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0th (10/70)

10th

"아...."

혜성은 아픈 몸을 간신히 일으켜 앉았다.

민우는 옆에서 세상 모르고 자고 있었다.

".....나, 갔다올게."

"......"

혜성은 어질어질한 것을 억지로 참으며 침대 등받침대를 잡고 일어섰다.

"아우..."

혜성은 잠든 민우를 쳐다보다 이불을 덮어주고는 옷을 챙겨입기 시작했다.

저만치에 자신이 아까 떨어뜨렸던 타월이 보이자 혜성은 쓴웃음을 지으며 방문을 열고 나갔다.

"너 왜 이렇게 늦게 온 거야!?"

"죄송합니다..."

"지금 죄송하다고 할 때야? 이 선생님. 이 녀석 좀 빨리 OO병원에 데려다 줘요."

"무슨....?"

"이 녀석아! 지금 너희 아버지 돌아가시게 됐어!"

"네에!?"

혜성은 순간 세상이 노랗게 변하는 기분이었다.

"빨리 가라. 아직 늦지 않았어."

혜성은 어떻게 학교를 빠져나와 병원까지 갔는지 알 수가 없었다.

그저 멍하고 당황스러운 기분...

중환자실에 계셔서 불안하긴 했지만, 벌써 이렇게 빨리....

'아빠.... 제발 살아계세요....'

혜성은 눈을 꼭 감았다. 

맑고 조그만 물방울이 그의 긴 속눈썹에 매달려 있다가

그의 볼을 타고 조용히 흘러내리고 있었다.

혜성은 선생님 차에서 내리자마자 병원 안으로 죽도록 달려갔다.

하지만....

혜성이 중환자실이 있던 3층으로 갔을 때 본 것은, 막 하얀 천에 덮여지고 있던 아버지의 시신이었다...

"...!"

혜성은 멍한 표정으로 주저앉아버렸다.

"아...빠....."

혜성의 아버지 시신은 화장되었고, 그 유해는 강가에 뿌려졌다.

강가에 선 채 어깨를 들먹이며 울고 있는 혜성....

민우는 혜성에게서 약간 떨어져 선 채 노을을 바라보며 서 있었다.

교무실에서 혜성을 불렀을 때 빨리 보내주지 않은 것이 미안한 민우....

혜성은 울다울다 지쳤는지 순간적으로 몸을 휘청였고, 민우는 그런 혜성에게 다가가 감싸 안았다.

"놔! 흑흑... 놔 이거.... 흐흐흑..."

민우는 울고 있는 혜성을 꼭 껴안았고, 혜성은 민우 품에 기댄 채 

민우의 가슴을 주먹으로 힘없이 치며 울었다.

"미안해...."

---------------------------------------------------------------------------------------------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