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67th (67/70)

67th

그 녀석들 중 몇 명이 험악하게 다가와 혜성을 붙들었다.

혜성은 울먹거리며 벗어나려 했지만 역부족일 수 밖에 없다.

"놔요~ 싫어! 왜 이러는 거야...!"

아무리 앙탈을 해 봐도 붙들린 손은 풀리지 않고.

혜성은 죽어라고 바둥거렸다.

"좀 가만 있어!"

반항할 힘은 자꾸만 빠지는데 억세게 붙든 손들은 풀릴 기미가 없다.

도저히 벗어날 수 없는 상태.

혜성은 견디다 못해 눈물을 떨궜다.

"흑.... 왜 이러는 거야.... 놔요...흐흑.."

그러나, 그 중 한명이 혜성의 울먹임 따위는 신경쓰지 않고

혜성이 입고 있던 얇은 티셔츠를 찢어냈다.

희미하게 죽어가는 가로등 아래 하얀 혜성의 몸이 드러나고.....

더러운 손길이 여린 몸을 더듬기 시작한다.

혜성은 심한 공포와 치욕감에 떨고 있었다.

꽉 깨문 입술에서 느껴지는 피냄새....

낯익은......

그리고.

자꾸만 머릿속을 치고 지나가는 낯익은 영상.

자신에게 거칠게 주먹을 날리고 있는 어떤 사람.

그 사람이.... 손에 묻은 피를 핥고 있다.

코끝을 스쳐가는 옅은 피 냄새.....

그리고, 그 사람 뒤로 나타나는, 또다른 어떤 사람.....

기숙사로 돌아가던 민우의 발걸음이 멈췄다.

가늘게 흐느끼는 듯한 소리....

민우는 약간은 머뭇거리는 듯한 걸음으로 그 쪽을 향해 다가갔다.

여러명에게 붙들린 채 거의 다 벗겨진 혜성의 모습.....

"ㅋㅋ.... 야, 이거 완전히 기집애잖아? 장난 아닌데?"

민우의 입술 사이로 억눌린 듯한 음성이 새어나갔다.

"당.장. 그 손 치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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