 점차 줄어들더니, 발더스의 눈의 초점이 사라진다.
" 시작하지. "
" 와아- "
산채를 지키고 있던 두 명의 산적은 갑자기 들려오는 함성 소리에 깜짝 놀라며 매달려있는 종을 마구 치면서 산채 안을 향해 소리친다.
" 적이다! 적들이 쳐들어온다아아앗! "
수 천이 넘어보이는 병사들의 수에, 산적들은 들고있던 무기를 내팽겨치며 항복을 외쳐댔다. 하지만, 병사들은 일말의 자비심도 없이 항복한 자들도 모조리 찔러 죽였다. 무너진 산채의 나무문을 통해서 누군가 백마를 타고 들어온다.
그의 이름은 '델프시 그레이스(Delphy Grace)', '그로시아 왕국'의 유일한 공작이었다. 그는 자신이 끔찍히 아끼는 외동 아들이 납치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그 원흉이 된 산채를 박살내고 있었다.
" 전부 죽여버려랏! 발더스를 찾아! "
이 백이 조금 넘던 산적들은 병사들에 의해서 순식간에 저승으로 떨어졌다. 곧 누군가가 창고에서 '찾았습니다!'하고 외친다. 멍-한 눈을 한채 입을 헤- 벌리고 넋이 나가있는 청년. 바로, '발더스 그레이스' 공자였다. 델프시는 말에서 내려 정신이 나가버린 아들을 안으며 의원을 불렀다.
" 충격때문에 정신이... "
" 그게 무슨 소리야! 정신이... 정신이 어떻게 되었는데?! "
" 아뢰옵게 황송하지만, 공자님께서.. 미.. 치신 것 같습니다. "
" 뭐.. 뭐랏?! "
침도 약간씩 흘리면서 아무런 반응도 없는 발더스를 꽉 껴안으면서, 델프시는 이를 부드득 갈았다.
" 산적들을 하나도 남김없이 죽여버렷!! "
공작은 병사들에게 마차를 준비시키고, 발더스를 안에 눕히도록 명령했다.
- 덜커덩
마차가 천천히 출발한다. 의원은 잠시 도구를 챙기기 위해서 자신의 짐을 뒤지고 있는 동안, 발더스의 눈빛이 천천히 바뀌었다. 지금 발더스는, 바로 '레온 프라하스타'인 '나' 였다.
' 흐흐흐, 성공이군. '
나는 정신이 나가버린 척 연기를 하면서, 공작가에 서서히 스며들 생각이었다. 의원이 마차로 돌아오려는 낌새가 느껴져서, 다시 나는 미쳐버린 척 혀를 살짝 내밀고 눈의 초점을 바꿨다.
마차는, 덜커덩 거리면서 천천히 '그로시아'를 향해 달린다.
나의 계획은 이렇다.
일단 먼저 왕국 하나를 접수한 다음에, 다른 왕국들까지 흡수한다. 어차피 신성 제국은 내 손아귀에 있는 거나 마찬가지이므로, 남은 것은 암흑 제국 뿐이다. 그 다음에, 마녀의 진전을 이어받은 암흑 제국의 황녀를 납치한다. 그리고, 그 사실을 암흑 제국에 알리면 그들은 전쟁을 일으키겠지?
암흑 제국의 문을 열기 위해선 전쟁 밖에 답이 없었다. 아무리 암흑 제국이라고 해도, 왕국들 전체와 신성 제국을 상대할 수 있을 리는 없으니까. 만약 암흑 제국이 전쟁을 일으키지 않는다고 해도, '마녀'라는 네임드 캐릭터를 손에 넣었으니 그것만으로도 만족할만한 성과다.
' 완벽하군. '
일단 전쟁이 일어나든 일어나지 않든 간에, 먼저 1차 목표는 3개의 왕국 전체를 흡수하는 일이었다. 2차 목표는 암흑 제국의 황녀를 납치하는 것이고.
' 도중에 네임드 요정도 찾아내면 금상첨화겠지? '
어차피 엘류나크에게 그 일을 시켜놨기 때문에, 시간이 흐르면 언젠가 그 요정을 찾게 될 것이다.
움직이던 마차가 덜컹- 하더니 드디어 멈췄다. 이미 깜깜한 밤. 나는 한 병사에게 업혀서 '그로시아'의 '그레이스 공작'의 대저택에 들어갔다.
' 시작이 좋군. '
일단 작은 목표는, '그레이스' 공작가를 완전히 내 손아귀에 넣는 일이겠지.
병사의 등에 업혀있는 나의 얼굴에서 천천히 미소가 새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