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4th (14/70)

14th

"그리고, 너 아까 내 방엔 왜 왔냐?"

"난 단지 혜성이가 수업에 안 들어오길래 걱정됐을 뿐이야."

"기분 나빠. 앞으로 내 방에 오지 말아줬음 좋겠어."

".....혜성이가 너같은 놈이랑 동거를 한다니.... 최악이군."

민우는 입가를 들어올리며 비웃음을 지었다.

"글쎄. 그건 두번째로 최악이지. 첫번째 최악은 혜성이가 너같은 놈을 친구로 뒀다는 거고."

혜성은 침대 위에 가만히 앉아있었다.

오후의 나른한 햇살이 조심스럽게 방안에 음영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잘 들어. 너 뭔가 착각하고 사나 본데....너와 나 사이는 단지 계약으로 맺어진 사이일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냐. 내가 널 내 장난감으로 착각하게 만들었다면 미안하다.

하지만 난 애초에 널 장난감으로 생각한 적은 없어.'

"그럼 난, 너한테 뭔데...?"

혜성은 우울하게 중얼거리며 무릎을 감싸앉고 몸을 웅크렸다.

"드르르르륵...."

"여보세요."

'나 정혁인데.'

"응."

'..괜찮니? 아깐 갑자기 들어가서 미안해.'

"괜찮아."

'근데, 전에 니가 놓구간 그 목걸이 말야, 탁자 서랍 안에 있더라.'

"그래? ...그럼 내일 교실에서 줘."

'그래......'

".....그만 끊자. 피곤해...."

혜성은 핸드폰을 내려놓고 다시 몸을 웅크린 채 머리를 무릎에 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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