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더블데이트-399화 (399/4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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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ute 3

시간이 흘렀다.

리사가 아이를 낳고, 내가 두 아이의 아빠가 된 지 2년이 지났다. 난 다시 분만실 앞에 서 있게 되었다. 다시 온 분만실 앞의 풍경은 예전과 비슷하면서도 아주 조금 달라져 있었다. 그때 리사가 출산할 때는 나와 마리, 아버지와 엄마, 예린 이렇게 다섯명이 있었지만, 지금은 마리 대신 리사가 서 있고 전에 없던 두 녀석이 사방을 휘젓고 뛰어다니고 있었다.

"가을아! 겨울아! 엄마가 그거 만지면 안 된다고 했잖아."

리사가 열심히 제지해도 소용없다. 한 녀석을 쫓아가면 다른 녀석이 일을 벌였다. 한 녀석을 잡아놓고 있노라면 다른 한 녀석이 풀려나서 난리를 피웠다. 평소라면 리사뿐만 아니라 마리까지 나서서 한 녀석씩 잡아놓겠지만, 지금은 그녀 혼자인지라 무리였다. 나도 도울까 하다가 이내 손을 놓았다. 어찌 된 일인지 나는 애 보기에 영 재능이 없었다. 내가 안아 올리면 울음을 터트리거나 날 꼬집고 도망가는 게 예사였다. 리사는 내가 안 도와주는 게 도와주는 거라며 육아에서 손 떼라고 명령했다.

한 놈도 아니고 두 놈이 스테레오로 떠들며 온 복도를 들쑤시고 다니는 광경에 골치가 아파왔다. 엄밀히는 놈이 아니라 "년"이지만 이놈들 하는 짓 보고 있노라면 여자애들 맞나 싶은 생각이 절로 들었다.

다들 가을이와 겨울이의 생김새를 보곤 엄마를 쏙 빼닮았다고 하며 그 미모를 칭송해 마지않지만, 딱 5분만, 더도 덜도 말고 딱 5분만 놈들이 하는 짓을 보고 있자면 대번에 엄마가 사실은 리사 아니고 마리 아니냐고 물어보곤 한다. 그 정도다.

"하부지! 하부지! 엄마가 맴매할라 그래!"

"살려됴! 살려됴!"

현역에서 물러나긴 했지만, 여전히 부산의 지하경제 및 뒷골목 전체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아버지가 이제 갓 두 돌 지난 녀석들의 놀이터가 되고 있었다. 막무가내로 올라타고 매달리고..... 그저 허허 웃으며 다 받아주고 있는 아버지의 태도가 그런 경향을 더욱 부추겼다.

아이들을 쫓아다니던 리사는 애들이 할아버지에게 매달려서 혀를 내밀고 있는 광경을 보곤 허리에 손을 올리고 한숨을 푹 내쉬었다.

"아버지! 그런 거 자꾸 다 받아주지 말라니깐요. 제가 몇 번을 말해요."

"다 이러면서 크는 거지 뭘 자꾸 혼내기만 하려고 해?"

"아이 참...."

아버지와 리사의 충돌은 이제 전혀 새삼스럽지 않다. 하루에도 몇 번씩 되풀이되는 광경이니까 말이다. 그리고 이쯤 되면 늘 그렇듯이 리사가 어쩔 수 없는 절대 중재자가 나서고....

"리사야. 내가 나중에 따로 혼내줄게. 응?"

"예, 어머니."

엄마가 나서면 제아무리 리사라도 꼼짝을 못 했다. 백당의 숨은 권력자니 뭐니 하는 이야기도 여기서는 무용지물이다. 왜냐하면 우리 엄마는 리사에게 있어 계모이자 이모이며 동시에 시어머니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예전에 엄마와 죽이 잘 맞았던 것처럼 지금도 여전히 사이가 좋긴 하지만, 엄마가 아버지 편을 들기 시작하면 리사도 손을 들어버렸다.

"방금 불이 켜졌습니다."

예린의 목소리에 모두 출산 알림등을 올려다보았다. 거기에는 아기 그림이 그려져 있고, 뒤에 불이 켜지면 낳은 사실을 알려주게 되어 있었다. 불이 하나 켜졌지만, 다들 또 기다렸다.

리사를 돌아보며 물어보았다.

"다음 애도 바로 나오나?"

이미 쌍둥이를 출산한 경험이 있는 분께 여쭤 보는 거다. 리사는 고개를 갸웃거리다가 이내 좌우로 흔들었다.

"생각이 하나도 안 나요. 그땐 정말 뭐가 뭔지...."

"그렇기도 하네...."

나도 그때 마리에게 머리채를 죄다 뽑히는 중이라 경황이 없기는 마찬가지였다. 리사 대신 다른 사람이 여기에 대답했다.

"가을이가 23시 19분생이고 겨울이가 28분생입니다. 9분 차였죠."

우리 아이들의 대모이자 명실 공히 수호천사인 예린이 차분한 목소리로 이야기했다.

"그걸 기억하고 있단 말이야?"

예린은 어깨를 으쓱했다. 그녀는 푸른 눈을 들어 다시 출산알림등을 바라보았다. 이제 그녀는 선글라스를 끼지 않는다. 예린은 가을이와 겨울이가 아직 옹알이를 하던 시절부터 가끔 애를 보곤 했다. 근데 어찌 된 일인지 그녀가 선글라스를 끼고 있기만 하면 애들이 그대로 목 놓아 울어버리는 통에 결국 선글라스를 포기해야만 했다. 푸른 눈을 그대로 드러내기로 한 그녀의 결정은 이전부터 그녀를 알던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나는 넌지시 컬러렌즈를 권했지만, 예전에 그녀가 내게 말했던 이유는 여전히 유효했다. 태호가 그러면 애보기를 포기하면 안 되냐고 물었더니 예린이 조용하게 되물었다고 한다. "죽을래?"

그다음부터 예린이 애보러 간다고 하면 태호는 알아서 그녀의 업무까지 도맡았다. 그렇게 푸른 눈의 그녀가 조직의 2인자로 군림하고 있는 걸 보고 외부에서는 "글로벌 백당"이라는 오해를 가끔 했다. 아주 틀린 오해만은 아닌 게 요즘 점차 해외쪽 지분을 넓혀가는 중인데 그 중심에는 예린이 있기 때문이었다.

이래저래 조직은 잘 굴러가고 있다...

"아, 켜졌네요."

불이 한 번 꺼졌다가 다시 켜졌다. 이로써 "다" 나온 셈이었다. 몇 달 전 초음파를 찍으러 갔을 때 이미 알게 되긴 했지만, 새삼 신기하고 놀라웠다. 리사와 마리 둘 다 나란히 쌍둥이를 낳다니 말이다. 둘 다 딸 쌍둥이...

"축하한다. 이제 애 넷 딸린 아버지가 되었군. 딸만 넷이라... 딸 부잣집, 좋지."

"감사합니다....라고 말해도 되나요?"

이렇게 말하며 아버지를 빤히 바라보았더니 그는 머리를 감싸 쥐고 고개를 저었다.

"하아. 됐다. 더는 말하지 말거라."

"예."

내 어깨를 두드리던 아버지는 고개를 돌려 한숨을 푹 내쉬었다. 당신의 아들과 딸들이 저지른 죄악을 당신께서 다 안고 가시겠다며 요즘 성당에 나가고 계시다는 데 그걸로 과연 마음이 편해지는 건지 어쩐지는 내가 알 수 없었다.

2년 전, 리사는 물론이고, 마리까지 나와 있겠다는 선언을 했을 때 그는 이미 상당 부분 체념을 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허락은 의외로 쉽게 떨어졌다. 나중에 그 이유를 물었더니 반대라도 했다가는 또 집 나가서 4년 동안 안 돌아오면 어쩌느냐 라는 체념 섞인 대답을 주었다.

대놓고 선언까지는 안 했지만, 예린이도 우리 집에 머물고 있었고, 가끔 나와 밤을 보냈다. 아버지도 거기까지 알고 계신 것 같았지만, 이 점에 대해서는 아예 가타부타 언급이 없었다. 나도 특별히 이야기를 꺼내진 않았다.

공식적으론, 내게 부인은 김리사 한 명 뿐이다. 공식적으론.

"김리사 산모 남편 분! 들어오셔도 돼요."

간호사가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여기 서 있는 리사에게 눈짓을 하곤 분만실을 향해 걸어갔다. 복도를 걸으며 생각했다.

내겐 이미 리사가 낳은 두 딸이 있다. 이제 마리가 낳아 새로 생긴 두 딸. 얘네를 어떻게 내 자식으로 만드냐를 두고 가족회의를 열었다. 여러 가지로 고민해보았지만, 방법은 많지 않았다. 법적으로는 내가 리사의 남편이 되어있으므로 그 호적에 넣기 위해서 아이들 엄마를 리사로 하자는 결론을 내렸다. 방금 세상에 태어난 두 아이의 출생증명서에 엄마 이름이 리사로 올라가게 될 것이다.

마리에게 서운하지 않냐고 물었더니 녀석은 고개를 저었다.

"내가 낳았다는 사실이 어디 가는 게 아니니까. 괜찮아요."

그러면서 마리와 리사는 손을 꼭 잡았다.

물론 키우기야 어차피 지금 가을이와 겨울이가 그러하듯 리사와 마리가 같이 키우겠고 젖은 지금 젖이 나오는 친엄마가 먹여 키우게 될 것이다. 이런 건 별로 어렵지 않다. 우리 모두 암묵적으로 합의한 사항이므로.

그러나 무엇보다 나중에 아이들이 충분히 자랐을 때 이 집안의 복잡한 내력에 대해서 이야기해줘야 한다는 건 참 두려운 일이었다. 정말 어려운 일이었다.

우리 아이들이 그것을 과연 쉽게 이해해줄 수 있을까. 왜 자신들은 친할아버지, 외할아버지 구별이 없이 그냥 할아버지만 계신지. 서류상의 엄마와 이모가 또 어떤 사이이고 자신들의 친모가 또 어떤 사람인지 말이다. 세상이 우리 사정을 알게 된다면, 아무도 이해하지 못할 것이고, 도덕적인 비난까지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아이들에겐 언제 알려주어야 할까.

물론 쉽게 이해해주리라 생각지는 않는다. 세상이 날 이해하지 못하는 것처럼 나 역시 날 이해하지 못하겠으니까. 다만 아이들이 세상에서 드러낼 수 없는 관계를 가진 자신들의 부모를 비난하고 욕한다면 그것은 마땅히 모두 내가 감내해야 할 것이다. 그런 각오에도 불구하고 내가 사랑하는 나의 아이들이 날 비난한다는 건 생각만으로도 끔찍한 일이었다.

법적으로는 아무렇지 않다고 해도, 실질적인 근친혼을 치른 형벌은 그렇게 내 평생 유효할 것이다. 시간은 지금도 흐르고 있고 언제고 찾아올 그 두려운 순간은 점차 나를 압박하고 있었다. 그렇기에 나는 더욱더 지금 이 순간,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하고 있는 이 순간만큼은 아무런 방해도 받고 싶지 않았다. 더욱 몰두하고 싶었다.

나, 최한석이자 내심 김한석이라고도 생각하고 나 자신.

나는 지금 백당의 1인자가 되어 있다. 1인자. 말은 좋다. 그렇지만 실권은 아무것도 없다. 아무런 실권이 없는 1인자. 이 점에 대해서는 아무도 토를 달지 않는다. 심지어 나 자신조차도 말이다. 그러나 외부로 나가는 모든 서류에 내 사인이 되어야 나가고 있기에 표면적으로는 모든 것을 컨트롤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사실 내가 컨트롤 하고 있는 건 딱 두 사람이다. 하나, 나라는 존재를 통해 권위가 유감없이 발현되는 숨은 권력자인 리사. 그리고 우리 조직의 2인자인 예린이 리사를 제외하고 유일하게 말을 듣는 사람이 나다. 그렇다고 어디 무슨 파를 치고 오라든가 누구를 잡아오라든가 그런 명령을 내가 내리진 않는다. 그런 걸 하는 사람은 따로 있다.

내가 리사나 예린에게 내리는 명령은 이따 저녁에 갈 테니까 좀 더 섹시한 속옷으로 갈아입고 있으라든가 지난번 그 술이 좋았으니 또 먹자는 소리 같은 것이다.

다만, 이쪽 세계에서는 "한석을 건드렸다가는 리사를 화나게 하고 미친 예린을 불러들여서 다 끝장난다"라는 확인 안 되는 소문이 흐르고 있는 모양이었다. 그 덕분인지 어떤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아무런 탈 없이 편입과정을 거쳐 예전 하던 공부를 계속하고 있었다. 납치 같은 건 더 이상 당하지 않는다.... 참 다행이다.

지금은 부산에 있는 한 국립대학교에서 석사 과정을 밟는 중이었다. 이 과정이 끝나면 우리가 맡고 있는 한 업체로 내년쯤에 들어가 병특 과정을 수행할 예정이다. 내 논문을 가지고 낙서를 해대거나 연구 자료를 입력하고 있던 컴퓨터 전원을 확 내려버리는 쌍둥이 악당이 유일한 방해 요소라면 요소랄까.

아아. 물론 세 명의 여자의 방에 골고루 들어가야 하는 밤의 일도 절대 쉽지 않은 일이기도 했다.

나는 교회에 나가지도 않고 성당에 나가지도 않지만, 조물주가 일주일을 7일로 만든 이유를 알게 되었다. 리사에게 4일. 마리에게 2일. 예린에게 하루를 가라고... 그래서 7일이다. 나는 말을 잘 듣는 남편이라 리사가 세운 스케줄대로 그냥 노말하게 한 명씩만 상대하고 있다. 이게 정말 노말한 관계인지 아닌지는 제쳐두고서라도.... 언제고 분위기 좋은 날은 다 같이 어울리기도 하지만.... 그런 일은 자주 있지 않았다.

마리가 있는 분만실에 도착했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침대에 누운 마리가 보였다. 다가가 손을 잡아주고, 이마에 입을 맞춰주었다.

"수고했어."

"애들은요?"

"간호사가 씻기러 갔어."

땀에 흠뻑 젖은 마리를 보고 있노라니 대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강보에 싸인 두 아이를 간호사가 안아서 데려왔다. 마리가 몸을 일으키는 것을 도왔다. 마리가 한 명을 받아들고 내가 남은 한 명을 들고 있었다. 마리는 두 아이를 번갈아 보며 말했다.

"걔가 봄이고 얘가 여름이 맞지?"

내가 안고 있는 애는 1이라고 적힌 팔찌를 차고 있었고, 마리가 안고 있는 애는 2라고 적힌 팔찌를 차고 있었다. 내가 안고 있는 쪽이 언니인 모양이었다.

"정말 이름을 그렇게 지을 거야? 그냥 태명만 그렇게 하기로 한 거 아니었어?"

"가을이랑 겨울이 보면서 이름 참 이쁘다고 생각했거든. 나도 계절이름으로 하고 싶었어."

최가을, 최겨울. 그리고 최봄과 최여름. 이렇게 나는 한 계절을 전부 데리고 있게 되었다.

리사가 두 아이를 낳았던 때는 겨울이었다. 그러나 그 이전에 우리가 이름도 붙이지 못하고 잃었던 한 아이가 있었다. 그 아이를 떠나보냈던 때가 가을이었다. 그래서 리사가 훗날 낳은 쌍둥이에게 가을과 겨울, 이름을 그렇게 지었다. 이 사정을 마리에게 이야기했더니 녀석은 자기도 어느 정도 눈치 채고 있었다는 듯이 고개를 가만히 끄덕일 뿐이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리사와 마리 간의 "링크"가 있을 때의 일이었다.

리사가 겪었을 그 아픔과 고통을 고스란히 함께 겪었을 마리를 생각하니 마음이 짠해졌다. 녀석은 리사의 단순한 쌍둥이 동생이 아니었다. 그림자이면서, 분신이었다. 적어도 링크가 사라지기 전까지는, 그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또 달랐다. 자신의 의지로 이런 인생을 선택했고, 그에 대한 후회는 없어 보였다.

마리는 날 보며 웃었다.

"왠지 억울해."

마리가 갑자기 투덜거렸다. 왜 그러냐고 물었다.

"난 언니 진통 느낄 때도 똑같이 아팠는데 지금 언니야는 하나도 안 아플 거 아냐?"

"그...그야, 뭐. 그렇겠지. 하하."

리사가 아이를 낳고 얼마 지나지 않아 두 사람은 깨닫게 되었다. 두 사람의 "링크"가 사라졌다는 걸 말이다. 오랜 기간 공유해온 감각이 하나 사라졌다는 점에서 두 사람은 한동안 꽤 혼란스러워했다. 아무도 갖고 있지 않지만, 자신들은 분명하게 가지고 있던 그 "공감각"이 어느 날 흔적조차 없이 사라지자 리사와 마리는 시각이나 청각을 갑자기 잃은 사람처럼 굴었다.

그러나 두 사람은 도리어 잘 되었다며 한참 후에 자신들의 생각과 두 사람이 내린 결론을 고백 했다. 이전에는 자신이 가졌던 나에 대한 감정이 자기 혼자만의 것인지 상대가 가지고 있는 감정이 자신에게 중첩된 것인지 혼란스러웠지만, 이제는 명확해졌다는 것이다.

공유가 사라진 후에도 마리는 여전히 날 좋아한다고 했다. 리사 역시 이에 합의했다. 두 사람의 협의 하에 그녀들은 날 "공유"하기로 결정했다. 그렇게 난 그녀들이 공유하는 "남편"이 되었고, 때에 따라서 예린에게 "대여"되었다...

다만, 지난 해 가을이가 돌잔치 후에 감기로 앓아 누울 때 감기 걸리지도 않고 멀쩡하던 겨울이도 뒤따라 드러눕는 것을 보며 "링크"가 이제 어디로 갔는가 유추해 볼 따름이었다.

마리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때, 간호사 두 명이 신생아를 눕힐 카트를 끌고 왔다. 그리고 우리에게 아기들을 받아갔다.

"회복실로 옮길게요. 남편 분은 물러나 주세요."

"아, 예."

마리가 실린 침대가 분만실을 나섰다. 문이 열리자, 밖에서 기다리고 있던 모두가 마리에게 덕담을 건넸다.

이모가 누워 있는 침대가 움직이는 게 재미있어 보였는지, 여기에 한사코 매달리려는 가을이와 겨울이를 뜯어 말리고 있던 리사가 날 보더니 싱긋 웃었다.

리사에게 다가갔다. 그녀가 내미는 손을 잡았다. 나머지 한 손으로는 침대를 쫓아가려는 가을이를 붙들었다. 리사가 겨울이를 붙잡는 게 보였다. 그렇게 나란히 손에 손을 잡고 연결된 우리 네 가족은 새 가족을 맞이하기 위한 걸음을 내딛었다. 복도를 따라 걷는데, 문득, 어떤 노래 하나가 생각났다.

아버지가 좋아한다던 [You are everything to me]. 당신이 오직 내게 전부라던 그 달콤하고도 씁쓸한 사랑 노래.

이젠 그 노래를 떠올릴 때마다 예전과는 다른 의미로 생각한다. 영어에서 You는 단수인 동시에 복수였다. 당신이 아니라 당신들. 하나가 아닌 모두.

당신들이야말로 나의 모든 것이다. 사랑하는 나의 모든 가족. 그녀들과 그녀들이 낳은 아이들과 나는 살아간다. 그렇게 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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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uble 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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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블데이트 김리사 Normal Route End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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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남은 루트는

Route 1 : (아마도 명희 루트?)

Route 2 : (아마도 명희 루트? 얘는 왜 루트가 두 개일까 잘 생각해보세요.)

Route 6 : (아마도 효진 루트겠지요?)

셋 중 하나로 잘 골라주세요.

뜰이나 설정에 가시면 여태까지의 스토리를 순서도로 정리한 이미지가 있습니다.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앞으로 Route 3 후일담과 캐릭터 외전 하나 더 연재한 후 선택하신 루트로 접어들겠습니다.

몇 주 쉬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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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 25회 - 학교에서 리사를 처음 만나고 돌아오는 장면입니다. 분기점은

- 명희를 찾지 않는다 (선택완료)

- 명희를 찾는다 → Route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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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 34회 - 마리, 리사와 식사하고 난 후입니다. 분기점은

- 지혜에게 연락한다 (선택완료)

- 명희에게 연락한다 → Route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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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 41회 - 유진이와 통화를 끊은 후 입니다. 분기점은

- 유진에게 바로 간다 (선택완료)

- 유진에게 나중에 간다 → (선택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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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 50회 - 지혜의 결혼식입니다. 분기점은

- 지금 바로 올라간다 (선택완료)

- 나중에 올라간다 (선택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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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 58회 - 선영의 전화를 받은 후입니다. 분기점은

- 선영의 부탁을 거절한다 (선택완료)

- 들어준다 (선택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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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 68회 - 학교에서 교생 일을 하고 있는 한석입니다. 분기점은

- 선영의 집을 일요일에 찾아간다 (선택완료)

- 지금 바로 간다 (선택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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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 88회 - 종로에서 전화기를 들고 있는 한석입니다. 분기점은

- ROSE에 전화한다(선택완료)

- 효진에게 전화한다 → Route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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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203회 - 감옥에 갇힌 한석, 잡혀가는 사람이 누구인지에 따라 분기점은

- 송화가 잡혀간다 (선택완료)

- 소란이 잡혀간다 (선택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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