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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전] 부도덕한 여교사
"이...이게 뭐하는 짓이야. 이거 안 놔?"
뿌리치려 하였지만, 날 붙들고 있는 한석의 결박은 단단했다. 여자는 우아하기까지한 표정을 지으며 내게 말했다.
"한석 씨가 제게 고민을 털어놓더군요. 자신의 담당 사수가 자신을 좋아하는 것 같다고... 그런 동시에 자기를 미워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말이에요. 전 그 고민을 들어주는 척하면서 나름대로 제 욕심을 채워보고 있었어요. 당신이 찾아오기 전까지 시간은 충분할 거라 생각했는데, 제 계산이 약간 어긋났군요. 후후."
여자는 손가락을 세워 조심스럽게 움직였다. 내 목덜미를 따라 내려간 그 손가락은 봉긋한 가슴 가운데에 멈추어 꾹 누른다. 그녀가 내게 물었다.
"이 안에, 욕정이 담겨 있지 않나요? 어때요?"
"요...욕정이라니..."
분명 내 얼굴을 벌겋게 달아올랐을 것이다. 이름도 모를 그녀가 아무렇지 않게 털어놓는 이야기들은 틀린 이야기가 아니었다. 그래, 내가 한석을 보고 좋아하다는 마음을 품었다. 그런 동시에 답답하기까지한 그의 태도에 상처받고 있었어.
그렇지만 그걸 대체 어떻게 오늘 처음 본 여자가 모조리 꿰뚫어본다는 걸까..... 게다가 이 여자는 내가 찾아오리란 것도 알고 있었다. 대체 어떻게?
"어때요. 이 정도면? 충분하려나요? 선생님? 이 정도면 여기서 함부로 도망가거나 반항하기는 어려울 정도로 충분히 벗긴 셈이죠?"
여자는 내 등 뒤에 있는 한석을 향해 말했다. 한석이 고개를 끄덕이는 게 느껴졌다. 여자가 말한 선생님이란 호칭은 날 향한 게 아니라 한석을 부른 것임을 알았다.
"후후. 귀여운 분. 제 사무실이지만, 몇 시간이고 빌려드리겠어요."
내 블라우스 단추를 모두 풀어내고, 치마의 지퍼를 내리는 등... 날 거의 반나신 상태로 만들어놓은 여자는 내 뺨에 대고 가볍게 입을 맞추었다.
"그런 동시에 최한석 선생님도 그쪽에게 빌려드리도록 하죠. 잘 쓰고, 반납하세요?"
내가 무어라 대답하기도 전에 그녀는 몸을 돌려 사무실 밖으로 나갔다. 이게 어떻게 돌아가는 것인지 내가 제대로 인지하기도 전에 내 몸이 번쩍 들렸다. 날 들어 올린 사람은 한석. 그는 나를 들어다 소파에 눕히며 말했다.
"이제야 둘만이 되었네요? 유미가 그렇게 말했을 때, 살짝 긴가민가하긴 했는데 역시... 송 선생님이 절 찾아 이렇게 오시는 거였군요."
그리고 내게 입을 맞췄다. 짧지만 달콤했다. 입술을 떼어내며 그는 이렇게 말했다.
"아니. 밖에서는 그렇게 부르지 말라고 했었죠? 누나."
아아.... 그가 날 부르는 호칭. "누나"에 나도 모르게 몸에 힘이 쭉 빠져버리고 말았다. 한석을 올려다보며 물었다.
"갑자기... 왜 이러는 거야. 한석... 넌 이런 애가 아니었잖아..."
"이런 애라니? 그건 어떤 애를 말하는 거죠?"
한석은 날 내려다보며 빙그레 웃고 있었다. 그러면서 그의 손은 자신의 바지춤을 풀고 있었다. 그가 무얼 하려는 건지 내심 알고는 있었지만, 아무런 제지도, 반응도 할 수 없었다. 그저 뒤로 물러나듯 꿈지럭거리며 두서없는 말을 늘어놓을 뿐이었다.
"넌 좀 더 착하고... 매너 있고... 선량한...."
한석의 바지가 내려갔다. 이제 그의 하반신을 가리는 건 검은색의 면팬티뿐이다. 가운데를 뚫고 나올 것처럼 솟아있는 형태가 무엇을 뜻하는지 알게 된 나는 다리 사이가 저릿해짐을 느꼈다.
"지훈이처럼 말인가요?"
"뭐!"
한석의 입에서 흘러나온 동생의 이름에 난 경악하고 말았다. 그가 어떻게 그 이름을....
"너가 어떻게 그 이름을...."
"글쎄요."
한석은 팬티를 마저 내렸다. 단단하게 우뚝 솟은 그의 물건이 내 얼굴 앞에 드리워진다. 커다란 방망이처럼 빳빳한 그것은 끄트머리에 살짝 액이 나와 있을 정도로 흥분되어 있었다. 육봉 전체에 번들거리는 액이 묻어 있는 건 아마도...
"지금 원하는 걸 말씀해보세요. 만약 제가 지금 하는 짓이 옳지 않다고 생각하면 옷을 도로 입으라고 말하세요. 그러면 전 다시 옷을 입고, 누나를 집까지 데려다 드리겠어요. 그렇지만, 다른 걸 원하고 계시다면... 그걸 말씀하세요. 전 무엇이든 들어드릴 수 있어요."
한석의 목소리는 낮고도 진중했다. 그는 거짓말에 능숙하지 않은 사람. 목소리마다 담겨 있는 진심을 곧바로 알아차릴 수 있었다.
내가 그를 원하지 않는다는 거짓말을 말하면... 그는 그걸 그대로 믿고 날 여기서 내보내 줄 것이다. 미리 말한 대로, 집까지도 고이 모셔다 줄게 분명했다.
그러나.
난 그걸 원하지 않았다.
"난.... 난.... 내가 원하는 건...."
여기가 술집 사무실이라는 사실, 내가 교사라는 사실, 한석은 내 담당 교생일 뿐, 결코 내 남자가 아니라는 사실. 모든 사실을 잊고 나는 말했다. 분명하게 말했다.
"널 원해."
한석은 말없이 팬티를 내렸다. 마치 대답처럼 우뚝 솟은 그 물건은 끄트머리에 맑은 액을 묻힌 채 나를 향해 단단하게 솟아있었다. 불쑥 내 앞까지 도달한 그것을 차마 외면할 수 없었다. 자석에 이끌리듯 입을 벌려 그것을 입에 머금었다.
"웁...웁...."
뜨겁다. 달궈진 쇠몽둥이처럼 뜨거운 것이 내 입안을 가득 채웠다. 너무 오랜만에 빨아보는 거라 제대로 삼키질 못하겠다. 그때는 어떻게 했더라.... 기억조차 나지 않을 만큼 먼 과거였다.
다행이라면 한석이 허리를 움직이거나 하는 게 아니어서 내 스스로 머리를 앞뒤로 움직이면서 조절할 수 있었다는 거. 내 머리카락을 쓰다듬는 한석의 손길. 그 위로 그의 목소리가 들렸다....
"지난번, 누나네 집에 갔을 때... 그때 아주 많이 취했잖아요? 사실 제가 마음만 먹으면, 누나를 품을 수 있었어요. 누나도 남자를 원하고 있었죠. 그렇게 우리 둘은 거의 할 뻔했죠. 그런데 누나가 어떤 이름을 부르더군요. 지훈이라고... 그 바람에 저는 하던 걸 멈추었습니다. 잠깐 멈춘 중에 누나는 토했구요. 그걸 치우면서 기분이 좀 진정되었어요."
"웁...웁...."
내가 무어라 대답을 하려고 고개를 빼내려고 들면 한석이 머리를 살짝 눌러 빼내지 못하게 했다. 마치 그는 내 입을 막기 위해 그걸 물린 것 같아보였다.
"기분이 좀 묘하더군요. 누나는 그때 지훈이라는 이름과 제 이름을 번갈아 불렀고, 그런 동시에 누나라는 말을 계속 했어요. 처음에는 그저 아는 동생인가, 아니면 전에 사귀던 분이 연하였던가 하고 생각했지만, 어쩐지 기분이 묘했죠. 그래서 제가 아는 사람을 통해 누나가 말한 사람이 누구일까 한 번 수소문해보았어요. 일요일에 어디 멀리 갔다 온 건... 그 사람을 만나느라였구요. 역시 강원도는 좀 멀더군요."
"웁! 웁!!...."
강원도의 그 사람이라니... 지금 한석이 말하는 건...
"그에게 모든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설득하느라 시간이 좀 걸렸고, 덕분에 학생과의 부적절한 데이트도 못 하게 되었지만요."
"웁!!"
가슴이 터질 것 같다. 지금 한석이 말하는 사람은...
"그래요. 누나의 친동생이자... 그리고 한때는 당신의 섹스 파트너이기도 했던 송지훈 말입니다. 그를 만나고 왔지요."
"웁...우웃... 푸-"
내 머리를 누르던 압력이 사라졌다. 난 황급히 입안에 든 것을 빼내고 한석을 올려다보았다. 그의 얼굴 표정을 살폈다. 웃는 듯, 혹은 우는 듯한 그 표정에서 그의 본심을 알기 어려웠다. 엄청난 이야기를 아무렇지도 않게 늘어놓은 그를 보면서 난 대체 어떤 표정을 지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한석... 그럼.... 내 과거를.... 다 알고 있었던 거야?"
한석은 고개를 끄덕였다. 약간은, 아주 약간은 슬픈 것도 같았다.
"그는 지금 후회하고 있다고 했어요. 당신에게 사과하고 싶다고도 했고... 그런 동시에 다시 보고 싶다는 말도 했습니다. .... 그런 관계가 아니라 누나와 동생으로요."
"흑...."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흘러내렸다. 한석은 몸을 굽혀 내 얼굴에 흐르는 눈물을 핥아주기 시작했다. 그날 밤, 내가 동생에게 했던 것처럼. 마치 상처 입은 짐승을 보듬어주는 것처럼... 그의 혀가 내 눈물을 닦아주었다. 그리고 속삭였다.
"울지 마세요. 당신은 충분히 괴로워했잖습니까."
"흐흑...흑...."
누구에게도 털어놓을 수 없었던 이야기. 나 자신의 엄청난 스캔들인 동시에 우리 가족의 엄청난 비밀이었다. 그걸 한석이 다 알아버렸노라고 말하고 있는데도 난 생각보다 크게 놀라지 않았다.
왜일까.
오히려 안도하고...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다른 사람도 아닌 한석이 그걸 알게 되었는데도, 난 일종의 편안함마저 느끼고 있었다. 동생을 유혹해서 침대로 끌어들인 누나, 그런 과거를 가진 여자를 앞에 두고도 한석은 차분했다.
"지훈 씨는 그렇게 되고 난 이후 당신에게 계속 미안했다고 합니다. 누나가 가족에게 버림받은 것처럼 되어서... 그게 다 자기 때문인 것 같다고..."
"아니야.. 아니라고... 내가.. 내가 가족을 버린 거야..."
한석이 날 점점 더 핥았다. 내 눈물이 아니라, 나 자체를 그대로 삼켜버릴 것 같았다. 아니다. 내가 그를 삼킬 차례였다.
"날... 누나라고 불러줘. 날...."
한석은 내 기대에 부응했다. 소파에 누운 날 올라탄 그는 자신의 몸을 내게 실으며 속삭여주었다.
"누나..."
그리고, 그가 내 안으로 들어왔다. 단단하고 뜨거운 물건이, 잔뜩 젖어있는 내 안으로 깊숙하게 파고들었다. 들어오는 순간 알 수 있었다. 지난 몇 년간 내가 왜 그리 괴로워했는지, 내가 왜 그렇게 아쉬워했는지 말이다. 채워지지 않은 갈망이 채워지는 순간은 환희로 가득했다.
"하윽...흑...."
뜨겁고 단단한 것에 꿰뚫리면서, 내 머릿속에서는 지난 일들이 주마등처럼 펼쳐졌다.
나, 송지애.
난 아버지의 자랑스러운 딸이었다. 교육자로서 평생을 바친 아버지는 비록 딸이지만 가장 똑똑하고 영리한 첫 딸을 자랑스러워했다. 당신께는 나 말고도 세 명의 자녀가 더 있었지만, 장녀를 제외하고는 모두 마음에 들지 않아 하셨다.
예술인지 뭔지 한답시고 밖으로만 내도는 둘째 딸은 일찌감치 포기하셨고, 명랑하지만 먹는 것만 밝히는 셋째 딸도 안중에 없으셨다. 그렇지만 늦게 얻은 아들에게는 무관심으로 대하지 않았다. 아니, 되레 관심이 너무 많아 문제였다. 아들임에도 불구하고 항상 장녀보다도 못 한 성적을 내는 것에는 불같이 화를 내셨다.
동생과 나는 열 살이나 차이 났고 단 한 번도 같은 종류의 학생이었던 적이 없다. 그 아이가 국민학생일 때 난 이미 대학생이었고, 그 아이가 중학교에 진학할 때는 이미 난 임용고시에 붙어 선생님 일을 하고 있었다. 그러나 아버지가 보시기에 그 둘은 마치 지금 같은 학교라도 다니는 것인 양 늘상 비교의 대상이었다.
[네 누나를 봐라! 네 누나가 너만한 나이 때는 이미 전교 수석이었어!]
[네가 이러고도 대학을 가겠냐!]
[네 누나의 절반만 닮아봐라! 이 쓸모없는 녀석아!]
[못난 녀석! 그러고도 밥이 넘어가냐!]
지훈이에게 쏟아지는 폭언과 폭력은 점점 내 마음에 짐이 되었다. 시험 성적표라도 나오는 날은 집에서 푸닥거리 하는 소리가 났다. 밤이 되면 약상자를 들고 동생의 방으로 찾아가 옷을 벗기고 몸 구석구석 약을 발라주곤 했다. 작디작은 그 아이의 몸에 때릴 게 뭐 그리 많은지.... 늘 궁금했다. 안쓰럽고 슬펐다.
그렇게, 나는 내 동생의 몸을 매일같이 어루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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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편에서 지애가 한석을 보고 했던 말들은 전부 이런 맥락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