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th
혜성은 방문을 열고 나가다 맞은 편 방에서 나온 학생과 마주쳤다.
"안녕?"
그는 쾌활한 목소리로 인사를 건넸고, 혜성은 가볍게 눈인사를 하고는 돌아서서 방문을 잠궜다.
"민우랑 같은 방 쓰니?"
"응. 민우를 알아?"
"알지. 같은 반이거든."
"응...."
"이름이 뭐야?'
"신혜성."
"^_^ 예쁜 이름이네. 난 전.진."
"^^"
"그나저나 민우가 룸메 들일 줄은 몰랐어. 워낙 혼자 있길 좋아하는 놈이라서 말야.
둘이 친한가봐?"
"....아니."
민우의 냉정한 눈빛을 떠올리며 고개를 가로젓는 혜성이었다.
"^^a 그래? 하지만 뭐.... 금방 친해지게 될 거야. 그 녀석이 룸메로 들일
생각을 했다는 자체가 대단한 거니까."
아니, 그는 단지 날.... 노리개로 산 것 뿐.
노리개 따위가 주인과 친해질 리는 없는 거잖아.
혜성이 교실로 들어서자 정혁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어? 혜성아."
"안녕."
"너 어떻게 된 거야?"
"..방을 옮겼어."
"왜?"
"그럴 사정이 있어서."
혜성은 정혁의 시선을 피하고 만다.
"왜 말도 없이 갑자기 방을 옮긴 건데? 그리고 너, 어젯밤에 꼭 어디 아픈 것 같았어.
어제 무슨 일 있었지? 말 좀 해봐!"
"....."
"어서 사실대로 말해봐."
정혁은 혜성을 돌려세우다 당황했다. 혜성의 눈가에 젖어드는 눈물.
"제발.... 그냥 묻지 않고 넘어가면 안돼?"
"..... 아니, 알아야겠어."
정혁은 혜성을 끌어당겨 품에 안으며 단호하게 말했다.
"내가... 너한테 그 정도 존재 밖에 안된다는 거, 참을 수 밖에 없어."
"정혁아...."
혜성은 정혁의 품에서 빠져나오려고 했지만 그럴 수록 정혁의 팔은 더 단단히 조여왔다.
그리고, 그런 둘을 지켜보고 있는 누군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