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44화 (14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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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잭! 재애애애액! "

왕은 반으로 잘려 죽은 사내의 이름을 외치며 울부짖었다. 그리고 시뻘겋게 변한 눈으로 나를 노려보면서 기사들을 향해 소리쳤다.

" 저자를 잡아…, 저자를 잡아 죽여어어엇! "

그의 외침과 동시에 기사들이 나에게 우르르 달려들었다. 그리고 번쩍이는 섬광. 동시에 기사들은 피분수를 뿜어내며 뒤로 쓰러진다. 이제 그들은 저항할 수 없는 강함에 두려움을 느끼게 될 것이다. 이미 병사들은 내 모습을 보며 전의를 잃은 상태였고, 몇몇은 이미 오줌까지 지린 상태였다.

" 와하하하하하! 그래, 이거야. 이 느낌이라고. "

강함에 대한 두려움. 그들의 시선이 내 몸을 스치고 지나가자 전율이 일었다. 너무나 짜릿해서 사타구니가 지릿지릿했다.

" 마… 말도 안돼! 인간이… 인간이 어떻게!! "

" 공주, 네년의 오라버니라는 놈의 최후를 똑똑히 봐라. "

" 오지마… 오지마아아! 다… 다들 뭣들 하느냐! 저자를 막앗! "

기사들과 일부 병사들이 몸을 던져서 내 전진을 막으려고 했지만, 무용지물이었다. 공주도 버둥거리며 어떻게든 막으려고 애썼지만 나를 조금도 저지하지 못했다.

" 안돼… 안됏! 악마, 악마야! "

피바다가 된 바닥에 질질 끌려오던 공주는 결국 눈물을 줄줄 흘리며 오열하기 시작했다.

" 안돼애…. "

결국 나는 앞길을 막던 이들을 전부 베어버리고 피가 뚝뚝 떨어지는 검으로 왕을 겨누었다.

" 마지막 유언을 해라. "

" 검을 치워랏! 누… 누가 이놈을 죽여랏! "

" 그게 마지막 유언인가? 네놈의 동생에겐 해줄 말은 없겠지? "

" 사악한 놈! 당장 동생을 풀…. "

나는 왕의 말을 중간에 끊고 그대로 검을 휘둘러 목을 잘라버렸다. 피분수와 함께 베네딕트 왕이 운명한다.

" 꺄아아아아아아아아악! "

필리아 공주는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비명을 지르며 피범벅이 된 손으로 얼굴을 가렸다.

" 아니야, 아니야아아아아아아아! "

" 이제 똑똑히 알았겠지? "

나는 목줄을 강하게 잡아끌어올렸다.

" 컥! 커억! "

마치 교수형처럼 대롱대롱 매달린 공주는 두손으로 목걸이를 잡고 버둥거렸다.

" 이게 끝이라고 생각하지마라, 공주. 진짜는 지금부터 시작이니까. "

" 컥, 케엑! "

나는 거의 숨이 넘어갈 때쯤 되서야 팔에 힘을 풀었다. 바닥으로 털썩 떨어진 공주는 숨을 마구 몰아쉬면서 헉헉- 거렸다. 나는 발로 그녀의 머리를 바닥에 꾹꾹 누르다가 낄낄- 웃으면서 고개를 들었다.

" 자, 니들은 이제 소문만 퍼트리면 돼. "

대전 안에 살아남은 병사들은 대부분이 패닉상태인 사내들뿐이었다. 그리고 지금까지 거의 정신을 차리지 못한 상태. 나는 공주를 바닥에 질질 끌고 대전을 나갔다. 아마 큐나가 미리 마차를 준비해뒀을테니 나는 그것을 타고 유유하게 빠져나가면 된다.

물론 왕이 그들을 잡아두라고 명령해뒀겠지만, 내가 가는 순간 끝이다.

*  * *

" 단장님! "

밖에 결박이 되어있는 큐나와 기사들을 구한 뒤에, 나는 준비된 마차에 올라탔다. 밧줄에 강하게 묶인 손목이 조금 저렸는지 큐나는 손을 이리저리 움직이다가 완전 피범벅이 된 여인을 보면서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 이 사람은 누굽니까? "

거의 얼이 빠진 상태로 가히 오물 덩어리에서 빠졌다가 나온 듯한 모습의 여인은 큐나도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 정도로 최악의 모습이었다.

" 아, 공주. "

" … 네?! "

" 필리아 공주라고. "

그 말에 큐나는 입을 쩍- 벌리면서 놀란 눈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개목걸이를 하고 완전히 핏물에 담겼다가 빠져나온 듯한 이 여인이 베네딕트 왕국의 3대 미녀라는 필리아 공주라는 말에 큐나는 도저히 믿을 수가 없어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 시간 끌지말고 얼른 출발해. "

" 네? 네…. "

왕이 죽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 병사들이 우르르 몰릴 것이다. 어차피 왕실 안에 있는 기사란 기사는 모조리 죽여놨기에 통솔할 사람이 있는지도 의문이었지만. 통솔할 사람이 없다면 아무리 병사들이 많아도 오합지졸일 뿐이다.

" 고… 공주님은 어떻게…? "

" 마차 짐짝안에 넣어. "

" 네…? "

" 짐짝 안에 넣어라고. "

나는 마차 뒤에 달려있는 나무 상자에 그녀를 넣을 생각이다. 물론 숨구멍을 위해서 상자에 이곳저곳 칼집을 새겼다. 나는 손바닥으로 공주의 뺨을 찰싹찰싹- 때리며 그녀가 정신이 들도록 했다.

" 아…. "

" 들어가. "

" … 뭐…? "

" 말로 해선 안되겠네. "

나는 또다시 목줄을 강하게 들어서 그녀가 대롱대롱 매달리게 했다. 또다시 숨이 막힌 그녀는 손으로 목을 잡고 켁켁- 거리다가 상자 안에 처박혔다. 나는 상자를 닫고 줄로 여러번 감은 다음에 마차에 올라탔다.

" 휘유. 얼른 출발해. "

" 예? … 예. "

마차가 천천히 출발하기 시작했다. 덜그럭- 거리며 꽤 흔들거렸기에 상자 안에 있는 공주가 잘 버틸지는 의문이었지만, 그래도 죽진 않을테니까.

' 죽을 정도로 고생을 해봐야 슬슬 기겠지. '

물론 그정도로 굴복하길 바라지는 않았지만, 성질을 좀 죽여놓는게 좋을 것 같았다.

" 멈춰라! 폐하께서 아무도 출입을 하지 말라는 명… 으악! "

마차는 멈추지 않고 그들을 지나쳤다. 왕궁 문지기들이 종을 땡땡땡- 치면서 요란하게 신호를 보내기 시작했다. 조만간이면 수도에는 왕이 죽었다는 사실이 퍼지겠지? 거기에 공주까지 납치되었으니 이제 수도는 혼란에 휩싸일 것이다. 왕 자리를 둔 다툼. 과연 공작이 가만히 있을까?

' 크흐흐. '

한참을 달리자 드디어 성문이 나타났다. 물론 문이 굳게 닫혀있었기에 이대로는 지나갈 수 없었다.

" 단장님! "

" 이제 내 차례네. "

나는 달리는 마차의 문을 열고 가뿐히 지붕 위로 올라갔다. 마부는 마차를 세우려고 했지만, 내가 소리쳐 저지했다.

" 달려! 속도를 줄이지마라! "

" 네… 녜?! "

" 명령이다! 최고 속도로 달려라! "

마부는 어쩔 줄 몰라하다가 내 음산한 말에 결국 눈을 질끈 감고 마구 달리기 시작했다.

" 멈췄다간 네놈의 머리부터 잘라주마. "

- 다그닥 다그닥

저멀리서 당장 멈춰라는 소리가 들렸지만, 나는 히죽 웃으며 검을 들었다. 피가 덕지덕지 묻은 검을 한번 털어내자 깔끔한 회백색 모습을 드러냈다.

" 멈춰라아앗! "

나는 성문을 바라보면서 검을 강하게 휘둘렀고, 곧 엄청난 폭발음과 함께 성문 주변이 날아갔다.

- 콰아아아앙

문은 물론이고 그것을 지탱하면 돌까지 저멀리 날아가버렸다. 마부는 뻥- 뚫린 성문을 보면서 왜 내가 그리 달려라고 말했는지 이해하는 눈치였다.

" 이럇! "

경비병들이 마차에 달라붙으려고 했지만 이미 엄청난 속도로 달리는 마차는 위험한 흉기나 마찬가지였다.

" 크아악! "

몇몇은 말의 발에 찍혀서 즉사했고, 또 몇몇은 마차에 치여 몇 미터나 휙- 날아가버렸다.

- 다그닥 다그닥

결국 마차는 부서진 성문을 통과해 밖으로 나갔고, 나는 그 모습을 보면서 비릿하게 웃었다. 우리 뒤에 달려오던 네 명의 기사 중에서 두 명이 잡혀 땅에 떨어지긴 했으나, 둘은 무사히 마차 뒤를 따라나왔다.

" 와하하하하하하하! "

나의 커다란 웃음 소리가 넓은 들판을 향해 울려퍼졌다.

*  * *

" 읏. "

공주가 갇힌 상자를 연 큐나는 뚜껑을 열자마자 인상을 찌푸리면서 고개를 살짝 돌렸다. 비릿한 피 냄새부터 고약한 토 냄새까지 보통 역하지 않았다.

마차가 워낙 험하게 달렸는지 이미 상자 안은 공주가 토해낸 구토로 가득했다. 그녀는 얼굴부터 온몸에 피와 구토로 범벅이 되어 차마 사람의 몰골이라 할 수 없을 정도였다.

" 하아… 하아…. "

이대로 뒀다간 정말 위험할 수도 있었기에 나는 그녀를 끄집어내고 냇가에 데려갔다. 나는 거의 질질 끌다시피 데려온 공주를 들어서 냇물에 풍덩 빠트렸다. 그녀는 잠시 후에 푸하- 하고 벌떡 일어나서 손으로 얼굴을 비비고는 나를 힘껏 노려봤다.

" 네… 네놈은 악마야… 어떻게 사람이 이럴 수가 있어…? "

" 입은 다물고 있는게 좋을거야. 큐나, 잠시 다른 기사들을 데리고 가. "

나는 큐나에게 멀찍이서 우리를 바라보고있는 남정네들을 잠시 데리고 가라고 명령했다.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며 곧 내 시야에서 사라졌다.

" 그 몰골로 갈 순 없으니까, 일단 씻어야지? "

" 차라리… 차라리 죽는게 나아. "

" 그래? "

그녀의 말에 나는 히죽 웃으며 목줄을 살짝 끄집어 당겼다.

" 그럼 어떻게 죽여줄까, 응? "

내 말에 그녀가 고개를 돌리며 시선을 피했다.

" 그렇게 죽고 싶으면 차라리 혀를 깨물고 뒤져. 그나마 네년 스스로 죽는 방법이니까. "

하지만 그럴거였으면 그녀는 진작 죽었을 것이다. 성안에서 곱게만 자란 그녀가 그럴 배짱이 있을까? 절대 없다. 혀를 깨물고 죽는것은 정말 엄청난 정신력이 아니면 결코 불가능하다.

" 못하겠지? 당연히 그렇겠지. 네년은 겁쟁이 왕의 동생년이니까. "

" 아냐… 우리 오라버닌… 겁쟁이가 아냣!! "

" 글쎄. 그나저나 죽을 생각은 있나? 없다면 씻어. "

" 닥쳐. 당신 말은 절대 듣지 않을거야. "

나는 히죽 웃으면서 어깨를 으쓱했다.

" 그래? 그럼 내가 도와줘야겠네. "

" 뭐…? "

나는 그녀따라 냇가로 성큼성큼 들어갔다. 나 역시 온몸에 피가 묻어있었기에 씻을 필요가 있었으니까. 동시에 그녀까지 씻기면 될 것이다.

" 벗기 싫으면 내가 친히 벗겨주지. "

" 놔… 놔앗! "

나는 강제로 그녀의 옷을 전부 벗겼다. 아니 찢어버렸다는 것이 옳은 표현이겠지. 속옷까지 찢어서 대충 던져버린 나는 발버둥치는 그녀의 머리를 잡고 물속에 집어넣었다. 순간 숨이 막힌 공주는 버둥거리면서 내 손에서 벗어나려고 안간힘을 썼다.

- 촥 촥 촥

움직임이 매우 격렬해졌을때, 나는 물속에 집어넣었던 손을 쑥- 빼내며 숨을 헐떡이는 그녀의 얼굴을 한번 바라보았다.

" 음, 아직 피가 좀 묻어있네. "

그리고 몇번 숨돌릴 틈도 없이 다시 물속에 집어넣었다. 그렇게 몇번을 하자, 공주는 탈진한 상태로 내손에 스스로를 맡겼다.

" 하아… 하아…. "

" 이제 말할 기운도 없나보지, 공주? "

" 하아… 하아…. "

그녀는 숨만 헐떡이면서 간신히 고개를 흔들었다. 나는 손으로 거칠게 그녀의 몸을 씻겨나갔다. 맑았던 냇물은 순식간에 핏물이 번지며 흘려내려갔다. 다시 머리를 물속에 집어넣고 머리카락까지 깨끗하게 씻겨내자 그제서야 그녀의 미모가 다시 살아나기 시작했다.

" 흠, 이제 좀 사람답네. "

" … 악마놈. "

" 그래, 칭찬 고맙네. "

나는 목줄을 잡아당겨서 그녀를 냇가에서 나오게 했다. 거의 개처럼 기어오는 공주의 몸을 수건으로 닦은 다음에 나는 그녀의 은밀한 곳을 손가락으로 긁었다.

" 윽! 당장 손 떼! 당자아아앙! "

거의 발악하듯 비명을 지른 그녀는 나를 죽일듯이 노려보았다. 뭐, 조금 있다가 차차 다시 조교하면 될테니 성급할 필요는 없다. 나는 큐나의 옷을 그녀에게 입히고 나도 옷을 갈아입었다. 그녀에겐 조금 헐렁한 것같지만, 그래도 홀딱 벗은 것보단 백배 나을테니까.

" 따라와. "

목줄을 강하게 잡아끌자 그녀가 넘어질듯 끌려왔다.

" 다들 쉬었나? 그럼 다시 출발하지. "

기사들은 잠시 헐렁한 옷을 입은 필리아 공주를 보며 침을 꿀꺽 삼켰다가 내 말에 벌떡 일어나 말에 올라탔다. 마부도 엉덩이를 털고 일어나 말의 갈기털을 몇번 쓰다듬고 마부석 위로 올라갔다. 나와 큐나, 그리고 필리아 공주는 마차 안으로 들어가 덜컹거리는 마차에 몸을 맡겼다.

" 후, 이제 좀 살만하군. "

" 악마같은 자식. 악마한테 혼을 판 놈! 네놈에겐 지옥이 남아있을 뿐이야! "

필리아 공주의 저주같은 외침에 큐나의 눈매가 살짝 날카로워졌다. 어떤 일이 있었는지를 떠나서 일단 그녀에게 나는 사랑하는 연인이었으니까.

" 공주님, 말이 좀 심하시군요. "

" 하, 꼴에 부하라고 편드는거야? 너도 똑같아, 이… 서큐버스같은 년! "

아마 그것이 그녀가 알고 있는 최고의 욕일게 분명했다. 웃음이 터져나오자 필리아 공주는 웃지말라고 바락바락 소리쳤다.

' 가는 동안 심심하진 않겠네. '

============================ 작품 후기 ============================

3연참이네요.

이제 주인공이 슬슬 악마다운 짓을 합니다. 물론 마왕이니까 당연한거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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