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31화 (3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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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에필로그. 두 명의 귀마 무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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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동 모 현에 있는 거대 신사.

겉으로는 평범한 신사이지만, 관동 퇴마사 연맹의 본거지로서의 이면을 가지고 있는 그 장소는

지금 풍전등화의 위기에 빠져 있었다.

신역의 출입구이자 결계 역할을 담당하던 도리이는 양단되어 뿌리채 뽑혀 있었다.

신목도 베어지고 신단도 부서지고, 대웅전의 지붕은 크게 무너져 내려 있었다.

하지만, 그보다 더 심각한 사태가 현재 경내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었다.

"아아아악! 하지마아! 싫어! 싫어어어어!"

비명의 출처는 이제 스무살 정도로 보이는 퇴마 무녀였다.

길다란 머리채를 잡힌 채 질질 끌려온 그녀를 이렇게 만든 건

마치 스테로이드를 맞은 권투 선수처럼 울룩불룩한 남자였다.

"헤헤헤. 얌전히 있어!"

아무리 체격 격차가 있든지간에 퇴마사가 일반인을 상대로 지는 일은 없다.

즉, 지금 그녀의 옷을 마구 찢어발기며 사악한 미소를 짓고 있는 남자는 저주사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퇴마사 본부를 수호하는 호법 퇴마 무녀가 고작 평범한 저주사 따위에게 질 리가 없다.

수십명을 제압할 수 있는 령부도, 사악한 요마를 잘라버리는 령도도 빼앗기고,

특히 이 신역에서 퇴마 무녀가 이런 비참한 상황에 빠지는 일은 역사상 한 번도 없었다.

게다가, 이 남자는 저주사로서도 삼류에 불과했다.

"그만해애, 제발 부탁이야앗!"

"감히 누구에게 명령하는 거냐?! 이 썅년이!"

"꺄아아악!"

3류 저주사라면 구멍도 못 뚫을 무녀복이 북북 찢어지더니 드러난 브래지어도 낚아채여 벗겨진다.

영력이 흐르는 무녀복조차 그에겐 종이장이나 다름없었다.

원래는 어지간히 실력차가 없다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제발! 그만해주세요! 꺄아아악! 안돼에에에에!"

"시끄러워! 얌전히 빨통이나 대!"

남자의 거친 손길이 작지만 탱탱한 젖가슴을 마구 주물러대도 퇴마 무녀는 변변찮은 저항도 할 수 없었다.

남자는 젖꼭지도 마음껏 농락하더니 그녀의 목덜미를 햝아대었다.

변두리의 저주사에 불과했던 그가 이런 위업을 이룬 것은 오로지 그에게 투여된 약물 덕이었다.

지금까지 뒷세계 루트로 유통되던 것과는 달리 오늘 그에게 주어진 것은 효능이 대단했다.

너절한 저주사조차도 최고봉의 퇴마사를 압도할 정도로.

"자, 이제 박아주마!"

"뭐, 아, 아, 거, 거긴,-- 아아아아악!"

"크하하! 역시 무녀니까 그 나이에 아직도 처녀였냐! 하하하하핫!"

애무도 하는둥 마는 둥, 채 젖지도 않은 무녀의 처녀지를 페니스가 관통해버린다.

주루륵 흘러나오는 핏줄기를 본 저주사는 순결을 빼앗긴 퇴마 무녀를 내려다 보며 비웃었다.

"으랴! 제대로 아기씨를 받는 거다!"

"흐아아악! 아악! 아아아악!"

삼류 송사리 저주사에게 범해지는 고고한 퇴마 무녀.

지금 여기서 벌어지고 있는 광경은 신사 곳곳에서 동시에 벌어지고 있었다.

"싫어! 싫어! 싫어! 아, 아아, 아아아아아악!"

"이 잔악무도한 놈! 그만 두지 못할까! - 꺄아아아악!"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제발 부디 용서해주세요! 부탁드리- 아악!"

곳곳에서 울려퍼지는 처녀들의 비명.

아직 쓰러지지 않은 퇴마 무녀도 몇 명이나 되는 저주사가 달라붙자 순식간에 옷을 찢기고 덮쳐졌다.

관동 퇴마사 연맹의 퇴마 무녀들은 순식간에 모두 제압되었다.

"크아아아아악!"

"감히 여기서 이런 난동을 부리다니- 그오오오!"

또한, 남자 퇴마사들은 속속들이 요마로 변모당하고 있었다.

이 또한 엄청난 실력차이가 없으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오늘 그들에게 투여된 주술 약물은 있어서는 안 될 가공할 위력을 지니고 있었다.

관동 퇴마사 연맹에 쳐들어 온 것은 주술 약물로 강화된 저주사 약 오십 여명.

또한, 퇴마사와의 전투를 상정하여 특수하게 만들어진 인간형 요마 오십 마리였다.

총 백여명 이상의 전력은 질과 양 모두 관동 퇴마사 연맹에 상주하고 있는 퇴마사들의 전력을 완전히 압도하고 있었다.

기습의 효과 덕을 보기도 했지만, 경 내를 모두 제압하기까진 고작 한시간도 안 걸렸다.

"아윽, 아악, 아아아아아아"

"히앙, 앙, 앙, 이거 몰라아♡"

"아흑♡ 학♡ 학♡ 학♡"

"캬하하하! 이 년 또 조여대는 거 보니 느끼고 있어!

무녀라니 뭐라니 하는 것들은 실은 매음굴 소굴이었던 거냐!"

"야야 이 년 허리 놀리는 거 좀 봐! 완전 욕구불만 노처녀들이었잖아!"

사로잡힌 퇴마 무녀들은 요마의 줄기에 갖힌 후 음약독과 인체 개조술 끝에 강제 발정 당했다.

수십개나 되는 촉수들에게 구멍이란 구멍을 쑤셔지는 치욕이나

저주사들에게 돌림빵 당하며 난무질하는 욕설들에 의해

처녀들의 퇴마 무녀로서의 자존심은 이미 갈기갈기 조각나 있었다.

"흐억♡ 흐어어억♡ 어어어억♡"

"제발 그만둬 주세요오♡ 부탁드립니다♡ 멈춰주세요♡ 아악♡ 그것만은♡ 거기 찔러버리면♡ 흐아아아아아앙♡"

"오오오옥♡ 그오오오옥♡ 후옵♡ 후옵♡ 후오옵♡"

구원을 요청하러 도망쳤던 자들도 전부 잡혔다.

이제 경내는 광란의 지옥으로 변해 있었다.

그리고 그 지옥 한복판을 유유히 활보하는 남자가 있었다.

이 전쟁을 지휘한 남자 - 이시카와 렌이었다.

"흠. 겨우 이정도인가."

여자들의 신음 소리와 변모한지 얼마 안 된 요마들의 울부짖는 소리도 그에게는 기분좋은 BGM 에 불과했다.

렌은 주술 약물의 조합과 요마들의 강화에 주력해온 자신의 성과에 만족하며 기뻐했다.

따라서 방심하지 않았다고 하면 거짓말이 될 것이다.

"으랴아아압!"

베어 넘어진 신목의 그림자에서 갑자기 모습을 드러낸 소년 - 유우지에 대한 대처가 늦었던 것이다.

그의 손에는 영력을 띈 단도가 쥐어져 있었다.

여전히 퇴마사로서는 미숙하지만 그 일격이 성공하면 결코 좋은 꼴을 보지 못할 터.

하지만 - 그 때가 오는 일은 없었다.

"칵!"

렌이 나서는 일도 없이 유우지는 뭔가에 걷어 채인 듯이 날아갔다.

포석들이 마구 부서진 경내의 길을 몇 번이나 굴러갔지만 죽지 않고 겨우 일어선다.

그를 노려보는 새로 나타난 얼굴은 -

일주일 전 갑자기 사라진 소꿉친구와 선배.

렌과 함께 사라진 소녀들.

"왜!!!! 왜!!!!!!!!!

둘 다 어째서!!!!!!!!!"

칸바라 우타유키.

오토사키 린린게.

유우지의 소중한 친구들이자 사랑하는 여자들.

두 사람은 무녀복장을 입고 있었다.

하지만 언제나 입고 있던 복장이 아니었다.

붉은 하오마는 그대로였지만, 순백이어야 할 상의는 칠흑으로 물들어 있었다.

게다가, 언제나 봤던 눈에 익은 체형도 크게 변해 있었다.

가슴이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이 부풀어 올라서 칼라 사이로 깊은 가슴골이 지어져 있고

잘록한 허리 아래로 엉덩이도 두툼해졌다.

붉은 하오마의 기장도 무릎 위로 미니스커트처럼 올라가서 팬티가 슬쩍 보일 정도였다.

"저 녀석은! 연맹에 잠입한 저주사야!

지금 이 상황을 만들어낸 장본인이란 말이야!

선생이라고 했던 건 전부 거짓말이었어!"

이젠 유우지도 알고 있었다.

그녀들이 렌에게 붙었다는 것도.

그를 따라 퇴마사 연맹을 배신했다는 것도.

- 자신을 배신했다는 것도.

알면서도, 물어서 확인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알고 있어. 그런 것 따윈 이미."

생긋 - 항상 보여주던 미소와 다르지 않은 - 미소를 지으며, 우타유키는 렌을 감싸듯 앞에 나섰다.

"하지만 어쩔 수 없잖아.

좋아하게 되어버렸으니까.

미안해, 유우지. 오늘은 작별 인사를 하러 온 거야."

"우, 우타유키......"

"주인님은 관대한 분이셔."

린린게가 부드럽게 렌을 껴안는다.

렌의 왼 팔을 이젠 엄청난 폭유가 되어버린 가슴 사이에 끼운 그녀는 요염한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우리들에게 손을 대지 않았기 때문에 너를 봐주신 거야.

그러니 오늘은 그냥 넘어갈께."

"무, 무슨 소리에요...... 린린게 선배......"

어쩌면, 어쩌면 그의 말을 듣고 제정신을 차릴지도 모른다는 희미한 기대가 점점 깎여나간다.

아니, 처음부터 발정해 있는 두 사람의 얼굴을 보고 이미 결말은 알고 있었다.

"말 그대로야, 유우지."

절망으로 얼굴을 왜곡하면서 단도를 손에서 떨어뜨린 유우지에게 렌은 부드러운 어투로 말했다.

"네가 조금이라도 덜 우유부단 했더라면 이렇게 되지 않았을지도 모르지."

"그럴리가 없어요, 선생님♡"

린린게의 반대편인 우측에서 우타유키도 렌에게 달라붙었다.

폭유가 되어버린 그녀의 젖가슴 사이에 렌의 오른팔이 낀다.

"어떤 일이 있어도, 전 절대로 선생님을 좋아하게 되었을 테니까요♡"

"어머, 질투나는데? 우타유키는 언제나 한 명만 바라본다니까."

"린린게 언니도 선생님을 너무 좋아하죠?"

"물론이지."

린린게도 질세라 렌에게 더욱 달라붙었다.

"주인님에게 봉사하는 것이 내 삶의 보람이니까♡"

린린게답지 않게, 마치 풋풋한 첫사랑 처녀처럼 얼굴을 붉히며 사랑을 속삭인다.

- 바로 몇 달 전까지만 해도 렌이 서 있는 장소에는 그가 있었다.

두 사람이 껴안아 주는 그 곳엔 유우지가 서 있었다.

그는 눈물을 흘리며 렌에게 외쳤다.

"돌려줘........ 돌려줘어!!!!!!!!!!!"

"사람을 물건 취급하다니 그게 무슨 말인가."

자신이 한 짓은 모른척 하고 마치 진짜 선생님처럼 유우지를 꾸짖은 렌은

팔을 빼내 두 사람의 무녀의 허리를 껴안았다.

"게다가 나는 고백을 받은 쪽이니 어쩔 수 없지 않나. 책임은 반드시 지도록 하마."

"아아...... 너무 기뻐요, 선생님♡"

"오늘도 저희들을 잔뜩 사랑해주세요♡"

어두운 밤 속으로 세 사람의 신형이 사라져간다.

일어설 힘 조차 없는 소년의 통곡은 여자들이 음란하게 울부짖는 소리로 가득찬 경내에 녹아들었다.

그렇게, 두 사람의 퇴마 무녀는 다시는 기어오를 수 없는 어둠 속으로 저속해져갔다.

그러나 그녀들에게 후회는 없다.

좋아하는 친구와 함께, 좋아하는 사람과 하나가 되는 꿈을 이루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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