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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ute 5
영원히 흐를 것 같지 않던 군대 내의 시간도 어찌어찌 돌아가 병장이 되었다. 나는 운이 나쁜 동시에 운이 좋았다. 계획했었던 3박 4일 휴가가 짤렸지만, 그래도 겨우 외박은 얻어낼 수 있었다. 낮에 터미널에서 만나기로 한 선영이와 시간이 틀어져 해가 지고 나서야 만날 수 있었지만, 그래도 여관은 잡았으니 말이다.
파주 시내에 있는 장급 여관. 별로 깨끗하거나 청결하지도 않고, 수건과 칫솔은 돈을 따로 내야 내주는 야박한 곳이었다. 그렇지만 위수 지역을 벗어나지 못하게 하는 사단장의 방침에 따라 파주역과 버스터미널에서는 헌병들이 아주 깐깐하게 휴가증을 검사했기 때문에 이 여관의 인기는 하늘을 찔렀다. 주말이면 인근 부대에서 외박 나온 군인들로 초만원이었다. 시간이 조금 늦으면 웃돈이라도 주고 들어와야 할 판이다.
"휴가 짤려서 미안해. 바로 밑에 있는 일병 녀석이 사고를 쳐서 그거 수습하느라 정신없었거든. 주말 외박도 겨우 받은 거야."
모처럼 만난 선영이를 데리고 여관방에 들어가면서도 내내 마음이 편치 않았다. 이보다 더 오래된 건물이고 더 지저분한 내무실에서 지내는 나야 참을 수 있지만, 여자인 그녀는 마음에 안 들 여관임이 분명했다. 이거라도 잡는 게 여간 쉽지 않다는 걸 그녀에게 열심히 설명했다. 그렇지만 나의 그녀는 다른 사람도 아니라 선영이었다.
"괜찮아. 난 자기만 있으면 돼."
이 한마디에 불편했던 내 마음이 싹 씻겨 내려간다. 방 안에 들어서자마자 그녀를 꼭 끌어안고 깊은 키스를 나눈다. 옷을 벗기려고 하자 씻고 오겠다며 몸을 빼냈다. 다시 팔을 뻗어 그녀를 한 번 더 꼭 끌어안고 귓가에 속삭였다.
"사랑해. 보고 싶었어."
그러자 날 안아주는 선영의 팔에도 힘이 들어간다. 그녀의 목소리가 내 귓가에 와 닿는다.
"나도."
그 짧은 한마디가 내 마음에 불길을 일으켰다. 얼굴을 붙들고 깊은 키스를 나누고, 황급히 그녀의 옷을 벗겼다. 저항은 없었다. 순식간에 그녀의 몸에서 옷가지가 떨어져 나가 알몸이 된다.
그녀의 벗은 몸에서 예전과는 다른 변화를 느꼈다. 몸매가 바뀌었다는 게 아니다. 전에는 레이스가 가득 달린 화려한 블랙의 브래지어를 하고 있었지만, 지금은 아무런 무늬가 없는 수수한 민무늬 속옷을 착용하고 있었다. 마치 보티첼리의 그림에 나오는 비너스처럼 가슴과 아래를 가리고 있는 그녀의 모습이 너무 청초했다. 다가가 품에 안고 입을 맞춘다. 그녀는 내 입술을 거부하지 않았다. 되려 빨아들였다. 서로의 입술과 혀를 빨고 핥는다. 나 역시 옷을 벗고 침대에 누운 그녀의 몸 위에 나를 드리우며 물었다.
"이게 얼마 만이지?"
선영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러면서 부끄럽다는 듯이 자기 입을 가렸다.
"몰라... 하지만 너무 오랜만이야."
"오랜만에 들어간다고 선영이 보지가 내 자지 보고 놀라는 거 아닐까 몰라?"
"자기도, 차암."
그러면서 그녀의 손은 이미 내 옷을 벗기고 있었다. 개구리복이 그녀의 손길을 거쳐 바닥으로 떨어진다. 촌스러운 국방색 빤스도 그녀가 벗겨준다. 이미 팽팽하게 솟아오른 물건을 본 그녀는 살짝 웃으며 그 끝에 입을 맞췄다.
"얘는 나 보고 싶어서 어떻게 참았대?"
"몰라. 직접 물어봐."
그러자 선영이 살짝 눈을 치켜뜨고 물어본다. 이제는 많이 선해졌지만, 그래도 그녀의 살짝 치켜 올라간 눈매는 여전히 도도하며 섹시했다.
"물어만 봐야 해? 빨아보면 안 돼?"
"핥아봐도 돼."
선영이 깔깔 웃으며 내 물건을 쥐었다. 왕년의 솜씨는 여전히 녹슬지 않았지만, 예전처럼 부드러운 손이 아니었다. 페니스를 가볍게 말아쥔 그녀의 손등이 전처럼 뽀얗다거나 매끈매끈하지 않다. 많이 거칠어져 있었다. 혀를 내밀어 살짝살짝 핥으면서 손으로 훑고 있는 그녀를 향해 묻는다.
"돌봄의 집에는... 계속 있을 거야?"
"츄웁- 츄웁- 웁- 으음... 가능하면... 아직도 어리바리하지만, 그래도 작은 도움은 되고 있다고 생각해."
"작은 도움이라니. 에스더 수녀님이 보낸 편지에는 너에 대한 칭찬이 자자하던데."
"후후. 그거야 듣기 좋으라고 하는 소리시겠지. 웁- 웁- 츄웁- 츄웁-"
내 다리 위로 엎드려 열심히 머리를 위아래로 움직이며 빨고 있는 선영의 머리카락을 천천히 매만진다. 등 중간까지 내려가던 긴 머리는 이제 없다. 마치 소년합창단의 단원처럼 짧게 자른 머리카락이 거기 있었다. 지난번 이병 휴가 때였던가. 그녀의 머리카락을 보고 내가 놀라자 그녀는 환자들을 돌보는데 거추장스러워 직접 잘랐노라고 대답했었다. 내게 한마디 상의도 없이 그리했다고 삐진 척하자 그녀는 웃으며 내 손을 잡아끌고 숲 속으로 들어갔었다. 그리고 지금처럼 날 달래주었다.
"으음... 선영아... 흐으...."
츄웁- 츄웁- 츄웁-
그녀의 오랄 솜씨는 정말이지 최고다. 흡사 그녀의 아래쪽 입에 들어가서 맹렬하게 쑤시는 듯한 감촉을 그대로 입으로 전해줄 정도다. 그녀는 입에 문 채 내게 물었다.
"기분됴아?"
"어어... 좋아... 죽여줘..."
츄웁- 츄웁- 츄웁-
선영의 사까시를 받고 있노라니 이대로 싸버릴 것 같았다. 그녀를 불러 입을 떼게 하고는 눕도록 했다. 오랜만에 만난 그녀의 몸 곳곳에 나의 흔적을 남기기로 했다. 키스마크를 조금 세게 남겼더니 눈에 띄는 곳에는 남기지 말라고 투정을 부렸다. 부풀어 오른 젖가슴을 희롱하고 유두를 입에 넣고 빨았다. 선영은 흐드러진 신음을 흘렸다. 손가락을 더듬어 그녀의 중심부를 만져본다.
"잔뜩... 젖어있어..."
"몰라... 그렇게 말하지 마."
"왜에? 전에는 넣어 달라고도 잘했잖아."
"창피해..."
수녀님들이랑 오래 지냈더니 그녀의 마음가짐은 이미 그러한 듯했다. 열렬한 키스를 나누며 그녀의 위에 몸을 실었다. 다리를 벌려 나를 맞이하는 그녀가 조심스럽게 말했다.
"안에다... 싸면 안 돼. 알았지? 나, 지금 조금 위험하니까."
"이걸로 마지막인데, 네 안에 싸고 싶어."
"지금은 곤란해."
"나가서 콘돔 사올까?"
"그럼 지금 빼야 하잖아."
이런 대화를 나누는 와중에도 이미 그녀의 안으로 천천히 진입하고 있었다. 오랜만에 맞이하는 거라서 그럴까. 그녀는 살짝 아파하며 인상을 찌푸렸다. 그녀에게 조심스럽게 물어보았다.
"많이 아파?"
"오랜만이라... 하지만 지금은 괜찮아."
"하긴 선영이 보지가.. 내 자지를 한두 번 먹어봤나."
"아이, 참. 그런 말 하지 말라니까."
오, 신이시여. 지금 이렇게 부끄러워하는 여자가 자지, 자지라는 소리를 입에 달고 살던 그 여자가 정말 맞습니까.
"하악...하악...하악....흐....자기야...난.....나는...."
퍽- 퍽- 퍽- 퍽-
어쩐지 내 몸을 조절할 수 없었다. 너무 오랜만에 들어간 선영의 속은 말 그대로 꿀맛이었다. 선영을 만날 생각에 며칠 전부터 자위도 참고 있었다. 허리 스피드가 제어되지 않는다. 어떤 기교도 없이, 그저 몸에 몸을 꽂는다. 내리꽂으며 마음껏 쑤신다.
퍼억- 퍼억- 퍼억-
"하흥....흐응.... 몰라...하악... 나.. 정말....하악...."
"좋아?..."
"하악....하응.... 좋아.... 하악.... 나...자기를... 정말....하악...."
두 눈을 꼭 감고 열락에 빠진 그녀의 귓불을 탐한다. 목을 깨문다. 가슴을 마구 주무르고 바싹 일어선 유두를 삼킨다.
퍽- 퍽- 퍽- 퍽-
"하악...하악...하악....흐....자기야...좀 더... 좀 더........나를... 흐윽........"
그녀는 몸을 떨었다. 시간이 갈수록 나를 절절히 받아들이고 더욱더 요구한다. 피치가 점점 올라가는 내 기세를 눈치챈 그녀가 부탁했다.
"하악... 하윽....안에는... 안돼... 나.. 요새 약도 안 먹는단 말야...."
"그래도 네 안에 싸고 싶어... 정말 안 돼?"
빨갛게 달아오른 얼굴로 두 눈을 꼭 감고 있던 그녀는 살짝 입을 벌렸다. 그 의미를 이해한 나는 빙긋 웃었다.
"헉헉.... 입에다.... 싸라고?"
역시 전직 업계분이라서 그런지 사고가 아주 유연하다. 선영은 눈을 뜨고 살짝 날 흘겨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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