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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흐으으읏!! "
내 육봉이 그녀의 꽃잎을 서서히 파고 들어갔다. 한 줄기의 혈흔. 기사가 되면서 많은 아픔을 겪고 참아왔지만, 이런 아픔은 그녀가 처음느낀 생소한 것이었다. 처음으로 느껴본 남자의 상징. 히폴리아는 두 손으로 단단히 고정된 내 두 팔뚝을 꽉 잡고 나를 올려다본다.
" 읏, 잠시.. 잠시만 기다려주십시오. "
" 좋아. 조금 괜찮아지면 얘기해. "
뜨끈뜨끈하고 끈적끈적한 느낌이 내 육봉을 감싸고 돈다. 그녀는 몇번 숨을 크게 들이마시고 내뱉은 뒤에 입술을 살짝 깨물고 고개를 끄덕였다.
" ... 계속 하셔도 됩니다. "
" 좋아. "
내가 천천히 허리를 흔들자, 그녀는 이를 악물고 고통을 참으려고 애썼다. 아직 고통밖에 없는 진퇴운동이었지만, 나의 환상적인 기교에 의해 그녀는 자신의 사타구니로부터 올라오는 야릇한 기운을 조금씩 느끼는 중이었다.
" 읏.. 읏... 아읏.. "
고통스러움에 경직되던 그녀의 몸이 천천히 풀리면서 내 움직임에 조금씩 동화되고 있다. 그녀의 검은 흑발이 땀에 젖은 피부에 고혹적으로 달라붙어 있다. 나는 히폴리아의 목을 핥아내면서, 그녀의 귓가에 조용히 속삭인다.
" 사랑해, 히폴리아. "
" 히읏?! "
갑자기 그녀의 질이 내 육봉을 꽉 물어재낀다. 호, 역시나. 이상하게도 여자들은 관계를 맺는 도중에 귓가에 사랑한다고 속삭이는 것을 좋아했다. 그러면 다들 기분이 순간적으로 엄청나게 고조되는 모양이다.
히폴리아도 예외가 될 순 없었는지, 크게 다른 모습은 아니었다. 원래는 평생 남자를 모르고 살아야할 운명이었지만, 어찌저찌하다가 나와 관계를 맺게 됨으로써 마음속에 피어오른 한 줄기의 감정이랄까. 나는 그것을 집요하게 붙잡고 힘껏 뽑아낼 작정이다.
" 사랑해, 히폴리아. "
" 하아.. 하아.. 전.. 전 그저.. "
그녀의 두 눈이 반쯤 풀리면서 나를 흐릿하게 바라본다. 항상 흐트러짐없이 절제되어있는 그녀의 평소 모습과는 180도 다른, 유일하게 나만 보게될 그런 표정이다.
" 읏.. 사.. 사랑이라니.. 하앗.. 잠시만.. 잠시... 읏! "
히폴리아는 무언가 더 말하려고 하면서 나를 멈추려고 했지만, 나는 계속해서 그녀를 몰아붙였다. 여기서 어중간하게 했다간, 정말 죽도 밥도 안된다. 다시는 그녀와 관계를 맺지 못할 수도 있다.
" 후.. 후.. 그러면 이런 행위는.. 아무나 붙잡고 하는 건 아니잖아? "
" 그.. 그런.. 하아.. 하앗! "
조금씩 올라오는 쾌감이 드디어 그녀의 가슴깨까지 차올랐다. 이젠 그녀는 신음을 크게 내뱉지 못하면 버틸 수 없을 정도까지 와버린 모양이다. 나도 속도를 더 높이기 위해서 몸을 그녀에게 기울이고, 그녀의 두 어깨를 강하게 잡았다.
" 이제 간다! "
" 아아!! 아아.. 아아아아!! 아으으아아아!! 아아아아아아! "
내 허리가 순간 엄청난 속도로 움직이기 시작한다. 그녀는 기어코 눈물을 한방울 흘리면서 두 손으로 이불을 뜯어질 듯 강하게 쥐었다. 그녀의 반듯한 허리가 서서히 활처럼 휘기 시작했지만, 내가 두 손으로 어깨를 강하게 밀고 있었기 때문에 한계가 있었다.
" 아아아앗! 안돼요! 안돼! 그만..! 그만!!! 그마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
그녀의 눈앞이 몇번 번쩍이고 말할 수 없을 정도의 쾌락이 그녀의 온몸을 휘감고 돌았다. 몸이 몇번씩이나 들썩였고, 무방비하게 벌어진 입에서 침이 주륵 흐른다. 그녀가 강한 오르가즘을 느낌과 동시에, 나도 그녀의 안에 강하게 밀액을 부어넣었다.
" 크읏! "
두 손으로 강하게 죄듯이 그녀의 질이 내 육봉을 꽉 물어왔다. 마치 아이가 엄마의 젖을 탐하는 듯 했다.
" 후우.. "
사정감 뒤에 오는 강렬한 정복감이 내 몸을 기분좋게 감싸고 돌았다. 그녀는 숨을 헐떡이면서 축 늘어져있었는데, 두 눈에는 이 상황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불신감이 가득차있었다.
" 용사.. 용사님.. "
" 후후, 고마워, 히폴리아. 너 덕분에 기분이 많이 좋아졌어. "
" 그... 그렇게 말씀하신다면, 저야 감사할 따름입니다. "
나는 그녀의 입에 가볍게 키스를 하고 그녀의 젖은 머리칼을 뒤로 쓸어넘겼다.
" 사랑해, 히폴리아. "
" ... "
그녀는 내 말에 상당히 혼란이 오는지 눈알을 이리저리 데굴데굴 굴렸다. 보통때 같았으면 내 말을 반박했을텐데, 아마 자신의 마음속에 피어오른 이상한 기분때문에 입을 다물고 있는 것 같았다.
" ... 이젠 끝인가요? "
" 뭐, 일단은. "
" 그럼 이만 돌아가주십시오. 피곤해서 쉬고 싶습니다만. "
" 좋아. 어쨌든 고마웠어, 히폴리아. "
나는 그녀의 이마에 입을 쪽- 맞추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옷을 주섬주섬 입고 조용히 그녀의 방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 휘유- 이거 기분 좋은데. 히폴리아라는 고결한 성기사를 꺾었다는 것도 있고, 그녀가 자신을 영 마음에 두지 않은 것은 아니다라는 사실을 깨달은 것도 한 몫했다.
' 이제 이걸 토대로, 그녀와 이렐린을 무너뜨려야겠군. 어차피 히폴리아만 입을 닫는다면, 나와 이렐린이 관계를 맺어도 아무도 모를테니까. '
" 반가워, 이렐린. 히폴리아 너도. "
" 용사님! "
" 하, 결국 이름 부르는 건 무리인가보지? "
이렐린은 히폴리아의 눈치를 보다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 아무래도 아직은 무리일 것 같아요. "
" 그래? "
내가 히폴리아를 바라보자, 그녀가 슬그머니 시선을 피했다. 아마 어제 내 밑에서 헐떡이던 생각이 떠오른 모양이다. 후후, 오늘도 기대하라고 히폴리아. 물론 그 말을 그녀에게 할 생각은 없다. 놀라게 해줄 생각이니까 말이지.
" 다들 준비는 잘 되고? 출발은 대략 이주 정도 후에 할 생각이니까. "
" 네, 뭐.. 저는 준비할 것도 굳이 없어서요. "
사실 이렐린은 성력만 있으면 되니, 굳이 이주라는 시간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다만 기사들은 이것저것 자신의 할일을 정리하고, 탐험에 나설 물품을 구비하는 등 시간이 꽤 필요했기에 이주라는 넉넉한 시간을 잡은 것이다.
" 기도는 언제 끝나? "
" 아, 지금 막 시작하려는 시간인데.. "
이렐린이 입을 오므리고 날 올려다본다. 그 모습이 너무 귀여워 꽉 껴안아주고 싶었지만, 아직 히폴리아의 정리가 완전히 되지 않은 상황이어서 그럴 순 없었다.
" 오늘은 꼭 기다리고 있을께. 다녀와. "
" 네! "
이렐린이 신나는 표정으로 면사포를 챙기고 방문을 향해 신나게 뛰어갔다.
" 꼭 약속이에요! "
" 그래. "
이렐린이 사라지자, 히폴리아와 나 사이에서 이상한 기류가 휘몰아쳤다. 그것을 눈치챈 그녀는 황급히 자리를 벗어나려고 했지만, 그 전에 내가 그녀의 팔목을 빠르게 낚아챘다.
" 앗, 요.. 용사님. "
" 힘들지 않았어? 괜찮아? "
" 네, 괘.. 괜찮습니다. "
" 할 일이 있는거야? "
히폴리아가 머뭇거리다가 입을 연다.
" 그.. 그런건 없지만.. "
" 그럼 나랑 얘기나 같이 해. "
나는 그녀의 팔목을 끌어서 의자에 앉혔다. 성녀가 앉았던 자리에 히폴리아가 털썩 앉으며 두 손을 서로 잡고 만지작 거렸다.
" 할.. 얘기라 하심은? "
" 아니, 그냥. 아무 얘기나. "
그렇게 내가 얘기를 시작했다. 일상적인 얘기부터 시작해서, 우스갯 소리, 또 내가 여러 곳을 여행다녔던 얘기까지. 물론 지어낸 얘기도 많았지만, 지금 내 얘기가 사실이냐 거짓이냐는 그리 중요치 않다. 얼마나 히폴리아가 내 얘기에 폭 빠졌는지가 중요하지.
" 호호호, 그래서요? "
" 그래서 내가 그 놈의 옷을 모조리 베어버렸지. 그 자식은 자신의 옷이 베인 줄도 모르고 계속 싸우다가 옷이 홀라당 벗겨지니까 그제서야 깜짝 놀라면서 도망가버렸어. "
" 그게 가능한건가요? "
" 물론. 나정도라면 그 정도 능력이야 충분하지. 주신께서도 살상을 좋아하시는 편은 아니니까, 죽이지 않고 제압할 수 있다면 그것보다 좋은게 어딨겠어. "
히폴리아가 납득된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 물론이죠. "
" ... 재밌는 얘기면 나도 끼워줄래? "
" 아, 서.. 성녀님! "
얼마나 내 이야기들에 폭 빠졌는지, 그녀는 성녀가 오는 줄도 모르고 의자에 계속 앉아있었다. 그런 그녀를 보면서 성녀의 얼굴이 살짝 굳어졌다.
" 어떤 얘기야? "
" 아.. 아무 것도 아닙니다, 성녀님. "
" 아무 것도 아닌데, 그렇게 웃은 거야? "
" 이렐린, 뭘 그렇게 정색해. 어쨌든 내가 약속은 지킨거지? "
성녀는 다시 나에게 고개를 돌려 빙긋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제서야 히폴리아는 조용히 한숨을 내쉬며 기립자세로 얼굴을 딱딱하게 굳혔다.
그 후에, 나는 이렐린과 티타임을 즐기며 재밌는 얘기를 나누다가 헤어졌다. 어차피 이렐린은 나에 대한 애정도가 100이니까 여기서 더 공략해도 나올게 없지만, 히폴리아는 다르다. 너무 이렐린과 친밀하게 굴다간, 그녀의 애정도가 급격하게 식어버릴 지도 모른다. 모든 것은 적당한 선이 있다는 말이다.
밤이 깊어지고, 대부분 모든 이들이 잠에 들었을 때, 나는 히폴리아의 방을 방문했다. 내가 그녀의 방문을 똑똑- 노크하자, 잠시 후에 히폴리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다행히 아직 잠들지 않은 모양이다.
" 누구십니까? "
" 나야. "
방안에서 작은 소음이 들리더니, 조금 있다가 히폴리아가 방문을 살며시 연다.
" 용사님? 이 늦은 시간에 왜.. "
" 잠시 들어가도 되지? "
" 아.. 저기.. "
그녀의 허락이 떨어지기도 전에, 내가 그녀의 방문을 휙 열고 들어갔다. 어제완 다르게 방이 약간 어지럽혀져있었다. 방 한 구석에는 던져놓은 기사 복장이 있었고, 신발도 구석에 콕 박혀 있었다.
" 오늘 청소는 안한 모양이네? "
" 저기.. 용사님이 오시리라곤.. 생각지도.. "
" 괜찮아. 이제야 네가 좀 사람답게 보이네. 예전에는 딱딱 숨이 막혀서 혹시 석상이 아닌가 하고 생각했지. "
" 풋, 아니에요, 용사님. "
그래도 장족의 발전이 눈에 띄게 보이는 것은 바로 그녀의 말투와 표정이다. 예전에는 극존칭과 더불어 얼굴에는 여유라곤 없었지만, 지금은 반존칭에 웃기도 많이 웃는다. 그만큼 나에게 마음을 연 것이라고 생각하면 되겠지.
" 그런데 무슨 일로.. "
" 꼭 무슨 일이 있어야 오는거야? 그냥 널 보고 싶어서 왔다고 하면 안돼? "
" 저.. 저를요? "
히폴리아는 어쩔 줄 몰라하면서 얼굴을 새빨갛게 물들였다.
" 그냥 얘기나 하고, 이런저런거나 하고. "
" 네.. 그러면 차라도 한잔 드릴까요? "
" 그러면 좋지. "
그녀는 찻잔을 두 개 꺼내서 주전자에 들어있는 찻물을 부었다. 많이 식었는지 김은 거의 올라오지 않았지만, 그래도 아직 따뜻한 기운은 남아있다.
" 저녁에 오면서 가져온거라 많이 식었어요. "
" 상관없어. "
나는 그녀가 마련해준 의자에 앉아 차를 한모금 마셨다. 그녀는 탁자 위에 빛이 나오는 마력 구슬을 얹어놓고 차를 마셨다. 꽤 달달한 차다.
" 레몬차에요. 제가 레몬차만 마셔서.. "
" 뭐, 다른 차를 준비해올 시간도 아니고. 나도 레몬차 좋아해. "
" 그래요? 다행이에요. "
나는 찻잔을 탁자 위에 조용히 내려놓고, 얘기를 시작한다.
" 그럼, 이제 얘기를 시작해볼까. "
내 얼굴에 미소가 피어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