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2th (12/70)

12th

며칠 후 아침.

민우와 혜성은 아직 잠들어 있었다.

전날의 무리한 운동(?) 탓인지 둘다 10시가 다 되도록 깰 생각을 안 하고 있었다.

거의 9시 50분 쯤 돼서야 간신히 눈을 뜨는 민우....

잠이 깬 민우 앞에는 여전히 자느라 정신 없는 혜성이 있었다.

이불에 반쯤 덮인 뽀얀 어깨. 어깨에서 이어지는 가느다란 목선.

그리고 귀엽게 오무린 조그만 입술.

민우는 혜성의 목에 입을 갖다대고 쪽 소리 나게 빨아들였다.

그래도 혜성이 깰 기미가 안 보이자 다시 쇄골 사이 움푹 파인 곳에 입술을 갖다대고는

빨갛게 꽃도장을 찍어놓는 민우.

"아웅..."

혜성은 여전히 일어나기 싫은지 몸을 뒤척이며 잠투정을 했다.

민우는 계속 쪽 소리를 내며 혜성의 목에 뽀뽀를 했고 혜성은 민우가 목에 서너개쯤 도장을 

더 찍었을 때에야 눈을 떴다.

"뭐어야아....=_="

"신혜성."

"???"

"우리 수업 몇 시부터 있지?"

"8시...."

"그럼. 지금 몇.시.지?"

"9시 53... 헉! 어떡해! @[email protected];;"

민우는 놀라 몸을 벌떡 일으키는 혜성의 손목을 잡아당겼다.

"나 오늘 오전 수업 띵길 거야."

"그, 그럼 난 먼저...."

"내 말 무슨 뜻인지 몰라?"

"?????"

"난 안고 잘 사람 필요해."

"-_-;;"

다시 민우의 품으로 기어들어가는 혜성....

민우는 그런 혜성을 폭 껴안았다.

보드라운 맨살이 맞닿는 기분 좋은 느낌...

가뜩이나 피곤했던 혜성의 눈꺼풀이 천천히 내려앉고 있었다.

민우보다 혜성이 먼저 잠들 것 같았다.

"덜컥."

"혜성아!"

잠들려 하던 혜성이 놀라 눈을 뜨고..... 민우는 인상을 찌푸리며 혜성을 부른 사람을 쳐다봤다.

정혁...

정혁은 둘이 엉켜있는 장면에 놀라 잠시 멈칫하더니 문을 닫고 도로 나가버렸다.

"저, 정ㅎ...!"

혜성은 다시 자신의 손목을 붙드는 민우 때문에 침대 위에 주저앉았다.

"나가지마."

"......"

"그건 그렇고, 저 자식이 니가 이 방에 있는 건 어떻게 알았지?"

"...내가 가르쳐 줬어."

민우는 한참동안 말이 없었다.

혜성은 슬슬 무서워지는 것을 느끼며 슬쩍 민우의 눈치를 살폈다.

"....왜?"

"???"

"왜 가르쳐 줬는데?"

"그, 그게..... 정혁이는 내 친구니까. 또...."

"누가 그런 거 가르쳐 줘도 된다고 허락했지?"

혜성은 기가 차서 잠시 말을 잃었다.

"겨우 그런 거 갖구 그러는 거야? 친구한테 내가 무슨 방 쓴다고 얘기도...!"

"너 지금 나한테 대드는 거야?"

"....."

혜성은 잠시 입을 다문 채 민우를 쳐다보고 있었다.

".....여긴 어디까지나 내 방이야. 내 사적인 공간을 저 자식한테 들키고 싶은 생각 추호도 없어."

"그래.... 여긴 니 방이겠지. 난 그냥 니 방에 진열해 놓은 니 장난감이구.

미안해. 장난감 따위가 주제넘게 주인님 방이나 까발리고 다녀서. 알았.... 헉!"

혜성은 민우가 거칠게 자신의 손목을 붙들자 흠칫하며 말을 멈췄다.

자신을 똑바로 쳐다보는 차가운 gray의 눈빛....

혜성은 침을 삼키며 눈을 감아버렸다.

"신혜성. 다시 한 번 말해봐. 뭐라구?"

"......"

"내 말 안 들려? 다.시. 한.번. 말.해.봐. 뭐라고 했지?"

"난....니 장난감이잖아. 장난감 따위가 주인님 방이나 까발리고 다녀서 미안하게 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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