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47 (48/72)

# 47 

『 번외 i .. by  Christine 』

"...아직도 있어?

팬댄트안에 우리가 서로 집어넣었던.... 이름.........."

"......"

"... 난 아직도 니 이름.......

이렇게 내 가슴에 품고 다녀........."

"....응...."

날카롭게 도려져 나간다.

여자 탈의실안에서 나직히 울리는 툭- 내뱉어 버린, 

하루 자식의 말이 잔잔하게 허공으로 흩어지다.. 

순식간에 날카로운 비수가 되어 심장에 칼이 박히는듯.....

힘겹게 아물어진 내 상처를 찢어내버린다.

상처투성이인채 곪아버린, 내 가슴 깊숙히 감춰두웠던 ... 

사랑이란 감정이 독처럼 지독한 악취를 내뿜으며 온몸으로 퍼져나간다.

역전이다.

지금 탈의실 - 벽장안에서 아무것도 모른채, 

하루와 내 이야길 들을 현진이란 여자. 

그녀의 가슴을 상처투성이로 만들어버릴려고 했었는데.........

오히려 이 지독한 독이 내 몸안에 번져들어버렸다.

제길! 그때랑 똑같아.

그때랑 같아져버린다.........

아프다.........

미치도록..........

.

.

.

.

.

.

New York, 

Front Royal 사립고등학교.

[헤이, 크리스틴!! 그 꼴통 어제도 사고쳤다며?!]

[그 동양새끼 겁도 없나보지, 어디서 까불고 지랄이야!!]

"태권도 블랙밸트래! 너희들하고 같은줄알어?!

생긴것도 귀엽구..쿡....멋있잖어!!"

[쳇, 블랙벨트가 별거냐!]

"풋..... 그럼 한번 도전해봐. 자신있으면 말야!"

[냄새나는 동양새끼! 헤이, 크리스틴!

그 새끼한테 확실히 전해! 자꾸 까불면 죽여버린다구!

무슨 희얀한 말을 지껄이는데 뭔 말을 하는지 통 알아들을수가 있어야지, 쿡쿡쿡....

크리스틴, 니가 그 희얀한말로 잘 통역하라구. ㅋㅋㅋㅋㅋ]

학교 복도.

복도 락커에 삼삼오오 둘러서있던 학교애들이 내가 스쳐가자, 

날 놓칠새라 정신없이 새로 전학왔다는 한국계 남자애의 얘길 꺼내기 시작했다.

전학온지 얼마되지않은,

아직 영어도 재대로 못하는 꼴통의 이야기들로 수근거리는 학교애들.

그 남자애를 신기해하며 묘한 흥미를 느끼는 여자애들관 달리 심한 경계심을 보이는 남자애

들.

미국에서 사는, 그것도 영국귀족의 피가 흐르는 고고한 녀석들이 다니는 이곳에

마늘냄새 풀~풀~ 풍기는 동양인이 들어왔다는것, 

그것만으로도 이 애들한테는 큰 화제거리였다.

그리고 내 몸 - 반쪽에 흐르는 동양인의 피.

단지 그것만으로도 학교애들은 내가 전학생과 친하다 생각하며

저렇게 전학생의 얘길 쉬지도 않고 나에게 떠벌린다.

이젠... 정말 지겹다.

병신들! 돈만내면 들어올수있는게 이 학교란말야!

"하아~ 잭!"

두꺼운 역사책 하나를 락커에서 꺼내들곤.... 

한국계- 남자애의 욕을 심하게 내뱉는 잭, 내 사촌의 앞에 우두꺼니 섰다.

"그래, 잭. 

그 냄새나는 동양새끼한테...니가 말한 그대로 전해줄께.

근데 말야........."

나직히 한숨을 토하며 피식- 녀석을 향해 웃어보이자....

흠짓 놀란듯 몸을 움찔하며 날 바라보는 잭.

[툭-]

말끝을 흐리며 내손에 들어져있던 역사책을 툭- 떨어트리자,

무심결에 두손으로 책을 받아드는 잭.

그순간..........

[퍽!]

"으아아악!"

녀석의 남자를 무릎으로 인정사정없이 내리쳐버리자,

비명을 내지르며 자지러지는 잭, 녀석.

자신의 남자를 부여잡은채 온몸을 웅크리며 신음을 토하는 녀석의 귓가에..... 

"....노린내 나는 양키놈아.

앞으론 뒤에서 욕하지말고 앞에서 정정당당히 싸워. 

알겠어?!!"

조소를 띄운채 나직히 속삭이며 녀석의 어깨를 툭-툭- 쳤다. 

그리곤 교실로 들어갈려고 발길을 돌리는데...

"..제길!! 크리스틴!! 너야말로 까불지마!!

더러운 피가 흐르는 혼혈주제에 까불지 말란말야!!

넌 우리가문에 수치라구!! 알았어!!!

이............"

잭의 발악섞인 고함소리에 인상을 찌푸리며 뒤를 돌아다보는 찰나였다.

일순간 공중으로 흩어져버리는 녀석의 뒷말과 함께........

[퍽!]

둔탁한 마찰음이 내귀를 스친다. 

막 고개를 돌리며 일순간 흔들리던 내 시야의 초점이 맞춰지는 그 찰나, 

잭의 몸이 순식간에 복도 바닥으로 곤두박칠쳐버렸다.

"미친놈! 야, 이새끼야!

내가 비록 영어는 짧아도 욕은 알아먹거덩.

워낙 성격이 개떡같아서말이지! 

무슨 더러운 피 어쩌고 저쩌고 쏼라~ 쏼라~ 하는데 말야........

넌 뭐가 그리 잘난 피를 타고 났길래, 여잘 괴롭히냐!!

어?? 야, 이 양키놈아!!

어디 한번 네놈 피 구경이나 해보자?!!

자자..어딜 때리면 피가 터져, 너의 그 신성한 피를 볼수있을려나~~~~

아하..........

코 한방 때리면 피 터지겠네?? 쿡.......일어나봐라. 엉?!!

얼마나 pure~~ 한 피가 터져나오는지 한번 보자고 이 새끼야!!"

바닥에 쓰러진 잭의 앞에........

마치 내귀에만 들리는 암호마냥 한국어로 버럭버럭- 소리치며 

잭을 비아냥거리는 한국계 - 전학생.

중간에 영어를 하나 섞은채 우스꽝스런 말투..

생각보다 큰 키에 스포츠 머리보다 더 짧은 자신의 머리를 만지작 거리는 녀석.

"..!!"

갑작스런 전학생의 등장.

순식간에 잭을 때려눕힌채 하나도 들을수없는 이상한 말로 지껄이는 녀석의 행동에 

당황한 아이들의 시선이 전부 내게로 꼿혔다.

마치 나만 알고있는 암호를 풀어달라며 애원하듯..........

쿡.........

저녀석, 흥미롭다.

재밌다..........

"미친놈! 야, 이새끼야!

내가 비록 영어는 짧아도 욕은 알아먹거덩.

워낙 성격이 개떡같아서말이지! 근데.........

무슨 더러운 피 어쩌고 저쩌고 쏼라~ 쏼라~ 하는데 말야........

넌 뭐가 그리 잘난 피를 타고 났길래, 여잘 괴롭히냐!!

어?? 야, 이 양키놈아!!

어디 한번 네놈 피 구경이나 해보자?!!

아하..........

코 한방 때리면 피 터지겠네?? 쿡.......일어나봐라. 엉?!!

얼마나 pure~~ 한 피가 터져나오는지 한번 보자고 이 새끼야!!

............."

피식- 옅은 미소가 내 입가로 깔린다.

어느새 내 입에선 전학생의 암호를 풀어낸채 학교애들에게 

한마디, 한마디,

녀석이 지껄인대로 애들에게 말을 전하고 있었다.

"?!!"

그러자 자신의 말을 해석하는듯한 내 영어 목소리에 놀란듯, 

급히 등뒤를 돌아보는 전학생.

녀석의 당황스런 눈빛이 내 눈빛으로 스며들어오는 순간......

난 그만 나도 모르게......

녀석의 암호를 제대로 풀지못한채.... 나만의 암호를 덧붙여버렸다.

녀석의 눈을 똑바로 응시한채.....

".........

......그리고 다시한번 내 여자 괴롭히면 너희들 죽을줄알어!!!!"

녀석과의 첫만남.

전학생........ Haru 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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