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더블데이트-21화 (21/4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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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in Route

개강까지 얼마 남지 않은 학교의 분위기는 한산하고 싸늘했다. 이제 몇 주만 있으면 시끄러운 녀석들로 가득 차겠지만 그때까지는 적막강산이다. 겨울의 끝자락인데도 여전히 추운 날씨에 몸이 으스스 떨린다. 학교로 들어가는데 특이한 광경이 눈에 들어왔다. 후문 쪽에서 학생회관으로 가는 길에 너른 잔디밭이 있는데 거기에 웬 조그만 텐트가 쳐 있는 것이다. 텐트 옆에는 사이드 짐받이가 달린 자전거가 세워 있었고, 바닥에 놓인 버너 위에는 코펠까지 있었다. 물이 보글보글 끓고 있다.

뭐야. 이런 날씨에 보이스카우트 캠핑을 하는 건가? 뭔가 싶어서 그 옆을 기웃거리며 지나치는데 텐트 안에서 누군가 쑥 나오더니 나를 부른다.

"여기요, 선배님요, 잠시 말씀 좀 물을께예."

꽤나 억센 사투리였다. 부산인가, 대구인가. 암튼 그쪽 지방 말투였다. 텐트에서 나온 사람은 이제 갓 스물쯤 되어 보이는 여자애였다. 살짝 그을린 피부에 마치 빈 소년 합창단에 소속된 사내아이처럼 짧은 머리카락 덕분에 남자애라고도 보이는 애였지만 충분히 아름답게 도드라진 흉부의 모양새가 틀림없는 여자애였다. 지혜보다 조금 작은 정도? 게다가 타이트한 스판복장이라 더더욱 몸매가 드러났다. 몹시 보기 좋다.

"뭔데요?"

"여가 K대 맞아예? 아까 들어올 때 입구를 보긴 봤는데 억수로 복잡시러버가... 퍼뜩 지나왔디만은 모르겠네."

"맞습니다. K대예요."

"그라믄 맞게 왔나 보네. 근데 공학관이 어디라예?"

"공학관이요? 저기 저 건물이요."

"캬, 건물 윽수로 크네. 코앞에 두고 해멨구만. 대학 돌다가 다리 아파서 일단 자리부터 잡았는데 딱이네. 선배님요. 여기 앉으소. 내 마침 라면 끓였는데 같이 드실래예?"

그 외에도 뭔가 말을 "윽수로" 쏟아내었는데 내가 알아들은 말은 절반도 채 안 되었다. 내가 손사래를 치는 것도 마다하고 그녀는 코펠에 라면을 네 개나 넣더니 곧바로 접시와 젓가락을 내게 안긴다. 덕분에 난생처음으로 학관 앞 잔디밭에서 라면을 먹게 되었다. 컵라면이라면 학관 편의점에서도 종종 사 먹었지만 이렇게 끓인 라면이라니.... 게다가 도시락통에 담긴 김치까지 있고 말이다. 맛있게 잘 익은 김치와 오들오들하게 잘 끓여진 라면을 들면서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었다. 라면 한 젓가락을 먹는 동안 폭포처럼 쏟아진 그녀의 이야기를 대충 종합해보니, 일단 부산출신이 맞았다.

"그러면 신입생이세요?"

"하모요. 내사마 예비합격 자릿수가 두 자리였는데 마침 딱 내까지 보결 생겼다 카네예. 그래서 음청 기분 좋아가 자돌이 타고 예까지 달려왔지예."

자기 자전거를 가리킨다. 애칭이 자돌이라.... 허, 거참.

"에? 예비합격이면 그냥 은행에 등록금 입금하면 되는 거 아닌가요?"

"입금이야 했지예, 진즉 했지예. 그냥 내 올라온 거는 학교 좀 내 두 눈으로 볼라꼬예. 원서 넣을 때도 우편으로 넣어가가 실감이 안 나드라구예."

".......직접 보겠다고 부산에서 여기까지 자전거로?"

"슬슬 왔는데도 삼 일 만에 오던데예. 별로 안 멉니다."

"하하하...사흘동안 자전거로...."

나도 아직 자전거로 전국일주 한 번 못 해보았는데,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부산에서 여기까지 자전거로 맹렬히 달려온 이 여성은 씩씩한 모습과는 정말 안 어울리게도 이름이 "마리"였다. 성모 마리아 할 때 그 마리아에서 따온 이름 맞다고 했다. 본인 말로는 냉담자인지 뭔지 암튼 철든 이래 성당에 코빼기도 안 비치는 날라리 신자인지라 그냥 "김마리"라고만 불러달라고 했다. 앞서 말한 대로 올해 우리 학교에 합격한 신입생이었고 게다가 과도 나와 같은 과였다. 나보다 3년 후배인 셈. 서로 합의하고 말을 놓기로 했다. 내가 직속 선배인 걸 알게 된 마리의 눈이 동그랗게 변했다.

"선배님이, 진짜 내 선배님이네예. 와, 이런 경우가 다 있나.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아, 어. 그래. 라면 잘 먹었다. 나중에 내가 맛있는 거 사줄게."

"진짜지예? 제가 다른 건 다 까먹어도 밥 사준다카는 사람은 죄 기억합니데예. 안 사주면 큰일납니더."

"알았어. 근데 여기서 진짜 잘 거야?"

아직 겨울이 물러가려고 하는 시기라곤 하지만 그래도 명색이 겨울이다. 아무리 텐트라고 하지만 추위를 막기는 어려울 것이다. 내가 걱정스레 묻자 마리는 당당하게 대답했다.

"걱정 일절 마세예. 여기 침낭도 있구예, 발열기도 다 갖춰서 있지예. 예까지 이미 올라오면서 두 번이나 노숙했다 아입니꺼."

"그러냐. 근데 아무리 그래도 여자애가..."

마리는 걱정말라며 크게 웃었다. 자기를 여자로 보는 사람은 천지삐까리에 없을 거래나 뭐라나. 음, 다른 건 몰라도 그 정도의 훌륭한 가슴을 가지고 있으면서 그런 멘트를 날리다니... 주변의 남자들은 죄다 눈이 삐었거나 이 녀석이 보통 왈가닥이 아닌 모양이다.

몇 마디 더 나누고 자리를 떴다. 급한 볼일이 있는 건 아니지만 거의 정기적으로 들르는 학과 사무실에서 진호 형을 만나 이야기를 좀 나누고 도서관으로 가서 보고 싶었던 책을 몇 권 빌렸다. 왔던 길을 되돌아 집으로 가려는데 아까 만났던 마리의 텐트 쪽에서 소란스러운 소리가 들려왔다. 옥신각신하는 소리 속에서 꽤 격앙된 마리의 목소리가 들려와 나도 모르게 그 쪽으로 달려간다. 오늘 바로 알게 되었다고는 하나 그래도 후배인데...

"와 이카는교!"

"왜 이러긴! 몰라서 물어? 학생 대체 뭐하는 학생이야? 운동권이야?"

"운동? 운동은 맨날 하지예! 예까지 자전거 끌고 온 거 보면 모르겠심더?"

"뭐? 진짜 운동권이야?! 당장 이 텐트 안 걷어?"

"보소! 놔라 안 캅니까!"

아아. 그 운동이 그 운동이 아닌데.... 나는 한숨을 내쉬며 마리에게 다가갔다. 수위 아저씨 두 분이 텐트를 거두려고 하고 있었고 그걸 말리려는 마리는 펄펄 날뛰고 있었다. 내가 다가가자 사막에서 물장사를 만난 사람마냥 반색하며 나를 잡아끈다.

"아, 선배님예! 말씀 좀 해주소. 내사마 예 학생이라카는데도 안 믿어주네예."

"학생증 보여달라니까?!"

"학생증이 어디있습니까? 아직 입학식도 안 치렀는데."

"그럼 학생 아니잖아!"

"맞다카이!"

교양있는 현대 서울사람이 사용하는 바른 표준어를 구사하는 인물이 끼어들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았다. 흥분한 양쪽을 달래어 차분히 중재를 해보니 수위 아저씨들은 갑자기 교내에 텐트가 등장했기에 등록금 투쟁이라도 시작하는 건가 싶어서 당장 철거하려고 했고 마리는 갑자기 자기 텐트를 거둬야 한다고 하니 맞서서 투쟁을 벌인 모양이다. 나는 먼데서 달려온 마리의 상황을 설명하고 수위 아저씨의 양해를 구했다. 수위 아저씨 중 나이 많은 분이 잠시 생각을 하더니 이내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

"사정은 알겠네. 그런데 말이야. 그래도 그렇지, 이렇게 텐트 쳐놓고 있으면 아무래도 윗분들에게 우리가 질책을 당한다네. 요새 분위기가 안 좋거든."

"아, 예....“

수위 아저씨라고 해서 무슨 억하심정이 있겠냐 싶었다. 그들도 겨우 해마다 계약 갱신해가며 일하는 비정규직일 뿐이다.

"그렇게 되었고... 우리도 사정이 있으니 텐트는 좀 거둬주게. 여하간 교내는 곤란하다고."

"알겠습니다."

수위들은 돌아갔다. 나는 마리에게 서울에 다른 연고가 있는지 물었다. 고개를 절레절레 젓는 녀석을 보며 한참을 고민했다. 학교 밖에다가 텐트를 쳐야겠다고 궁시렁거리는 마리를 말린다. 그때는 아마도 또 다른 누군가와 분쟁이 나겠지. 무단주차만 해도 이웃 간에 칼부림 나는 동네가 서울인데 떡 하니 텐트까지 쳐놓으면 참 좋은 꼴이 벌어질 것 같은 기분이 든다. 한참 고민하다가 결국은 텐트를 걷도록 했다.

"와예? 그럼 지는 어디서 잡니꺼?"

"휴우. 어쩔 수 없지. 내가 재워줄게. 따라와라."

".........에엑!"

갑자기 마리가 나한테서 거리를 황급히 벌리며 경계한다.

"왜 그래?"

"마.... 뭐... 서울아들이 윽수로 개방적이고.... 머 그렇다고는 들었지만예.... 이렇게 처음 보자마자 막 들이댈지는 몰랐심니더....."

"뭔 소리야?"

"마..... 저는 아직..... 그랴 본 적이 없어서리.... 아, 이거 미치긋네예."

"........뭔가 심각한 오해를 하고 있나 본데 빨리 텐트나 걷어. 아저씨들 다시 오기 전에."

텐트와 짐을 모두 챙겨 자전거에 싣고 마리와 함께 집으로 향했다. 걸어가는 동안 마리는 굉장히 쭈뼛거리며 쑥스러워했다. 워낙에 솔직한 녀석이라 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얼굴에 써놓은 듯 한 모습이다. 아까까지 그렇게 말 많고 시끄러운 녀석이 순식간에 조용해지는 걸 보니 왠지 웃겨서 일부러 오해를 풀지 않았다. 그나저나 그런 오해를 하면서도 따라오다니. 니가 더 대단하다, 인마.

한참 만에 빌라에 도착했다. 202호 문 앞에 서서 녀석에게 다짐을 준다.

"얌전히 있어야 돼. 알았지?"

"야..... 부드럽게 대해주소....."

".........여전히 그 오해를 하고 있구나. 으이구."

초인종을 누르자 지혜가 얼굴을 내밀었다.

"오랜만이네. 어머, 그쪽은 누구?"

"안녕, 지혜야, 어, 음. 오랜만에 보자마자 부탁해서 미안한데, 이 녀석 좀 오늘 여기서 재워주면 안 될까?"

"안 될 거 없지. 들어와."

지혜는 난처한 표정 하나 없이 선뜻 안으로 우리를 들여보내주었다. 거실에서는 효진이가 과자를 먹으며 TV 앞에 반쯤 누워 있다가 눈을 껌뻑거리며 이쪽을 쳐다보고 있었다. 내가 손을 들어 인사하자 자기도 손을 들긴 한다. 그러면서 내 뒤에 있는 마리에게서 눈을 못 뗀다. 그러더니 의미심장한 웃음을 흘리며 시시덕거린다.

"어얼~ 역시 한석이는 대단해. 벌써 한 명 더 추가하는 거야? 너의 이 하렘에?"

"뭔 소리야.“

"우리 아버지만 이런저런 여자를 모아놓는 취향이 있는 줄 알았는데, 너도 역시 남자구나."

"그러니까 네 아버지가 뭐."

"암튼 그런 게 있어. 응. 응."

효진이의 말은 가끔 알아듣기 어렵다. 시답잖은 농담을 받아넘기려는데 그걸 농담이 아닌 걸로 받아들이는 사람도 있는 모양이다.

"참말인교? 여가 선배님 하렘인교?"

".......그딴 소리 믿지 좀 마라."

내 부탁을 받은 지혜가 갈아입을 옷과 타월을 내주었다. 그걸 받아든 마리는 여전히 쑥스러운 표정을 하고 욕실로 들어갔다. 나는 지혜에게 여차저차한 사정을 설명했다. 내 이야기를 듣고 난 지혜는 알듯 모를 듯한 미소를 지었다.

"너란 애는 참...."

"뭐가?"

"사람이 좋은 건지, 재주가 좋은 건지..."

"엥?"

"됐어. 알았으니까."

거실에 가서 앉자 효진이가 옆구리를 툭툭 찌르며 장난을 걸었다. 대충 받아주며 놓여 있던 과자 몇 점을 집어먹었다. 잠시 후, 말쑥해진 마리가 나오고 나서야 나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럼, 지혜야. 부탁 좀 할게. 마리, 넌 여기 언니 말 잘 들어. 난 간다."

"엑? 선배님요? 어디 가는교?"

"어디긴. 내 집에 가지."

"엥? 그....그럼...."

"대체 니가 뭘 오해했는지 모르겠는데, 아무리 니가 내 후배라도 남자 혼자 사는 집에 널 재울 수는 없잖냐. 여기 지혜가 나랑 친한 친구라서 특별히 부탁하는 거니까 얌전히 있다 가라. 알았지?"

"야아...."

기분탓일까. 마리가 왠지 갑자기 침울해지는 것 같아 보였다. 나도 모르게 손을 들어 마리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방금 전까지는 눈밭에서 펄쩍펄쩍 뛰며 뛰어놀던 강아지가 우리에 갇힌 모습이랄까. 그러자 앉아있던 효진이가 쪼르르 오더니 내게 머리를 쑥 내민다.

"오오~ 한석 군. 그러니까 제법 선배 같아 보이는데? 나두나두."

"넌 또 왜?"

"선배니임~ 저두~ 귀여운~ 후배~ 잖아요~ 머리 쓰다듬어 주세효~."

어울리지 않게 애교를 떠는 효진에게 일부러 근엄한 표정으로 한마디 했다.

"누님. 여기서 이러시면 곤란합니다."

"푸하하하하."

뒤에 있던 지혜가 웃음을 터트렸다. 효진이도 따라 웃었고 영문 모르는 마리는 어리둥절해있을 따름이었다. 나는 지혜 집을 나와 나의 집으로 향했다. 그래보았자 바로 앞집. 옷을 갈아입고 도서관에서 빌려온 책 좀 보려고 하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누군가 문을 두드린다.

"왜?"

"게임기 좀 빌려주라."

효진이었다. 나는 지금 몹시 귀찮으니 제발 저리 꺼져달라는 느낌을 담아 인상을 팍 써보았지만 전혀 먹히지 않았다. TV 밑에 있는 게임기를 꺼내어 챙겨주다가 물어보았다.

"근데 너 이거 연결할 줄은 아냐?"

"당연히 모르지. 니가 와서 연결해 줘."

"으휴...."

"게다가 니 후배라는 애, 지금 완전 얼어가지고 거실에 동상처럼 앉아있단 말이야. 그렇게 훅 가버리면 어떡하냐?"

"그...그런가? 활달한 애라서 괜찮겠지 싶었는데...."

어쩔 수 없이 효진이를 따라 다시 지혜 집으로 갔다. 내가 들어서자 마리는 마치 외출 갖다 돌아온 주인을 몇 시간만에 다시 만난 강아지의 눈빛으로 나를 반긴다. 꼬리가 없어서 그렇지 만약 있었다면 흔들었을지도 모르겠다.

"그게 뭐야?"

내가 들고 있는 게임기를 가리키며 지혜가 물었다. 게임기라고 답하자 지혜는 노골적으로 싫다는 표정을 지었다. 효진이가 어깨를 으쓱하고는 헤헤거리며 나를 재촉하여 게임기를 거실 TV에 연결했다. 그러고는 마리에게 게임패드를 내밀며 같이 하자고 권했다. 처음에 주저하던 마리는 잠시 후 효진에게 전혀 뒤지지 않을 정도로 소리 지르고 열광하며 게임에 빠져들었다. 난 지혜가 내준 차를 마시며 부엌 탁자에 앉아있었다. 내 맞은편에 앉은 지혜는 거실 쪽을 바라보며 혀를 가볍게 찼다.

"애들이 따로 없네."

"저거 내 게임기인데...."

"그러니까 너도 애라는 거야."

지혜의 가벼운 타박에 살짝 웃었다. 나보다 겨우 한살 많은 정도인데 지혜의 말투는 왠지 묘하게 어른스럽다. 사회 물을 일찍 먹어서 그런가? 그러고 보니 지혜 본 지가 제법 되었다. 바로 앞집인데도 말이다.

"요새 안 보이더니 어디 갔다 온 거야?"

"어, 집에 좀."

"집?"

"응. 고향에."

"아아..."

그녀의 고향은 강원도 쪽이었다. 말투만 들어서는 그런 걸 전혀 모르겠는데 말이다. 고개를 끄덕거리고 있으려니 지혜가 나를 보고 묻는다.

"왜 갔다 왔는지 안 물어봐?"

"응?"

지혜가 테이블에 반쯤 몸을 엎드려 나를 올려다보며 물었다. 목 부분이 느슨한 차림이었다. 살색 언덕이 높고 음영은 깊고 짙었다. 넋 놓고 보려다가 낮에 있었던 소동을 떠올리고는 황급히 고개를 돌려 차 마시는 척을 했다.

"왜.... 다녀왔는데?"

그러자 지혜가 쿡- 하고 웃으며 대답한다.

"싫어. 안 가르쳐주지."

"뭐야, 그럼 왜 물어보라는 거야?"

"그냥."

지혜는 내 쪽을 보며 혀를 살짝 내밀었다. 그 혀를 붙잡고 못 들어가게 한 다음에 살짝 입술을 깨물어주고 싶었지만.... 그녀가 자리에서 일어나 거실 쪽으로 가는 바람에 그러질 못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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