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53th (53/70)

53th

"계약 위배야, 신혜성.... 벌을 받아야 겠지?"

".... 원하는 대로."

민우에 의해 혜성의 몸이 급하게 돌려세워진다.

바지가 벗겨지고.... 속옷이 내려가고...

혜성은 벽을 짚고 선 채 눈을 감아버렸다.

화가 난 듯한 민우의 거친 손길이 감당하기 힘들다.

하지만....

애초에 주제를 망각한 내 잘못이니까...

내 멋대로 착각하고 상처받은 바보같은 내 잘못이니까...

그냥.... 이대로 견딜게....

교복 상의 속으로 들어오는 손.....

자신의 쇄골을 더듬고....

동그랗게 돋아난 작은 유두 끝을 자극하는 손길에 혜성의 몸이 흠칫 떨린다.

혜성의 목에 숨결을 불어넣는 민우......

평소라면 황홀하게 느꼈을 그 촉감이, 오늘따라 유난히 아프게 느껴진다.

혜성의 몸을 타고 내려오는 손길....

혜성의 허리를 잡아당기며, 예고 없이 뒤에서 혜성의 몸으로 들어오는 민우의 음경....

혜성은 주먹을 꼭 쥔 채 고통스런 비명을 터뜨렸다.

"아악....!"

거친 민우의 몸짓에 따라 혜성의 여린 허리가 힘없이 흔들린다.

입술을 꼭 다문 채 그 사이로 삭히다 못한 신음을 흘려내는 혜성....

목에 도드라지는 파란 핏줄....

손바닥에 손톱이 박힐 정도로 꽉 쥔 주먹.....

그리고....

조금씩 자라나던 민우에 대한 사랑이 그대로 짓밟혀 버린다.

유리처럼 산산조각나는 마음....

그리고 민우와 혜성의 마음 둘 다에 남겨지는 잔인한 상처.

민우는 행위를 끝내지도 않고 그냥 가버렸고, 혜성은 미끌어지듯 주저앉아버렸다.

벽에 기댄 채 아픈 눈물을 흘려내는 혜성....

여리게 흐느끼는 사이, 혜성의 슬픈 목소리가 간간히 흘러나왔다.

"이 바보야.... 흑.... 사...랑한다구.... 흐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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