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02화 (100/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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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옥정의 몸속은 마치 용암처럼 뜨거웠다. 그녀는 첫경험인 것 같았는데, 이상하게도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점점 더 능숙해지고 요염해져갔다.

물론 그래도 나에겐 다른 여자들과 다 비슷비슷하지만, 그 여자들 중에서도 발군의 재능을 가지고 있달까. 하여튼 나는 그녀를 그대로 떡실신 시킬정도로 몰아붙여버렸고, 그녀는 괴상한 소리를 내더니 기절해 쓰러졌다.

" 후우, 그래도 조금 힘들었네. "

백옥같이 하얀 몸은 나의 이빨 자국으로 울긋불긋해졌고, 후끈후끈 달아오르는 몸은 천천히 식어갔다. 나는 젖은 천으로 그녀의 몸을 깨끗이 닦아주고 천천히 옷을 입었다. 그녀가 깨지 않도록 조용히 옷을 다 입은 나는, 그녀의 방에서 나왔다.

' 너도 결국 나의 손아귀에 들어왔구나. '

마지막으로 나는 히죽 웃으면서 그녀를 뒤돌아보았다가, 문을 천천히 닫았다.

나는 이제 대궐같은 집에 수백 만냥에 해당하는 돈, 그리고 어마어마하게 많은 땅과 집을 가지고 있었다. 그야말로 한양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부자가 되었달까. 정말 인정사정없이 긁어모으니, 돈이 산더미처럼 불어버렸다.

" 이제 슬슬, 궁에도 손을 뻗을 때가 됐는데 말이지. "

하루 걸러 한 명씩 양반들에게 뺏은 여자들을 취했고, 나에게 완전히 넘어오도록 엄청난 밤을 선사했다. 그렇다고 해서 그녀들을 써먹을 생각은 없었다. 그저 나의 하룻밤 노리개정도가 되는 신세다. 그녀들은 그저 사노비가 되지 않은 것을 감사히 여겨야 할 판이니, 무어라 불평을 가질 수도 없었다.

" 그나저나, 역시 천거는 힘든 모양이지. "

돈이라면 안되는 일은 없다. 물론 천거도 돈을 퍼부어넣으면 못할 것은 없었지만, 역시 걸리지 않고 들어갈 방법은 없었다. 아무리 그래도 궁안에는 청렴결백한 양반들도 있었으니깐. 특히나 내가 원하는 부서는 더더욱 힘들었기에, 나는 벼슬자리는 포기해버렸다.

" 그럴 바에야 차라리 다른 일을 하는게 낫지. "

그렇다면 남은 일은 무엇일까? 바로 매수다. 돈이 넘쳐흐르니 있는 족족 벼슬아치들을 매수했다.

낮은 관직부터 시작해서 천천히 위로 올라갔는데, 그 돈만 해도 한달에 수십 만냥은 쑥쑥 빠져나가버렸다. 하지만, 그들의 돈은 다시 나에게로 돌아오게 되어있었다. 왜냐? 이미 한양에서 가장 유명한 기생집을 내 손아귀에 넣은 상태였으니깐. 그들은 나에게 받은 돈을 다시 그 기생집에 가서 모조리 쏟아부었다. 그리고 그 돈은 다시 나에게로 돌아왔고. 물론 전부는 아니지만, 일부 빠져나간 돈정도는 다른 방법으로 충분히 메꾸고도 남았다.

그렇게 돈을 마구마구 퍼내도, 나의 수중에 계속해서 돈이 들어왔다. 조금씩이지만 돈이 점점 불어난다고 해야할까.

' 역시 돈이 돈을 버는구나. '

워낙 땅과 건물, 그리고 여러 장사를 하다보니, 이대로 가면 한양에서 제일가는 부자가 될지도 모를 정도였다. 다른 상단에서도 나를 은근히 견제하고 있었고, 벼슬아치들에게 뇌물을 먹이며 나를 어떻게든 해보려고 했지만 이미 벼슬아치들의 대부분은 나에게 붙은 상태라 나를 건드릴 수가 없었다.

역적이 아닌 이상, 한양에서는 나를 건드릴 수 있는 자가 아무도 없었다.

그렇다고 해서 내가 돈만 축적하느냐? 아니다. 번 돈은 다시 여러 마을에 재투자되었고, 거지들을 다시 갱생시키고 먹고 살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또 거기서 흘러나오는 돈으로 다른 마을, 또 다른 마을. 이런 식으로 한양은 굉장히 살기 좋은 곳이 되어버렸다.

거지 마을은 찾아볼 수도 없었고, 모두가 자신이 하는 일에 만족하고 있었다. 심지어 세금도 적당했는데, 그 이유는 내가 뒤에서 그렇게 하도록 부탁했기 때문이었다.

심한 세금은 결국 나의 몫이었기에, 나는 벼슬아치들에게 많은 뇌물을 먹이고 세금을 명시된 것에 플러스 알파한 정도만 걷도록 했다. 돈은 돌고 돌아야 썩지 않기에, 나는 계속해서 사업을 하고, 백성들에게 일자리를 주었다.

그들도 풍족하게 먹고 살도록 하고, 다시 재투자하고. 벼슬아치들도 넉넉하게 돈을 주고, 다시 기생집이나 여러 노름집에 써먹게 하고.

' 완벽하군. '

그렇다. 완벽하게 나를 중심으로 돌아가도록 만든 것이다.

그것도 불과 일년 반만에. 하지만, 이런 식으로 쉽게 될리는 없다. 어느 날은 괴한이 나를 죽이러 왔다가 심복들에게 걸려 죽은 적이 있었고, 또 어떨 때는 하인으로 위장한 살수가 날 죽이려한 적도 있었다.

물론 살긴 살았지만, 나는 목숨의 위협을 느끼고 스스로 단련을 해야한다는 것과, 경비를 늘리는 일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 다른 상단의 짓인게 분명합니다! 그들이 지금 엄청난 적자에 허덕이니, 주인님을 노리는 것입니다. 이참에 그들을 확 조져야합니다. "

" 흠. "

물론 모든 상단까지 통합해버리면 나야 좋다. 하지만, 그에 못지 않은 불만도 엄청날 것이고, 상단쪽에서도 복수를 하겠다고 작정하게 되면 내가 곤란해진다.

" 주인님께서 백성들을 구원하시려고 얼마나 노력하셨습니까? 그런데 고작 저들은 자신의 이익이 조금 줄어든다고 주인님을 해하려 합니다. 절대 용서할 수 없습니다. "

항대는 눈에 불을 켜면서 이를 부득부득 갈았다. 당장이라도 가서 상단의 모든 사람들을 패서 죽이고 싶다는 욕망이 가득한 것 같았다.

" 아니, 아직 두고 보지. 경비를 조금 더 늘리고, 믿을 만한 사람을 쓰도록. 어차피 높이 올라가면 적들도 많아지는 법이야. "

" 주인님…! 후, 알겠습니다. 주인님은 너무 마음이 넓으셔서 가끔씩 안타깝습니다. "

사실 이건 내가 마음이 넓은게 아니라, 확실한 증거를 잡고 싶어서 그랬다. 그냥 내가 싫다고 무작정 움직이면, 오히려 그들에게 명분을 주는 꼴이 되어버린다. 차라리 그들이 했다는 확실한 증거를 잡고, 날을 잡아서 그들을 조져야 나에게 도움이 되니깐.

" 우리의 영역을 조금씩 벌려나가도록 하지. 돈은 확실히 꼬박꼬박 상납하고 있지? "

" 네. 일단은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만…, 굳이 그럴 필요가 있을까요? "

" 높은 놈들은 돈을 좋아해. 배때기에 기름만 차고, 머리에 글만 가득찬 더러운 족속들이지. 언젠가는 그들을 처단할 생각이지만, 아직은 우리가 더 힘을 길러야 할 때다. 최대한 몸을 숙였다가 기회가 되었을 때, 단 한 번에 잘라야해. "

" 알겠습니다, 주인님. 저는 항상 주인님을 위해 목숨을 바칠 각오가 되어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우리 형제들 모두가 그런 생각입니다. "

항대의 눈에 투지가 불타오른다. 그의 말은 거짓이 아니었다. 정말 그를 비롯한, 나의 충실한 심복들은 모두 나를 위해 한몸 바칠 각오가 되어있었다. 그들 덕분에 나의 일도 수월했고, 더 많은 일을 추진할 수 있었다.

" 그래그래, 고맙다. 허질 선생께서도 잘 계시지? "

" 네. 보름에 한번씩 만나는 것은 너무 아쉽다고 한번씩 불평하셨지만, 그래도 잘 지내시는 것 같았습니다. "

" 그래, 나도 자주 못 뵈어서 안타깝구나. 내일 관동(강원도)지방으로 갈 준비는 끝났지? "

" 네, 애들도 모두 준비시켜놓았습니다. "

" 그래, 너도 잘자거라. "

그는 고개를 끄덕이고 나에게 인사를 꾸벅했다. 이미 내 방의 주변은 항대가 배치해놓은 여러 사병이 지키고 있었다. 그 수만 해도 오십. 워낙 살수들이 많이 들어왔기에, 나 역시도 살수를 몇명 고용하여 사병들 사이사이에 배치시켜놓았다. 살수는 살수를 잘 알테니깐.

내가 내일 관동으로 가는 이유는 하나 뿐이었다. 관동을 내 손에 넣기 위해서. 강릉을 비롯해서 명주까지 손에 넣는 것이 나의 목표였다.

물론 나의 여인들은 난과 궁이 잘 이끌어줄테니 크게 신경쓸 필요는 없을 것 같았고, 장옥정은 결국 숙종(지금 현왕(現王))의 부름을 정중히 거절하고 나를 따르기로 했다. 그리고 함께 가는 여인은 바로 허질 선생의 딸, 허혜. 알고보니 여인치고는 워낙 수완이 좋았기에(머리가 좋은 덕분인 것 같다), 여러 일을 할 때 믿고 쓸만했다.

' 장옥정과 허혜라…, 심심하지는 않겠군. '

허혜는 아직 공략이 덜 된 상태였지만, 어차피 나의 손짓 한 번으로 충분히 넘어올 여자였으니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

지금 내가 계획하고 있는 것은 바로 전국 8도를 전부 나의 발아래에 두는 것. 먼저 손에 넣은 기전(경기도)과 한양은 일단 말복이에게 맡긴 상태였다. 항대가 심복들의 우두머리긴 했으나, 잘잘한 일을 처리하는 일은 말복이 훨씬 나았기 때문이었다.

벼슬아치들에게 꼬박꼬박 뇌물을 먹이고, 뿐만 아니라 여러 사업들을 맡아주는 것까지. 덕분에 내가 아무 걱정없이 관동지방으로 갈 수 있었다.

' 역시 밑에 인재가 많아야해. '

관동지방에서도 나는 여러 부하들을 만들 생각이었고, 그곳에서 벌인 일을 그 부하들에게 시킬 생각이었다. 이런 식으로 8도를 전부 손에 넣으면, 그 때 비로소 조선을 뒤집어 엎을 생각이다.

' 물론 도중에 춘향이도 한번 만나봐야지, 크크크. '

남원에 있는 춘향이도 한번 만나서 침을 발라놓을 생각이었다. 이몽룡은 어떻게 요리할 지는 아직 생각해두지 않았다.

' 이몽룡, 너는 확실히 가지고 놀아주지. 춘향이를 감히 생각하지도 못하도록…. '

나를 따르는 무리는 엄청났다. 덩치가 엄청난 사내들이 50명이나 되었고, 무기를 가진 사내도 50명이나 되었다.

뿐만 아니라, 이런저런 잡다한 일을 하는 하인들도 20명이나 되었으니, 그것만해도 백은 훌쩍 넘었다. 거기에 나를 비롯한 심복들과 여인들까지 합하면 대략 140명정도. 당연히 그 행렬에 사람들은 모두 모여 구경했고, 나의 얼굴을 아는 사람들 중에서 도움을 받은 사람들은 모두 공손히 인사를 했다.

" 역시 주인님은 평판이 너무 좋군요. "

백성들의 입에서 불평 한마디도 나오지 않는다. 물론 무서워서 그럴 지도 모르지만, 그렇다고 해서 칭찬하지는 않으니깐. 하지만, 내가 지나가면, 나 덕분에 살기 좋아졌다는 말이 백성들의 입에서 골고루 나왔다. 이런 것 때문에 역적에 대한 시비가 붙을 수도 있었지만, 이미 그에 대한 방비는 해둔 상태였다.

" 관동까지 가려면 오래 걸릴테니 조금 서두르지. "

" 알겠습니다, 주인님. "

나는 흔들거리는 가마 안에서 눈을 감고, 천천히 명상에 빠졌다.

대략 15일정도만에, 우리들은 관동지방에 도착했다. 강릉은 조선시대에는 꽤나 발달한 지역이었는데, 옛날 율곡 이이 선생이 태어난 곳 답게 수많은 인재들을 배출한 명당지였다. 한양만 못해도, 내 생각보다 더 발달했기에 나는 흡족한 미소를 지을 수 있었다.

" 일단 집부터 사자. "

내가 들고온 돈은 백만 냥. 한양에서는 이것으로 할 수 있는 일이 그리 많지는 않지만, 이곳 강릉은 다르다. 집값이나 땅값은 한양의 절반정도 밖에 되지 않았지만, 물가가 한양보다 약간 더 비쌌다.

아마 백두산맥으로 갈라져 있었기에 산을 타고 물건이 들어오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인 것 같았다. 그래도 백만 냥이면 할 수 있는 일은 너무나도 많았다.

" 생각보다 거지들은 적군요. "

" 한양과는 인심이 틀리니깐. 그래도 이곳은 양심은 있지 않을까? 남의 뒤통수를 치고 돈을 먹거나, 탐관오리들이 날뛰는 것은 덜한 모양이겠지. "

거지 마을이 많으면 내가 얻을 수 있는 것도 많았지만, 고작 관동 지방일 뿐이다. 아직 남은 도는 관동을 제외해서 6개나 더 남았다.

" 그럼 시작해볼까. "

이제 본격적으로 나의 계획이 시작된다.

============================ 작품 후기 ============================

본격 조선 먹방 대작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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