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15화 (113/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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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남원은 정리가 되었다. 몽룡은 거지가 되어 거리를 헤메며 밥을 구걸하면서 돌아다녔고, 나와 함께 그의 처지를 확인한 장옥정은 이맛살을 찌푸리며 고개를 돌렸다. 그래도 한 사람을 이렇게까지 파멸시킨 것을 별로 달가워하지는 않는 모양이었다.

" 왜? "

" 그냥요…, 그리 좋은 마음이 들지는 않는걸요. "

" 이해해. 하지만, 저놈만큼은 용서할 수 없었어. "

" 제가 알 필요는 없을테니까요. "

나는 그녀를 데리고 밥을 구걸하고 있는 몽룡의 앞으로 다가갔다.

" 너… 너는! "

" 잘 지내나? "

" 넌… 장옥정…. "

장옥정은 그의 시선을 바라보지 않고 고개를 돌린채 침묵해있었다.

" 도대체… 도대체 나한테 무슨 원한이 있기에… 날 이렇게 만든거야…. "

" 어차피 네놈뿐만 아니라, 백성들의 등골을 빼먹는 탐관오리들은 전부다 너처럼 만들 생각이야. 한놈도 남겨두지 않고. "

" 크흑…, 어머니는… 어머니는 아무런 관계가 없잖아…! "

" 그래서 내 밑에서 영원히 봉사하기로 했지. 사실 너를 만날 생각이 없냐고 물어봤지만, 그녀가 거절했다. 너를 볼 자신이 없다나. "

몽룡은 나에게 달려들려고 했지만, 덩치가 그의 가슴을 발로 차버리니 그는 더러운 땅을 뒹굴었다. 애써 구걸받았던 밥들이 이리저리 바닥에 흩어졌다.

" 나한테 달려들지마…. 너도 죗값을 받아야하잖아. 네가 진정으로 늬우치는 모습을 보인다면, 언젠가 다시 원상태로 만들어주지. "

" … 네 놈 말을 믿을 것 같아?! "

" 뭐, 믿고 안믿고는 너의 자유다, 이몽룡! "

그리고 나는 그에게서 몸을 돌렸다. 나는 이걸로써 마지막 남원행을 끝낼 생각이다. 어차피 목적이었던 춘향과 몽룡의 일은 모두 끝났기 때문에. 아, 춘향의 일은 다 끝난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그녀를 데리고 갈 생각이니 상관없다.

" 춘향아. "

" 아, 도련님. "

춘향은 너무 반갑다는 얼굴로 뛰쳐나와 내 두 손을 잡았다. 나는 그녀의 턱을 잡고 입을 맞추었다. 첫 키스. 그녀는 깜짝 놀라서 뒤로 몸을 빼려고 했지만, 나는 그녀의 허리를 잡고 놔주지 않았다. 곧 키스의 감미로운 맛을 느끼며 그녀는 눈을 살며시 감는다.

- 쯉 쮸웁

" 하아… 하아…, 도… 도련님? "

" 사랑해, 춘향아. 나와 함께…, 같이 갈 생각 없니? "

" 어… 어딜요? "

" 한양 말이야. 당신의 어머니는 이곳에서 아주 부유하게 살게 해줄께. 다음에 우리가 혼사를 위해 너의 어머니를 한양으로 모시고 오면 되니까. "

춘향이는 상당히 고민하는 얼굴이었다. 하지만, 그녀의 대답이 있기 전에, 곧바로 향단이 아가씨, 정말 잘 되었어요- 하고 꺄르르 웃는다. 춘향이도 어쩔 수 없다는 듯이 한숨을 내쉬고 슬며시 미소를 지었다.

" 좋아요, 도련님. "

" 그래, 춘향아. 물론 향단이도 따라갈거야. 그렇지? "

" 물론이죠, 도련님! 전 언제나 아가씨를 따라갈테니까요. "

물론 향단이도 놓칠 생각이 없었기에, 나는 무난하게 진행되는 과정을 보면서 속으로 비릿한 웃음을 지었다.

' 크크크, 이로써 춘향이와 향단이도 내 손에 들어온건가. '

좀 무리하면 소환수로 결정할 수 있겠지만, 아직 제대로 된 시작도 하지 않았는데 벌써 게임을 끝내기엔 일렀다. 나는 그 다음다음날 바로 이동할 준비를 하고 충청도로 향했다. 이번에는 순식간에 충청도를 싹 먹어버리고, 수많은 인원을 데리고 한양으로 복귀했다.

" 허허허, 이거 이제 내가 말을 함부로 하기엔 손자 녀석이 너무나 커버렸구나. "

" 할아버지. "

이제 한양은 정말로 발전한 것이 눈에 보일 정도였다. 이 대부분이 나의 손을 거쳐간 결과물이었고, 그들도 아직 나를 기억하고 있었다.

거지 마을은 눈에 씻고 찾아봐도 볼 수 없었고, 그 어느때보다 한양은 활기차고 행복했다. 문제는 탐관오리들이 아직도 극성이라는 점이었지만, 내가 뇌물로 딱- 버티고 있으니 백성들까지 내려오진 않았다. 하지만, 그것도 내가 일부로 그들을 돈에 환장하도록 만들 생각이었기에 그리 해둔 것이었다.

" 도대체 전국을 돌면서 무슨 일을 했던거냐? "

" 별거 없습니다만, 조만간 조선에 아주 큰일이 벌어질 것 입니다. "

" 큰일이라니? "

그 후로 나는 할아버지에게 지금껏 해왔던 일부터 시작해서, 앞으로 할 일들을 쭉- 언급했다. 너무나 엄청난 일이라 할아버지는 도저히 정신을 차릴 여력이 없는 모양이었다.

" 이럴… 이럴 수가. "

" 조선을 뿌리 뽑아버릴 생각입니다. 붕당 정치? 남인? 서인? 그딴건 아무 짝에도 쓸모 없습니다. 그런 쓸모없는 것들은 모조리 제거해야하지요. "

" 그 반발이… 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심할 것이다. "

" 그래서 이미 모든 것에 손을 뻗어놓은 상태입니다. 그런 이빨빠진 호랑이들은 하나도 무섭지 않습니다, 할아버지. "

그는 침을 꿀꺽 삼키고 나를 뚫어지게 쳐다보다가 흠- 하고 한숨을 길게 내쉰다.

" 내가 너에게 해줄 일은 별로 없다. 허허, 정말… 그 50만냥이 너를 이렇게나 바꿀 줄이야. "

" 전 마음만 먹으면 조선에 있는 돈이란 돈은 전부 긁어모을 수 있습니다. 한양의 5대 갑부? 그들이 다 모인다고 해도 저에겐 상대되지 않습니다. 모든 물자, 모든 인력. 그건 모두 저의 손에 있습니다, 할아버지. "

한 때 자신의 손자가 벼슬은 커녕 제대로 된 양반이나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했던 적이 있었던 할아버지는, 내가 자신이 손을 뻗어도 도저히 닿을 수 없는 위치에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는지 무언가 아련한 눈길로 나를 바라본다.

" 이제 나는 죽어도 여한이 없다. 만약 이 일로 우리집에 망한다고 해도… 나는 너를 원망할 생각이 없다. 어차피 조선은 한번 바뀌어야한다고 생각했으니까. 그것을 내 손자가 이룬다는 것은 그야말로 다시없을 영광이고, 축복이다. "

" 이해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할아버지. "

" 내가 고맙구나, 태황아. 아니 하늘이 너무나도 고맙다. 이렇게 거대한… 용을 나에게 선사해준. "

그의 눈에서 뜨거운 눈물이 흘렀다.

" 반드시 조선을 바꿀 것입니다. "

" 어머니. "

" 얘야! 얘야!! "

이씨 부인은 아직도 사라지지 않은 미모와 농염한 몸매를 뽐내며 나에게 달려왔다. 그리고 날 품에 안고, 하염없이 나의 이름을 부른다.

" 태황아… 태황아. "

" 그동안 걱정하셨습니까? "

" 말이라고…! 내가 얼마나 밤잠을 설친 줄 아느냐?! "

나는 그녀에게 지금껏 해왔던 일들과 그리고 앞으로 해야할 일을 대충 말해주었다. 너무나 엄청난 일들이라 그녀도 어안이 벙벙했을 것이다.

" 그럼 제가 워낙 할 일이 많은지라…, 부디 이해해주십시오, 어머니. "

" 그… 그래. 나중에 꼭 다시 들르거라. "

" 네, 어머니. "

나는 그대로 나의 여인들이 있는 곳을 향했다. 먼저 연지에게 가니 그녀는 거의 발광할 듯이 나를 껴안고 울었다.

너무 나에게 매달려서 어쩔 수 없이 그날밤은 그녀와 보낼 수 밖에 없었다. 다음으로 나의 여인인 난과 궁이 머무는 곳으로 갔는데, 이미 내가 왔다는 소식이 전해졌는지 모든 여인들이 예쁘게 옷을 차려입고 나와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 서방님! "

모두가 눈시울을 붉히며 나를 맞이했고, 나는 기쁘게 웃으며 그녀들과 오랜 시간을 보냈다. 물론 일주일간, 그녀들의 방을 일일이 돌면서 오랫동안 맛보지 못했던 쾌락을 선사해주었다.

예전보다 더 절륜해지고 좋아진 테크닉으로 그녀들은 순식간에 절정에 도달하며 자지러졌다. 물론 이제부터 이런 쾌락은 수시로 겪게 될 것이니, 그녀들은 다른 여인들을 위해 나를 계속 붙잡지 않았다.

" 난! "

" 서방님…, 너무… 너무 그리웠어요. "

난과 궁은 하루씩을 할애해 아주 진득하게 안아주었다. 워낙 수고한 점도 많았고, 내가 또 특히 그녀들을 총애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녀들이 쌓아둔 비리 정보들은 정말 산더미처럼 쌓여있었는데, 나는 그것들을 증거로, 왕궁을 싸그리 쓸어버릴 생각이었다.

" 하아… 이제 얼마 남지 않았네요? "

" 그래. 별로 남지 않았지. 그리고 나에겐 암행 어사도 있다고. 뿐만 아니라…, 엄청난 병력들도 있고 말이지. "

" … 정말 꿈만 같네요. 예전에 서방님이 그런 얘기를 할 때는, 사실 믿지 않았거든요. "

" 그래? 이거 실망인데. "

궁은 내 가슴이 폭 안기면서 눈을 감는다.

" 하지만, 이젠 믿어요. 당신이 무어라고 해도 믿고 있어요. 심지어 중국을 손에 넣을거라고 해도…, 믿을 수 있을 것 같아요. "

" 하하하, 그건 무리야. 아무리 나라도 무리인건 어쩔 수 없어. "

그렇게 여인들과 행복한 시간을 보낸 뒤에, 나는 중요한 사람들만 모아서 비밀 모임을 만들었다. 그야말로 나의 계획을 실천할 중요한 인물들!

" 여, 다들 모였네. "

" 주인님! "

항대(는 나의 심복들중 대표로 뽑혔다), 난과 궁, 장옥정, 허질 선생, 김창식 암행 어사. 나까지 포함해서 총 7명. 모두가 중요한 직책과 역할을 맡고 있는 사람들이었기에, 나는 그들을 한 자리에 불러모은 것이다.

" 그러면, 이제… 조선을 뒤집어 엎을 계획을 말씀드리겠습니다. "

- 꿀꺽

모두가 침을 삼키고 나를 집중있게 바라보았다. 어차피 계획은 모두 잡혀있다.

문제는 왕궁의 병력과의 전투뿐. 얼마나 신속하게 왕궁을 탈환하느냐-가 이 계획의 핵심이었다. 그리고, 쓸모없는 탐관오리들은 전부 목을 쳐버려야했다. 그의 가문까지 삼족 모두! 여인들은 모두 잡아들이고, 남자들은 전부 잡아죽일 생각이다.

" 자, 여기 목록이 있습니다, 어사님. 이들 중에서 어사님께서 살릴 사람을 한번 더 가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괜히 애꿎은 사람을 죽일 순 없으니까요. "

" 알았네. "

김창식 어사는 내가 건넨 목록을 받아 쓱- 훑어보았다. 그가 알아봐야할 사람은 총 10명. 죽일지 말지를 결정해야하는 자들이었는데, 그 외에는 이미 죽일 사람과 살릴 사람을 구분해놓았다. 즉, 살생부에 적힌 인간들은 모두 죽일 것이고, 아니면 모두 목숨을 부지할 것이다.

" 이제부터 옥정이 너는 한양으로 집중되는 모든 물자를 관리, 감독해야한다. 심히 중요한 일이니, 조금도 오차가 있어선 안돼. 만약에 부정을 저지르는 자가 있다면, 처벌해도 좋아. "

" 네, 도련님. "

" 난과 궁은 이제 탐관오리들에게 뇌물을 주는 것을 멈추고, 백성들에게 그 화살이 돌아가도록 해. 그들이 직접 탐관오리들의 실태를 겪어야할테니까. "

" 알았습니다, 도련님. "

나는 항대에게 고개를 돌려 아주 중요한 일을 명했다.

" 항대 너는 이제 군사들을 모으도록 해라. 아주 신속하고 은밀하게 일을 처리해야한다. 그리고 부산으로 이제 우리가 일어설 것을 알려라. 여기에 지정한 날짜까지 정했으니, 그들은 함선을 만들고 거기에 병사들을 태워 한양에 모일 것이다. "

" 네! "

그리고 나는 마지막으로 남은 허질 선생에게 고개를 돌려 미소를 지었다.

" 장인 어른께선 백성들을 선동해주십시오. 그래야 그들이 조금 더 빠르게 불이 붙을 것입니다. "

" 알겠네. "

이제 모든 것은 시간에 달렸다. 함선이 한양으로 도착하기까진 지금으로부터 대략 3달 후. 그 전에 모든 일이 끝나고 정확히 그 시간에 맞춰 반란을 일으켜야한다.

" 그럼 다들 수고해주십시오. "

============================ 작품 후기 ============================

폭참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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