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4
[퍽!!]
"어머~ 어머~... 자기~ 너무 찐하당~~ "
포도송이가 하균씨를 강타한뒤.......
낯간지럽게 울리는 저 소름돋는 애교목소리.......;;;;
설.....설마...........
내자신을 혐오하는것도 잠시........
설.....설마...... 영은일까 싶허.......
목소리가 나는쪽으로 제빨리 고개를 돌려보자,
이론!!!!!!!
역쉬....설마가 사람잡는다.
한편으로 줄을 서있는 사람들속,
방긋~ 방긋~ 미소를 내던지며 서류봉투하나를
살래~ 살래~ 흔들어보이는 영은.
그리고 그 옆엔.....흑흑.........
포도송이를 한손에 움켜쥔채, 차디찬 얼굴로
싸늘하게 날 바라보는 하루의 모습이 보였다.
하...하루야.......
대체 언제부터 그곳에 서있었던게냐!!
"애송이, 올만이다. 쿡....."
얼굴에 흐르는 포도즙을 닦아내며 하루를 흘켜본채,
자리에서 일어나는 하균씨.
그순간.............
[퍽!!]
또다시 하루에 의해 날라드는 포도송이가
그대로 하균씨의 얼굴을 강타해버렸다. 그러자...........
"야, 뭐야....??"
"몰라.......근데 지금 도련님이 일방적으로 당하는거 아냐?"
아까까지만해도 침을 꼴깍~ 삼키며,
나의 숨막힌 키쑤 당함을 멍하니 바라만보던 처자, 총각들이.......
갑자기 술렁거리기 시작했다.
허허....분위기 심상치 않다. ;;;;
라고 느낀것도 잠시.............
일순간 하균씨가 두 팔을 걷어 붙이더니 순식간에 휙~~하니
포도송이를 하루에게 내던져 버리자,
[퍽!]
하고 하루의 얼굴에서 터져버리는 포도.
네..네...
그대로 당하고 있을 하균씨가 아니옵죠. 쳇!!!!
[스윽-]
차디찬 얼굴로 포도즙을 천천히 닦아내는 하루자식.
순간 입가에 옅은 악마의 미소가 피어난다.
그리곤 입술을 잘끈 씹은채 무섭게 하균씨를 꼴아보더니........
"너.죽.인.다.!!!"
"야!! 잡아!!!!!"
무섭게 하균씨에게로 뛰어들어오는 하루놈뒤로.....
사람들의 외침소리가 거세게 울려퍼져선,
정신없이 하루녀석에게로 몰려들어갔다.
으악!!!!!!!
하..하루야!!!!!!!! 도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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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늑대와의 동거일기 written by buru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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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꺄아아아악!!!"
[휙~ 퍽!!]
"....까르르르르.........."
사방에서 터지는 포도.
허공으로 뿜어지는 포도액으로 사방에서 흩어내리는 검붉은 잔비.
숨막힐정도로 짙게 깔려선........
내코를 마비시켜버린 달콤한 포도향속...........
날카롭게 터지는 사람들의 비명소리와 잔웃음소리.
사방에서 사람들이 포도를 손에 쥐고 뒤엉켜선,
공중전(?) 육체전까지 벌이는 이 참혹한(?) 전쟁터속......
난 멍한 표정으로 통안에 주저앉아있었다.
처음엔 하루와 하균씨의 싸움을 말리고자
사방에서 덤벼들었던 사람들.
근데 어찌된일인지.........
어느순간부턴 하균씨와 하루자식을 뒤로한채,
한두번 포도로 맞은 사람들이 서서히 두눈에 쌍심지를 켜더니.....
일제히 서로 엉켜선 거대한 싸움이 일기시작했다.
그나저나....이놈의 하루자식 어디에 있는거야?!
어데서 이 사람들한테 죽도록 맞고있는거아녀?!
하루녀석을 찾을려고.....
드럼통안에 차있는 포도로 인해 물컹거리는 자리에서
조심스레 일어나는 순간,
[퍽!!]
포도한웅큼이 어디서 날라왔는지 내 얼굴을 강타했다.
우씨!!!
이것들이 씨방 잠자고 있는 호랑이의 코털을 건드렸으야!!!!
하루녀석이고뭐고.......
한순간 열이 팍! 올라 통안에 있는 포도를 단숨에 집어든채,
도끼눈을 치켜세우곤 어떤놈부터 잡을까.........
레이다망을 펼쳐선 사방을 훓어보는데........
허허......
드럼통안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
바닥에 나뒹구는 하균씨와 하루놈의 모습 포착!!!!
헉!!!
저..저러다 하루놈 맞겠다!!!!!
하루자식, 하균씨 위에서 열나 우세한 포즈로 싸우고 있었는데...
갑자기 어디선가 날라드는 포도송이가
하루녀석의 머리통을 내리쳐버리자,
바닥으로 쓰러지는 하루놈을 하균씨가 놓칠새라 위에 올라타 짖누르기 시작했다.
".....확인하고 싶었어........
또 우는지..... 내 키스에 왜 울었는지........"
다시금 울리는 하균씨의 잔잔한 목소리.
아직도 내입술에 젖어있는 하균씨의 숨결.
갑자기 나도 모르게 화가 부글부글~ 끓어올랐다.
우씨!!!!!!! 바보야!!!!!
갑자기 당했으니깐 울지!!!!
너 같으면 입술 훔친놈한테 `좋아라~` 하고 받아들이냐!!!
그렇다고 그걸 확인하려고 내 입술을 또 훔쳐!!!!!!!!!!!
내 입술은 하.루.전.용.이란말야!!!!!
네이놈!!!!!!!!!
너도 어디 당해봐라, 이놈의 자식아!!!!!!!!!!!!!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두눈에 힘을 꽉 줘선....
정확한 레이다 조준!!!!
그리곤 온 힘을 다해 하균놈에게 포도를 내 던지는 바로 그 순간이었다.
[휘청~]
갑자기 바닥이 휘청거린다.
어?? 울 나라도 지진이 일어나던가??;;;;
혼자 고개를 갸웃거리는것도 잠시,
[휘청- 꽝!!!]
"으아아아아아악!!!!!!!!!"
내가 포도를 내던지려고 한쪽으로
있는 힘껏 몸을 기대던 그순간,
갑자기 내 반대쪽 드럼통에 부딪혀버린 남자의 힘이 가세를 해선.......
그대로 드럼통이 바닥으로 추락해버렸다.
철퍼덕!!!
그리고 그대로.......
드럼통안에 가득차올랐던 포도즙과 포도가
정신없이 바닥으로 내동댕이쳐지는 그곳으로.......
드럼통과 함께 `대한독립 만쉐이~!!`
포즈로 땅바닥에 퍽!! 키쑤를 해버린 나.
[휘이이이이잉~~~~]
그렇게 정신없이 시끄러웠던 곳에.......
일순간 찬물을 끼얻듯..... 휭하니 찬바람이 분다.
왠지 불안한 마음에........
오만상을 찡그리며 고개를 조심스레 쳐드는데........
허걱!!!!!
모두 당황스럽다는 표정으로 날 바라보는 사람들.
어쩌...어쩌........
이게 아닌데.........정말 이게 아닌데............
제길 오늘 정말 되는일 하나도 없네!!!!!!!!
"..흑흑.......으아아아아앙!!!!!!!!!!
..........아퍼.............으아아아아앙!!!!!!!!.........."
에라~ 모르겠다!!
너무 창피한 나머지 나도 모르게 큰소리를 내서 울어버렸다.
바부.....바부.........
으앙!!!!!!!! 난 바부야!!!!!!!!!
"풋...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그러자 누군가에 의해 터지는 웃음소리.
여기저기서 터지는 사람들의 웃음소리가
................바람결에 스며들어선,
짙게 깔린 저녁노을속.....
서서히 조심스레 고개를 내미는 어둠속 하늘 너머로..........
달콤한 포도향과 함께 주위로 흩어져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