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34화 (13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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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오즈의 마법사라는 동화의 세계는 크게 셋으로 나뉘어져 있다. 천계와 마계, 그리고 중간계. 현재 내가 있는 이 중간계 역시 크게 둘로 나눌 수 있는데, 바로 인간 세계와 몬스터 세계다. 하지만, 몬스터 세계는 지금껏 인간 세계의 세력을 뛰어넘은 적이 없었다.

무리가 늘어나면 인간 세계의 세력들이 알아서 그들을 처리했으며 그렇게 세력을 줄여나갔다. 그렇다고 마냥 무시할 수만은 없는 것이, 바로 오크라는 종족이었다. 워낙 번식력이 뛰어나고 종족 하나하나가 전투에 능했기에 무시했다간 순식간에 불어난 수에 한번에 당해버릴 수 있었다.

다행인 것은 마법사의 존재가 없었기에 대인 마법에 속수무책으로 당한다는 약점이 있었다.

인간 세계는 또다시 둘로 나눌 수 있었는데, 바로 사라 제국과 연합국이다. 현재 내가 있는 이 베네딕트 왕국 역시 연합국의 하나로써, 사라 제국을 견제하는 나라중 하나였다.

사실 둘 사이에 전쟁은 이미 오래전 일이었고, 수백 년간 제국과 연합국 사이에선 큰 전쟁은 단 한번도 없었다. 물론 자잘한 전투는 있었지만, 그것도 곧 빠르게 해결되었다.

즉, 현재는 그야말로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 유지된 평화의 시대란 뜻이었다.

" 하읏. "

나는 에르윈과 함께 마차에 탄 상태로 그녀를 농밀한 애무로 괴롭혀주고 있었다. 영지에 도착할 때까지 내내. 삽입했다간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 몰랐기에, 그녀는 항상 반쯤만 달아오르며 애달파했지만 나야 괴롭히는 맛이 있었으니 나쁘지 않았다.

물론 야한 냄새를 풀풀 풍기는 그녀를 옆에 두고 참는다는 것이 상당한 인내를 요하는 일이긴 했다.

- 똑 똑

문에 노크 소리가 나자 그녀는 화들짝 놀라며 몸을 추스리려고 했지만, 나는 그녀의 몸에 가져다대고 있는 손에 힘을 꽉- 주어 에르윈을 움직이지 못하게했다.

" 읏?! 레… 레온? "

" 가만히…. 무슨 일인가? "

" 곧 공작전하의 영지에 도착한다는 소식입니다. "

" 알겠다. "

나는 말을 하면서도 손을 계속 움직였고, 그녀는 짜릿한 순간을 벗어나면서 동시에 약하게 절정에 올랐다.

" 히이잇! "

몸이 살짝 들썩인 뒤에, 그녀는 손발을 축 늘어뜨리며 숨을 헐떡였다.

" 좋았습니까? "

" … 시… 심술쟁이. 이걸론 부족해요…. "

" 아쉽지만, 마차에선 이것밖에 안됩니다. "

" … 오늘밤 각오해요. "

그녀의 두 눈이 순간 번뜩였지만, 절정에 올라 피곤한지 곧 눈을 감고 잠에 빠졌다. 곧이라고 해봤자 아직 영지까지 도착하려면 몇 시간은 걸릴테니, 한숨 푹 자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물론 마왕인 나는 잠이 필요없는 존재이긴 했지만.

*  * *

" 도착했습니다. "

마차가 드디어 달리던 것을 멈추자, 나는 마차에서 뛰어내린 뒤에 에르윈을 향해 손을 올렸다.

" 아가씨, 손을…. "

요녀처럼 행동하던 그녀는 어느새 조신한 숙녀가 되어 나에게 손을 내밀었다. 확실히 베네딕트 3대 미녀라더니 다른 사람 사이에서 과히 광채가 난다고 표현해도 될만해 보였다.

" 에르윈! "

" 어머, 힐다! "

저멀리서 여인의 가녀린 목소리가 울렸다. 에르윈의 이름을 이렇게 자유롭게 부를 수 있는 존재가 몇 있을까? 그것도 여인이.

' 딱봐도 공작의 딸뿐이지. '

나는 고개를 돌려 목소리가 들린 곳을 바라보았다. 에르윈과 그리 차이 나지 않는 것같은 나이의 미녀. 나는 살짝 그녀의 미모에 놀랐다.

베네딕트 3대 미녀라더니, 이건 1대 미녀로 바꿔도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에르윈이 확실히 미녀라고는 하지만, 공작의 딸에겐 살짝 밀리는 감이 있을 정도로 그녀의 미모는 상상을 초월했다.

마치 2회차 잠자는 숲속의 공주를 바라보는 것 같달까. 비록 그녀와의 만남은 매우 짧았지만, 외모만큼은 내 뇌리에 강력하게 박힐정도로 아름다웠으니까.

" 오랜만이야, 에르윈. "

" 정말! 몸은 괜찮고? "

" 응. 이제 아주 건강해. 매일매일 산책도 나가고 있고. "

" 잘됐다! "

둘은 순간 딴세상에 간 것처럼 조잘대다가 내 헛기침에 시선을 옮겼다.

" 아…. "

" 아가씨, 일단 짐을 푸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먼저 공작전하께 가보셔야하지 않겠습니까? "

" 그게 좋겠다. 힐다, 그럼 나중에 봐. "

" 어? 어…, 그래. "

정말 청초한 온실의 화초. 브룬힐트 힐다는 정말 아무 것도 모르는 순진한 여자라는 느낌일까? 나는 하인의 안내를 받는 에르윈의 뒤를 졸졸 따라가며 그녀에게 들릴정도의 목소리로 조곤조곤 입을 열었다.

" 저분이 아가씨의 친구라는…? "

" 응, 브룬힐트 힐다에요. 나랑 같이 3대 미녀고. "

그녀는 베네딕트 왕국의 3대 미녀라는 명함이 상당히 마음에 드는 모양이었다. 물론 자신을 높여주는 것을 싫어할 사람이 누가 있겠냐만은, 에르윈은 유독 그것을 강조할 때가 많았다.

" 어…! "

" 아. "

내가 봐도 잘생겼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괜찮게 생긴 미남자가 에르윈을 보고는 탄성을 살짝 뱉으며 재빨리 다가왔다.

" 에르윈. "

" 오랜만이에요, 오라버니. "

" 그러게. 거의 일년만이지? 작년 내 생일 이후엔 한번도 오지 않았으니까. "

" 그런 것 같아요. "

딱봐도 그는 에르윈을 좋아하는 것 같았다. 그녀를 바라보는 시선부터가 달랐기에 모를 수가 없었다. 하지만 에르윈은 정말로 아무 감정도 없는지, 그에게 인사를 건네며 여기까지 오느라 힘들어서 잠시 쉬어야겠다고 말을 건넸다.

" 그래? 그래. 그럼 가서 얼른 쉬어. "

" 네. 레온? 가요. "

" 알았습니다, 아가씨. "

그 순간 그의 시선에 나에게 꽂혔다. 그리고 살짝 충격을 받은 듯한 모습. 아마도 자신보다 잘생긴 사람을 처음 보는 거겠지. 나는 그에게 살짝 고개를 숙이며 그를 스쳐지나갔다.

" 저분이 이 생일 파티의 주인공이군요. "

" 응, 맞아요. "

" 잘생겼네요. "

" 레온이 훨씬 잘생겼어요. 그건 확실해요. "

에르윈은 손가락을 쑥 내밀며 확실하다고 몇번이나 강조했다. 그렇게 안해도 압니다, 아가씨.

" 여깁니다. 그럼…. "

하인이 안내한 방은 상당히 화려하고 아름다웠다. 모든게 입이 떡 벌어질 정도로 고급이었으며, 금으로 치장되어있었다. 하지만 워낙 이런 생활을 겪어온 에르윈이었기에, 그녀는 아무렇지도 않게 고개를 끄덕이면서 짐을 옮기도록 명했다.

" 정리는 시녀들이 알아서 할테니까, 우린 차나 마셔요. "

" 그럴까요? "

사실 후작도 나에게 에르윈을 잘 지켜달라고 단단히 부탁한바 있었기에, 거의 항상 그녀의 옆에 붙어다닐 생각이었다.

" 역시 정원만큼은 이곳이 훨씬 좋네요. "

" 그렇습니까? "

정원과 나는 별로 인연이 없었기에 그녀가 말한게 맞으려니 생각하며 고개를 대충 끄덕였다. 그녀는 달달한 홍차를 한모금 쪼륵 마시며 하아- 하고 행복한 한숨을 내뱉었다.

" 그나저나 공작전하를 만나러 가셔야지요. "

" 어차피 저녁 식사 초대올텐데요, 뭘. 참, 레온도 꼭 가야해요? 이번 기회에 당신을 소개시킬꺼에요. "

" 뭐를 말입니까? "

" 내 약혼자라는 사실이요. "

그렇게 해도 될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힐다를 꼬시기 위해서면 약혼자라는 것이 별로 좋지 않을텐데. 하지만 오히려 그것이 그녀를 안달나게 만드는 기폭제가 될 수도 있었다. 분명 힐다가 봐도 나만큼 완벽한 남자가 없을테니까. 아무리 친한 친구라지만, 약간의 질투심이란 것이 있지 않을까?

' 그건 가봐야 알지. '

일단 그녀에 대해서 아는 것이 없었으니, 일주일동안 차차 알아가야할 것이다.

" 알아서 하십시오. "

" 그러면 그 사람도 떼어낼 수 있을거에요. "

" 도련님 말씀입니까? "

" 이제 좀… 귀찮거든요. 전 전혀 마음이 없는데. "

때마침 공작의 기사 하나가 와서 저녁 식사에 초대되었다고 우리들에게 알렸다. 에르윈은 알았다고 말한 뒤에 나에게 옷을 갈아입어야겠다고 말했다.

" 그대로 가도 괜찮지 않아요? "

" … 누구누구덕분에 땀이랑… 하여튼 잔뜩 젖었거든요. "

그녀는 얼굴을 살짝 붉히면서 장난치듯이 중얼거렸다. 그렇다면야 아가씨 원하는대로 하시길….

" 후작각하의 명령이 있어서 말입니다. 아가씨가 무엇을 하든간에 항상 옆에 있어라는 명령이 있으셔서 말이지요. "

" … 네? "

" 가보시면 압니다. "

*  * *

" 아… 아가씨. "

" 괜찮아. 너희는 하던걸 해. 어차피 내 약혼자야. "

" 하지만…. "

" 말이 길다? "

에르윈의 눈총에 시녀들은 결국 고개를 조아리며 부들부들 떨리는 손으로 그녀의 옷을 천천히 벗겼다. 물론 벽 하나가 막고 있었기에 전혀 보이진 않았지만, 살과 옷감이 스쳐 사락거리는 소리가 나를 안달나게 만든달까. 확실히 청각으로 흥분하는 사람들이 있다더니, 나도 그쪽 부류일까?

" 레온. 차라도 한잔 마시고 있어요. "

" 알겠습니다, 아가씨. "

원래같았으면 감히 남자가 그녀의 방에 들어와있는 것 자체도 말이 안됐지만, 나는 후작이 직접 그녀의 호위를 임명한 기사였다. 더군다나 그녀의 입에서 약혼자라는 말까지 나왔기에, 시녀들도 어쩔 수 없이 수긍한 것이다.

그정도라면 상관없겠지- 하는 생각을 그녀들은 하고 있을 것이다. 뭐, 어차피 알몸까지 봤었고 몸까지 섞었으니, 그녀와 나는 부끄러울 것이 전혀 없었다는게 함정이라면 함정이랄까.

정말 그렇게 두 시간이 넘도록 차만 홀짝이며 마셨다. 이러다가 물배가 가득차서 저녁을 먹지 못할 것같다고 생각이 들때쯤, 드디어 에르윈이 단장을 마치고 내 앞에 나왔다.

" 쨘. 어때요? "

" 말을 해서 뭘 합니까. 어떤 말로도 표현할 수가 없는데. 몸으로라도 표현하고 싶지만…, 때가 때이니만큼 나중으로 미루겠습니다. "

내 말뜻을 이해했는지 그녀의 얼굴이 붉어졌다.

" 얼른 출발해야할겁니다. 약속 시간까지 그리 넉넉치가 않아서 말입니다. "

" 알았어요. 다들 정리해. "

" 예, 아가씨. "

나는 그녀를 에스코트하며 마차까지 걸어갔다. 우리가 올라가자마자 마차는 힘차게 달렸고, 곧 연회장에 도착했다.

" 저녁 식사에 초대된 사람이… 우리만 있는게 아닌 모양입니다? "

" 당연하죠. 저말고도 꽤 많은 귀족 자제들이 왔을 거에요. 물론 거기서 꽃은 저겠지만? 호호. "

수많은 마차들이 연회장 앞에서 사내와 여인들을 뱉어내고 있었다. 그들은 옹기종기 모이며 연회장 안으로 들어갔고, 곧 우리차례가 다가왔다.

" 아, 세르비아 영지의 아가씨로군요. 환영합니다, 아가씨. "

" 수고하세요. "

에르윈은 아주 자연스럽게 인사를 건넨 뒤에 우아한 발걸음으로 안으로 척척- 들어갔다. 나는 그녀의 호위 신분으로 함께 동참할 수 있었다. 모두가 각자 호위 기사를 데리고 있는지, 화려한 복장을 입은 사람들 뒤에 눈을 희번뜩거리는 사내들이 굉장히 많았다.

" 후, 오늘부터 또 지옥이겠네요. "

" 네? "

" 레온은 이런거 처음이죠? 그럼 내 옆에 꼭 붙어있어요. 그리고 아무 소리도 하지마요. 괜히 꼬투리잡히면 곤란해질 수도 있거든요. "

" 알았습니다, 아가씨. "

어차피 이런 일은 가상현실 게임에서 신물나게 겪어봤지만, 나는 모르는 척 그녀에게 알았다고 대답하며 착 달라붙었다. 후작영애라는 것을 알아본 사람들이 웅성거리며 다가오기 시작했다.

' 지금부터 시작이구나. '

사실 그녀에겐 비밀이었지만, 이곳은 나의 기회의 장이었다. 내 얼굴을 확실히 도장찍기위한. 내 음험한 웃음이 속에 가득찬다.

============================ 작품 후기 ============================

정말 오랜만에 3연참이네요!

내일도 팍팍 적겠습니다. 얼른 동파 끝내고 신작 하나 적고 싶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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