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19~120화 (117/150)

119

… 하하하하! 돌을 던져도 기꺼이 맞겠습니다.

좀 허무하게 끝났죠?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하지만…, 도저히 소재가 없어요!!! 조선은 너무나 따분하다구요!!! 따분함의 나라, 조선! 이라고 이름을 바꿔야겠어요! 그렇다고 머리 싸매는 싸움은 절대 싫어!

그래도, 해피하게 끝났으니 욕은 덜 먹을 듯. 사실 이몽룡이가 반격하는 소재도 생각해봤는데, 그러면 너무 질질 끌 것 같아서 말이죠. 그리고 이몽룡을 TS 시켜버려서 마구 능욕하지 않을거면, 그 시커먼 사내놈을 계속 등장시키기 싫었습니다. 미리 몽룡이와 춘향이가 이어진 상태에서 그녀를 NTR 해볼까? 하는 생각도 있었는데…, 그건 내가 싫어! 춘향이가 이미 몽룡이의 여자라니!! 그건 용납할 수 없었기에, 애초부터 그를 완전히 낙동강 오리알 신세로 만들었습니다.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4부는 시간을 조금 들여서 쓸 생각입니다. 아니, 그런데 벌써 4부라니?! 이런 소설이 무려 4부가 나온다니!?!?!?!?! 전 조금 대단한 듯...? (돌은 기쁘게 맞겠습니다.)

이번에는 무슨 동화를 쓸 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이번에 주인공은 악마가 되었으면 합니다. 그동안 1부, 2부, 3부 모두 너무 착하게(?) 나온 면이 있었기 때문이지요. 직업이 워낙 다들 왕자에, 용사에, 양반의 자제라는 좋은 것 밖에 없었기 때문이었죠!

그! 래! 서! 이번 동화는, 두구두구두구두구!!!

아직 정하지 않았습니다!!! 우하하하.

사실 악마나 마왕이 나오는 동화가 잘 없기에, 지금 찾아보는 중입니다. 유명하면서, 악마와 마왕이 등장하는(혹은 등장해도 상관없을 것 같은) 동화를 추천 받습니다.

이번에야 말로 저의 진정한 소설이 나올지도 몰라요. 그동안은 너무 억눌려 있었기에(응?).

어쨌든, 3부 춘향전을 읽어주신 독자분들, 너무너무 감사합니다. 이런 따분한 3부를 읽어주셔서 너무나 감사해요. 선삭하셔도 제가 할 말이 없네요.

솔직히 제 소설은 진짜 취향타는 소설이라, 정말 재밌다고 하시는 분도 있지만, 보자마자 뒤로 가기를 살콤 누르시는 분들도 많을 겁니다!

그렇기에 4부 만큼은! 조금 제대로 적고 싶은 생각입니다만.. 사실 오래 지나서 시작할 수도 있어요. 곧 개강이라 저도 학업에 집중해야해서.. 흑.

그냥 결론을 말하자면, 동화 추천 받아요... 하하. 신데렐라 이런건.. 왠만하면 피하시는 게... (백설 공주처럼 망할 수도..).

============================ 작품 후기 ============================

진짜 폭참했음. 난 거짓말 하는 사내가 아님. 우하하 

120

춘향전을 끝내면서 제일 아쉬웠던 점이 무엇이었을까? 돈은 정말 지겹도록 벌어보았고, 여자도 지겹도록 안아보았다. 하지만, 나는 아직 채워지지 않는 무언가가 내 가슴속에 있음이 느껴졌다. 그것은 백설공주나 잠자는 숲속의 공주, 그리고 춘향전에선 결코 만족시킬 수 없는 것이었다.

' 마음에도 없는 선인(善人)따윈 원하지 않아. '

앞서 했던 게임에서는 선인처럼 행동해야 스토리가 무난하게 흘러갔기 때문에, 진짜 목적은 아니더라도 일단 표면적으론 선인처럼 행동했다. 하지만, 게임을 계속 하면서도 항상 비어있는 듯한 느낌에 만족감을 제대로 느끼지 못했달까. 물론 그렇다고 실망하거나 그렇지는 않았다. 게임성은 훌륭했고, 나름 만족할만한 수준이니까. 하지만, 사람이란게 항상 착하게만 살고 싶진 않잖아? 나는 성선설보다 성악설을 믿는 사람이었으니까.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어디까지나 이건 나만의 게임이었고, 내가 무슨 짓을 해도 아무런 제약따윈 없다는 것이다.

마치 무엇이든지 상상하는 것처럼 꿀 수 있는 꿈이라고 해야할까.

' 이번엔 악의 편에 선다. 진짜 나쁜놈이 되어보는거야. '

물론 앞선 게임들에서 내가 항상 착한 놈은 아니었지만, 절대적인 악은 아니었다. 하지만, 이번만큼은 제대로 악(惡)의 편에 서서 게임을 주도해보고 싶은 생각이었다. 언제나 선이 이길 순 없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달까. 세상은 그런 곳이다.

' 어떤 게임이 적절할까…. '

게임 목록을 손가락으로 드래그하면서, 어떤 게임이 알맞을까를 고르고 있을때 익숙한 제목들 중에서 아!-하고 탄성이 나오는 타이틀 하나가 눈에 보였다.

- 오즈의 마법사

도로시를 필두로 허수아비, 양철 나무꾼, 겁쟁이 사자가 오즈를 찾으러 간다는 내용의 동화다. 분명 게임이기에 백설 공주처럼 큰틀에서 벗어나지 않을 정도로 내용이 개작될 것이 분명했다.

비현실적인 요소가 강한 게임(Unrealistic Virtual Game)이라는 설명이 적혀있는 것을 보니, 아마 오즈의 마법사는 잠자는 숲속의 공주처럼 판타지 성향이 강한 게임인 것 같았다. 착한 마녀와 나쁜 마녀가 등장하는 것부터가 이미 비현실적인 요소였기에, 나는 충분히 흡족한 마음으로 프리미엄 구입을 과감히 선택했다.

' 어떻게 개작될까. '

" '오즈의 마법사' 로드해. "

솔직히 말해서 이번 춘향전은 워낙 스무스하게 진행되었기에, 나는 이번 오즈의 마법사에 거는 기대가 상당했다. 사실 무협이나 동양 문화같은 것보단 판타지나 중세 시대를 더 좋아하는 편이었기도 했고.

이런저런 생각을 하는 동안에 내 주변을 감싼 배경이 점점 바뀌기 시작하더니 마치 모자이크 기법처럼 주위가 변하기 시작했다. 드넓은 초원과 바람에 나부끼는 푸른 잔디, 그리고 환한 태양. 아주 긴 황토색 길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각양각색의 모습으로 저멀리 보이는, 성벽으로 둘러싸인 도시로 들어가고 있었다.

전형적인 중세 시대의 모습에 뿌듯하면서도 설레는 마음이 가슴을 휘젓고 돌아다녔다.

" 이야. "

감탄사가 절로나오며 입가에 미소가 사르르 번졌다.

" 다른 테마로…. "

" 아니, 이걸로 유지해. "

" 개발자의…. "

" 스킵. "

지금 이 기분을 가지고 그대로 게임을 시작하고 싶었기에, 뻔하디 뻔한 개발자의 말따윈 듣고 싶지 않았다. 어차피 게임에 대한 계약따위를 말하며 시간만 축낼게 뻔했으니까. 어여쁜 조선 아낙 모습의 도우미는 어느새 아리따운 금발의 미녀로 변해서 녹아내릴 듯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 캐릭터 설정창으로 넘어가겠습니다. "

하지만 앞선 게임들과는 다르게 내 모습이 보이지 않았는데, 알고보니 이번에 결정되는 삶에 따라서 모습도 천차만별로 변한다는 도우미의 말이 있었다. 즉, 이번에는 인간의 모습이 아닌, 다른 모습이 될 수도 있다는 뜻이었다. 하지만 이렇게 편한 인간 모습을 놔두고 다른 모습으로 변하기에는 아직 내 자아정체성이 너무나 뚜렷하달까.

역시나 프리미엄답게 선택할 수 있는 삶의 선택권은 많았다. 일반만 추리고 보면 정말 암울할 정도지만, 프리미엄은 정말 괜찮은 것이 많았는데, 그 중에서 몇몇은 내 기대를 집중있게 모을 정도였다.

- (프리미엄팩) 블랙드래곤(웜)

- (프리미엄팩) 인간계로 추방된 마왕- (프리미엄팩) 지하세계를 다스리는 지저왕

수많은 목록 중에서 이 3개가 가장 마음에 들었는데, 사실 나는 두 삶 중에서 어떤 것을 할지 저울질하고 있었다. 블랙드래곤이냐 아니면 마왕이냐. 사실 어두에 적혀있는 관형사만 아니었어도 생각할 것도 없이 마왕을 선택했겠지만, '인간계로 추방된' 이라는 관형사가 꽤 신경에 거슬렸다.

아마도 힘을 잃고 인간계로 추방되었다는 뜻일텐데, 그렇다는 것은 온전한 힘을 찾기 위해선 고생을 좀 해야한다는 것을 내포하고 있음이 틀림없었다.

사실 드래곤도 나쁘진 않았다. 하지만, 마왕이 있는데 굳이 드래곤을 선택할 필요가 있을까. 어차피 마왕은 마(魔), 즉, 악성향을 대표하는 존재나 마찬가지니까.

' 춘향전을 너무 쉽게쉽게 하긴 했어. '

만약에 힘이 있는 상태로 마왕이 된다면, 그것 또한 춘향전처럼 따분하게 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있긴 있었다. 약간의 고생이 있어야 그것에 맺는 결실이 달콤한 법이니까. 그런 생각이 드니 인간계로 추방된 마왕도 그리 썩 나빠보이진 않았다. 그래도 마왕이니까 최악은 아니겠지. 적어도 명분은 있으니 내 잔머리를 이용한다면 금방 다시 정상에 오를 수 있을거라 기대하면서, 나는 손가락으로 마왕을 꾹- 눌렀다.

" 캐릭터의 모습을 결정해주십시오. "

꽤 여러가지 모습이 있었다. 인간형뿐만 아니라 괴수형과 둘의 혼합형까지. 모습을 정하는 것은 내 자유였기에, 나는 최대한 위엄이 살아남으면서도 매력이 넘치는 모습을 만들기 위해서 꽤나 오랫동안 심혈을 기울였다.

결국 나온 것은 인간형의 모습에 아주 약간이지만 괴수의 형상을 조금 넣은 것. 색깔까지 입히자 마왕의 위엄이 새록새록 피어오른달까. 더불어서 내 마음속에 숨겨져있던 악성향도 불타오르기 시작했다.

" 좋아, 불타올라보자. "

" 이 모습으로 정하시겠습니까? 한번 정하시면 바꾸실 수 없습니다. "

" 물론. "

" 현재 소환수 4명이 존재합니다. 소환하시겠습니까? "

나는 과감하게 고개를 흔들었다. 이번 게임은 소환수따위는 필요없었다. 오직 내안에 꿈틀거리는 악마를 현신하기 위해서 하는 게임이니까.

" 아니, 필요없어. "

" 바로 게임을 시작하시겠습니까? "

내가 고개를 끄덕이자 도우미는 잠시동안 말을 끊었다가 입을 열었다.

" 게임을 로드하겠습니다. "

잠시 눈앞이 흐릿하더니 발밑이 쑥- 꺼지는 듯한 아찔함이 느껴졌다. 그리고 귓가에 울려퍼지는 도우미의 목소리와 함께 나는 정신을 잃었다.

*  * *

- 똑 똑

무언가 내 콧등을 두드린다. 차갑고 끈적끈적한 물방울에 정신이 든 나는, 눈을 번쩍 뜨면서 상체를 일으켰다. 소름끼치도록 서늘하면서 어두컴컴한 동굴이었다. 동굴 안은 얼마나 습한지 피부가 끈적할 정도였다.

" 호. "

분명 동굴은 빛이 거의 없어서 아주 컴컴하다는 것이 느껴졌지만, 눈으로 보이는 시야만큼은 낮처럼 환했다. 인간계로 추방되긴 했어도 마왕은 마왕인지 몸을 타고 흐르는 힘은 상당했다. 물론 이 힘이 어디까지 통용되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줍잖은 놈들에게 당할 정도는 아닌 것 같았다.

' 일단은 그정도면 돼. 눈먼 칼에 죽을 정도만 아니라면 좋지. '

혹시나 시작부터 최악이면 어쩌지- 하는 걱정이 있긴 했지만, 몸이 불구가 된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힘을 전부 잃은 것같아 보이진 않았기에 나름 만족하면서 자리에서 일어났다. 일단 이 불친절한 게임을 세번이나 겪음으로써 내린 결론은, 빨리 이 오즈의 마법사라는 게임 속 세상에 대해서 알아가는 것이었다.

가장 좋은 것은 역사에 대해서 잘 아는 사람에게 이야기를 듣는 것이겠지만, 내가 있는 곳은 습하고 어두운 동굴이었다. 아마 도시와도 꽤 멀리 떨어져있는 곳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마왕이 인간들이 돌아다니는 곳에서 어줍잖게 자리를 잡고 있을리는 없을테니까. 부하라도 한 명 있었으면 좋겠는데, 주변은 아무도 없었다.

' 맨바닥부터 시작이네. '

그래도 본능적으로 모습을 어느정도 숨길 수 있는 기억이 남아있었기에, 마왕의 모습으로 돌아다닐 필요는 없어보였다. 그것도 없었다면 인간의 도시에 들어가는 것은 꿈도 꿀 수 없었을 것이다.

' 인간과 비슷하게 만들어서 다행이네. '

가지고 있는거라곤 손에 끼고 있는 밋밋한 반지 하나. 입고 있는 옷이 꽤 고급이라는 것만 빼면 완전 빈털털이였다. 이러나 저러나 나는 일단 실제론 사람이었기에, 사람이 있는 도시로 가는 것을 선호했다.

아무리 마왕이지만, 일단 인간계로 추방당했으니까 인간과 연관되지 않을 수 없을테니까. 여기서 힘을 모아서 다시 마왕이 있던 마계로 돌아가는 것이 나에게 중요한 목표들 중 하나였다.

' 하나하나 차근차근 해나가면 어렵지 않을거야. '

길고 어두운 동굴을 빠져나오자 나를 반기는 것은 환하게 떠있는 햇빛이었다. 따스한 느낌이 피부에 닿자 이상하게도 거북스러운 느낌이 들었다. 아무리 사람이라도 게임 속에선 마왕이기에 어쩔 수 없는 반응인 것 같았다. 그렇다고해서 이 햇빛이 나에게 해를 끼치거나 하는 것은 없는 것 같았다. 그저 기분정도랄까.

' 기척이나 감각이 상당한데. '

마치 잠자는 숲속의 공주때의 나처럼 주위에서 느껴지는 기척이 아주 뚜렷하게 내 감각을 건드리고 있었다. 이정도라면 나쁘지 않다. 적당한 난이도라고 생각이 드니 적극적으로 하고 싶다는 마음이 무럭무럭 샘솟았다.

첫 번째 목표는 도시를 찾는 것. 그곳에서 이 세상에 대한 정보를 얻은 뒤에, 상황에 따라서 힘을 키운다. 잠자는 숲속의 공주때처럼 왕국을 하나 집어 삼켜도 되고, 아니면 음지에서 힘을 모을 것이다.

일단 최종 목표는 '오즈의 마법사'에서 아주 중요한 인물인 도로시였다. 그녀를 소환수로 얻음으로해서 게임을 끝낼 생각이었다.

착한 마녀나 나쁜 마녀는 그저 나의 흥미를 돋구기 위한 캐릭터가 될테고.

- 저벅 저벅

여기서부터 도시까지의 거리가 상당한지, 주위에는 사람은 커녕 길조차도 없었다. 무성한 나무에 처음보는 희귀한 동물만 가득했다.

문제는 어느 방향으로 가야 도시가 나오는가- 였다. 이상한 방향으로 나아갔다간 시간이 굉장히 오래 걸릴 수도 있었다. 혹시 마법을 쓸 수 있을까? 원래 나는 마법과는 인연이 별로 없었지만, 그래도 명색히 마왕인데 기초적인 마법정도는 쓰지 않을까- 싶어서 손바닥을 하늘로 향하게 만든 뒤에 속으로 마법 주문을 영창했다.

' 디텍트 마나(detect mana)! '

고급적인 마법은 몰랐지만 이런 1클래스 마법정도는 기본적으로 알고 있었다. 마나를 탐지하는 마법이지만, 인공적인 건축물을 찾을때도 사용할 수 있었다.

자연적인 것이 아니라면 상대적으로 마나의 양이 희박해지는 것을 이용한 것이랄까. 다행히 마왕이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는 덕분인지 아주 광범위하게 디텍트 마나를 시전할 수 있었고, 상당히 멀리 떨어진 곳에서 마나 흐름이 대량으로 뒤섞여있는 것을 느꼈다. 간간히 마나의 흐름이 뒤섞이는 곳이 있었지만, 작은 마을은 내 관심 밖이었으니까.

' 거리까지 계산하기엔 내 지식이 부족하지만…, 방향정도는 바보라도 알 수 있지. '

나는 천천히 고개를 돌려 처음으로 찾은 도시가 있는 방향을 바라보았다.

" 시작해볼까나. "

그리고, 앞으로 이 세상을 뒤흔들 대마왕이 될 첫 발걸음을 내디뎠다.

============================ 작품 후기 ============================

동화 파괴자 4부,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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