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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전] 부도덕한 여교사
"문란하다고요?"
빙긋 웃어 보이는 한석을 향해 나도 모르게 소리를 질렀다.
"그래! 문란해! 어쩜 남자가 지조도 없이 이랬다저랬다 할 수 있어!"
"이랬다 저랬다 한 적 없어요. 전 아직 누구와도 사귀는 사이가 아니니 딱히 한 사람에게 얽매일 필요가 없잖아요."
"그래도 그렇지."
그러자 한석이 자리에서 일어나 내게 바싹 다가왔다.
"그럼, 누나가 제 애인 하겠어요?"
"뭐?"
"제 애인이요. 예전에 한 번 저한테 그러셨죠? 누나한테 애인 없으니 관심 있으면 저한테 한 번 해보는 게 어떠냐고. 그때는 바로 대답을 못 했지만, 지금 해드리죠. 어때요. 저란 남자. 아니, 저란 동생... 한번 사귀어 보는 건?"
한석이 내게 바싹 다가오기에 나도 모르게 고개를 돌렸다.
"..........싫어. 나 말고도 다른 여자한테 그러는 한석은...."
그러나 한석은 손을 들어 내 얼굴을 다시 돌렸다. 자기를 보게 했다. 그 눈빛과 마주치고 나니 가슴이 떨리고 말을 더 이을 수 없었다. 한석이 천천히 말했다.
"누나가 사귀자고 한다면, 한 눈 팔지 않을게요."
"진심....이야?"
"물론이죠."
이번에는 한석의 키스를 막을 도리가 없었다. 아니, 되레 내가 받아들였다고 하는 편이 맞을지도. 반쯤 입던 옷을 다시 벗기려는 한석을 향해 지금 뭐하는 거냐고 눈을 흘겨보았지만, 그는 다소 새침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애인으로써 하는 건 처음이잖아요? 그래도 싫어요?"
이미 내 몸은 한계에 도달해 있었다. 안쪽 깊숙한 곳까지 젖어들어 홍수가 나고 있었다. 그걸 막을 마개가 필요했다.
".....싫다고는 하지 않았어."
한석은 내게 다가왔고 난 그에게 안겼다. 이번에는 책상에 걸터앉아서 했다.
*
금요일 오후, 수업이 비어있는 동안 한석과 난 연구실에 단둘이 있었다. 처음에는 주말의 일정에 대해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지만, 이내 눈이 맞고, 어떤 신호가 오고갔다. 한석은 날 테이블로 끌어올려 앉히더니 키스를 퍼붓기 시작했다.
요 며칠 계속 이런 식이다. 학교에서는 그나마 자제하고 있었고 주로 집에서 그래왔는데.. 오늘따라 한석이 더 격렬하게 부딪혀 왔다. 연구실 중앙에 자리한 테이블에 걸터앉아 키스를 한석과 나누다가 불안함을 느꼈다. 여기라면 누가 연구실 들어온다고 문을 열면 바로 보일 위치이기 때문이다.
"자...잠깐만."
이 연구실은 다소 복잡한 구조다. 그리 크지도 않은 공간에 세 개의 방을 밀어 넣다보니 그렇게 되었다. 각 방은 선생님들마다 용도를 다르게 쓰고 있는데 내게 할당된 방은 주로 책을 쌓아두는 걸로 쓰고 있었다. 간신히 한석을 떼어내고 책이 쌓여 있는 한쪽 구석을 가리켰다. 한석은 순순히 그쪽으로 가서 섰다. 작은 쪽문을 열고 들어가 안으로 함께 들어갔다.
"여긴... 좀 어둡네요."
"그래서, 불만이야?"
블라우스의 단추 하나를 풀었다. 그리고 하나 더 풀었다. 이 정도 풀면 자연스럽게 브래지어가 드러나게 된다. 한석의 시선이 한곳에 집중되는 걸 느꼈다.
"아...아뇨. 그래도, 보일 건 다 보이네요."
"그래? 그럼... 이것도 보여?"
입술을 살짝, 아주 살짝 내밀었다. 한석이 웃는다. 그의 얼굴이 내게 가까워지는 걸 깨닫고 눈을 감았다. 이내 부드러운 감촉이 내 입술을 점령했다. 점령군은 거기에 그치지 않고 안으로 밀고 들어왔다.
"으읍...."
내 입술을 점령한 한석의 입술. 내 허리를 끌어안은 한석의 손. 이로써 난 한석의 안에 완전히 파묻히게 되었다.
"웁-- 웁-- 츄웁--"
사람의 말소리를 내는 기관이 입술인데, 두 입술이 만났는데도 아무 말이 오가지 않았다. 그저 육체의 접촉이 이루어내는 끈적끈적하고 음란한 소리만이 이 좁은 방안에 가득했다.
"하악....음...."
한참 만에 떨어진 한석의 입술은 이제 내 목을 타고 아래로 내려갔다. 쇄골을 핥는가 싶더니 이내 가슴 언덕 바로 윗부분까지 도달했다. 그렇게 하기 편하라고 미리 풀어놓은 옷자락이다. 그걸 마저 헤치고 내려온 그의 입은 브래지어를 아래로 젖히고 그대로 유방을 한가득 물었다.
"하윽...흡...."
뜨겁다. 어쩜 이리도 뜨거운 것이 내 피부에 와 닿을 수 있는 것일까. 화상을 입는 게 아닐까. 그것은 흡사 내부로부터 불타오르게 하는 신비한 불이었다.
"하악...학..."
한석의 혀가 가슴 덩어리를 찌르고 유두를 괴롭히며 유륜을 감싸고 돌았다. 그의 손이 내 다리 사이에 자리하더니 치마 속으로 들어와 허벅지 안쪽을 더듬었다.
나도 모르게 다리를 벌렸다. 팬티의 앞부분은 매끄러운 실크로 되어있다. 그 부분의 균열을 단단한 손가락이 더듬어 위아래로 훑었다. 짜릿짜릿한 감촉이 아래부터 피어나 위로 퍼져간다. 한석이 만지는 내 비부가 느낀 황홀감이 등줄기를 타고 뇌로 흘러들어가는 느낌이었다.
"하악...학....."
"누나... 많이 젖었네요?"
내 몸에 바싹 달라붙은 한석의 속삭임이 내 귀에 천둥처럼 들렸다. 그는 살짝 귓불을 깨물며 혀로 귓바퀴를 핥았다. 나도 모르게 비명을 지를 뻔했지만, 간신히 참아냈다.
"그냥 키스만 하려고 했는데.. 못 참겠어요."
한석이 내 손 하나를 붙잡아 자신의 다리 사이로 이끌었다. 바지를 뚫을 것 같은 기세를, 이미 나도 아까부터 느끼고 있었다. 내 몸을 그렇게도 쿡쿡 찌르고 있었으니 말이다.
"여...여기서?"
"그러면요. 나가서 할까요?"
"그...그건 아니지만... 퇴근 때까지만 참아."
"싫어요. 누나가 날 이렇게 만들었잖아요."
사실 한석은 그저 내 손을 바지 위로 끌어다 놓기만 했을 뿐이었다. 내 스스로의 의지를 담은 손가락은 그 윤곽을 쓰다듬고 쓸어내리며 문지르고 있었다.
"꺼내줘요."
한석의 말에, 난 무엇인가에 홀린 듯 움직이고 말았다. 두 손으로 지퍼를 내리고 허리띠를 풀었다. 바닥으로 흘러내려간 바지에는 관심을 껐다. 이제 내 관심사는 그의 팬티. 이걸 벗기느냐 마느냐다.
"빨리요."
그리 급한 목소리도 아니고 평소의 느긋한 목소리인데도 나에게 채찍처럼 와 닿았다. 두 손을 팬티 고무 밴드 안쪽으로 살짝 밀어 넣었다. 두 손을 양쪽으로 벌려 앞으로 당겨 내렸다. 불룩해진 앞부분에 걸리지 않고 수월하게 벗겨졌다. 팬티마저 벗겨진 그곳에 날 향해 우뚝 선 물건이 있었다.
"아...."
"보고만 있을 거예요?"
한석의 말은 달콤했다. 그러면서도 무게감이 있었다. 그래서 거부할 수 없었다. 두 손을 뻗어 어루만지던 나는 천천히 얼굴을 가져갔다. 입을 벌렸다. 뜨겁게 달궈진 쇠몽둥이를 삼키는 것 같았다. 불을 먹는 듯 했다.
"흐음...훕...."
책장에 상체를 반쯤 기댄 한석은 다리를 살짝 벌렸다. 그 다리 사이에 내가 쭈그리고 앉아 그의 양물을 입에 물고 머리를 앞뒤로 움직였다. 그가 내 안에 들어와 움직일 때와 마찬가지로 나 역시 머리를 그렇게 움직였다.
그때, 밖에서 어떤 소리가 들렸다. 다른 선생님들이 연구실로 들어오는 소리였다.
"아휴. 말도 마. 애들이 워낙 말은 안 들어서..."
"저도 그게 골치예요."
양 선생과 박 선생.... 그들의 재잘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어? 송 선생도 와있었네? 송 선생. 거기 안에 있어?"
아아. 아마도 테이블에 올려놓은 찻잔을 발견한 모양이다. 별수 없이 한석의 물건에서 입을 떼고 자리에서 일어나 바깥을 향해 외쳤다.
"아, 예. 지금.... 뭣 좀 정리하느라고요."
"그래? 도와줄까?"
"아뇨. 아... 그....."
뒤에서 바싹 다가붙은 한석이 내 치마를 걷어 올렸다. 소스라치게 놀라 비명을 지를 뻔했다. 고개를 돌려 뒤를 돌아보니 한석이 살짝 짓궂은 표정을 지으며 혀로 내 목덜미를 핥고 있었다. 그러면서 그의 손이 내 팬티를 잡아 내렸다. 밖에서 양 선생의 목소리가 들렸다.
"정리 뭐 하는데?"
"채...책이요. 여기 뒀던 책이 하나 있는데.. 그걸.. 찾... 흐음...."
들어왔다. 요 며칠간 날 쉬지 않고 괴롭히는 작은 악동이, 또 내 안에 들어와 날뛰기 시작했다.
"찾... 찾았어요! 잠깐 확인만... 하, 하고! 제가 그쪽으로 갈게요! 흐읍!"
"어? 어... 그래. 알았어."
이쪽으로 와보려는 양 선생을 간신히 말리고 벽을 짚은 채로 뒤로부터 한석을 받아냈다. 환희의 비명을 지르지 않기 위해 옷자락을 하나 끌어올려 입에 물어야만 했다.
"읍...읍..."
쩌컥- 쩌컥- 쩌컥- 쩌컥- 쩌컥- 쩌컥-
사실 그렇게 큰 소리도 아니건만 한석의 물건이 내 안에 들락거리는 소리가 아주 천둥처럼 들리고 있었다. 밖에서는 다른 선생님들의 수다 소리가 들리고 내 안에서는 쾌감에 비명 지르는 한 여자가 날뛰고 있었다.
"흐읍...흡... 흡..."
천년만년 같은 시간이 흘렀다. 내 안을 긁고 있는 단단한 물건은 영원할 것처럼 거기에 머물렀고, 나를 흥분시켰다. 밀착과 조임을 반복할 때마다 그것은 점점 더 커지며 나를 집어 삼키는 듯 했다. 이를 악문 한석의 입술이 내 목덜미에 와 닿고 있었다. 뜨겁고, 젖어있었다.
한석은 내게 속삭였다.
"누...누나... 싸요...."
기묘한 상황에서, 기묘한 자세로 하는 섹스이다 보니 한석 역시 절정에 빠르게 도달한 모양이었다. 내 안을 뜨거운 것으로 가득 채운 그는 뒤에서 날 끌어안고 한참이나 헐떡거렸다.
손수건을 꺼내어 다리 사이로 흘러내리는 액체를 살짝 닦아내고 옷을 바로 했다. 대충 손에 잡히는 대로 책 한 권을 꺼내들고 쪽문을 열고 나갔다. 아직 방 한쪽 구석에 앉아 숨을 고르고 있는 한석을 향해 얼굴을 찡그려보였지만, 그는 피식 웃을 따름이었다.
"안쪽이 많이 더운가봐? 땀을 비 오듯 흘려."
양 선생이 날 보고 말했다. 대충 얼굴을 훔쳐내며,
"네. 좀... 덥네요."
라고 대답했다.
"뭔 책을 찾는다고 그렇게 부스럭거려?"
"아... 이거요. 이거."
엉겁결에 들고 있는 책을 내밀었다. 책을 받아든 양 선생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아직 성교육 할 때 아니잖아. 여름방학 전에 하는 거 아니었어?"
무슨 책인지도 모르고 덥석 집어온 그 책은 "청소년의 바른 성생활 지도"라는 고리타분한 책이었다. 조금 전까지 "바르지 못한 행위"에 몰두하고 있던 나로서는 이 우연한 조화가 만들어낸 상황에 살짝 웃고 말았다.
"아, 미리 준비해야 되지 않나 싶어서요."
선생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시간을 보냈다. 그들이 나가고 난 뒤, 쪽방에서 한석을 꺼내주었다. 스릴 있었다고 낄낄거리는 한석의 등짝을 한 번 때려주었다.
"아야. 왜요. 누나는 안 좋았어요?"
"안 좋다기보단.... 기분이 이상하잖아."
"치잇. 난 나중에 교실에서도 한 번 해보고 싶었는데 말이죠."
"뭐? 미쳤어?"
내가 다시 등짝을 때리려고 하자 한석은 피하는 시늉을 하며 낄낄거렸다.
"이상한 소리 그만하고... 다시 한 번 확인하자. 일요일 아침 아홉 시에 여기서 출발할 거야. 차는 내 차로 가자."
"네."
한석은 옆에 앉아 내 허벅지를 쓰다듬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드라이 맡긴 정장은 찾아왔지?"
"네. 퇴근길에 소란이네 들려서 가져가면 돼요."
"그래... 그럼 모든 준비는 다 된 거지만...."
흔쾌히 대답하는 한석과는 달리, 난 점점 불안해하고 있었다. 내 표정을 읽은 한석은 허벅지 대신 손을 꼭 쥐어주었다.
"날 봐요. 누나."
고개를 돌려 한석을 마주했다. 그의 얼굴에 반짝이는 눈빛은 충분한 힘을 담고 있었다.
"오랜만에 만나는 거고... 분명히 누나가 과오가 있지만... 그래도 결국은 가족이에요. 분명 반갑게 맞아주실 거예요."
"모르겠어... 아버지가 다시 또 격노하실까봐 걱정돼. 괜히 칠순잔치 판을 깨는 게 아닐까 걱정되고."
"제가 있잖아요. 제가."
한석이 내 손을 들어 자신의 가슴에 댔다. 넓고 탄탄한 그 가슴에 안겨 지난 며칠 밤을 열락에 잠겨 보냈다. 믿음직스럽고 뜨거운 가슴이었다.
"설령 가족이 결국 누나를 외면한다면... 내게 와요. 내가 있어요."
한석의 가슴에 놓인 내 손을 보았다. 얼마 전까지 끼워져 있던 반지... 이제는 없다. 지훈이가 날 떠나기 전 해주었던 그 얇은 반지는, 편지봉투에 곱게 싸서 지훈이에게 보내고 난 뒤였다.
며칠 후, 지훈이에게서 답장이 왔다. 거기에는 "고마워, 누나"라고, 아주 짤막하게 적혀 있었다. 편지에 적어 보내지는 않았지만, 녀석은 한석에게 자신의 과거를 잊고 싶다고 고백하며 도와달라고 했었다고 했다.
"알았어. 난 그럼 한석이 만을 믿고 있을게."
한석이 씨익 웃으며 두 팔을 벌려 날 안아주었다. 그의 입술이 내 귀에 속삭였다.
"그들에게 가서 당당하게 말하세요. 난 이제 애인이 있다고. 정말 사랑하는 사람이 있고, 그와 함께 있다고."
고개를 끄덕이는데, 어쩐지 눈물이 날 것만 같았다. 남에게 결코 말하지 못할 내 지난날의 과오. 모든 부도덕함이 눈물에 씻겨 내려갔으면 좋겠다. 이제는 나보다 더 문란한 내 애인이 있으니 마음을 놓아도 되는 것이다. 그렇게, 나는 구원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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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전] <부도덕한 여교사> - 송지애 편 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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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쉬고, Route 6 시작합니다. 이제 더블데이트도 거의 끝나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