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52th (52/70)

52th

교실 앞문에 기대선 채 혜성과 정혁을 빤히 쳐다보고 있는 민우....

젠장... 네 어깨에서 그 자식 손을 당장 떼내고 싶어....

넌 아무렇지도 않나 보네.... 행복하니? 어젯밤 나 없어서 좋았어?

난 너 때문에 잠도 제대로 못 잤는데.....

그래..... 넌 어차피 내 '장.난.감' 이니까...

장난감의 행복 따위엔 신경쓰지 않아도 되는 거겠지?

할 수만 있다면 널.... 무참히 짓밟아 주고 싶어.

다신 나 없는 데서 웃을 수 없게.

"신혜성. 나와."

뭐라고 화라도 낼 듯 일어서는 정혁....

그러나 혜성의 가라앉은 목소리가 정혁을 제지한다.

"정혁아, 그만둬. 갈게."

민우에게 다가가는 혜성의 발걸음이 어딘가 불안하다.

떨리는 듯한 눈동자.

고집스럽게 꼭 다문 입술.

민우는 혜성이 다가오자마자 손목을 확 붙든 채 어디론가 끌고 가기 시작했다.

아무 말 없이 끌려가는 혜성....

민우는 옥상으로 올라가는 층계참에서 멈춰섰다.

지나가는 사람은 아무도 없고....

마치 딴 동네인 듯 조용한 그 곳에서 민우는 혜성을 구석으로 밀어넣었다.

도전적으로 민우를 바라보는 혜성...

"무슨 일이야?"

"어제.... 왜 안 들어왔지?"

"...왜? 욕구 불만이니? 그 여자앤 아직 안 된대? 난 또 방해될까봐 그랬지."

".... 누가 니 맘대로 행동해도 좋댔지?"

거친 숨결과 오고가는 차가운 눈빛....

더욱 침묵할 수 밖에 없게 만드는 무거운 정적....

서로의 차가운 눈빛은 비수가 되어 서로의 가슴에 꽂힌다.

그리고..... 민우의 건조한 목소리가 정적을 깨뜨린다.

"계약 위배야, 신혜성.... 벌을 받아야 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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