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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블데이트-112화 (112/4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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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고사가 끝난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기말고사 시즌에 접어들었다. 공부보다도 다른 여러 가지 다른 일로 많이 바빴기에 좋은 성적을 얻기 위해서는 기말고사에 올인해야 했다. 유진이의 양해를 얻어 과외를 잠시 중단하고 내 공부에만 몰두하기로 했다. 그렇게 기말고사를 끝내고 나자 비로소 여름 방학이 시작되었다. 채점 결과와 최종 점수가 나와봐야 알겠지만 그래도 큰 짐을 덜어서 홀가분했다.

강의실을 나온 다음 태근이 형에게 연락했다. 교생을 마치면서 이런저런 신세를 많이 진 형에게 술 한잔 사고 싶었지만 서로 바빠서 그게 쉽지 않았다. 나야 그동안 밀린 학사일정을 소화하고 중간고사와 기말고사에 시달리느라 그랬다지만 형은 연애질에 바빠 다른 사람과 만날 시간이 도무지 나질 않았다. 그는 현아와 아주 잘 되어가는 모양이었다. 거의 평일은 물론, 주말이면 둘이서 항상 놀러 다니느라 학교에 제대로 붙어있지를 않았다. 그래서 같은 학교인데도 불구하고 얼굴 보기가 힘들 지경이었다. 하기야 나도 일이 없는 건 아니었으니까 말이다. 아주 여러 가지 일이 있었다. 여러 가지.....

기말고사 끝나고 나면 방학이고, 저들은 더 멀리 놀러 간다고 하니 더 보기 힘들 것 같아 태근이 형에게 오늘은 무슨 일이 있어도 보자고 하였다. 전화를 걸어보니 학교 안에 있다고 했다. 일단 점심을 같이 먹은 다음 저녁에 다시 만날 약속을 잡았다. 무슨 데이트도 아니고 남자를 하루에 두 번이나 만나냐며 형은 툴툴거렸지만, 오늘 아니면 도저히 만날 시간이 안 날 것 같아서 강하게 밀어붙였다. 이런저런 생각하며 도서관 앞에서 기다리고 있노라니 태근이 형이 나타났다. 늘 그렇듯이 혼자가 아니었다.

"여어, 한석 군. 시험 다 끝난 거야?"

"방금이요. 형은요?"

그러자 형은 옆에 있는 현아를 가리키며 웃었다.

"난 다 끝났는데 우리 꼬맹이가 아직 덜 끝나서 말이야. 내일까지는 학교에 나와야 할 것 같아."

"한 과목이니까 굳이 따라 나오지 마요. 오빠."

"그래도 우리 공주님 혼자 다니게 할 수는 없지. 누가 채어가서 주머니에 넣어가면 어떻게 해. 이렇게 쪼끄마한데."

자신을 그렇게 부르는 건 부끄럽다고 형을 가볍게 투닥거리는 현아를 쳐다보면서 뭐 먹으러 갈지 묻는다. 처음에는 저 두 사람의 연애질이 퍽 부담스러웠지만 오며 가며 많이 보았기에 이제는 그러려니 하고 있다. 두 사람을 보면서 생각나는 사람이 한 명 더 있었다. 저렇게 사이 좋은 두 사람의 사이를 질투하고 갈라놓으려고 했던 사람. 바로 박은애였다.

그날 밤, 비밀주점에서 박은애의 술에 종업원들이 탄 술은 분명 말세교에서 사용하던 것과 비슷한 종류였다. 마음 같아서는 태근이 형에게 그 약을 어디서 구했는지 물어보고 싶었다. 형이 준비한 걸까, 아니면 그 술집에서 준비한 것일까. 당시 여종업원들의 태도는 그 약에 꽤 익숙한 듯 보였다. 그렇지만 송화가 수사 중에는 기밀사항이라며 신신당부했기에 누구에게도 물어볼 수 없었다.

학교 내에 아는 사람을 통해 은애의 소식을 수소문해보았지만 요양을 위해 휴학하고 어디 먼 곳으로 갔다는 이야기만 들었을 뿐이다. 그녀가 결코 잘했다는 생각은 들지 않지만, 그렇다고 그렇게 무시무시한 약을 대뜸 사용하여 응징한 태근이 형의 모습도 썩 보기 좋아 보이진 않았다. 물론 그 이후로도 나와 태근이 형과의 사이는 여전히 돈독하다. 말도 잘 통하고 그의 동생인 효진과도 종종 연락하고 있다. 결코 나쁜 사람은 아니라는 거 충분히 알고 있다.

다만, 의문은 남는다. 나의 안위를 위협하는 이를 발견하게 되면 참아 넘길 것인가, 아니면 그를 응징할 것인가. 응징한다면 어느 정도로, 어떤 방법을 사용할 것인가. 참아낸다고 했을 때는 어디까지 감당할 수 있는가.

".....야! 어이! 한석 군!"

너무 생각을 오래 한 모양이다. 태근이 형이 내게 헤드락의 마수를 뻗쳐오고 있었다. 황급히 피해내자 그는 점심 메뉴를 물었다. 특별히 생각해 놓은 게 없다고 하자 그는 가슴을 두드리며 호기롭게 외쳤다.

"불닭발 맵게 잘하는 데를 찾았어. 가자!"

맛있겠다며 좋아하는 현아를 보며 난 알았다는 듯이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다. 맵다... 이 말이지.

"호의는 고맙지만 전 여기까지... "

정중히 사양하고 물러나려고 하였으나 형에게 목덜미를 잡혀 질질 끌려갔다. 으악. 제발 사람이 먹을 수 있는 걸로 먹으러 가자구요! 네에? 이 사람들은 내가 매운 거 못 먹는다는 거 뻔히 알면서도 항상 이렇다. 지들끼리 좋으면 다냐고~!

그렇게 끌려가다시피 하여 고문과도 같은 식사를 맞이했다. 어느 정도 먹고 나서 입과 속에서 일고 있는 불길을 다스려가며 먼저 일어섰다. 형에게는 이따 저녁에 약속대로 만나자고 했다. 형과 술 마시기로 한 저녁까지는 시간이 많이 남았기에 두 사람에게 남은 시간 즐겁게 데이트 하시라는 말을 남기고 내가 가야 할 곳으로 향했다. 차에 올라타서 시동을 걸고 시내로 진입한다. 약속장소에 도착하여 휴대전화를 꺼낸다.

"도착했어. 지금 어디야?"

그러자 맞은 편 길가에 서 있는 상대를 발견했다. 손을 들어 인사를 대신한 후, 차를 앞쪽으로 더 뺀 후 불법유턴을 해서 차를 돌렸다. 길가에 대고 잠금장치를 풀자 송화가 투덜거리며 올라탔다.

"넌 어떻게 된 게 항상 운전이 그 모양이야. 준법 운전 몰라? 준법 운전?"

"불법 운전하는 차에 검사님 태워서 몹시 죄송스러운데... 가다가 그냥 내려드릴까?"

"쳇. 빨리 가기나 해."

난 빙긋 웃으며 그녀를 향해 고개를 내밀었다. 입술을 살짝 내밀자 송화가 고개를 움츠렸다. 모르는 것도 아니면서 그녀는 이런 걸 상당히 부끄러워했다.

"아, 또 왜?"

"요금도 안 내고 승차를 하는 게 어디 있어? 자, 빨리 여기 뽀뽀해줘."

"이게 무슨 버스야? 돈 내고 타게?"

"버스가 아니니까 이런 걸로 요금 받지. 아니면 이런 거라든가..."

손을 뻗어 잘 뻗고 매끈한 다리를 어루만지자 그녀는 낮은 신음을 흘렸다. 스타킹에 감싸인 다리를 쓰다듬으면서 안쪽으로도 살짝 쿡 찔러본다. 송화는 얼굴을 붉히며 그녀 특유의 허스키한 목소리로 말했다.

"빠.. 빨리 가...그만 만지고..."

"알았어. 이러다 우리 송화 또 질질 쌀라. 어떻게 넌 손만 대면 아주 그냥...."

"아, 진짜 그런 상스러운 말 좀 하지 마라니까!"

그녀와 이런 관계가 된 지 두 달이 조금 지났지만 여전히 침대가 아닌 곳에서는 참 부끄럼쟁이다. 일을 할 때에는 강직하고 뚝심있는 열혈검사로 불리는지 어쨌는지는 내 알 바가 아니지만 말 그대로 일단 꽂고 시작한 우리 사이에서 그녀의 직업이라든가 사회적 지위 같은 건 참 부질없다. 오늘만 해도 일단 만나자마자 모텔로 직행이다. 방에 들어서자마자 그녀의 옷을 훌훌 벗겨 낸다. 그리고 침대로 몰아붙이면서 입을 맞추었다.

"음....읍....."

혀를 빨아들이고 입술을 깨문다. 목 뒤를 감싼 손에 살짝살짝 힘을 주어가며 살갗의 감촉을 느낀다. 매끈하게 뻗은 등줄기를 쓰다듬어 내려가며 맨살의 감촉을 손바닥으로 느껴본다.

"아흑...."

한 손으로 그녀의 허리를 감싸고, 다른 한 손으로는 다리 사이에 가져가 본다. 수북한 털이 만져지고 그 아래로는 대홍수가 펼쳐져 있었다.

"어이, 검사 양반. 지금 여기 장난 아닌데?"

"그...그런... 마...말하지마. 그냥.... 흐윽....."

혹시나 싶어 손가락을 살짝 밀어 넣어 보았는데 아주 진공흡입기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손가락이 쑤욱 당겨져 올라간다. 쫀득하기 이를 데 없는 질감이 손가락을 감싸고 돈다. 손가락 관절을 조금씩 구부렸다 폈다 하면서 내부를 긁어내자 내게 안긴 여체가 파르르 떨린다.

"그...그냥....물건만 넣을 것이지... 거기에 손가락은.... 왜.... 하윽....."

여태까지 몇 번이고 했는데도 그녀는 이런 애무에 익숙하지 않다. 그리고 특정 단어를 말하지 않기 위해 꽤 애쓰고 있었다. 교육이 다소 필요해 보여 귀에 대고 속삭였다.

"물건이라니. 내가 이번 학기에서 에이뿔 받은 성과 문학 시간에 배운 게 하나 있어."

"뭐...뭔데. 하아....."

"정확한 명칭을 사용하라는 거지."

"명칭?"

"자, 따라 해 봐. 이건 자지, 내가 지금 쑤시고 있는 것 보지... 랍니다."

"흐읍....."

음란하고 속된 단어가 그녀에게 적잖이 자극이 되는 모양이었다. 손가락을 감싸는 질의 느낌이 일순간 달라질 정도였다. 그녀는 어쩔 줄 몰라하며 말했다.

"....그...그런 음란한 소릴.... 수업에서 한다구.....? 하아...하악....."

"음란한 소리는 지금 니가 가장 많이 내고 있는데? 음란한 자세로....?"

우리 둘은 침대 위에 있었다. 그녀는 지금 내 가슴에 등을 기대고 앉아 가슴은 내 왼손에 내주고 아래쪽은 오른손에 점령당한 상태였다. 다리는 저절로 벌려져 있었고 그녀의 봉긋하고 둥근 엉덩이는 내 가운데 기둥이 쿡쿡 찌르고 있었다.

"하악... 몰라.... 난.... 난..... 그런 소리를......"

"정확히 말씀해주셔야, 나도 해드릴 수 있을 것 같은데. 자, 말씀해보셔. 당신 자지를 내 보지에 넣어 달라고...."

"모...못해... 그런 소릴....."

"그래? 음.. 그러면 뭐, 그냥 이대로 빼고 잠이나 자자. 안 그래도 이따 저녁에 태근이 형이랑 술 한잔 하러 가야 해서 살짝 피곤하기도 해."

이렇게 말하고 그녀의 몸에서 손을 떼자 그녀는 화들짝 놀라며 내게 안겨왔다.

"이...이건 끝까지....하고 가야....지...."

"뭘 끝까지 어떻게?"

"..........를 ............에....."

"네? 뭐라구요? 안 들리는데요?"

일부러 놀리는 말투를 하며 귀를 그녀의 입에 가까이 대고 안 들린다는 포즈를 취하자 그녀는 내 귓불을 덥석 깨물더니 낮은 소리로 소리쳤다.

"니 자지를... 보지에 꽂아 달라고! 이 새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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