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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ute 3
천천히, 아주 천천히 멈추지 않고 계속 밀어 넣었다. 안쪽까지 도달하는 데 시간이 엄청 걸린 것 같은 착각을 느꼈다. 마침내 끝까지 들어가는데 성공했다. 그대로 몸을 멈추고 내려다보았다. 리사의 잔뜩 찡그린 표정을 보며 쓴웃음을 지었다.
"많이 아파?"
"하...악.... 몰라요....흐응......"
리사는 자꾸 손을 뻗어 나를 찾았다. 그녀에게 바짝 달라붙은 채로 허리를 천천히 움직였다. 두 다리로 내 허리를 꼭 감은 리사는 어찌할 바를 모르고 이상한 숨소리와 낮은 신음을 번갈아 토해냈다. 살과 살이 만들어내는 쩔꺽거리는 음란한 소리가 거기에 얹어졌다.
움직임이 점차 가속을 더했다. 나올 때와 들어갈 때마다 리사의 신음이 점차 절정을 향했다. 내 물건을 세게 움켜쥔 그녀의 속살이 내 것과 함께 움직였다. 감촉은 환상적이었고, 내 모든 신경을 앗아간 그녀는 더한 신음으로 보답했다.
찔컥- 찔컥- 찔컥- 찔컥-
"오....오빠.....나.... 기분이.... 하아....."
매끈한 그녀의 다리를 벌려 손잡이 삼고 피스톤의 압력을 점점 더했다. 터질 것 같은 심장을 애써 억눌렀다. 그녀의 안에서 내 물건이 춤을 추고 있었다.
"오빠....하악....아앙....나.....아아..... 날.... 하아....."
찔컥- 찔컥- 찔컥- 찔컥-
의미 없는 단어들이 흩어지고 서로의 땀이 섞여 흘렀다. 시간은 우리의 것. 우리 둘만을 위해 온전히 흐르고 있었다.
"하악....하응......하악.....나.....하악....하아....."
쯔억- 쯔억- 쯔억- 쯔억-
늘어붙은 살점이 만들어 내는 음란한 소리도, 삐꺽대는 매트릭스의 신음도 모두 의미 있고, 모두 무의미했다. 늘씬한 리사의 몸은 살아 움직이는 인어처럼 파득거리며 나의 리듬에 굴복했다. 밀어내는 대로 밀려나고 박아대는 대로 받아냈다. 결코 작다고도 할 수 없는 유방이 리드미컬하게 위아래로 흔들렸다. 고개를 숙여 유두를 입에 넣고 빨아낼 때마다 꼿꼿해진 그 자태가 더 도드라졌다.
"오빠.....오빠.....하악....하......"
쯔억- 쯔억- 쯔억- 쯔억-
이불을 움켜잡고 있던 그녀의 손은 어느새 자신의 얼굴을 가리고 있었다. 손을 뻗어 그것을 떼어냈다. 고통에 일그러지고 열락에 달아오르는 그 아름다운 얼굴을 가리게 할 수는 없었다.
내 손가락이 그녀의 입술에 닿자 입을 벌려 그것을 마구 빨아댔다. 지금 그녀의 아랫입이 내 물건을 사정없이 빨아대고 있는 것처럼. 그녀는 날 갈구했고, 난 그녀에게 나를 주었다.
"오빠....하악....아앙....나.....아아..... 내가..... 날.... 하아....."
몸을 기울여 상반신을 그녀에게 가까이 드리우고 허리를 쳐 올린다. 간격은 점점 더 짧아지고, 속도는 불이 붙었다.
"리사, 난....난....지금....."
"하아....아응...."
몇 번이고 그녀를 불렀다. 단단하게 조여 대는 질의 감촉에 더 이상 견뎌낼 수 없었다.
"리사야!"
빼야 된다고 생각은 했지만, 그게 마음처럼 쉽게 되는 일이 아니었다. 나도 모르는 어느 순간에 뜨겁게 치고 나가는 느낌이 내 밑바닥에서부터 치고 올라와 이내 그녀의 안으로 쏟아져 나갔다.
두 발, 두 손으로 나를 꽁꽁 묶어버린 그녀의 품에서 벗어날 수도, 벗어날 생각도 없었다. 말 그대로 두 몸이 하나 되어 한참을 꼼짝도 하지 않았다. 가쁘게 움직이는 심장을 맞대고 우리는 그렇게 한참을 있었다.
방안에는 오로지 가쁜 숨소리와 헐떡거림만이 있을 뿐이다. 리사의 머리카락을 하나씩 넘겨보며 그녀의 정수리를 내려다보았다. 한참 만에, 그녀는 다소 말라버린 목소리로 차분하게 말했다.
"아플 거라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어요."
"미안. 많이 아팠어?"
"아뇨. 오빠가 미안할 필요는 없어요. 그리고..... 아픈 건 처음뿐이었어요. 또 좋기도 했구요."
"그래?"
"네. 상상도 못 할.... 이상한 감촉이 온몸을 기어 다니는 것 같아요. 이상하다는 게.... 꼭 나쁜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요."
내 가슴에 그녀의 숨결이 와 닿았다. 간질간질했다. 리사는 내 가슴팍 사이에 입을 대고 천천히 말했다.
"저, 나쁜 언니겠죠? 동생은 조금 전에 큰일 당해놓고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고 있을 텐데 이렇게 새치기나 하고..."
"새치기라니?"
"마리도 오빠 좋아하고 있었잖아요. 모르셨어요?"
그야 어느 정도 호감이 있다는 건 알았지만, 어느 정도까지인지는 몰랐기에 그저 고개만 끄덕일 따름이었다. 리사는 손가락을 들어 내 가슴을 쿡 찌르며 말했다.
"피이. 사실은 다 알면서 나와바리 관리 하시는 거 아니에요?"
"나와바리?"
"그런 게 있어요."
가끔이지만 리사가 쓰는 용어 중에는 내가 모르는 게 섞여 있을 때가 있다. 내 가슴을 만지작거리고 있는 리사를 보고 있노라니 아까 그 이야기가 생각났다.
"저기, 이런 거 물어도 되려나 모르겠는데...."
"말씀하세요."
"네가 말했던 대로... 너희 둘이 그런 감각을 공유하는 사이라는 건, 그러니까 그럼.... 방금 우리가 한 이걸.... 마리도 느꼈을 거란 거겠네?"
자칫 황당한 이야기로 치부할 수도 있었지만, 어쩐지 난 리사가 하는 이야기를 의심할 수 없었다. 그녀가 말하는 건 모두 사실로 믿을 수밖에 없었다. 왠지 그런 기분이었다.
리사는 아무렇지 않게 대답했다.
"그렇겠죠?"
"끄아아아. 이제 부끄러워서 마리를 대체 무슨 낯으로 보냐."
난 당황해서 어쩔 줄 모르는데 리사는 여유만만이었다.
"오빠 하고 싶은 대로 하시면 되어요."
"무슨 소리야, 그게?"
"나중에 마리를 보면..... 음. 전 여기까지만 말씀 드릴게요."
당최 무슨 말인지는 모르겠다. 일단 침대 머리맡에 놓인 티슈를 몇 장 뽑았다. 리사의 다리 사이, 바로 아래에 놓여있는 녀석을 닦기 위해서다. 그러나 리사가 제지했다.
"조금만 더 이대로 있어줘요."
"응? 응....."
다시 리사를 끌어안고 한참을 있었다. 땀을 살짝 흘린 후라 육체의 향이 평소보다 더 진했다. 알몸에 와 닿는 감촉이 싱그럽다.
리사를 만지작거리다가 문득 시선이 마주쳤다. 어쩐지 쑥스러운 기분도 들고 야리꼬리한 기분이 들어서 서로 한참을 웃었다. 한참 있다가 리사가 휴지를 가져가더니,
"제가 닦아 드릴게요."
하며 상반신을 일으켰다. 그녀는 내 아래쪽을 보더니 살짝 고개를 돌렸다. 창밖 가로등에서 흘러 들어오는 빛에 비쳐진 뒷모습, 부끄러워하는 얼굴 표정이 무척이나 귀여웠다.
리사는 내 자지를 살짝 건드려보더니 중얼거렸다.
"이게.... 정말 저한테 들어왔다구요?"
"응."
"신기해요."
서툰 손동작이지만 조심스럽게 내 것을 닦아냈다. 애정이 담긴 손길이었다.
"꺅!"
갑자기 리사가 야트막히 비명을 지르기에 이번에는 또 무슨 일인가 싶었다. 깜짝 놀라 몸을 일으키려는데 리사가 나를 못 일어나게 제지했다. 얼굴이 새빨갛다.
"이...일어나지 마요."
"왜 그러는데?"
"그게.... 그러니까...."
리사답지 않게 꽤나 당황하면서 그녀의 밑에 깔려있던 바스타월을 주섬주섬 챙겼다. 약 3초간 어리둥절했다가 이내 깨달았다. 무슨 일일지 짐작이 갔다.
그러고 보니 여태 이런 경우는 처음이었다. 뭇 여자들과 관계를 맺어왔지만, 처녀는 리사가 처음이었다. 그러니 이런 일은 처음이다.
한데 뭉친 타월을 가지고 침대에서 일어나려는 리사의 허리를 끌어안아 다시 침대에 눕혔다.
"어딜 가려고?"
"자, 잠깐만요. 그게...."
"괜찮아. 그냥 거기에 둬. 내가 나중에 치울게."
"히잉....."
강권에 이기지 못한 리사는 타월을 침대 옆 바닥에 조심스레 내려놓았다. 그러면서 내게 재차 다짐했다.
"절대 펼쳐보지 말아요. 알았죠?"
"알았어."
아마도 거기에는 리사의 혈흔이 묻어있겠지. 남자를 들었다 놨다 가지고 놀고, 이렇게 될 때까지 손도 못 대게하며 달아오르게 하다가, 정말 능숙하게 침대로 날 끌어들인 리사였다. 그런 그녀가 자신의 흔적에 부끄러워하는 모습은 어쩐지 귀엽게만 느껴졌다.
뒤로부터 리사를 안은 채로 목덜미와 귀 뒤에 키스를 이어갔다. 리사는 내 입술이 훑어 내려갈 때마다 진한 한숨을 내쉬었다.
"하아....."
손으로는 그녀의 들어간 부위와 나온 부위를 만져가며 목덜미에서 어깨를 따라 혀를 굴렸다.
"가...간지러워요."
"내가 간지럽히고 있으니까."
"흐음....."
"그냥 간지러운 게 아닌가 본데?"
"몰라요..."
몰캉하면서도 부드러운 감촉의 엉덩이가 자지를 따뜻하게 압박하고 있었다. 충분히 쉬었던 터라, 녀석은 서서히 부활하고 있었다.
다시 단단해지는 물건의 움직임이 맨 살에 와 닿는 것을 느꼈는지 리사가 손을 가만히 뻗었다. 보지 않고 손만 뻗어 녀석을 쥐었다. 살짝 쥐는 폼이 어째 엉성하면서도 꽤나 조심스러웠다. 그렇게 손가락만으로 자지를 쓰다듬어 보더니 리사가 약간 놀란 모양이었다.
"아까는 작고 말랑했는데....."
"리사가 너무 예뻐서 얘가 한 번 더 들어가고 싶대."
"아이, 차암...."
리사는 거절하지 않았다. 내가 다시 그녀를 눕히고, 그 위로 올라탔을 때에는 확실히 아까보다 덜 부끄러워했다. 덕분에 두 번째 진입은 아까보다 수월했다. 여전히 리사가 자꾸 움츠러드는 통에 좀 애를 먹기는 했지만, 또 한 번의 뜨거움을 맛볼 수 있었다.
폭풍처럼 이어진 두 번째 행위 후에는 둘 다 기진맥진하여 침대에 드러눕고 한참동안 말이 없었다. 내 팔을 베고 누운 리사는 한참 숨을 헐떡이면서 말했다.
"정말... 오늘 밤은 평생 못 잊을 거예요. 정말 고마워요. 오빠."
"고맙다니...."
고맙기야 내가 더 고맙겠지. 리사를 끌어안았다. 이마에 입을 맞추고, 그대로 한 번 더 안아주었다. 그리고 전부터 궁금하던 걸 물어보았다.
"그러고 보니 병원에서는 왜 그렇게 대한 거야?"
"뭐가요?"
"뭐긴... 나한테 키스만 허락하고는 이렇게 까지는 안 했잖아."
"의사 말 못 들었어요? 일주일동안은 절대 안정 취하라고 했잖아요. 발목 잘못되면 어떻게 하려구요? 그래서 제가 참았죠."
"그런가?"
나만 참은 게 아니었구나. 하아. 하긴 지금만 해도 석고를 댄 발목의 묵직한 느낌 때문에 움직임이 전처럼 매끄럽지는 않았다.
그렇게 꼭 끌어안고 있다 보니 그녀의 몸냄새에 취해 다시 발기했다. 허벅지에 와 닿는 물건을 느낀 리사는 눈을 동그랗게 떴다.
"또... 또요?"
내가 고개를 끄덕이자, 그녀는 살짝 한숨을 내쉬었다. "어휴."
그렇지만, 거부하지 않고 나를 끌어안았다. 그렇게 그녀의 안으로 나를 몇 번이고 날려 보냈다. 우리의 밤은 길고도 짧았다. 새벽이 다가오는 것도 모를 정도로 우리는 몇 번이고 어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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