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
XX호텔, 연회장.
날 버린놈.
여자 하나 잘 물어서...이런 삐까번쩍한곳에서 결혼한단다...;;;
무슨...교수딸이라고 하던가...
아니 뭔 교수가 돈이 이리 많어. 쳇!!
식장안을 이리저리 둘러봐도.. 번쩍! 번쩍!
쳇- 좋긴...좋다.;;
못마땅스런 표정으로 식장을 힐끗힐끗 바라보는데...
어찌된게 나보다 먼저 토낀...하루녀석이 보이지 않았다.;;;;
뭐야.....이하루 어데있는거야???
[전화기가 꺼져있습니다... 소리샘으로 연결.....]
뭐 호텔에서봐?!!
핸폰까정 꺼났으면서....이놈의 시끼를 걍....
액정에 스민 하루의 핸폰번호를 한번 무섭게 쏘아보곤...
무작정 신부대기실로 향했다.
대체..어떻게 생긴 여자한테..내가 밀린거여...=_=
[어머..넘 이쁘다...]
[축하해.. 부럽다..부러워....]
힐끔-
신부대기실을 훔쳐보자..친구들에 둘러쌓인 ...
마냥 행복한 미소를 지어보이는 신부의 모습이 보였다.
못생겨라..
못생겨라..
못생겨라..
속으로 빌고 빌었던 내 마지막 희망.
신부의 얼굴이 친구들 사이로 보이는 순간... 그만 산산조각이 나고 말았다.
제...제길...이.....이뿌다. ㅜ0ㅜ
[웅성..웅성...]
시무룩한 표정으로...투덜투덜...
식장앞으로 나왔는데....
아직 식이 진행될려면 시간이 남았는지..
사람들이 여기저기 모여 웅성거리고 있었다.
쳇-
하루도 보이지않고....신부의 행복한 모습보니..
문득 바보같이 왜왔나.... 싶은..... 비참한 기분도 들구.....
솔직히....
식장을 한번 확 뒤엎어버릴까...하는 생각도 있었지만..;;;;
갑자기 그것도 시들해져 버렸다.
그냥 갈까하고 발길을 돌리는데....
[삐- 삐- 삐-]
핸폰 문자 알람이 울렸다.
[누나, 비상계단으로 와줘~ :) ]
하루놈이다.
이게 비상계단에서 뭐하는겨?! -_-+
.
.
.
[야! 찾았어?!! ]
[화장실에도 없어요!!]
[아니 잠깐 화장실 간다고 나간놈이... 곧 식이 시작인데 대체 어디에 쳐박혀있는거야!!!!]
하루가 오라고 한 비상계단을 찾는데...
이상하게 남자 몇명이 분주히 누군가를 찾으며 막 뛰어다녔다.;;
얼핏 듣기론..
결혼식과 연관이 있는 사람인거 같은데....사회자라도 사라졌나? =_=?
정신없이 누군가를 찾는사람들을 뒤로한채..
복도 끝, 사람이 드문 한적한곳으로 들어서자....
『 비상계단 』
초록불빛이 반짝이는곳이 눈에 띄였다.
대체 여기서 뭐하는거야?! ㅡㅡ+
솟구치는 짜증을 간신히 억누르며.. 벌컥! 문을 열려는순간...
이미 조금 열려진 문사이로...
[아..아야!! 잘..잘못했어요!!! 살려줘요...!!!]
[일어나, 새까!!!!!!]
아주 익숙한... 남자의 비명소리와 함께....하루의 무서운 외침소리가.....들렸다.
서....설..설마..........
"야, 이하루!!!!"
제빨리 비상계단 문을 열어재끼자....
.....역시나..........
"...혀...현진아....나 좀 살려줘........
내가 잘못했어......살려줘..........."
하루한테 직싸게 얻어맞아 엉망진창이 된 내 옛남친이...바닥을 기며 내 다릴 붙잡은채...
살려달란다. =_=;;;;;;;;;
"쿡.... 누나 왔어?! "
방긋- 악마같은 미소를 내게 흘리는 하루녀석. ;;;;
"....이..하루...이게 어......떻게....."
"남자화장실에서 집어왔어."
집...어..와..;;;;
"누난 맘이 약해서... 분명 식장도 엎지 못할테니깐...
내가 집어와서 살짝 만져줬엉~
마지막 한방은 누나 몫으로 남겨뒀으니깐... 화끈하게 한방 갈겨! "
"...............;;;;;"
상황판단되었다. ;;;;
아까 그사람들이 누굴 그렇게 애타게 찾아헤맸는지....;;;
저녀석이 왜 갑자기 사라져버렸는지...;;
"현진아....정말 잘못했어...내가 죽일 놈이야...
결혼식 며칠전까지 속이고 만난거...정말 미안해.....
제발.....제발..... 살려줘......"
하루한테 얼마나 맞았던지...;;;
내 다릴붙잡고 애원까지하는 옛남친.
오늘따라 이자식 왜이리 한심해보이냐...;;;;
내가 이런놈을 사랑했다니.....하아~ 한심하다, 정 현진!!
"맞아. 누나 남자보는눈, 정말 없다니깐.
이놈 정말 한심해...
나한테 실컷 맞으면서 싸울생각도 안하고...무조건 살려만달래.... 병신...."
내속을 어찌 읽었는지...;;;;
하루녀석의 날카로운(?) 지적에....무조건 눈을 흘켰다.
하지만 내 날카로운 시선에도 굴하지 않은채...;;;;
녀석은 능글스런 미소를 머금으며...
내발을 붙잡은 옛남친을 움켜줘선... 번쩍! 일으켜세운다.
"사람들이 찾아내기전에 빨리해~"
녀석이 김민기(옛남친이름)의 뒤에서 어깨를 꽉 움켜쥐곤...
내앞으로 쑥~ 내밀어보이는데...
[..거기도 없어?!]
"..........사...사람살려!!!!!!!!!!!!
사람살려!!!!!!!!!!!!!!!!!!!!!!!"
때마침 문밖에서 사람들소리가 들리자,
갑자기 고함을 버럭치는 얍돌이 옛남친, 강민기.
치사한 놈.
"누나!!!!"
"우씨!! 잘쳐먹고 잘뒤져라!!! 이 썩을놈아!!!!!!!!!!!"
퍽!!!!!!!!!!!!!!!
다급치는 하루녀석의 소리에...두눈을 찔끈 감은채로...
있는 힘껏 발로 걷어찬다는게...그만.....;;;;
옛남친의 거.시.기.를 차고 말았다.;;;;;;;
"으악!!!!!!!!!!!!!!!"
뭔가 터지는(?) 소리와 함께...;;;;
비명을 내지르며 바닥으로 자지러지는 옛남친.
[여기에요!!! 여기!!!!!!!!!!!!]
갑자기 문이 벌컥 열리더니... 사람이 들어와선...
사색이 된채 바닥에 쓰러진 옛남친을 보자말자,
동료에게 버럭 소리쳤다.
어...어떻해.....ㅡ0ㅜ
"누나!!!!"
얼떨떨.....한 표정으로...
자리에 멍하게 서있는 내손을.... 하루가 급히 움켜쥐곤
그대로 계단을 정신없이 뛰어내려갔다.
[얘가 왜이래?!!! 저놈들은 뭐야!!!!!!!!!!!!!!!!!]
[잡아!!!!!!!!!!!!!!!!!! 저 녀석들 잡으라고!!!!!!!!!!!!!!]
옛남친에게 모여든 사람들의 웅성거리는 소리가...
계단으로 울려퍼졌다.
가만...
이거 잡히면.... 깜방가는거 아냐?! ㅜ0ㅜ
『실연당한 20대여자.
한품고 결혼식장 쫓아가 옛남친 거시기 터트려 고자 만들다!!! 』
이렇게 신문에 대문짝만하게 나오면.....
어쩌....어쩌......!!
[벌렁..벌렁....]
정신없이 하루의 손을 움켜쥐고 얼마나 뛰어내려왔는지 모르겠다;;;
너무 숨이 가파서....
자리에 멈춰 가푼 숨을 힙겹게 몰아쉴땐.....
녀석과 난...이미 결혼식장밖, 거리 한편으로 나와있었다.
녀석이 얼마나 내손을 꽉 움켜줬는지 ...
손이 아프다고 느낄무렵....우린 누가 먼저랄것도 없이...
바닥에 털썩 주저앉은채... 서로를 바라보며 웃음을 터트려버렸다.
"ㅋㅋㅋㅋ...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누...누나...하하하......
그 자식.......오늘 첫날밤은 다보냈다. 하하하하하........
결혼할사람...거시기를 내리치다니.....하하하하하하하..
...역시..누나 짱이야......하하하........
....ㅋㅋㅋㅋㅋㅋㅋㅋ....그자식 터졌겠지?!!.........ㅋㅋㅋㅋㅋㅋ......."
"하하하....나 버린놈들은...다 그렇게 벌받아야해......ㅋㅋㅋ...
풋하하하하하....."
지나치는 사람들의 시선도 무시한채...둘이 얼마나 배를 잡고 웃었을까...
녀석이 문득 자리에서 일어나선 내게 손을 내밀었다.
"누나..가자.."
피식- 웃으며 녀석의 손을 잡고 자리에서 일어나다...
문득..결국 넥타이를 매지못한채....;;;
윗단추를 몇개 풀어헤친 와이셔츠가 눈에 들어왔다.
그걸 바라보니 왠지......조....조금.....미안했다....;;;
"내놔..."
"???"
"넥타이."
씨익-
짖굳은 미소가 녀석의 얼굴로 그어져선...
주머니를 뒤적여 넥타이를 내민다.
"숙여! 누구한테는 키에 맞춰 잘도 숙여주더구만."
"ㅋㅋㅋ... 자~ "
녀석이 허리를 굽혀줬다.
그러자 녀석의 머리결이 사르르- 앞으로 쏠린다.
문득.....
한번 만져보고 싶은 충동이....헉쓰...;;;
미쳤어....미쳤어....ㅡㅜ
키쓰 사건 뒤론...너무 의식을 해서 그런지....;;;;
녀석의 몸에 닿을때마다.....내 몸이 이상해진다.
정신수양...필요한건가...... 훌쩍~
"후유..."
모든 잠념(?)을 떨쳐버린채...;;;;;
와이쳐츠 깃을 들쳐...넥타이를 두르고... 정성스레(?) 매줬다.
툭- 툭-
"야 다 됐다!"
녀석의 가슴을 툭-툭- 치자...씨익- 웃는 녀석...
귀.....귀엽다.....///;;;;
"누나..."
"응"
"....누나... 이기회에.....어린 늑대 한마리 키워볼래?"
"............;;;; 어린 늑대?? 그게 뭔 소리??"
미간을 찡그리며 녀석을 힐끗 쳐다보는데...
녀석...손가락으로 자신을 가르킨다.;;;;;;;;;;;;;
그...그...뜻은......!!!
"미쳤어!!!!! 싫어!!!!!
어릴때부터 서로 알고지냈는데.... 말이 되니?!!! 미쳤어!!!!"
"왜에????.... 키워봐~~~~~"
"싫다니깐!!!!"
"키워봐라~~~~"
"얘가 정말??!!! "
"기왕 동거시작한거...우리 화끈하게 하자니깐!!! "
"이.하.루.!!!"
"네네~ 정현진 동.거.인. 이하루입니당~~ "
" 자꾸 장난칠래?!!!!! 너 집에서 쫓아내버린다!!!!!!!!!"
무섭게 녀석을 째려주고...몇발자국 앞서 내딛는데....
갑자기 뒤에서 녀석이 버럭!!! 거리가 떠내려가라 소리쳤다.
"제길.......누나 안고 싶어 미치겠단말야!!!!!!!!!!!!!!!!!
돌아버리기 일부직전이라구!!!!!!!!!!!!!!!!!!!!!"
[휘이익~~~]
[짝짝짝~~~]
지나가는 사람들...
녀석의 말에....휘파람과 박수를 쳐준다.../////
물론 대부분이 젊은 남자들이었지만.....;;;;;
문득...녀석이 돈을 흔들어 보이며 울집에 들어온게...
돈 때문이 아니라...날 잡아먹기위해서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제길...어릴때부터 녀석에게 당해왔던 난....
또 당한거다....
결국.....나도....녀석에게 빠져버렸으니깐.........
녀석을 느끼고 싶으니깐...../////////////
녀석과의 동거시작 3개월.
옛애인 정식으로 보내버린지...1시간남짓.
그리고....
녀석과의 정식(?) 동거.....
이제....막 ...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