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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in Route
입술과 입술의 만남은 남녀관계에 있어서 끝인 동시에 시작이다. 끝이라는 것은 입맞춤을 기점으로 더 이상 친구로 지낼 수 없다는 거고 시작이라는 것은 거기서부터 무언가 더 바라는 관계가 된다는 말이다. 여자들이 좋아하는 달달한 로맨스 영화의 끝은 두 사람의 키스지만 남자들이 좋아하는 살색 영상은 키스부터 시작이다.
리사는 어떤지 모르겠지만 지금 내 가슴은 방망이로 두드리듯 쿵쾅거리고 있다.
"상상했던 대로에요."
길고 긴 입맞춤이 끝나고 리사가 꿈꾸는 듯한 목소리로 말했다.
"부드럽고, 달콤하고..... 황홀해요."
낯 뜨거워지는 이야기를 아무렇지도 않게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리사는 충분히 강한 여자다. 난 지금 엉겁결에 나눈 키스 후에 찾아오는 어색함에 몸부림치고 싶었는데 말이다.
"그....그런가요?"
"네."
마리가 늘 그러하듯 리사가 내 한 팔을 끌어안고 매달리듯이 달라붙는다. 얇은 블라우스 너머 뭉클한 감촉이 팔을 감싸는 게 가득 느껴지는 고마운 스킨십이다. 그녀는 가만히 말했다.
"전.... 이 기분을 좀 더 오래 가져가고 싶어요."
"리사 씨, 그게 무슨....."
"또! 자꾸 그렇게 부를 거예요?"
습관이라는 게 그리 쉽게 변하는가. 목을 가다듬고 다시 그녀를 부른다.
"음. 미안. 리사야."
"좋아요. 그렇게 불러주세요."
"암튼 그게 무슨 소리야?"
"오늘 하루만 제 애인이 되어 달라고요. 아까 키스한 것처럼."
수줍게, 그러면서도 자신의 요구를 당당히 말하는 그녀의 매력적인 제안을 거절할 수 있을 리가 없다.
"알았어."
내 대답이 나오자마자 리사가 까르르 웃음을 터트렸다. 평소의 조신함과는 거리가 먼, 그러니까 예전에 놀이동산 갔을 때처럼 해맑은 웃음이었다. 어느새 나는 리사가 이끄는 방향으로 걷고 있었다. 주말의 기분에 취한 이들이 흥청대는 거리를 지나며 쇼윈도 하나하나를 구경한다. 사람들이 많이 드나드는 조금 외진 곳으로 접어든다. 크고 작은 액세서리를 늘어놓고 파는 좌판도 구경하고 가로등을 조명 삼아 연주하고 있는 이를 구경하며 박수를 치기도 한다. 훈제 닭고기를 내걸어 놓고 파는 노천카페에서 맥주도 한 잔 한다. 함께 웃고 떠들고 이야기하다 보니 집으로 돌아왔을 때는 꽤나 늦어 있었다.
"오늘 재미있었어."
"저두요."
계단을 올라 집으로 들어가려는데 리사가 자기 집으로 안 들어가고 생글거리며 내 쪽을 보고 있다.
"집....에 안 가?"
"보내시려구요?"
"에?"
질문에 질문으로 답하는 건 대체 어느 나라 풍습이냐. 리사는 자기 집 쪽으로 가지 않고 우리 집 쪽으로 다가온다. 그리고 목소리를 낮추어 가만히 속삭인다.
"아직까지....... 오늘이잖아요. 오늘까지는 애인하기로 해놓고."
"아...."
뭐랄까. 리사에게서 지금 느껴지는 이런 분위기는... 묘하게 색기를 띄고 있다고 해야 할까. 나도 모르게 문을 열어 그녀를 안으로 들인다. 얼마 전에 그녀를 청소를 한다고 들인 적이 있지만 그 때와는 전혀 다른 시간, 전혀 다른 느낌의 초대였다.
쿵-
오늘따라 우리 집 현관이 닫히는 소리가 이 정도로 클지는 몰랐다. 그게 아니면 내 마음 속에 뭔가 쿵하고 내려앉은 소리 일려나. 리사는 걸치고 있던 카디건을 벗어서 침대 위에 개어놓고 먼저 씻겠다고 했다. 내가 무어라 대답하기도 전에 그녀는 바스타월을 찾아와 욕실로 들어가 버렸다. 잠시 후 물소리가 들려왔다. 쏴아- 하는 물소리는 분명 그녀의 나신을 적시고 있을 테지.
솔직히 조금 혼란스러웠다. 리사를 항상 좋은 감정으로 대하고는 있었지만 이럴 생각까지는 없었는데... 그녀는 대체 내 어디가 마음에 들어서 이렇게까지 나오는 걸까 싶다. 예전에 명희와의 안 좋았던 일도 잠깐 생각이 났지만 그런 가능성은 일단 배제한다. 다른 사람은 몰라도 리사를 그런 식으로 의심하고 싶지는 않다.
물소리를 들으며 생각한다. 대개 이런 상황이면 몹시 흥분되어야 하는 거 아닐까 싶었는데, 막상 리사와 곧 관계를 맺을 생각을 하니 흥분보다는 걱정이 먼저 들었다. 왜 그럴까. 그러나 아무리 생각해도 이유를 모르겠다. 물론 리사가 싫어서는 아니었다. 그녀는 충분히 매력적이고 아름다운 여자였다. 날 대하는 것은 물론 다른 사람에게도 항상 상냥했다. 정확히는 모르지만 집도 분명히 잘 사는 것 같다. 내게 과분한 여자였다.
오히려 이렇게 과분하다보니 의문이 더 앞선다. 대체 왜 나와?
"오빠도 씻으셔야죠?"
"어? 어...."
리사가 밖으로 나왔다. 그 모습을 보는 순간 방금 전까지 품고 있던 생각이 싹 지워졌다. 젖은 머리카락을 틀어 올려 수건으로 눌러 짜고 있는 리사, 숄더리스 원피스처럼 바스타월을 몸에 두른 모습이 평소에는 느낄 수 없는 섹시함이 절로 느껴진다. 일말의 걱정이나 의심 따위는 전부 벗은 양말처럼 던져버리고 후딱 욕실로 들어갔다. 구석구석 깨끗이 씻고 나오니 이미 방의 불은 모두 꺼져있었다. 욕실 조명에서 비치는 어렴풋한 실루엣으로 리사가 침대 맡에 앉아있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녀의 곁으로 가서 나란히 앉는다. 무슨 말로 시작해야 될지 모르겠다.
"저....."
"저기....."
동시에 말을 시작하려다가 서로 얼굴을 마주 보고 멍해있다. 그리고 다음 순간 서로 웃어버렸다. 분위기가 한결 가벼워졌다.
"오빠 먼저 말씀하세요."
"아니, 너 먼저 말해."
"아뇨. 오빠 말을 듣고 싶어요."
리사는 보기보다 고집이 셌다. 별 수 없이 내가 먼저 이야기를 시작했다.
"저.... 이런 말 좀 이상하게 들릴지는 모르겠지만.... 오늘 리사가 갑자기 왜 그러는지.... 난 잘 모르겠어."
분위기 깨는 소리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궁금한 건 궁금한 거다.
"내가 리사에게 잘 해준 것도 없고 특별히 해준 것도 없는데 왜 이렇게 나한테 친절을 베푸는지. 또 왜 이렇게 나를 좋아해주는지 모르겠어. 물론 네가 싫다는 건 아냐. 그냥 너무 갑작스럽다는 거지."
"저도 갑작스러웠어요."
"뭐가?"
"오빠를 보고 드는 감정이요."
감정이라니.... 그녀의 머리가 내 어깨에 기대오는 것이 느껴진다.
"우리 처음 만났을 때 기억나요?"
"어? 어...."
말투에 당혹스러움이 드러나지 않으려고 애를 썼지만 그건 무리였다. 아무래도 어떤 남녀의 만남에 있어서 그다지 좋은 시추에이션은 아니었다고 생각되는데 말이다. 무려 다른 여자랑 키스하고 있는 중이었다고. 그때는 말이야.
"처음 봤을 때는 그냥 좀 놀랐어요. 역시 서울인가 싶기도 하고. 제가 이야기 속에서만 보던 키스신이 눈앞에서 펼쳐지니까 저도 모르게 눈을 뗄 수가 없더라구요. 그때까지만 해도 전 아직 남자랑 키스를 안 해봤으니까요."
설마 그럼 오늘 그게 첫 키스였단 건가?
"그런데 무척 당황하면서 돌아서는 오빠를 딱 마주할 때, 왠지 낯설지가 않고 편안한 게 남 같지가 않았어요. 보면 볼수록 매력 있는 분이라고 생각했죠. 그때 마리랑 부산으로 내려가면서, 또 내려가서도 계속 오빠 이야기를 들었거든요. 이야기를 들으며 생각했죠. 나중에 꼭 다시 만나 봐야겠다고요."
그녀가 내 상체를 가볍게 민다. 세게 미는 것은 아니었음에도 몸을 뒤로 눕히게 된다. 내 팔 안에는 리사가 안겨 있다. 그녀는 내 얼굴 위로 자신의 얼굴을 가져오며 말했다. 그녀의 숨결이 내 뺨을 간지럽힌다.
"근데 마리 고것이 그러더군요. 오빠랑 이미 키스했다고요. 조금 분하던데요?"
흐억. 그런 것까지 이야기 했단 말인가? 나는 황급히 손을 내저으며 변명하려 했다.
"아니, 그건 일종의 사고같이....."
"알아요."
리사가 자신의 입술로 내 입술을 막는다. 아까의 키스가 수줍고도 달콤한 입맞춤이었다면 지금의 키스는 이미 서로의 알몸을 요구하는 육욕의 키스였다. 길고 긴 키스를 마치고 리사를 안고 반바퀴 굴러 그녀의 위로 올라선다. 서로의 타액이 물씬 섞인 입을 떼어내고 얼굴을 마주한다. 반쯤 벌려진 그녀의 입술에서 나직한 한숨이 흘러나온다.
"그렇지만........ 오빠와의 밤은, 제가 먼저겠네요."
두 눈을 감고 가만히 누워 꿈꾸는 듯한 목소리로 말하고 있는 리사는 아름답기 그지없었다. 그녀의 이런 작은 승부욕이 귀엽기만 하다. 사냥꾼의 손에 잡힌 한 마리 작은 아기새처럼, 손을 모아 가볍게 배 위에 올려놓고 나의 손길만을 기다리고 있다. 한참을 내려 보고 있다가 몸을 숙여 그녀의 이마와 눈썹, 콧잔등과 입술, 뺨을 따라 가볍게 입을 맞춰나간다. 귓바퀴를 살짝 빨고 목덜미를 핥아 내려간다. 내 혀가 닿을 때마다 살짝 움찔거리는게 몹시도 사랑스럽다. 쇄골을 어루만지며 피부를 천천히 타고 내려가 두르고 있는 수건 틈으로 손가락을 가볍게 넣어 천천히 벗겨낸다. 리사의 몸이 열린다. 여체야 말로 신이 인간에게, 아니, 남자에게 내려준 선물. 그 선물의 감사함을 몸으로 느낀다. 나도 모르게 경탄했다.
"예뻐, 리사의 몸."
"몰라요."
자신의 가슴을 가리려는 리사의 팔을 가볍게 제지한다. 둥글게 솟은 두 언덕에 얼굴을 대고 숨을 불어넣는다. 파르르 떨리는 몸이 그녀가 몹시 긴장하고 있음을 알려준다. 유두를 입에 살짝 물고 혀로 굴리니 리사가 짧은 숨소리를 거칠게 내며 다리를 꼰다.
"기분....이.... 이상해요....."
손이 먼저 그녀의 잘록한 허리를 쓰다듬고 내려가고 혀가 그 뒤를 따른다. 움푹 패인 배꼽에 살짝 머물렀다가 사타구니를 슬쩍 비껴가 허벅지를 훑어 내린다. 다리 하나를 들고 무릎 뒤를 혀로 간지럽힌다.
"하아.....흐음......"
몸을 배배꼬는 그녀를 달래어 다리를 벌리도록 한다. 내가 다리 사이에 얼굴을 가져가자 창피하다며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만다. 방금 전 샤워로 인해 살짝 습기를 머금고 있는 털들을 쓰다듬으며 그 안에 쳐녀지를 향해 코를 들이민다. 두 손으로 허벅지를 살짝 밀어 들어 올리고 벌려진 습지를 향해 혀를 집어넣는다. 처음 느껴지는 자극에 놀란 그녀가 허벅지를 죄여와 압사할 뻔 하기도 했지만 이내 다시 벌려주어 위험을 비껴간다. 천천히, 결코 급하지 않게 그녀의 비밀스러운 안쪽을 맛본다. 혀가 닿을 때마다 움찔거리며 비릿한 숨을 토해내는 리사의 반응이 사랑스럽다. 벌름거리는 살 동굴의 입구에 손을 두고 그녀의 옆으로 타고 올라간다. 낮은 신음을 흘리고 있는 그녀의 입술을 내 입술로 덮으며 손가락으로 은밀한 부위를 계속 만져본다. 흠뻑 젖은 그곳이 주체 못할 정도의 액을 흘리고 있다. 몸을 일으켜 나로써 그녀를 덮는다.
"넣을게..."
".....네......"
그녀의 다리 사이에 나를 위치시킨다. 두 눈을 꼭 감고 있는 그녀의 긴장한 모습이 덩달아 나까지 긴장시킨다. 꺼덕거리는 녀석의 끄트머리가 습지의 입구에 닿자 몸을 움찔한다. 조심스럽게 묻는다.
"무서워?"
"솔직히요.... 조금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애써 웃는 리사의 표정이 너무도 귀엽다. 그녀는 무언가 결심했다는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래도 꼭 오빠와 하나가 되고 싶어요."
두 팔을 뻗어 내 목을 끌어안는 리사에게 키스한다. 다시 진입을 시도한다. 충분히 젖어있기는 하지만 좁은 입구에서 다소 정체된다. 천천히, 그렇지만 결코 물러서지 않고 들이민다. 내 손을 잡고 있는 리사의 손에 힘이 들어가는 게 느껴진다.
"하....아악......"
결국 뿌리 끝까지 들어가는데 성공한다. 리사의 잔뜩 찡그린 표정을 보며 쓴웃음을 지었다.
"많이 아파?"
"하...악.... 몰라요....흐응......"
리사는 자꾸 손을 뻗어 나를 찾았다. 그녀에게 바짝 달라붙은 채로 허리를 천천히 움직인다. 두 다리로 내 허리를 꼭 감은 리사는 어찌할 바를 모르고 이상한 숨소리와 낮은 신음을 번갈아 토해낸다. 살과 살이 만들어내는 쩔꺽거리는 음란한 소리가 거기에 얹어진다. 움직임이 점차 가속을 더한다. 나올 때와 들어갈 때마다 리사의 신음이 점차 절정을 향한다.
"오....오빠.....나.... 기분이.... 하아....."
매끈한 그녀의 다리를 벌려 손잡이 삼고 피스톤의 압력을 점점 더한다.
"오빠....하악....아앙....나.....아아..... 날.... 하아....."
의미 없는 단어들이 흩어지고 서로의 땀이 섞여 흐른다.
"하악....하응......하악.....나.....하악....하아....."
늘씬한 리사의 몸이 활어처럼 파득이며 나의 리듬에 굴복한다. 내가 밀어내는 대로 밀려나도 내가 박아대는 대로 받아낸다. 아주 크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결코 작다고도 할 수 없는 두 유방이 리드미컬하게 위아래로 흔들린다.
"오빠.....오빠.....하악....하......"
이불을 움켜잡고 있던 그녀의 손은 어느새 자신의 얼굴을 가리고 있었다.. 손을 뻗어 그것을 떼어낸다. 고통에 일그러지고 열락에 달아오르는 그 아름다운 얼굴을 가리게 할 수는 없다. 내 손가락이 그녀의 입술에 닿자 입을 벌려 그것을 마구 빨아댄다. 지금 그녀의 아랫입이 내 물건을 사정없이 빨아대고 있는 것처럼.
"오빠....하악....아앙....나.....아아..... 내가..... 날.... 하아....."
몸을 기울여 상반신을 그녀에게 가까이 드리우고 허리를 쳐 올린다.
"리사, 나도 이제 슬슬....."
"하아....아응...."
몇 번이고 그녀를 불렀다. 단단한 바이스처럼 조여 대는 질의 감촉에 더 이상 견뎌낼 수 없다.
"리사야!"
빼야 된다고 생각은 했지만 그게 마음처럼 쉽게 되는 일이 아니었다. 나도 모르는 어느 순간에 뜨겁게 치고 나가는 느낌이 내 밑바닥에서부터 치고 올라와 이내 그녀의 안으로 쏟아져 나간다. 두 발, 두 손으로 나를 꽁꽁 묶어버린 그녀의 품에서 벗어날 수도, 벗어날 생각도 없었다. 말 그대로 두 몸이 하나 되어 한참을 꼼짝도 하지 않는다. 나의 가뿐 숨소리와 리사의 헐떡거림만이 있을 뿐이다. 리사의 머리카락을 하나씩 넘겨보며 그녀의 정수리를 내려다본다. 한참 만에, 그녀는 다소 말라버린 목소리로 차분하게 말했다.
"아플 거라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어요."
"미안. 많이 아팠어?"
"아뇨. 오빠가 미안할 필요는 없어요. 그리고..... 아픈 건 처음뿐이었어요. 또 좋기도 했구요."
"그래?"
"네. 상상도 못할.... 이상한 감촉이 온 몸을 기어 다니는 것 같아요. 이상하다는 게.... 꼭 나쁜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요."
내 가슴에 그녀의 숨결이 와 닿는다. 간질간질하다. 침대 머리맡에 놓인 티슈를 몇 장 뽑는다. 단단함을 잃어버린 녀석을 닦기 위해서다. 그러나 리사가 제지한다.
"조금만 더 이대로 있어줘요."
"응? 응....."
다시 리사를 끌어안고 한참을 있는다. 땀을 살짝 흘린 후라 육체의 향이 진하다. 알몸에 와 닿는 감촉이 싱그럽다. 한참 있다가 리사가 휴지를 가져가더니
"제가 닦아 드릴게요."
하며 상반신을 일으켰다. 그녀는 내 아래쪽을 보더니 살짝 고개를 돌린다. 창 밖 가로등에서 흘러들어오는 노란 나트륨등의 빛에 비쳐진 부끄러워하는 표정이 무척이나 귀엽다. 리사는 내 물건을 살짝 건드려보고는,
"이게.... 정말 저한테 들어왔다구요?"
"응."
"신기해요."
서툰 손동작이지만 조심스럽게 내 것을 닦아낸다. 애정이 담긴 손길이다. 그리고 몸을 일으키다가 새된 비명을 질렀다.
"꺅!"
무슨 일인가 싶어 깜짝 놀라 몸을 일으키려는데 리사가 나를 못 일어나게 제지한다.
"이...일어나지 마요."
"왜 그러는데?"
"그게.... 그러니까...."
리사답지 않게 꽤나 당황하면서 그녀의 밑에 깔려있던 바스타월을 주섬주섬 챙긴다. 무슨 일일지 짐작이 간다. 사실 여태까지 뭇 여자들과 관계를 맺어왔지만 이런 일은 처음이기도 하다. 한데 뭉친 타월을 가지고 침대에서 일어나려는 리사의 허리를 끌어안는다.
"어딜 가려고?"
"자, 잠깐만요. 그게...."
"괜찮아. 그냥 거기에 둬. 내가 나중에 치울게."
"히잉....."
내 강권에 이기지 못한 리사는 타월을 침대 옆 바닥에 조심스레 내려놓는다. 그러면서 내게 재차 다짐시킨다.
"절대 펼쳐보지 말아요. 알았죠?"
"알았어."
아마도 거기에는 리사의 혈흔이 묻어있겠지. 왠지 기분이 더 고양된다. 뒤로부터 리사를 안은 채로 목덜미와 귀 뒤에 키스를 이어간다.
"하아....."
손으로는 그녀의 들어간 부위와 나온 부위를 만져가며 목덜미에서 어깨를 따라 혀를 굴린다.
"가...간지러워요."
"내가 간지럽히고 있으니까."
"흐음....."
"그냥 간지러운 게 아닌가 본데?"
"몰라요..."
몰캉하면서도 부드러운 감촉의 엉덩이가 내 중요 부위를 따뜻하게 압박하고 있다. 서서히 부활하고 있다. 녀석의 움직임이 맨 살에 와 닿는 것을 느꼈는지 리사가 손을 가만히 뻗어 녀석을 쥐어본다. 살짝 쥐는 폼이 어째 엉성하면서도 꽤나 조심스럽다. 손가락으로 살짝 쓰다듬어 보더니 리사가 약간 놀란 듯이 말한다.
"아까는 말랑했는데....."
"리사가 너무 예뻐서 얘가 한 번 더 들어가고 싶데."
"아이, 차암...."
두 번째의 진입은 아까보다는 수월했다. 리사가 자꾸 움츠러드는 통에 좀 애를 먹기는 했지만 또 한 번의 뜨거움을 맛볼 수 있었다. 연이은 행위에 둘 다 기진맥진하여 침대에 드러눕는다.
"정말... 오늘 밤은 평생 못 잊을 거예요. 정말 고마워요. 오빠."
"고맙다니...."
고맙기야 내가 더 고맙겠지. 리사를 끌어안는다. 그녀의 몸냄새에 취해 잠에 빠져들었다. 달콤하기 이를 데 없는 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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