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16화 (114/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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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춘향아! "

" 도련님! "

활짝 웃으며 나에게 달려오는 춘향이를 품에 안으며 나는 그녀와 함께 방안으로 들어갔다. 향단이는 술상을 차린 뒤에 내려놓고 방을 슬며시 나갔는데, 나는 그녀의 눈빛에서 느껴지는 씁쓸함을 놓치지 않았다. 향단이 역시 나에게 마음이 있지만, 춘향이때문에 차마 그것을 표현하지 못하는 것이다.

' 나쁘지 않군. '

나중에 몰래 그녀를 찾아가 덮치면 꽤 재밌을 것 같았기에, 나는 회심의 미소를 짓고 춘향에게 술을 마구 먹였다. 술이 그리 쎄지 않은 춘향이었기에, 그녀는 금새 취해서 잠에 빠져버렸고 나는 술상을 들고 천천히 그녀의 방에서 나왔다.

" 어, 도련님? "

" 춘향이는 이불에 눕혔으니 걱정 안해도 돼. "

" 이… 이리 주세요. 제가 가져다 놓을게요. "

" 아니, 내가 갖다놓을께. "

향단이는 안절부절 못하며 상을 들고 부엌으로 들어가는 나의 뒤를 따라왔다. 나는 상을 내려놓고 그녀를 바라보면서 씩 웃었는데, 향단이는 부끄러워하면서 고개를 살큼 돌리고 허둥지둥 없는 일을 만들기 시작했다.

나는 천천히 그녀에게 다가가 물이 묻은 손을 잡았는데, 향단이는 깜짝 놀라며 눈을 휘둥그레 뜨면서 나를 바라보았다.

" 도… 도련님? "

" 네가 나를 생각하는 마음은 알고 있어. 이리와. "

" 에엣?! "

나는 그녀를 내 품안에 쏙 넣고 꽉 안았다. 그녀의 두근거리는 심장 박동이 그대로 내 가슴까지 느껴지고 있었다.

- 두근 두근 두근

" 도… 도련님… 아가씨가 올까 두렵습니다…. "

" 괜찮아. 그녀도 분명 너를 아끼고 있는 마음이 있고, 네가 나를 좋아한다는 것도 알고 있을거야. "

" 그… 그런. "

나는 품에서 향단이를 살짝 빼내고 손으로 그녀의 턱을 살짝 들었다. 물기어린 그녀의 맑은 눈이 나를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었다.

" 난 너도 좋아해, 향단아. 춘향이도 연모하지만, 너도 나에겐 소중한 존재야. "

" 도련님. "

그리고 나는 그녀의 붉은 입술에 입맞춤을 쪽- 하고 그녀의 얼굴을 다시 바라보았다. 터질 듯이 얼굴이 붉어졌지만, 그녀는 이제 더이상 나에게 벗어나려하지 않았다.

너무나 행복한 기분. 자신은 고작 춘향의 몸종이었고, 제대로 된 남자는 만나지 못할 운명이라고 생각했는데, 나같은 완벽한 사람에게 안겨있다는 것은 그녀에겐 축복이었고 기적이었다.

" 그런데… 이래도 될까요? 도… 도련님은 아가씨의…. "

" 괜찮아. 향단이 너도 나의 소중한 사람이야. 춘향이도 그렇고. 분명히 그녀도 이해해줄거야. 네가 그동안 얼마나 그녀에게 헌신했지? 이정도는 이해해주리라 믿어. "

향단이는 나의 거듭된 설득에 천천히 마음을 놓으며 미소를 지었다.

" 그렇겠지요? 아가씨도… 아가씨도 절 이해해주시겠죠? "

" 물론. 내가 장담해. "

나는 그녀의 허리를 만지다가 천천히 엉덩이로 손을 내렸다. 갑작스러운 감각에 그녀가 아읏- 하고 놀라며 나에게 떨어지려했지만, 나는 다른 손으로 그녀의 허리를 꽉 붙잡고 놓아주질 않았다.

" 도련님? "

" 연모한다, 향단아. "

" 아…. "

그 말에 그녀의 마음이 다 녹아버렸는지, 내가 엉덩이를 만져도 더 이상 아무런 행동을 취하지 않았다. 그저 읏읏- 하는 약한 신음만 낼뿐. 어차피 지금은 어쩌고 싶은 생각이 없었으니, 나는 그녀를 놓아주고 머리를 쓰다듬었다.

" 내일 또 만나자, 향단아. "

" 네네…, 도련님. "

" 날 연모하니? "

순간 향단이는 입을 벌리고 말을 잇지 못한다. 설마 외간 남자에게 연모한다는 소리를 할 거라고는 꿈에도 생각 못했을테니까.

" 여… 연모해요, 도련님. 도련님은 저의… 저의 첫 남자에요. "

" 그래? 고맙구나. 그럼 이만 가보마. "

" 조심히… 조심히 들어가세요! "

그녀는 대문까지 나를 배웅하면서 내가 사라지는 것을 보고 천천히 집안으로 들어갔다.

' 아주 밥이 잘 익는구만. '

탐관오리들에게 들어갈 뇌물이 끊기자, 그들은 부족해진 돈을 백성들에게서 충당하기 시작했다. 넉넉하게 지내고 있던 백성들의 곳간을 순식간에 털어가기 시작하면서, 곳곳에서 백성들의 원한에 찬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역시 내 예상대로 흘러가자 나는 장옥정에게 물자들을 조금씩 줄여라고 명했다. 그러자 그 원한의 소리가 더욱 커지기 시작했다. 뿐만 아니라 여러 값비싼 노리개 등의 물자가 부족해지자 값이 뛰기 시작했고, 그 값을 채우기 위해서 그들은 더욱 백성들을 수탈하기 시작했다.

" 이대로는 못 살겠다! "

결국 백성들이 관청으로 향해 항의했지만, 당연히 묵살. 그런 식으로 묵살되기를 대략 2달. 이젠 백성들은 예전처럼 굶기 시작했고, 더군다나 막 겨울이 다가올 시기라 먹을 것이 있을리가 없었다. 물론 내가 창고를 열어서 그들을 배불리 먹일 수 있지만, 아직은 때가 아니다.

이미 병사들은 준비가 끝났고, 함선을 타고 병사들이 한양으로 올라오기만 하면 끝이다. 그것도 대략 2주 정도 남았다.

" 아응! 앙! 아앙! "

향단은 오래 전에 결국 나에게 먹혀버렸다. 지금도 춘향이를 재우고 그녀를 마구 범하고 있었는데, 예전과는 다르게 그녀도 이젠 꽤나 색정적인 신음을 뱉을 줄 알았다.

" 도련님! 도련님! 아앙! 너무 강해요! 강해요오! "

" 크크크, 정말 좋은데? 후우, 향단이 너의 이곳은 정말 최고다! "

" 아앙! 기뻐요! 기뻐요! 기뻐요오오오오옷! "

맑고 깨끗했던 향단은 결국 나라는 검은 묵에 색이 변하고 말았다. 이제는 그녀는 내가 없이는 살 수 없게 되었다. 1순위였던 춘향이는 이제 나로 바뀐지 오래였고, 가끔씩 춘향이에 대한 불만도 나에게 털어놓곤 했다. 그만큼 나를 믿고 마음을 열었다는 뜻일까.

" 도련님의… 도련님의 그것이…. "

" 후후후, 좋았다, 향단아. "

그녀는 자신의 아기방으로 들어오는 나의 진득한 사랑에 볼을 발그레 붉히며 나와 입맞춤을 했다.

" 이… 이게 무슨?! "

" 아… 아가씨! "

' 아이고, 드디어 들켰네. 일찍 들킬 줄 알았는데 지금까지 걸릴 줄이야. '

사실 향단과 내가 관계를 맺는 것을 춘향이에게 들키고 싶어했었다. 그 기간이 무려 2달이나 걸렸기에 사실 조금 놀라고 있는 중이다. 그렇게 오래 걸릴거라곤 생각 못했기 때문에.

" 이게… 이게 무슨 일이에요, 도련님!! 어떻게… 어떻게 향단이와…. "

나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고 천천히 옷을 입었다. 향단도 옷을 입고 고개를 숙인채 천천히 춘향이에게 다가갔다.

" 아가씨… 이… 이건…. "

- 짝!

" 더러운 년. 어떻게… 어떻게 네가…! "

향단은 뺨을 감싼 채로 바닥에 쓰러졌다. 그리고 설마 맞을 거라고는 생각못했는지 잠시 멍- 하게 춘향이를 올려다보았다.

" 아… 아가씨? "

" 당장 내 눈앞에서 사라져! 당장! "

춘향이의 외침에 향단은 별말도 못하고 뺨을 감싸쥔채 눈물을 흘리며 어디론가 뛰어가버렸다. 춘향은 약간 누그러진 눈빛으로 나를 바라본다.

" 도대체 왜 저 아이에게 손을 대신 거에요?! "

" 어차피 나에게 올 아이잖아? "

" 그래도… 아무리 그래도 제가 있는데…. "

" 미안…. 하지만, 너는 순결하게 해주고 싶었어. 혼사를 치루기 전에, 아름다운 너를 남기고 싶었거든. "

" 그치만…. "

나는 그녀의 입에 손가락을 올렸다.

" 쉿. 네 맘을 알고 있어. 그러니 너무 그러지마. 향단이에게도 조금 심했다고 생각하지? "

" … 네. 그녀를 때릴 것까진 없었는데…. "

어차피 춘향이도 향단이가 나에게 마음이 있다는 것을 진작에 알고 있었다. 혼사를 치루고나면 향단이를 첩이라도 들이라고 말할 생각이었는데, 순간 너무나 갑작스러운 광경에 자신도 모르게 화가 난 것이다. 아직 자신과도 밤을 함께 지내지 못했는데, 벌써부터 나와 관계를 맺은 것에 대해 화가 난 것이다.

" 나중에 그녀에게 사과해. "

" 네…. "

" 그리고 나도 미안해. 나도 성욕을 주체하기가 힘들었어. "

" 아… 아니에요. 도련님이 잘못하신 건 없어요. 제가… 제가 생각이 짧았던 거에요. "

일단 나는 그녀와 이렇게 헤어지고 향단이를 찾아갔다. 외진 담벼락 아래에서 쪼그리고 앉아 울고있는 향단이에게 다가가자 그녀는 화들짝 놀라며 나를 올려다보았다.

" 흑흑, 도련님…. "

" 일어나. 그리고, 왜 그렇게 행동한거야? 네가 잘못한 것이 있어? "

" 하지만… 하지만…. "

나는 그녀를 일으켜세워 가슴에 안았다.

" 네가 잘못한 것은 없어. 춘향이도 그걸 알고 있을거야. "

" 흑… 도련님. "

일단 오늘은 이정도만 하고 내일 다시 와야할 듯 싶었다. 춘향이와 향단이를 이정도로 뒤흔들었으니, 다시 그녀들이 돈독해지기를 기다려야한다. 그래야 나중에 둘이 다같이 안을 때, 별다른 반항심이 없을테니까.

' 좋아, 그녀 둘다 소환수로 결정하겠어! '

춘향이와 향단이. 뭔가 딱 좋은 셋트같은 느낌이랄까. 그녀들을 위아래로 겹쳐서 내 입맛대로 먹는 것만큼 즐거운 것도 없을 것이다.

' 이제 조선도 슬슬 내 손안에 들어오겠군. '

이제 함선이 도착하기도 그리 오래 남지 않았다. 아마 일주일 안으로 함선이 도착할 것이니, 나는 그 전에 백성들을 마구 들쑤셔놔야했다.

" 이런 나쁜 새끼들! "

수많은 백성들은 담벼락에 붙어잇는 수많은 벽보를 보면서 울분을 터트렸다. 지금 벼슬을 하고 있는 수많은 인물들에 대한 온갖 비리들이 적혀있었다.

관청에서 황급히 나와 얼른 벽보를 떼내었지만, 이미 그 소문은 입에서 입으로 퍼진 상태였다. 이제 그들은 거의 죽일놈들이 되어있었고, 백성들은 당장이라도 봉기를 일으킬 준비가 되어있었다.

" 모든 병사들은 준비되었습니다, 주인님. "

이미 사병들은 한양에 들어가는 길목에 모두 들이칠 준비가 끝났다. 그 수만 해도 무려 3천. 작은 것 같지만, 설마 이렇게 갑작스럽게 한양의 수도로 들이칠거라고는 그들은 아무도 상상을 못할 것이다.

왜 3천을 선택했냐면, 우리가 비밀을 유지할 수 있는 최대한의 숫자였기 때문이었다. 그보다 많으면 결국 누군가가 우리를 배신할 수 있는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었다.

이들은 전부 나에게 아주 충성스러운 부하들이었고, 이들에 대한 정보는 김창식 어사가 철저하게 감시하고 있었다.

" 이제 함선만 들이치면 끝이겠군. "

사실 3천으로 혹시 모자랄 수도 있다는 생각에 3천을 더 함선에 태우고 와라는 것이었는데, 이대로라면 이들만으로도 충분히 한양을 뒤엎을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어차피 함선이 오는 마당에 그것까지 이용하는 것이 나에게 부담이 적으니 3일정도만 더 기다릴 생각이었다.

" 그 전에 확실히 모든 성문을 손에 넣어야해. 매수를 해서 군대가 아닌, 그저 밀수품을 들여오는 것처럼 속여. 그러면 그들도 충분히 문을 열어줄 거니까. "

" 이미 그렇게 해놓았습니다. 이제 함선만 오면 끝입니다. "

" 그래? 잘했어. "

어차피 정보원들을 바닷가 길목길목에 두었으니, 함선이 등장했다는 소식이 전달된다면 바로 왕궁을 치고 들어가면 된다.

============================ 작품 후기 ============================

헤헤! 폭참이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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