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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아… 하아…, 서방님. "
나는 연지와 격렬한 관계를 맺고 이불 위에 누웠다. 그녀는 내 오른팔에 안겨 내 품에 폭 안겨있었다.
" 어제 공연은 잘 끝났나요? "
" 응. 아주 성공적이었지. "
" 제가 봐도 너무너무 아름답더라구요. 경축드려요, 서방님. "
나는 그녀의 고개를 살짝 들게하여 입을 쪽- 맞췄다.
" 이제부터 나는 또 바빠질 것 같아. 매일 오고 싶은데, 그러질 못해서 너무 미안해. "
" 아니에요! 전 서방님께서 큰 꿈을 가지고 계시다는 걸 알아요. 전 아무 걱정말아요. 그저 서방님께서 잘되기만하면…, 그것만으로도 족해요. "
" 후후, 거짓말쟁이. 말을 그렇게 해도, 사실 속상하잖아. "
" 아니에요! 아니… 꺗. 서방니임…. "
나는 다시 그녀를 팔에서 내려놓고 이불 위에 눕힌 다음에, 그녀의 위에 올라탔다. 벌써 딱딱해진 내 육봉은 그녀의 꽃잎 앞에서 침을 질질 흘리고 전진하기 위해 준비를 했다.
" 그럼, 다시 2차전 돌입이다! "
" 아흥! "
그렇게 우리들은 밤새 서로의 사랑을 속삭였다.
" 할아버지. "
" 태황이냐. "
" 예, 할아버지. "
" 들어오너라. "
나는 천천히 문을 열고 들어가 할아버지 앞에 공손히 앉았다.
" 요즘 꽤 바쁜 모양이구나. "
" 네. 몸이 두 개였으면 좋겠다고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
" 좋다. 아주 좋은 일이야. "
" 그런데, 혹시 '장'씨 여인은 아직도 입니까? "
그는 아참- 하고 무릎을 탁- 쳤다.
" 나이가 들면 잊어버리는 게 많다니깐. 방금 전까지도 그걸 생각하고 있었는데, 네 얼굴을 보자마자 싹- 잊어버렸구나. "
" 정말 감사합니다. "
" 그런데… 무슨 꿍꿍이냐. "
" 네? "
할아버지의 얼굴이 약간 심각해지더니 나의 두 눈을 똑바로 응시한다.
" 내가 그녀에 대한 신상도 모를 줄 알았더냐. 전하께서 예전에 꽤 총애하던 아이였더구나. 물론 품지는 않으신 것 같지만, 괜히 거기에 연루되면 안될 것 같다. "
" 그런 것이 아니니 걱정마십시오. 저희 집안에는 전혀 해가 되지 않을 겁니다. "
" 흠… 마음 같아선 그녀가 어디있는지 알려주기 싫지만, 내가 숨긴다고 해도 네가 다시 찾아내겠지? "
" 그럴 것입니다. "
할아버지는 허허- 하고 웃으면서 종이 하나를 내게 던져주신다. 나는 그 종이를 두 손으로 들고 천천히 펼쳤다. 그리고 다시 원래대로 접어 할아버지께 고개를 숙였다.
" 정말 감사합니다, 할아버지. "
" 나는 이제 살만큼 살았지만, 너는 아직 젊은 나이다. 목숨이 달린 위험한 일을 하기엔 너무나도 젊다는 것이지. "
" 세상의 모든 일에 목숨이 달리지 않는 일이 어디있겠습니까. 목숨을 걸어야, 그만큼의 성과가 오는 것이지요. "
" 허허, 그만 나가보거라. "
" 예, 할아버지. 전 그럼 이만 나가보겠습니다. "
나는 할아버지께 인사를 드리고 방을 나왔다. 그리고 천천히 집을 나서려는 차, 누군가가 나에게 다가온다. 설정상 나의 어머니인, '이'씨 부인이다.
" 왜 이렇게 얼굴이 보기 힘든 것이냐. "
" 아, 어머니. 요즘 너무 바쁘기에…. "
" 집에 왔으면 내 얼굴이라도 보고 갈 것이 아니냐. 얼른 이리로 오거라. "
사실 그녀의 얼굴을 보게 된 것은 상당히 오랜만이었다. 할아버지를 뵈러온 적은 상당히 많지만, 그녀는 거의 손꼽을 정도였다.
모든 부모의 마음이 같듯이, 그녀 역시 나를 걱정하고 있었을테지만, 나는 그녀가 단순히 여자-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었다. 사실 게임 속이라도 나의 어머니라고 하기엔, 너무나 젊었기 때문이었다.
아직도 탱탱한 피부에, 날씬한 몸매가 나를 너무 자극시켰기에, 왠만하면 피하고 있던 중이었다.
" 음, 그래…, 요즘 뭘하기에 그리도 바쁜것이냐. "
" 말해드리기가 곤란합니다. "
" 흠, 네가 갑자기 어른이 된 것 같구나. 마치 딴 사람같아. 하루 아침에 바뀐 것 같다고 해야할까. "
그녀의 눈에 자랑스러움과 함께 아쉬움이 나타난다. 아마도 자신의 품에서 이제 훨훨 날아가버린 내가 느껴졌기 때문일까.
" 이제 늠름한 남자가 되었구나. 이 어미는 기쁘다. 그래… 바쁠테니까 오래 잡고 있지 않으마. 그런데, 못해도 나흘에 한 번 정도는 와줄 수 있지 않니? "
" 노력해보겠습니다, 어머니. "
사실 나는 지금 그녀와의 인연을 그리 깊게 맺고 싶지가 않았다. 이미 연지를 얻었기에 이씨 부인까지 잡아먹어버리게 되면 처치불능의 사태가 일어날 수도 있기 때문이었다.
물론 굴러온 떡을 차지는 않겠지만, 아직은 그녀가 나에게는 큰 부담이 된다는 뜻이었다. 혹, 할아버지가 돌아가셔서 이제 이 집안의 주인이 내가 된다면 또 얘기가 틀려지지만.
" 그럼 일어나보겠습니다, 어머니. 나중에 꼭 다시 한 번 들르겠습니다. "
" 그래, 그래. "
나는 곧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할아버지가 내게 준 종이를 활짝 펼쳤다. 그리고 그것을 장에게 건네준 다음에 이리로 가자고 말했다.
" 어… 음…. "
장은 다행히 까막눈은 아니라 어느정도 한자를 알고 있었다. 그가 읽다가 막히는 부분은 내가 읽어주는 식으로 해서 그의 공부를 조금씩 도와주었다.
" 아이고, 감사합니다 도련님. 어서 모시겠습니다. "
나는 말 위에 올라타 '장'씨 여인이 사는 곳으로 향했다. 아직 해가 중천에 떠있는, 화창한 오후였다.
" 어흠, 어흠! "
" 누구시오? "
그리 크지는 않지만, 꽤 잘산다고 칭할만한 기왓집 앞에 도착한 나는 대문 앞에서 어흠- 하고 헛기침을 했다. 그러자 안에서 기척이 왔는데, 나는 곧바로 입을 열었다.
" 일이 있어서 왔네. "
" 누구신지 말씀해 주십시오. "
" 음…, 김 태황이라고 전해보게. "
" 예, 잠시만 계십시오. "
안에서 황급히 뛰어가는 소리가 들린다. 잠시 후에 다시 대문 가까이 다가오는 발소리에 나는 긴장한 상태로 귀를 기울였다.
" 주인님께선 모르는 분이라 하셨습니다. "
나는 조금 더 대문에 가까이 붙어 속삭이듯이 말했다.
" 궁이랑 관련되었네. "
- 꿀꺽
여기서 그의 침 넘어가는 소리가 들릴 정도로, 그는 갑작스러운 나의 말에 놀란 모양이었다.
" 잠시만… 잠시만 기다리십시오! "
그는 황급히 안으로 달려가더니, 곧 눈 깜짝할 새에 다시 대문으로 다가와 문을 열었다.
" 주인님께서 계속 기다리고 계셨습니다. 언제 궁에서 사람이 오나- 하고 말이죠. 얼른 들어오십시오. "
나는 장에게 잠시 기다리라고 말한 다음에 천천히 안으로 들어갔다. 생각보다 젊은 내 모습에 종놈이 살짝 의아해하는 모습이었지만, 자신이 관여하기엔 너무 높은 세계였다.
" 이쪽으로…. "
그는 나를 안내한 다음에 고개를 꾸벅 숙이고 어디론가 가버렸다. 아마 나와 그녀 단 둘이서 얘기해라는 배려인 모양이다.
" 그래, 궁에서 나오셨다구요. "
옥구슬이 굴러가는 듯한 아름다운 목소리가 방문을 타고 넘어와 나의 귓가에 들린다. 나는 천천히 방문 앞으로 다가가 양반 다리를 하고 앉았다.
드디어 '장'씨 여인, 장옥정을 만난 것이다.
" 궁에서 나왔다는 소리는 하지 않았소. 그저 궁과 관련되어 있다고만 했지. "
" … 그게 무슨 소리죠? "
" 나는 당신을 잘 알고 있소, '장'씨. 아름답고 똑똑하며, 그리고 전하의 총애를 받았으며 지금도 그 총애를 기대하고… 궁을 손안에 넣고 싶어하는 여인이란걸. "
그녀는 아무 말 없다. 그러다가 거의 눈치채지 못할 정도로 미세하게 떨리는 목소리로 말한다.
" 헛소리. 전 그저 전하의 용안을 한번이라도 더 뵙고자 하는 마음 밖에…. "
" 당신이 그런 큰 야망을 가지고 있다고 하여 다른 사람에게 이르거나 혹은 나무랄 생각은 없소. 그저 당신과 잠시 손을 잡고 싶을 뿐이지. "
" … 제가 당신의 말을 어떻게 믿나요. "
" 전, 김 태황이오. 나의 할아버지께선 영의정까지 오르신 안동 김가(家)의 대 자, 형 자십니다. "
잠시 후에 방문이 살며시 열린다. 방안에는 검은 머리카락이 아름답게 빛나고, 얼굴이 하얀 아름다운 여인이 앉아있다. 지금껏 춘향전 게임을 하면서 본 여인 중에서 가장 아름다웠다. 확실히 지금 숙종이 왜 장희빈에게 그렇게 빠졌는가를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 들어오시지요. "
나를 한번 가늠해보고 싶은 것일까. 아마도 그녀 역시 지금 이 상황이 아주 답답할 것이다. 물론 그럴 것이, 벌써 궁에서 쫓겨난 지 몇년째였고, 궁에선 소식 하나 없었을테니까. 나는 방안으로 들어가 문을 꼭 닫았다.
" '남녀칠세부동석'이라고하긴 하지만, 볼 사람도 아무도 없고, 잠시 실례를 하겠습니다. "
" 그러시지요. 그나저나, 이렇게 젊은 분이었다니, 좀 놀랐습니다. "
" 그 쪽도 상당히 젊어보이는군요. "
장옥정은 살짝 미소를 짓는다.
" 전 당신 나이 또래에서 당신같은 사람은 본 적이 없는 것 같군요. 그저 머리가 영리하다고 하기엔…, 수십 년을 살아온 늙구렁이 같습니다. "
" 뭐, 늙구렁이는 조금 나랑 어울리는 것 같지 않지만, 칭찬이라 듣지요. "
그녀의 눈이 반짝인다. 나를 꽤 좋은 패라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 당신의 말이 맞습니다. 전 전하의 총애를 얻고 싶지요. 다른 일은 그 다음의 일입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궁에서 아무런 연락이 없는 것을 보아… 가능성이 점점 줄어드는 것 같군요. "
" 그럴 지도 모르겠습니다. 뭐… 당신이 언제까지고 여기서 기다릴 수만은 없는 일일테니까요. "
" 그래서 당신께서 저를 좀 도와줘야겠습니다. "
나는 계속 말해보라는 눈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 오늘 처음본 사람인데, 이런 말 하기는 민망합니다만, 저는 지금 거의 막다른 벼랑끝에 몰린 상황입니다. "
" 그래서 제가 찾아온 것이지요. 아마 당신은 벼랑 끝에 몰려있을 것이고, 나에게 손길을 뻗을 것이다- 하구요. "
순간 그녀의 눈길에서 살짝 의심의 기운이 스쳐지나갔다.
" 절 어떻게 해볼 생각은 안하는 게 좋을겁니다. 어차피 이곳은 당신과 나 뿐이에요. 내가 잡아떼면 그만입니다. "
" 알고 있습니다. 이거, 내가 꽤 의심을 받는 것 같은데, 좋습니다. 어차피 당신도 할 일이 없으니 저와 같이 어디로 가실 수 있으십니까? "
" … 어디로 말입니까. "
나는 입꼬리를 올리면서 씩 웃었다.
" 오시면 알겁니다. "
" 여긴…? "
" 거기 누구 없느냐. "
나는 장옥정을 데리고 나의 여인들이 기거하는 저택으로 왔다. 안에선 나의 목소리를 들은 하인들이 황급히 달려와 뒷문을 열었다.
" 아이구, 도련님 오셨습니까. "
" 그래. 잘들 지내지? "
" 아이구 그러믄요. 들어오십시오. "
장옥정은 차마 발걸음이 잘 떼지지 않는 모양인 것 같았지만, 내가 어서 들어오라고 종용하자 약간 불안한 눈으로 천천히 문 안으로 들어온다. 그녀가 들어오자마자 뒷문이 닫히고, 다시 하인들은 각자 할 일을 하러 사라졌다.
" 이리로 오시죠. "
나는 그녀를 데리고 궁과 난이 있는 곳을 향했다.
" 어머, 도련님! "
궁이 나를 먼저 발견하고 활짝 웃으면서 뛰어온다. 그리고 내 옆에 얼굴을 가리고 서있는 여인을 보면서 우뚝 멈췄다.
" 누구…? "
" 아, 잠시 애들을 모아줄 수 있겠어? 미안하지만 모두 큰방으로 모이도록 해. 공연을 한번 해야할 것 같으니까. "
" 아… 네. "
궁이 다시 우리들의 시야에서 사라졌다. 장옥정은 미간을 살짝 찌푸리고 나를 올려보면서 입을 열었다.
" 공연이라뇨? "
" 아, 그런게 있습니다. 잠시 그것을 보고 다시 얘기를 나눠보죠. "
이제부터 그녀는 내 페이스에 말려들 것이다.
' 장옥정…, 크크크 이제 너도 내 손에 넘어온 것이나 다름없지. 뒷문을 넘는 그 순간에… 모든 것은 결정난거나 다름없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