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nd
늦은 밤.
"드르르르륵."
"음...."
핸드폰 진동소리에 혜성은 정신을 차렸다.
몸을 일으키려 하자 심한 아픔이 허리에 엄습해왔다.
"윽...."
"드르르륵."
후들거리는 팔로 간신히 몸을 지탱하며 혜성은 핸드폰을 집어 플립을 열었다.
"..여보세요."
최대한 괜찮은 척 하려 했지만, 몸상태가 어떤지 증명이라도 하듯
목소리는 사정없이 갈라져 나왔다.
'혜성이니? 너 왜 여태 안 들어와?'
"정혁아......"
혜성은 머리카락을 쓸어올리며 대답했다.
"나, 이제부터 너랑 같은 방 못 쓰겠다."
'뭐? 왜? 기숙사 나가려구?'
"...사정이 있어서. 짐은 나중에....!"
일어서려는 혜성의 손목을 붙든 것은 민우 손이었다.
"여기서 받아."
"......"
혜성은 다시 침대 위에 앉았다. 자꾸만 허리가 시큰거리며 아파왔다.
"짐은 나중에 가져갈게."
'그럼 그렇게 해... 근데 너, 어디 아퍼? 목소리가 안 좋아.'
"아니. ....그만 끊자."
혜성이 플립을 닫기가 무섭게 민우가 말했다.
"누구야?"
"전에 같은 방 쓰던 친구."
"....짐 가지러 가지마. 옷 같은 건 새로 사면 되니까."
일어서서 가려는 민우를 혜성이 붙들었다.
"..안돼."
"뭐가?"
"중요한 물건이...."
"너, 니가 누구 소유인지 잊었어?"
"하, 하지만...."
이미 혜성의 피로 붉게 물든 시트 위에 혜성의 눈물방울이 떨어진다.
민우는 혜성에게서 등을 돌리고 선 채 말했다.
"....넌 이 방과 학교 외에는 내 허락 없이 다닐 수 없단 거, 알고 있겠지?
넌 내 소유고, 그건 이미 니가 동의한 거니까.
그리고 한 번 더 말하는데, 이 계약은.... 내가 허락하기 전까지는 깰 수 없어."
"....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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