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55 / 0471 ----------------------------------------------
Main Route
곧바로 해명하긴 했지만 현아의 의심 가득한 표정은 풀리지 않았다. 이런 장소에서 이러고 있어보았자 오해는 풀릴 것 같지 않아 형이랑 은애부터 깨우기로 했다. 찜질방 수면실에서 진상짓 떠는 연인들도 저렇게 꼭 붙어서 끌어안고 있지는 않을 것 같다. 태근이 형이랑 꼭 끌어안고 자고 있던 은애를 간신히 깨운다. 형은 어지간히 어깨를 잡고 흔들었는데도 꿈쩍도 안 한다. 부스스한 표정으로 눈을 뜬 은애는 멍한 눈으로 주변을 둘러보았다. 눈이 점점 더 커진다.
"여기가 어디죠?"
"에?"
"여기가 어디냐구요!"
날카롭고 새된 소리에 저쪽에 있던 아가씨들까지 전부 이쪽을 쳐다본다. 현아가 은애의 손을 잡았다.
"여긴 한석 씨가 잘 아는 술집이래요. 우리가 너무 취해서..."
"술집? 술집이라고? 저런 여자들 나오는 술집에 우릴 데리고 왔단 말이야?"
은애가 손을 들어 가리킨 건 이곳에서 일하는 아가씨들이었다. "저런 여자들"로 지명된 사람들의 표정이 좋을 리 없다. 다들 이쪽을 째려다보기 시작했다.
"은애 씨. 말씀이 심하시네요. 제가 경황이 없어서 이쪽으로 데리고 오긴 했습니다만... 알았습니다. 제가 잘못했으니 일단 나가시죠."
"잘못했다고 하면 다예요? 우리가 술집 여자들처럼 하찮게 보여요?"
"야! 너 뭐라 그랬어? 뭐? 하찮아?"
내가 말릴 틈도 없이 저쪽에서 욕과 비난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은애는 발끈해 하는 그녀들을 보면서도 사과는커녕 몸이나 파는 주제에 뭘 쳐다보냐는 식으로 도발을 해버렸고 결국은 격한 쌍소리와 함께 아가씨들이 들고 일어났다. 현아에게 부탁해서 은애를 끌고 나가도록 했다. 그리고 내가 대신 아가씨들에게 사과했다.
"미안해요. 저 아가씨가 술이 덜 깨서..."
"아무리 그래도 그렇죠!"
"정말 죄송합니다. 정말 미안합니다."
거듭 고개를 숙이고 나서 누워있는 태근이 형을 들쳐 업었다. 끄윽. 이 무거운 인간은 대체 뭘 먹고 이렇게 근수가 나가는 걸까. 태근이라는 이름은 클 태에 근수 근이라도 되는 건가. 이런 생난리가 벌어졌는데도 전혀 깨지 않고 코를 골며 꿋꿋이 자고 있는 태근이 형을 존경하기로 했다. 밖으로 나오니 현아가 은애를 택시에 밀어 넣고 있었다. 인사를 나눌 틈도 없이 그녀들이 탄 택시는 그대로 떠나버렸다. 한숨이 절로 나왔다. 등 뒤에서 다른 목소리가 들렸다.
"벌써 가는 거야? 아침까지 있어도 되는데."
"어? 선영아."
선영이가 가게에서 나오더니 손을 들어 택시를 대신 잡아주었다. 택시 뒷문을 열고 태근이 형을 던져 넣었다. 시트에 안착되지 않고 바닥에 굴러떨어졌지만 개의치 않고 문을 닫아버렸다. 어차피 깨지도 않는데, 뭘. 택시에 타기 전, 선영에게 고개를 숙였다.
"미안해. 괜히 가게에서 분란만 일으키고 가네. 오늘 도와줘서 정말 고마워."
선영은 가만히 고개를 저었다.
"생색내자고 도운 거 아냐."
"그래도... 아까 휴게실에서 난리 친 것도 미안하고..."
"자기 잘못이 아닌 걸."
선영은 내 옷매무새를 바로 잡아 주었다. 어깨에 쌓인 먼지도 툭툭 털어주더니 그 손이 그대로 내려가 내 엉덩이를 두드린다.
"자기 성격이 착한 건 알지만 그렇다고 남의 잘못까지 다 끌어안고 가려는 건 좋지 않아. 세상일 몇 군데쯤에서는 적당히 눈 돌리고 모른 척하는 것도 필요해."
"내가 착해보여?"
"후후. 아직까지는 말이야."
선영은 지갑을 꺼내더니 내게 만 원짜리 몇 장을 건넸다. 얼떨결에 받아들고 말았다.
"이게 뭐야?"
"차비하라고."
"여기서 우리 집까지 만 원도 안 나오는데..."
"전에도 말했지만 남자가 너무 지갑 비어놓고 다니는 것도 안 좋아."
택시기사가 얼른 안 타냐고 소리 질렀다. 선영에게 인사를 남기고 앞자리에 올라탔다. 사이드 미러로 선영의 모습이 보였다. 택시가 출발해서 멀어지는 동안에도 그녀는 가게로 바로 들어가지 않고 오래토록 날 지켜보았다.
태근이 형의 집이 어딘지 몰라 결국은 우리 집으로 데려가 재웠다. 키는 나와 거의 비슷하지만 부피는 두 배가 넘지 않을까 싶은 형을 그렇게 데려가는 일도 보통이 아니었다.
다음 날 아침에 태근이 형을 깨워서 같이 출근했다. 학교에서 만난 현아는 나를 보며 굉장히 어색한 표정으로 인사했지만 은애는 날 본척만척도 하지 않았다. 아오, 저걸 그냥 확..... 그때 그냥 길거리에 두고 신문지나 덮어줄 걸 괜히 챙긴다고 고생만 한 생각을 하니 아침부터 뒷골이 땡겼다. 더군다나 현아가 날 보는 눈초리는 아무래도 날 룸살롱에 자주 가는 날라리로 생각하는 모양이다. 으아. 비록 내가 거기 다니는 여자랑 친한데다가 깊은 사이이긴 하지만 가게에는 자주 가질 않았는데! 이런 오해라니. 머리가 복잡복잡하다.
"최 선생님, 괜찮아요? 많이 피곤해 보이는데."
말의 내용만 보면 날 걱정하는 것 같지만 말투는 지극히 군대식이다. 아직 가보진 않았지만 들은 풍월에 따라 나 역시 군대식으로 고개를 빳빳이 들고 대답했다.
"아뇨. 괜찮습니다."
"그럼 그거 들고 따라오세요."
"네."
어제 그렇게나 마셔대었는데도 대부분의 선생님들은 멀쩡했다. 내 담당인 송 선생도 마찬가지였다. 선생들은 술 잘 마시는 사람 순서로 뽑는 건가 싶다. 그래서 교생이 오면 그렇게 술을 먹이는 건가. 일단 담당 사수가 시키는 대로 교구가 들어있는 박스를 들고 따라간다. 복도를 걸어가며 어제의 난리를 생각한다. 생각만 해도 골치가 아프지만 은애 때문에 기분 잡친 거 때문에 생각이 안 날래야 안 날 수가 없다.
그러나 복잡한 머리는 오전 내내 이어진 단순 노동으로 인하여 풀리게 된다. 내 담당인 송 선생은 자신이 부려 먹을 수 있는 인원이 있을 때 최대한 부려 먹자는 게 모토인 듯 실습실의 대대적인 단장을 시작했고 덕분에 나는 오전 내내 짐을 나르고 기자재의 위치를 옮기느라 땀을 빼게 되었다. 몸에서 배출된 땀처럼 어제의 나쁜 기억을 말끔히 지울 수 있었다는 게 다행이라면 다행이다. 오전에는 수업이 전혀 없어서 내내 송 선생과 함께 실습실에 있었다. 점심시간 종이 울렸다.
"수고했어요. 점심은 어떻게 하시겠어요? 혹시 싸왔어요?"
송 선생은 그러면서 만약 싸왔다면 연구실에 가서 어제의 그 아줌마들이랑 같이 먹자고 한다. 나는 고개를 저었다.
"같이 실습 온 분이랑 먹기로 해서요. 먼저 가세요."
"그래요. 그럼 늦지 않게 오세요."
"예."
송 선생은 두 번 권하지 않고 자기 짐을 챙겨 먼저 가버렸다. 오늘 점심은 어제 재워준 보답으로 태근이 형이 쏘기로 했다. 바로 교문 쪽으로 나가니 태근이 형뿐만 아니라 은애와 현아도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우리 둘만 먹는 거 아니었어요, 형?"
"쟤네들도 해장은 해야 될 거 아냐. 어제 그렇게 마셨는데."
"아휴.... 전 쟤네들이랑 있기 좀 그런데...."
"난 남자랑 단둘이 밥 먹는 게 더 그렇다. 잔말말고 따라와, 인마."
형과 나란히 걸어가며 궁시렁거려 보았지만 그저 여자랑 같이 밥 먹는다는 사실에 신이 난 형의 귀에는 씨알도 안 먹혔다. 형이 뒤에 따라오는 현아에게 다가가 묻는다.
"식사 뭐 좋아하세요?"
"예? 저는... 그냥 아무거나..."
안 그래도 쪼그만 녀석인데 저 커다란 형 바로 옆에 있으니 더 작아 보였다. 형은 현아에게 거듭 메뉴를 선택하라고 졸랐고 결국 현아는 주변을 돌아보다가 길 건너편에 있는 해물탕 집을 가리켰다. 그러자 은애가 못 마땅하다는 듯이 짜증을 부렸다.
"저런 거 말고 좀 맛있는 것 좀 먹으러 가면 안 돼요?"
"왜요? 저거 맛있겠는데. 현아 씨가 좋다고 하니 가보죠."
은애의 불평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태근이 형이 앞장서서 음식점으로 향했다. 해물탕 대짜와 공깃밥을 시켜놓고 넷이 둘러앉았다. 은애는 계속 형을 향해 투덜거리고 있었다.
"어제 회 그렇게 먹고도 또 해산물이 먹고 싶어요?"
"회랑 해산물은 다르잖아요."
"뭐가 달라요. 똑같지. 바다에서 온 거잖아요."
"그럼 하늘에서 온 거라면 비랑 눈이랑 같아요?"
"조성은 같잖아요. 에이치투오! 문과인 저도 아는 건데."
"아, 예예. 근데 에이치투오는 산소 아니었어요?"
"하아. 역시 체대생 아니랄까봐....."
"농담이에요. 농담. 하하핫."
"농담 아닌 것 같은데요."
태근이 형과 은애의 만담 아닌 만담을 귓등으로 넘겨가며 마주 앉은 현아를 살핀다. 수저통을 열고 다른 사람들의 수저를 챙기는 그녀를 돕는다. 수저를 다 놓고 그녀에게 조심스럽게 물어본다.
"어제는 잘 들어갔어요?"
"아, 예."
아니나 다를까. 그녀는 나를 굉장히 어려워하고 있었다. 그녀의 머릿속에서는 아무래도 최한석이라는 인간이 룸살롱에 단골로 입장하는 놈팡이 정도로 자리 잡은 모양이다. 여러 술집 여자들이랑 친분도 깊고 말이다.
"저기, 오해를 좀 하신 모양인데요, 어제도 말씀 드렸지만 전 결코 그런 데에 자주 가는 사람이...."
애써 변명하고 있는데 은애가 초를 친다.
"어제 우리를 룸살롱에 데려간 사람이 한석 씨 라면서요?"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날 쳐다보는 태근이 형을 애써 외면하며 고개를 끄덕인다. 그러고 보니 태근이 형은 줄곧 자고 있느라고 ROSE에 갔던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
"야, 그게 무슨 소리야? 우리 어제 2차로 룸에 갔냐?"
"그게 아니라요....."
선영의 이름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아는 사람을 만났는데 거기 책임자라서 어제 술에 뻗은 니들을 데리고 곤란해 하고 있는 날 만나 옮기는 것을 도와주었다는 사실을 이야기했다. 안 그랬으면 그냥 길바닥에 재우고 신문지나 덮어주고 말았을 거란 이야기도 곁들였다. 은애가 휴게실에서 난리 피운 이야기는 생략했다. 태근이 형은 그 커다란 손으로 내 등을 팡팡 치며 잘했다고 칭찬했다.
"내가 곱게 자라서 그런지 냉한 데서 자면 입이 좀 돌아가거든. 고맙다, 야. 기왕이면 거기서도 깨워서 꽁술 좀 먹게 해주지 그랬어."
"아, 예에...."
댁이 곱게 자랐다면 나는 아주 별나라 공주 대접을 받으면서 자랐겠네. 허이구. 어이없어 하고 있노라니 형이 은근한 말투로 묻는다. 몹시 진지하다. 이토록 진지하게 말하는 건 처음인 것 같다.
"근데 말이야. 너 아는 사람이라면 어떻게 디씨 좀 안 되냐?"
"디.... 디씨요?"
"그래. 담에 한 번 가자. 내가 쏠게. 아가씨까지 풀로다가. 으하하하."
두 여자가 날 쏘아보던 경멸의 눈초리는 이로써 태근이 형에게 돌아간다. 본인은 전혀 개의치 않으니 상관없으려나. 마침 음식이 나왔다. 은애는 "저질."이라는 말을 남기고 숟가락을 들었다. 지가 저질이라고 하는 인간이랑 어제 찐하게 끌어안고 자고 있었다는 사실을 말해줄까 말까 고민했지만 해물탕이 너무 맛있어서 그냥 참아주기로 했다. 아휴.
식사를 마치고 학교로 돌아온 우리는 각자의 자리로 떠났다. 은애와 현아처럼 나도 바로 교무실로 갈까 하다가 시간이 조금 남아있어서 등나무 쉼터로 가서 음료수 한 잔을 뽑아 먹었다. 요새 부쩍 일교차가 심해져서 낮에는 무척이나 더웠다. 체육관에 간다는 태근이 형은 땀 좀 흘리겠다. 음료수를 반쯤 마시고 있을 무렵 등 뒤에서 인기척이 났다.
"선생님, 저희도 한 잔 사주세요."
"응?"
돌아보니 양 갈래로 머리를 땋은 조그만 녀석이 활짝 웃으면서 있었다. 그 옆에는 시큰둥한 표정의 또 다른 꼬맹이가 있었고... 바로 소란이와 유진이었다.
"성장기의 청소년들에게 탄산음료는 별로 좋지 않은데....?"
"거기 주스도 있어요."
소란이가 곧 바로 자판기 버튼 하나를 가리킨다. 크윽. 주스! 저건 사이다 두 배 가격이다. 뭐 이렇게 비싸? 100%냐! 그런 거냐?! 그러나 내가 이미 탄산이 좋지 않다는 소리를 한 터라 군소리 없이 사이다 대신 비싼 주스 두 개를 뽑아서 소란이에게 준다. 소란은 하나를 유진이에게 넘기고 내게 꾸벅 인사했다.
"고맙습니다."
아유, 요 인사성 좋고 착한 녀석 같으니라구. 그에 비해 유진이 저 녀석은 왜 이렇게 떫은 표정이야?
"식사 하셨어요?"
자리에 앉고 보니 나, 소란이, 유진이 이렇게 나란히 앉게 되었다. 유진은 운동장 쪽을 보며 내게 관심 없다는 투였고 소란이가 내게 살갑게 물어본다. 아무래도 대화를 담당하는 건 유진 말고 소란의 역할인 모양이다.
"엉. 나가서 먹고 왔어."
"도시락 안 싸오세요?"
"도시락 같은 건 영 젬병이라. 집에서 밥도 안 해 먹는데 도시락이라니."
"어, 그러시구나."
그러자 유진이의 퉁명스러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저...아니, 선생님은 집에 그릇도 없어. 밥을 아예 안 해 먹으니까."
"어, 그래?"
소란이가 유진 쪽을 돌아본다.
"근데 그걸 니가 어떻게 알아?"
"....전에 과외 받으면서 들었어."
제아무리 유진이라도 우리 집에 직접 왔었다는 이야기를 하긴 어려운 모양이었다. 소란은 알겠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다가 다시 날 보고 묻는다.
"참, 그럼 요즘에도 유진이 과외 하세요?"
"어? 아... 그건 좀 그렇잖아. 지금 선생님 일 하고 있는데 그걸 같이 하는 건."
"그렇기도 하겠네요."
소란은 유진이를 돌아보더니 씨익 웃으면서 말했다.
"유진이가 쪼~끔 아쉽겠어요? 그쵸?"
"내가 뭘!"
유진이가 벌떡 일어나더니 먼저 휙 가버렸다. 소란이는 내게 인사를 남기고 유진이를 따라가버렸다. 밝고 명랑한 소란이와 이야기하는 건 꽤나 즐거운 일이었지만 몹시 언짢은 표정을 짓고 있던 유진이의 얼굴이 신경 쓰였다. 그러고 있는 사이 예비종이 울려버렸고 난 또 송 선생에게 잔소리를 들으며 오후를 시작해야 했다.
정신없이 오후가 지나고 났더니 오늘은 또 남자 선생님들끼리 회식하는 날이라고 나와 태근이 형을 참가시켰다. 거부의사를 낼 겨를도 없이 삼겹살집으로 끌려가 진탕 마시고 또 포장마차까지 이어지는 2차를 달린다. 결국 어제의 재연처럼 태근이 형은 뻗어서 쿨쿨 잠들어 버렸고 내가 처리해야 했다. 이런 일이 있을까봐 미리 형 집 주소를 미리 알아두었다. 강남 어디라는 곳을 운전사에게 알려주고 그대로 택시에 태워 보낸다. 그 무거운 인간 옮기느라 땀을 삐질삐질 흘리며 집으로 겨우 돌아와 시계를 보니 밤 12시가 훌쩍 넘은 시각이었다. 씻을 생각도 못 하고 그대로 뻗어버렸다.
다음 날은 1학년 담임들 회식, 목요일은 행정실 직원들 회식이라고 불려가서 또 술을 마셨다. 내가 교생실습하러 온 건지 술로 간을 담그러 온 건지 헷갈리기 시작했다. 길바닥에 쓰러져있는 태근이 형을 끌고 가서 택시에 던져 넣는 일이나 저 혼자서 휘적휘적 걸어가려는 현아를 붙드는 일에도 능숙해지기 시작했다. 은애 고 얄미운 계집은 신문지도 안 주고 내버리고 싶었지만 이미 집이 어딘지 알아둔 터라 녀석도 택시에 태워 보내곤 했다. 집에 돌아오면 12시는 기본. 다음 날 제 시간에 일어나는 게 지상 최대의 숙제가 된다. 이렇게 한 주를 보내고 있으려니, 송 선생이 다음과 같이 말했을 때 화들짝 놀란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오늘 저녁에 시간 있어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