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2화 (12/57)

나는 윤아를 위해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허리를 움직였고, 윤아의 질속을 느꼈을 뿐.

다른 체위로 바꿀까 생각도 해보았지만, 너무 늦은 시각인데다 윤아는 이미 탈진할 기세였다.

사정 한번만 하면 그대로 쓰러져 잠들 것 같은 윤아.

내 몸 위에서 왔다 갔다 하는 윤아가 아름답다.

가만히 있기도 그래서 나는 손을 윤아의 가슴에 갔다 대었다.

한번씩 주무르면서 그녀의 유두를 돌렸다.

윤아는 천장을 바라보면서 열심히 허리를 흔들어대고 있다.

" 으흥……. 응……. "

시간이 지남에 따라 내 숨도 거칠어졌다.

점점 사정감이 들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윤아를 위해 기다려야 했다.

두번째 경험에 이정도까지 나간게 - 다른 부부들이 어떤지는 모르겠지만 - 용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갑자기 윤아의 허리돌림이 빨라졌다.

" 하아……. 하아……. "

숨소리도 더욱 급해지고, 내 배위에 위치한 그녀의 작은 손에도 힘이들어갔다.

나도 그에 따라 허리를 더 빨리 움직였다.

" 항……. 으흣……! "

윤아의 둔덕과 내 골반이 부딪히는 소리가 빠르게 들려왔다.

점점 내 몸 깊숙한 곳에서 용암이 끌어오르는 듯한 기분이 느껴졌다.

" 으읏……. "

나는 최상의 황홀함과 함께 정액을 윤아의 질속에 뿌렸다.

윤아도 지쳤는지 힘없이 내 몸 위로 쓰러져 나를 꽉 껴안았다.

막상 관계가 끝나고 나니 무슨 말을 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하겠다.

겨우 생각해 낸 것이 파자마를 가지러 간다는 것.

" 윤아야. 이대로 자면 추워. 잠옷 가져 올게. "

" 우웅……. 싫어어……. 이대로 자요……. "

심각하게 고민이 됬다.

가지 말까?

근데 윤아 감기 걸리면 안되는데.

나는 윤아를 잠깐 옆으로 뉘어 놓고 빨리 옷장에 가서 잠옷을 꺼내왔다.

" 감기 걸려서 안돼. 이거 입고 자자. "

윤아는 뚱한 표정을 지으며 내 손에서 잠옷을 건내 받았다.

주섬주섬 옷을 입더니 언제그랬냐는 듯 씩 웃으면서 나를 끌고 침대로 들어왔다.

따뜻한 이불을 덮은 우리 부부는 서로의 손을 잡고 천장을 바라보았다.

피곤했지만 잠이 오지 않았다.

" 히 - 오빠. "

윤아가 내 쪽으로 몸을 돌리면서 나에게 밀착해왔다.

나도 마주 그녀를 봐주면서 말하라고 하자 산뜻한 미소를 보이는 윤아.

" 우리 아기 몇명 낳을 거야? "

풋 -

자녀 계획을 묻는 윤아가 이제 한 사람의 어엿한 엄마가 된 것 같아 자랑스러웠지만, 뭔가 타이밍이 안 맞잖아.

나도 몸을 약간 돌려서 그녀로 향하게 하고 그녀의 허리에 내 팔을 둘렀다.

" 윤아는 몇 명 낳고 싶은데? "

내 물음에 윤아는 곰곰히 생각하는 듯 하더니 대답했다.

" 3명! 딸 하나, 아들 둘! "

아, 힘들겠다.

3명이라니.

한명은 이제 됬다고 치더라도, 2명더…….

살려줘.

" 그, 그래? 윤아가 원하면 뭐 그래야겠지? "

속 마음과는 달리 내 입은 이렇게 말해버렸다.

내 '몸'이 그렇게 말했는지도.

윤아는 정말 사랑스러웠으니까.

내가 그녀의 붉운 머리를 어루만져주자, 윤아가 나에게 안겨왔다.

" 내일 아침에 강의 있짢아요, 남편. 일찍 주무셔야죠. "

벌써 '일찍'이라고 할 시간은 지나갔지만, 그래도 눈을 좀 붙여두는게 좋겠다는 생각에 윤아의 말처럼 하기로 했다.

" 알겠어, 여보. 잘자요. "

Good night, Darling -

" 남펴어언 - "

곤히 잠들어 있는 상태에서 내 귓속으로 달콤한 말소리가 들려왔다.

피곤함에 눈이 떠지질 않았지만, 씩 웃어주었다.

" 웃지 말구! 아침 먹어야죠. "

아침…….

패스.

" 조금만 더 잘래……. "

내 말에 윤아가 다시 내 귀에다 대고 달콤하게 말했다.

" 빨리 일어나요, 남편. 학교 가야죠. "

아, 일어나야 할 것 같다.

윤아의 말투는 정말, 아드레날린 같다.

힘이 팍팍 솟는것 같다.

내가 이불을 걷어차고 침대에서 일어나자, 윤아가 달려와 입에다 키스를 해주었다.

" 밥 다 차려 놨지롱. "

내가 잘했다는 듯이 머리를 쓰다듬어 주자 윤아는싱그러운 미소를 지어보였다.

식탁에 가보니 콩나물 국이 끓여져 있었다.

요즘 해장국 진짜 많이 먹네.

매일 아침 일찍 일어나서 아침 준비를 하는 윤아를 보니 고마운 마음을 숨길 수가 없었다.

" 잘먹을게, 여보. "

" 빨리 먹어요. 학교 늦어요. "

시계를 보니 1시간 밖에 남지 않았다.

나는 최대한의 속도로 밥을 흡입하듯 먹고 윤아에게 갔다.

" 자! 오늘은 이거! "

우와.

맨날 타이트한 옷이야.

뭐, 스판이라서 편하긴 하지만 남들의 시선이 느껴진다구.

" 알았어. "

그래도, 윤아가 추천하는거니까 입어야지.

옷을 다 입고 보니 윤아가 준비를 다 한채로 쇼파에서 자고 있다.

피곤했을 텐데.

나는 그녀에게 다가갔다.

" 윤아야. 오늘 혼자 다녀올까? 피곤하면 자고 있어. "

내가 그렇게 나긋이 말하자, 윤아가 번쩍 눈을 뜨며 고개를 세차게 흔들었다.

쇼파에서 일어난 윤아는 내 팔짱을 끼고 현관문을 나섰다.

" 부부가 어떻게 떨어져요? "

그런말은 남기면서 말이다.

그것도 그렇지만 항상 붙어다닐 수는 없지, 윤아야.

나는 윤아가 기특해져서 그녀의 손을 꽉 잡아주었다.

" 오늘은 안성환 안 마주쳤으면 좋겠는데……. "

윤아가 두렵다는 듯이 그렇게 중얼거렸다.

윤아의 남편으로서 내가 지켜줘야 하겠지만, 그리고 이제는 아이를 가졌다고, 진짜 결혼을 했다고 말할 수 있지만, 계속 집적되는 것은 문제였다.

윤아를 위해서 내가 따끔하게 혼내줘야 할 것 같았다.

" 앞으로 걔 진짜 가만히 안 놔둘거얏. "

윤아가 그 작은 주먹을 꽉 쥐어 보이면서 나에게 다짐했다.

그 귀여움에 잠깐 웃고는 학교로 걸음을 빨리했다.

겨울의 아침은 지독하게 추웠다.

윤아가 오늘은 긴 바지를 입고 나와서 다행이지, 정말 봄이 다 되어가는데 왜 이렇게 추운걸까.

윤아가 오들오들 떠는게 보기 안쓰러웠다.

" 이놈의 겨울은 언제 갈런지. 봄이 올때 윤아는 집에서 놀고, 나는 밖에서 공부하고, 일하고. 캬- "

" 으이…….아기는 가지고 싶은데 오빠랑 떨어지긴 싫어……. "

하면서 울사을 짓는다.

이 귀염둥이를 어떻게 해야하나.

윤아가 진심으로 싫다는 표정을 짓자, 나는 그녀를 이끌고 학교로 향했다.

학교 정문이 점점 보이기 시작하는데, 내눈에 들어온 것은 정문 만이 아니었따.

금색 머리?

아, 뭔가 불길한데.

" 저, 저기, 번호 좀……. "

" 싫어. "

와우.

내 걸음이 늦어지는 것을 느꼈는지 윤아가 나를 계속 힐끔힐끔 쳐다보았다.

정수연과 마주쳐서 좋은 일은 한개도 없으니까 피해가는 거다.

윤아야, 너도 쟤 알잖아.

" 왜 이렇게 늦게 가? "

내 그런 마음도 모르는지 윤아가 헤맑게 물어왔다.

점점 조급해지기 시작했다.

" 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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