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23 / 0471 ----------------------------------------------
Route 9
"소란아, 너 지금 무슨 말을 하는 거니?"
"어서... 빨리...."
"소란아!"
말릴 틈도 없이 녀석이 내 가운의 아랫도리를 제치고 내 성기를 찾아 물었다. 작은 입을 벌려 귀두를 덥석 물어오는데 말릴 틈도 없었다. 촉촉하면서도 흡입력 있는 소란의 입안에 담긴 내 물건을 내려다본다. 이럴 수 없다는 생각에 몸을 뒤로 빼냈다. 발이 엉켜 뒤로 벌러덩 넘어지고 말았다. 그러자 소란이 내 다리 사이에 얼굴을 묻고 페니스를 붙든다.
"저한테... 이걸....."
"소란아! 정신 차려!"
그러나 슬프게도, 자극을 받기 시작한 육봉은 단단해지기 시작했고 소란은 그걸 황홀한 표정으로 바라보며 움켜쥐었다.
"뜨거워요.... 선생님....."
"소란아, 너 지금 상태가...."
"제 몸도 뜨겁고.... 이게 필요하고...."
소란은 다시 입을 벌려 내 물건을 입에 물었다. 몸을 빼내거나 소란을 밀쳐서 떼어놓을 수도 있다. 그러나 나는 왜 그렇게 하지 않을까. 행여나 소란을 다치게 하거나 소란의 이에 내 물건이 상하게 될까 봐.... 아니다. 젠장. 이 빌어먹을 남자라는 짐승. 어처구니없게도 이런 상황에서 나 역시 흥분하고 있었다. 조금 전 송화의 능욕을 들으면서 저들의 비열한 작태에 분노하긴 했지만, 그런 감정과는 별개로 육체의 흥분은 막을 수가 없었다. 품 안에는 작고 부드러운 여체가 안겨있고 뒤로는 섹스의 소리가 들려온다. 게다가 어찌 된 일인지 소란의 눈이 풀리며 나를 덮쳐온 지금, 적극적인 저항을 할래야 할 수가 없었다.
내 안에서 무언가 스멀스멀 기어나와 내게 말한다. "가져."
쭈웁- 쭈웁- 하는 음란한 소리를 내며 빨고 있는 소란의 정수리를 내려다보며 난 처참한 기분을 느끼고 있었다. 물론 이 아이와 이런 관계가 처음은 아니다. 약에 취해 짐승같이 범하기도 했고 후에 이 아이의 마음을 알고 다시 한 번 몸을 섞기도 했다. 처음은 자의가 아니었다고 항변할 수 있더라도 그다음에 일어난 일은 전혀 그렇지 않다. 분명 이 아이와 난 합의 하에 몸을 섞었다.
그래.. 그랬다. 그러니 지금도.... 전혀 문제 될 것이 없다. 여기 지금 달아오른 남과 여. 두 개의 육체가 존재할 뿐이고 둘이 원하는 것은 명확히 하나로 정해지고 있다. 사회적 금기라거나 제약은 아무것도 없었다. 나 혼자 꺼리거나 부정할 필요는 없다. 욕망이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
"하아...."
작은 입으로 밑동부터 살기둥을 한번 쑤욱 훑어올린 소란은 부스럭거리며 자신의 가운을 벗어내더니 내 몸 위에 올라탔다. 처음에는 자세를 제대로 잡지 못해 조금 애를 먹었지만, 이 빌어먹을 나라는 짐승은 그런 녀석의 행위를 도왔다. 단단해진 물건을 붙잡고 녀석의 다리 사이를 맞춘다. 상체를 일으켜 녀석을 끌어안고 엉덩이를 들어 내 것에 맞춘다. 그렇게 우리는 연결되었다. 비좁고 빡빡한 그 틈으로 내 살덩이가 비집고 들어간다.
"흐읍.... 서...선생님... 흐으...."
우는 것인지 웃는 것인지 모를 소란의 흐느낌이 전해져온다. 녀석은 내 가슴에 이마를 대고 엉덩이를 들썩이며 스스로의 쾌감을 위해 노력했다. 별다른 애무를 하지도 않았는데 이미 흥건하게 젖은 소란의 좁은 구멍이 내 것으로 꽉 들어찼다. 뻑뻑하면서 동시에 부드럽게 움직이는 이유는 그 때문이다.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난데없이 흥분해버린 소란과 마찬가지로 내 몸도 격하게 달아오르고 있었다. 이유를 알 수 없는 어두운 욕망이 마구잡이로 속에서 분출하고 있다. 내게 매달린 이 작고 가녀린 몸을 산산이 부수어버리고 싶다. 꽂아놓은 막대를 마구 터트리고 싶다. 저 가느다란 목을 물어뜯는다면 대체 어떤 기분일까.....
"하악...하아...선생님...하아...선생님.... 저....하악....."
......말도 안 되는 상상을 하던 내가 그나마 정상으로 돌아올 수 있는 건 헐떡이며 내뱉는 소란의 목소리. 이 아이가 불러주는 "선생님"이라는 호칭이 나로 하여금 더 이상 짐승이 되지 않게 해주고 있다. 고맙다. 너무 고맙다. 그래서 퍽퍽 박아대는 물건의 뜨거움으로 내 고마움을 맘껏 표현하고 싶다.
"하악!! 하악!! 흐.....으....."
소란을 엎드리게 해놓고 엉덩이 사이로 마구 쑤셔본다. 몸을 뒤로 당길 때마다 벌겋게 달아오른 속살이 내 물건을 아주 꼭 물고 딸려 나오는 광경이 마음에 든다. 털이 별로 없어 매끄럽기 짝이 없는 둔덕이 먹음직스럽다. 하얗고 동글동글한 엉덩이가 맛있어 보인다. 아아.... 내가 너를....
"흐음. 열심히 하고 있군그래."
난데없이 들려오는 칼칼한 목소리에 고개를 홱 돌린다. 그러나 허리는 쉬지 않는다. 소란의 신음소리도 그치지 않는다. 언제 들어왔는지 바텐더가 팔짱을 끼고 서서 이쪽을 보고 있었다.
"혹시나 싶어서 돌아와 보았는데... 하아. 역시 계산대로인가?"
"무슨 소리를...으윽...."
마지막 피치를 올리고 있던 터라 제대로 멈출 수가 없었다. 바로 그때, 소란의 아랫도리에 꽂힌 기둥에서 역동적인 분출이 일어난다. 눈으로 보이진 않지만 온몸으로 느낄 수 있다. 꿈틀거리며 정액을 쏘아내는 내 물건에 꿰뚫린 소란의 반응이 이채롭다. 비밀스럽고 작은 동굴이 마치 경련을 일으키듯 파닥거리며 기둥을 쥐어짜 낸다..... 처음에는 단지 입구가 좁은 녀석이라 꼭 끼는듯한 느낌이 드는 건가 싶었지만, 그게 아니었다. 녀석의 속살은 마치 능숙한 여인의 그것처럼 꼼지락거리며 전체를 훑어내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었다. 이것은 어쩌면 타고나는 것일지도 몰랐다.
"하하하. 싼 거냐?"
"미친...... 이 짐승만도 못한....."
그러자 바텐더가 어깨를 으쓱거렸다.
"내가 원래 흔히 듣는 욕이니 별로 새삼스럽지는 않은데 말야.... 남 보는 앞에서 짐승처럼 붙어먹는 네놈에게 들을 소리는 아닌 것 같군. 자세도 지금 딱 도기 스타일인걸?"
"닥쳐!!"
"어이, 어이. 자지나 빨리 가리고 그런 말을 하라고."
방금 사정을 마친 터라 쭈그러진 물건이 소란의 비부에서 밀려나오고 있었다. 쌕쌕거리며 눈을 감고 있는 소란을 자리에 눕히고 가운을 덮어주었다. 내 가운도 대충 둘러 민망한 부위를 가린다. 철창으로 다가가 바텐더와 마주한다. 그는 어깨를 으쓱거리며 말했다.
"일단은 사과하지. 난 네놈은 물론 그 두 여자도 계속 샘플로 쓰고 싶었는데 말야, 우리 스폰서께서 낙원에 결원이 생긴 걸 빨리 채워야 한다고 하도 성화를 해서... 그래서 일단 한 년은 보내드렸네."
스폰서라 하면 원 목사를 이야기하는 걸 테고.... 낙원에 결원이라니. 설마 이 자는 기도원에 대해 말하고 있는 걸까.
"그녀는 어떻게 되는 거야....?"
"그야 나야 모르지만... 아까 상태를 보면 뻔하지 않아? 최대한 돌려먹을 수 있을 만큼 돌려먹겠지."
"크윽...."
바텐더의 약에 취하게 되면 제정신을 유지할 수 없다. 아니, 제정신을 유지하지 못하는 정도가 아니라 강력하게 흘러넘치는 음란한 마음에 정신이 굴복하게 된다. 다른 사람 이야기도 아니고 직접 스스로 경험한 것이기에 바텐더의 약의 효능은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 조금 전만 해도 송화 역시 의연한 자세를 유지하고 있다가 약 한 번 강제로 마시고 섹스의 화신이 되지 않았던가. 그녀의 뒷일을 차마 상상하지 않기 위해 고개를 흔들어 떨쳐낸다. 비참한... 너무도 비참한 짓이 그녀를 기다리고 있을 게다. 괴로워하는 내 모습을 보며 바텐더는 조금 다르게 생각한 모양이다.
"보지가 하나 줄었다고 너무 아쉬워 말고 협력 좀 해줘 봐. 실험은 계속 할 테니까 말야."
"실험이라니?"
이미 경험한 투약이 다가 아닌 모양이었다. 바텐더는 턱으로 소란을 가리키며 말했다.
"저 아이가 너를 원했지? 그렇지?"
"그걸 어떻게....."
"투약 직후 행한 반응성 검사에서 저 아이의 항목이 가장 우수하게 나왔다. 방금 끌려간 여자도 꽤 좋은 수치였지만 저 아이만큼은 아니었어. 혹시나 해서 묻는 건데 저 아이랑 원래 아는 사이였나?"
"그렇다."
"흐음... 그게 이유였나....?"
그는 인상을 찌푸리며 한참 무어라 혼자서 중얼거렸다. 그는 이내 고개를 들고 나를 똑바로 바라보았다.
"한국말로 뭐라더라. 그래. 네 녀석이랑 저 아이는 궁합도 잘 맞는 것 같군. 약에 대한 적응력도 제대로 보여주고 있고."
"적응력이라니.... 대체 네가 먹인 약은 뭐지? 최음제나 뭐 그런 거야?"
그러자 바텐더가 피식 웃었다.
"최음제? 차라리 발정제라고 하는 게 더 맞지 않나? 일단 내가 여태까지 만들고 팔아온 칵테일은 주로 그런 쪽이긴 한데 이번부터는 좀 방향을 달리하고 있어서 말야, 그런 저급한 표현으로 불러주지 않았으면 싶네. 일단 원 목사의 요구조건이 많이 까다로운 편이긴 한데 그런 만큼 도전 욕구가 물씬물씬 들거든. 나야 잘 되었지. 뭐."
그는 의자 하나를 끌어다가 거기에 털썩 주저앉아 설명을 시작했다.
"원 목사가 바라는 건 단순한 발정제가 아니라 좀 더 인간의 근원적인 면을 두드릴 수 있는 약물이야. 자신이 말빨로 커버할 수 있는 종교적 가치, 그만큼의 효과를 낼 수 있는 약물. 어떻게 들으면 허황된 소리 같기도 하지만 그 사람이 추구하는 바에 비하면 새 발의 피지, 뭐."
"원 목사가 바라는 거.....?"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