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26th (26/70)

26th

"야, 아까 걔네들 봤냐?"

"누구?"

"아 왜 있잖아. 누구더라... 왜 이민우하고 한 방 쓰는 기집애같이 생긴 애."

"아, 선호네 형?"

"어. 걔 누구한테 끌려가는 거 같던데.... 6반 애 중에 키 크고 눈 왕따시만한 애 있잖아."

"ㅋㄷㅋㄷ 설마 먹어버리려는 건 아니겠...!?"

"무슨 소리야?"

한창 얘기중인 두 엑수투라(--;;) 사이에 끼어든 건 민우였다.

"어? 저, 저기....."

"내 룸메를.... 누가 끌고 갔다구?"

"그, 그러니까... 6반 앤데..... 맞다, 문정혁이라고...."

민우는 그 자리에서 돌아서 기숙사 쪽으로 향한다.

혜성은 헐떡이며 누워있었고, 그 위에 정혁이 올라타 있었다.

거칠게 피스톤질을 하고 있는 정혁.... 그에 따라 힘없이 흔들리고 있는 혜성.....

혜성의 눈동자는 공허하게 변해가고 있고, 정혁은 혼자 힘으론 절대 통제할 수 없는 상태.

정혁은 단지 이성이 마비돼 버렸단 이유 하나만으로 순식간에 친구에서 가해자로 전락해 버린다.

한순간의 실수. 그러나 혜성에게는 절대 지울 수 없는 상처.....

혜성의 허벅지 사이에서 흘러내리는 피 섞인 정액....

갈 수록 격렬해지는 정혁의 몸짓.

혜성은 고통섞인 신음소리를 흘려내며 여린 주먹을 꼭 쥔다.

"아파.... 정혁아.... 제발... 그만해.... 악......하악...."

"사랑해... 혜성.... 사랑해...."

방문이 벌컥 열린다.

그리고 들어오는 희미한 실루엣의 누군가.

"씨발, 문정혁! 미쳤어!?"

그리고 정혁의 뒷덜미를 잡아채는 그 사람.

눈가에 회색 살기마저 감돌고 있는 민우.....

정혁이 뭐라고 반박하려 하자 민우는 거칠게 소리질러 정혁의 말을 막아버린다.

"니가 지금 무슨 짓을 했는지 봐. 이게 인간이 할 짓이야!? 너 제 정신이냐?"

"..!!"

정혁은 그제서야 이성을 되찾고 혜성을 내려다본다.

시퍼렇게 멍이 든 손목.

찢어진 입가에서 한줄기 피가 흘러내리고 있다.

혜성의 몸 여기저기 처참하게 멍들어있고.....

정혁은 자신이 저지른 일에 몸을 부르르 떨며 뒤로 물러난다.

민우는 그런 정혁에게 있는 힘을 다해 한방 먹인다.

"퍽!"

"......"

"꺼져.... 죽여 버리기 전에.... 당.장. 꺼.져!"

민우는 입술을 꽉 깨물며 혜성에게 다가간다.

공허하게 비어버린 눈동자로 멍하니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혜성.....

민우는 혜성의 손목을 묶고 있는 넥타이를 풀어준다.

손목이 발갛게 부어오른데다 피까지 배어나고 있었다.

민우가 몸을 받쳐 일으키자 힘없이 민우의 품에 늘어지는 혜성...

민우는 한숨을 쉬며 혜성을 감싸안는다.

그리고 민우의 품에서 서러운 울음을 터뜨리는 혜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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