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52화 (149/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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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앞은 걸치적거릴 것이 없었다. 그저 검을 한번 휘두를 때마다 성문이든 뭐든 눈앞의 모든 것들은 짚단처럼 베어져 떨어져나갔다.

당연히 아군들은 사기가 최상이 되어 적들을 베어나갔고, 적군들은 도망가기 바빴다. 이미 전쟁의 결판은 보였지만, 그래도 소수의 적군들은 끝까지 투쟁하며 내 앞길을 조금이라도 막아보려고 노력했다.

아마도 공작이 빠져나갈 때까지 어떻게든 시간을 끌어보려고 하는 거겠지만, 이미 우리 군사들은 수도를 전부 빼곡하게 감싸고 있는 상태였다. 하늘로 날아서 도망치지 않는 이상은 결코 빠져나갈 수 없다.

' 마법사가 있다면 또 모르지. '

하지만 제국이라면 몰라도 마법사가 있는 나라는 극히 드물었다. 있다고 해도 한 두 명이 전부였다. 더군다나 내 정보에 의하면 베네딕트 왕국에는 마법사가 단 한 명도 없다. 그렇다는 말은, 이미 공작은 내 손에 쥐어진거나 다름없단 소리다.

" 멈춰랏! "

- 서걱

비켜라고 말하기도 귀찮아서 그저 팔만 한번 슥- 휘둘렀다. 기사는 반으로 양단되어 피를 쏟아내며 바닥에 쓰러졌다.

하나 둘씩 베고 베고 또 베며 눈에 익숙한 장소까지 도착했다. 대전을 통하는 아치형 문을 보자마자 입꼬리가 씩 올라갔다.

베네딕트 왕도 이곳에서 죽었는데, 공작도 이곳을 자신의 무덤으로 삼을 생각인 것 같았다.

' 웃기는군. '

나는 검으로 문을 잘라서 발로 강하게 쾅- 찼다. 화려한 장식의 문은 이제 더이상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바닥에 뒹굴면서 큰 소음을 만들어냈다. 그 소음은 대전 안을 쿵쿵- 울리면서 몇 번이고 메아리처럼 퍼져나갔다.

- 척

내 모습을 본 기사들과 병사들은 모두 결사항전의 눈빛으로 나를 노려보며 무기를 겨누었다. 그래봤자 다 합쳐도 백 명 남짓되는 수를 가지고 나를 어쩌기엔 불가능했지만.

" 네… 네놈! "

" 공개처형으로 끝내려고 했는데, 여기도 나쁘지 않을 것 같네. "

" 저놈을 죽여! "

공작이 나를 보며 목에 핏대를 세운다. 어지간히도 억울하고 화가 난 모양이다. 한때 나를 얻으려고 발악했었던 때가 있었다고 기억하는데. 차라리 왕이 죽어도 군대를 돌리지 않고 후작의 영지를 쳤다면 이야기는 조금 달라졌을까?

' 나랑 뭔 상관이 있겠어. 후작이든 공작이든… 나중엔 다 똑같아질텐데. '

나는 히죽 웃으며 검으로 바닥을 통통- 치고 왼손을 들어 기사들을 향해 손가락을 까딱했다.

" 얼른 와. 빨리 끝내고 공녀를 따먹어야하거든. "

내 말에 그들은 이를 부득 갈면서 이 새끼야!- 하고 소리치며 나에게 달려왔다. 그래도 인간으로 치면 다들 한가닥 하는 실력이었기에 그 모습이 예사로 날카롭지 않았으나, 나에겐 소드마스터나 갓난아이나 별 차이가 없었다.

- 서걱 서걱

그저 칼질 몇 방으로 다가오는 기사들을 처참하게 썰어버리곤 볼에 묻은 피를 손가락으로 슥- 닦아냈다.

" 다음. "

그 소리에 공작을 제외한 모든 이들이 괴성을 지르며 나에게 달려들었다. 이미 자기의 목숨은 포기한 모양이었다. 그래봤자 마지막 발버둥에 지나지 않겠지만, 그래도 추잡하게 오줌이나 질질 싸는 것보단 훨씬 나아보였다.

" 죽어라아아아앗! "

그저 허망한 외침만이 대전 안을 울렸다. 정말 몇 초도 안되어 병사들과 기사들은 모두 처참한 시체가 되어 바닥을 장식했고, 마지막 남은 공작은 의연한 표정으로 나를 노려보면서 팔걸이를 강하게 쥐고 이를 악물었다.

" 하! 한스럽도다! 네놈만 없었어도 왕국은 내 손에 들어왔을 것이다! "

" 글쎄. "

나는 입꼬리를 히죽- 올리면서 여유롭게 그에게 다가가 피가 묻은 검을 그의 옷에 슥슥- 닦았다.

" 마지막 할 말은 정했나? 아직 못 정했으면 시간을 좀 주지. "

" 어차피 남겨봤자 의미도 없는 메아리에 불과할 터. 죽여라. 훗날…, 지옥에서 보자. "

" 지옥? 푸하하하핫. "

내 웃음에 그의 미간이 더욱 찌푸려졌다. 나는 순식간에 검을 휘두르고 바닥에 떨어지는 그의 머리를 왼손으로 낚아채서 머리칼을 강하게 움켜쥐었다.

" 지옥에서 만난다라…. "

만약 그럴 수 있다면 꼭 그의 표정을 확인하고 싶었다. 지옥에서 마왕을 만난 소감도 듣고. 나는 그의 머리를 살짝 흔들면서 대전을 빠져나왔다. 이미 적군들은 모두 죽었거나 항복을 했을테니, 이제 검을 휘두를 일은 한동안은 없을 것이다.

- 휘휫

나는 휘파람을 부르며 시체로 뒤덮인 왕궁을 천천히 거닐었다. 왕궁의 입구에 가까워지자 아군들도 하나씩 모습을 드러내며 내 왼손에 들려있는 머리를 보고 무기를 번쩍 들면서 만세!- 하고 소리를 질렀다.

" 프라하스타 만세! 후작각하 만세! "

그 말은 점차 병사들과 기사들의 입으로 퍼지기 시작하더니, 내가 입구로 나가 후작을 만났을 때는 귀가 먹먹할 정도가 되었다.

" 프라하스타 만세! 후작각하 만세! "

" 결국… 해냈군. "

후작의 눈빛이 아련하게 변했다. 자신의 인생 라이벌이면서 동시에 같은 길을 걸어가던 이의 머리를 보니 무언가 애틋한 모양이었다.

" 이 자에게 자비를 베풀 필욘 없습니다. 대충 성밖에 묻어버리십시오. "

" 알겠네. 그저 잠시 불쌍하게 여겼을 뿐이야. "

아마도 나를 적으로 삼은 것에 대해서 말하는 것이겠지. 그래봤자 그도 이자와 시간만 다르다뿐이지 크게 차이가 없을테지만.

" 이제…, 옥좌에 오르시지요, 후작각하. "

" 그래…! "

정말 한순간에 얻은 옥좌다. 평생을 노력해도 얻을 수 있을지 의문이었던 것을 나라는 존재 하나만으로 가볍게 손에 쥔 그는 어떤 생각을 할까? 그는 영리하다. 아마도 이번 전쟁으로 나에 대한 생각이 확고해졌을 것이다.

- 절대 적으로 만들어선 안된다.

아마도 자신의 딸인 에르윈과의 결혼을 적극 추진하겠지. 물론 나는 그것을 보류하겠지만. 왠만한 요구는 이제 전부 받아들일 것이다. 그것은 내가 연합국을 통일하는데 적지않은 도움이 될테고.

" 전 이만 물러가보겠습니다. "

" 무슨 소린가. 이 전쟁의 영웅이 물러간다니! 자네는 우리들의 영웅일세. "

" 그 영광을 후작각하께 돌리지요. 전 다시 영지로 돌아가겠습니다. 아직 해야할 일이 많아서요. "

그는 차갑게 가라앉은 나의 눈을 보며 침을 꿀꺽 삼켰다. 그의 목표는 고작 이 베네딕트 왕국일지는 몰라도 나는 아니다. 아직 내 1차 목표도 완수되지 않은 시점에서 시간낭비할 필요는 없었다. 그는 내 모습을 보며 침을 꿀꺽 삼키고 고개를 살레살레 흔들었다.

" 자네는 무서운 자야. 이 상황에서도 더 멀리 바라보다니. "

" 이정도는 저에겐 아무 것도 아닙니다. 말했잖습니까. 베네딕트 왕국은 그저 시작일 뿐이라구요. "

" … 부디 자네와 적이 되지 않기만을 바라네. 나는 절대 그럴 생각은 없어. "

" … 글쎄요. 후작각하께서 어떻게 행동하느냐에 따라 다르지요. "

나의 아리쏭한 말에 그는 침을 삼키며 심각한 표정이 되었다. 병사들과 기사들은 뭣도 모르고 만세만 줄창 외치고 있었지만, 나와 그는 아니었다.

" 에르윈과 결혼할건가? "

" 아뇨. 어디에 얽매이고 싶은 생각은 없어서 말이지요. "

" … 떠날건가? "

" 그럴 생각입니다. 물론 에르윈 아가씨는 데려가지요. "

" 그러게. "

그게 끝이었다. 나는 그대로 몸을 돌려 왕궁을 나갔고, 병사들과 기사들은 사라지는 내 모습을 의아하게 바라보면서 머리 위로 들었던 손을 슬그머니 내렸다. 하지만 후작은 식어가는 이 열기를 다시 불태우기 위해서 손을 번쩍 들고 크게 외쳤다.

" 우리가 승리했다! 나 세르비아 윈스텔이 승리했다! "

" 우와아아아아아아아아! "

나는 수도를 쩌렁쩌렁하게 울리는 외침을 뒤로한채 대기하고 있는 몇몇 기사들에게 다가갔다. 그들은 내 왼손에 대롱대롱 매달려있는 머리를 보며 숨을 흡- 들이마시며 긴장했지만, 나는 오른손으로 진정하라고 제스쳐를 취하고 마차를 향해 턱짓을 했다.

- 끼익

문이 열리며 두 여자가 끌려나왔다.

" 악! 놔! 놔랏! "

" 어머니! 어머니이잇! "

공녀와 그녀의 어머니. 그들은 바닥에 쓰러지며 고개를 들어 눈앞에 있는 나를 올려다보았다. 그리고는 내 왼손에 들려있는, 아직도 피가 뚝뚝 떨어지는 머리의 주인을 알아보며 째질듯이 비명을 질렀다.

" 꺄아아악! "

" 여보오오옷! "

" 안돼… 안돼애애앳! 무슨 짓을 한거야! 무슨 짓을 한거야아아아아아앗! "

공녀가 벌떡 일어나서 나에게 달려들었지만, 나는 그녀의 배를 발바닥으로 확- 밀어서 다시 바닥에 쓰러트렸다. 기사들은 그녀를 바닥에 눌러 제압하고 머리를 들게 했다.

" 잘 보고 있어라, 공녀. 너의 원수가 어떤 짓을 하는지. "

" 아… 아아…. "

" 안돼… 안돼! 제발… 제발 어머니는 살려줘… 안돼! "

" 아…. "

공작 부인은 잘려나간 자신의 남편의 얼굴을 한참이나 바라보다가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미친 듯이 비명을 지르는 자신의 딸을 보면서 살짝 미소를 짓는다. 마지막 모성애일까.

" 힐다, 내 딸. "

" 어머니! 어머니이이이잇! "

" 부디…. "

- 서걱

그녀의 목이 공중으로 치솟는다. 목을 잃은 몸은 옆으로 털썩- 쓰러졌고, 힐다는 한참이나 넋이 나가 멍하게 있다가 미친듯이 울부짖었다.

" 안돼… 안돼애애애애애애애! 안돼애애애애애애애애! 아아아아아아! 아아아아아아아악! "

나는 왼손에 들고있던 공작의 머리를 공작 부인의 잘려진 머리 옆에 휙- 던져 떨어트렸다. 마지막 가는 길이라도 함께하라고.

' 이제 남은건 그 새끼뿐이네. '

브룬힐트 르겐, 바로 공작의 아들. 어디로 숨은지는 몰라도, 아마 공작이 마지막 희망을 걸고 그를 도망치게 한 것 같았다. 수도에 있을지 아니면 이미 빠져나갔는지는 장담할 수 없었다.

" 죽여버릴거야! 너를 죽여버릴거야아아아아아아앗! "

힐다의 입에서 피가 줄줄 흐르고 있었다. 아랫입술을 강하게 씹어댔는지 그녀의 턱밑으로 고인 핏물이 상당했다.

" 끌고가. 어차피 자결하진 않을테니까 재갈을 물리진 말고. "

" 아아악! 널 죽여버릴거야! 죽여버릴거야아아아아앗! "

저정도로 날 증오하니, 조교하는 맛이 쏠쏠할 것이다. 그 전에…, 사라진 공자를 찾는 것이 우선이지만.

' 그놈을 어떻게 요리하지. '

잡아다가 사지의 힘줄을 끊어서 남창굴에 던져버릴까? 아니면 발가벗겨서 거리에 내쫓은 다음에 돌팔매질을 하도록 할까? 무수히 많은 것들이 있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마음에 드는 한 가지가 있었다.

' 성을 바꿔버리자. 그리고 힐다 그 년이랑 같이 먹어버리는거지. '

성이 바뀐 르겐을 미약에 쩔게 만들어서 내가 없이는 못 살게 만들어버릴 생각이었다. 분명 힐다는 쾌락을 추구하는 그녀를 욕할테지. 그리고 르겐이 짝사랑하던 에르윈을 그의 눈앞에서 품으면 어떤 반응을 보일까. 나를 질투할까, 아니면 그녀를 질투할까.

' 크흐흐, 최대한 도망가봐라 르겐. '

*  * *

베네딕트 왕국은 잠시 혼란에 빠졌다. 일부 공작파들은 공자를 내세우며 마지막 남은 베네딕트 왕가의 핏줄이라고 외쳤으나, 이미 대세는 후작파로 넘어간 상태였다.

베네딕트 왕국은 후작의 취임과 동시에 세르비아 왕국으로 이름이 변했다. 삼 백년이 넘는 베네딕트 왕국의 역사는 그렇게 끝났다.

물론 일부 공작파들은 세르비아 왕국에 속하지 않겠다고 외치며 공자를 중심으로 나라를 건국했지만, 달랑 영지 몇 개만 있는 나라는 의미도 없었다. 결국 공자를 데리고 있던 슈트가르트 영지만 제외하곤 모두가 항복을 하며 세르비아 왕국으로 다시 재편입되었다.

왕이 된 후작은 그들에게 후한 대접을 했고, 홀로 남은 슈트가르트 영지는 왕의 마지막 통첩을 받았다.

- 포기해라.

그게 영주에게 보낸 서신의 전부였다. 공자의 외할아버지격인 슈트가르트 영주는 고민에 빠졌다. 그러다가 어느날, 고이 잠자고 있던 그의 방안으로 한 남자가 찾아왔다.

" 일어나라, 슈트가르트 백작. "

" 누… 누구냣! "

촛불을 켜자 슈트가르트 백작의 눈에 들어온 것은 넋이 빠질 정도로 잘생긴 한 남성이었다. 바로 나다.

" 뭐, 혈육의 정을 생각하면 어쩔 수 없다고는 이해하지만… 영지를 생각하면 이쯤에서 포기해야하지 않겠나? "

" 네놈은 누구냣! "

" 레온 프라하스타… 라고 하면 알려나. "

나의 말에 백작은 충격을 먹은 듯이 눈을 크게 뜨며 입을 쩍- 벌렸다. 당연히 모를 리가 없겠지. 베네딕트 왕국을 몰락시킨 원흉이었으니까. 세르비아 왕국의 영웅이고.

" 네… 네놈이…! "

" 여기서 결정해. 순순히 공자를 내놓던가… 아니면…. "

나는 허리춤에서 검을 스릉- 뽑았다.

" 전부 몰살하던가. 결과는 똑같아. 공자는 결국 내 손에 넘어온다는거. "

내가 히죽- 웃자 백작이 몸을 덜덜 떨었지만, 그래도 의연하게 머리를 휘휘 저으며 말했다.

" 아무리 그래도 내 외손자를 넘겨줄 순 없다. "

" 그래? 그러면 네 딸은? "

" 뭐? "

" 젊은 딸이 하나 있더라고. 꽤 곱던데. "

" 너… 너! "

" 아들도 있고. 뭐 아직 꽤나 어려보이던데. 첩에서 낳은 아들인가? 뭐, 네놈의 마누라를 보니 늙어서 애를 낳을 수도 없어 보이니 맞겠구만. "

내 말에 백작의 얼굴이 부들부들 떨렸다.

" 그 아이들에게… 손가락 하나라도 건드렸다간 절대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야! "

" 글쎄. 네놈이 나를 건드릴 수나 있을까. "

- 꿀꺽

그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나의 활약상에 대한 얘기를. 홀로 왕과 공작의 거처까지 걸어가서 그들을 처참하게 죽인 것을.

" 여기 있는 모든 병사들이 와도… 내 몸에 손끝하나 못 닿아. 빨리 결정해. 이미 알고 있잖아? 어차피 이대로 가다간 영지가 멸망할거란걸. 나도 더 귀찮은 짓은 하기 싫어. 후작이 간곡하게 부탁해서 어쩔 수 없었지만…. "

나는 살기가 번뜩이는 눈으로 그를 노려보았다.

" 이게 마지막임을 명심해라, 백작. "

그는 이를 부득 갈면서 두 눈을 질끈 감았다.

" 크흑. "

" 빨리! "

" 아… 알겠다…. "

" 여보…. "

옆에서 달달 떨고있던 백작부인이 눈물을 흘리며 그의 어깨에 얼굴을 묻고 흐느끼기 시작했다. 그제서야 나는 이제 베네딕트 왕국에 대한 일이 모두 끝났음을 직감하고 두눈을 감으며 활짝 웃었다.

' 끝이네. '

물론 이제 겨우 한 발 내딛은 것이지만, 이건 의미가 컸다. 이번 한 발을 내딛기가 귀찮아서 그렇지, 이젠 두 걸음, 세 걸음은 문제도 아니다.

' 그럼 고대하던 공자를 보러가볼까. '

============================ 작품 후기 ============================

베네딕트 왕국이 이렇게 마무리가 되네요!

이제부터 일사천리로 쭉쭉 나갑니다. 아직 갈길이 한참 멀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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