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37 (38/72)

# 37

현진이가 목욕을 하는동안........

영은이와 산책을 나섰다 하 아저씨네로 돌아가는 길이었다.

"...하..하지마...싫어........"

[쏴아아아-]

내 머리결을 스쳐가는 바람결.....

어디선가 현진이의 목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어둠속, 포도밭쪽에서 흐릿하게 비춰지는 두사람의 실루엣. 

나도 모르게 그곳을 향해 서둘러 발길을 옮기려던 순간,

"...저건 하균씨가 참견할문제가 아닌데........."

내 팔을 붙잡는 영은에 의해 멈춰지는 발길.

"쿡.... 하루군 잔뜩 화난것 같더니........

결국 언니가 당하는 모양이네. ㅋㅋㅋ.....

..하아~ 밤인데다 여긴 너무 멀어서 보이지도 않네. 우씨...

잼나는 구경 하나 놓쳐버렸다...잉...아까비......"

정말 안타까운듯 말하는 영은.

난 무표정한 모습으로 담배를 꺼내어 입에 물었다.

[팅- 찰칵-]

경쾌한 지퍼라이터의 음이 터진다.

그와 동시에 뿜어져나오는 작은 불빛이 때마침 스치는 바람결에 흔들린다.

후우-

바람결에 흔들리는 촛불속에서 타들어가는 담배.

그리고 입에서 뿜어져나오는 뿌연 담배연기가... 

사르르- 흩날리는 바람속에 힘없이 사라져버렸다.

"......오늘.....위로해줄까요?"

한동안 물그머니 날 바라보더니.......

생각지도않게 터지는 영은의 말에 난 피식- 미소를 지었다.

"지금...유혹하는건가?"

"풋... 유혹을 받아준다면."

방긋- 미소지으며 자신을 응시하는 영은의 모습에....

옅은 조소를 머금으며 그녀를 바라봤다.

나에게 묻고 싶은건 그게 아닐텐데...........

정말 알수없는 여자.......

최.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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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린늑대와의 동거일기 written by buru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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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컥!!]

"자!! 일어나요!! 일어나!!! 일하러 가야죠~~~ "

갑자기 문이 벌컥- 열리는 소리.

서둘러 잠을 깨우는 영은이의 목소리에.......부시시- 자리에서 일어나는 나.

졸린 두눈을 힘겹게 떠선 주위를 훓자,

막 열려진 문으로 쏟아져 들어오는 햇살속.......

문앞에 우뚝 서있는 영은의 모습이 스민다.

"근데 언니!  하루랑 뭐하다가 여기서 잠든거에요~?"

왠지 의미심장하게 물어오는 영은의 질문에.......

난 그제서야 내가 누워있는 이곳이 방이아니라...창고라는걸. 

어제밤 하루와 내가 바로 이곳, 창고 - 짚더미 속에서 잠을 잤다는걸 깨달았다.

참, 그랬지.......

어젯밤 포도밭에서........./////

그리고 하루녀석에게 이끌려 어쩌다보니...

이곳에서 잠을.......... ;;;;;;;

"어.... 그게 그렇게 됐네....하하.....;;;;;;

야!! 이하루!! 일어나!!  아침이야!!! 빨리!!!"

영은에게 말끝을 흐린채..........

난 서둘러 옆에서 쪼그리고 자고 있는 하루를 흔들어 깨우기 시작했다.

근데, 이자식!! 

"...아...누나 조금만......."

"야!! 빨리 일어나!!!"

"움.....누나가 굳모닝 키쑤~~ 해주면~~~

굳모닝 키쑤~~~~~~~~~키쑤~~~~~~~~"

하아...........

어젯밤 날 두렵게 만들었던 카리스마 다 어디로 갔는지.... 

두눈을 뜨지도 않은채,

일어나기 싫다고 저리 입술을 쭉~ 빼곤 굳모닝 키쑤 타령이다.

`이자식아!!!!

여기가 지금 집인줄 아냐!!!`

라고 벌컥 소릴 내질려고 하는 순간!!!

갑자기 문쪽으로 사람 그림자가 비춰지는것 같더니,

순식간에 하루의 얼굴로 쏟아지는 물사례.;;;;

[쏴아아아-]

"으으..으아아아악!!!! 뭐야!!!!!!!!"

갑작스런 물사례에........

하루자식이 소스라치게 놀래선,

두눈을 부릅뜨고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는데.........

어디선가 낯익은 담배향이 내코를 간지럽힌다.

"아침이다, 애송이!!!

대체 나이가 몇인데 시덥지 않은 어리광이야!!!"

창고안으로 쏟아져들어오는 햇살을 등진채........

양동이를 한손에 움켜쥐곤,

담배를 한쪽입술 끝에 꽉 깨물은채 하루녀석을 무섭게 내려다보는...

하균씨의 모습이 스몄다.;;;;;;

"너 이새끼!!!"

"애송이!!  30분안에 출발이다.

그리고 확실히 말하는데......... 오늘부턴 날, 선.생.님. 이라고 불러!!

그래도 명색히 오늘부턴 네놈 사진을 담당하는 사.진.작.가.이니깐!!!

앞으로 함부러 까불거리다간 큰 코 다칠줄 알아!! " 

엄청난 카리스마를 하루에게 뿜어댄채.......

손에 들고있던 양동이를 창고 한쪽구석으로 내동댕이 치곤,

밖으로 나가버리는 하균씨.

무...무섭다...

"ㅎㅎㅎㅎ..빨리 나와요~"

"뭐야, 저자식!! 

멀쩡히 자는 사람한테 물뿌리고선 왜 지가 성질을내!!

제길!!!!!!!!!"

영은이 서둘러 하균씨 뒤를 따라 나서자.....

투덜투덜- 거리며 자리에서 일어나는 하루녀석.

문득 자리에서 우뚝 멈춰서더니.........힐끔- 날 바라본다.

"........또 바람피면 나도 필거야!!.........." 

입술을 삐죽내민채 밖으로 나가는 하루놈!

헉!!!

임마!! 내가 언제 바람 피웠다구 그려!!!

그냥........... 너땜시 끌려왔구..........;;;

그냥.......... 하균씨 키스에...............

............좀...........끌렸.......었나.........;;;

움............. 쳇!!!!

지놈도 맨날 여자가 주위에 끌으면서!! 

왠지 억울한 느낌에 혼자 궁시렁~ 궁시렁~ 거리며

창고밖으로 나가는데.........

헉!! 이게 왠일인가.......!!

동네사람들이 차주위로 전부 모여나와있다.

다들 하균씨에게 인사를 하려고 나온듯......;;

허허.......하균씨 대단하옵니다. 

"차 어떻게 할까? 올때랑 똑같이 타고 갈까? 쿡......"

담배를 입에 문채 차열쇠를 흔들어보이며 

여유롭게 미소짓는 하균씨.

그러자 하루놈. 무섭게 하균씨를 꼴아보곤 영은의 차키를 뺏어 든다.

"미쳤냐!!!!

영은씨랑 같이 타고 오시지요, 선.생.님.!!!!"

선생님이란 말에 강조를 팍팍 넣어 끊어말하는 하루놈.

하균씨는 뭐가 그리 재밌는지......

하루놈을 바라보며 킥킥- 거리며 웃기 바뿌다.

"도련님, 그럼 조심히 올라가세요."

"예, 아저씨. 담에 또 뵈요."

서로 간단한 인사를 건내는 하 아찌와 하균씨를 뒤로....

다들 차에 올라타려고 하는데.......

문득 따가운 동네사람들의 시선이 내게로 꼿힌다.

그들의 시선은............

[아니, 도련님 색시가 될 여자 아니었어?!

왜 딴놈이랑 차를 타고 가는겨?!!!]

라며 내게 묻는다. ;;;;;;;;;

그렇군. 마지막 마무리 하는걸 잊었군.;;;;;

얼른 뒤 차에 서있는 하균씨를 힐끔- 쏘아봤다.

`해명하시요!!`

라고 그렇게 눈치를 줬건만.

계속 딴청만 피우는 하균씨. 못쓸놈!!!!!!!!

그래?! 흥!!!

그렇다고 내가 못할줄 알어!!!

"야!! 이하루!!"

"응?...악....누나!!"

차에 막 올라타려던 하루자식 넉살을 움켜잡은채....

질질질........동네 사람들 앞으로 끌고 갔다.

그리곤 동네사람들을 바라보며 방긋~ 웃어보인뒤.......

하루놈을 확!! 잡아끌어선,

녀석의 입에 겁나게 입박치기를 해버렸다.

"...누...읍.........."

첨엔 놀라 뒤로 빼던 하루놈.

내 심증(?)을 알아챘는지 날 와락- 끌어안아선.......

내 혀를 정신없이 휘감은채.......찐한 키쑤를 퍼부었다.

"...헥...헥....이 녀석이 제 남친이에요. 

그럼....... "

키쑤가 끝난뒤 헉헉 거리는 숨을 몰아쉬며....

동네사람들에게 꾸벅~ 인사를 건내자 멍하게 우릴 바라보는 동네사람들.

"...풋....ㅋㅋㅋ..하하하하하하하..........."

뒤에서 배를 잡고 킥킥- 거리는 하균씨의 웃음을 뒤로한채,

난 하루자식과 차에 올라탔다.

흥!!!!!!

웃으라지!!!!!!! 메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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