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장 (3)
작성자 작가지망생 17-02-11 07:19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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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리게 했군. 오늘밤 출항이다."
관리 사무소에서 창고로 돌아온 도조는 조금 초췌해 보였다.
원래 이번 도피 계획을 세운 것은 그였다. 히무라가 체포되면서 닥치는 대로 무차별 테러를 반복하면서 다음은 거물 정치가를 노린다고 결정했을 때, PFFT가 표적으로 삼은 것은 법무대신인 모리하시 진자부로였다. 그런데 사무실에 폭탄을 설치하려던 멤버가 실수로 경비에 의해 잡혀버렸다.
동료를 되찾기 위해 모리하시와 접촉한 도조에게 법무대신은 자신의 정적인 모토무라 세이하치의 암살을 요구했다. 그 대가로 히무라의 석방과 국외로의 도주에 도움을 약속했다.
이 모든 계획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었는데, 갑자기 신쿄우 운수가 협력하지 않으며 요 며칠동안 고액의 수송비를 요구하는 등 좀처럼 배를 출항시키지 않았다.
(하지만 이걸로 너구리같은 영감과의 줄다리기도 끝이다.)
도조가 안심한 표정으로 담배에 불을 붙였다.
"여자를 싣지."
왕이 말하자 그 거인과 장신의 남자가 일어섰다. 그들 두 사람은 미즈키의 감시를 책임지고 있었다.
"밖에 나가기 전에 일단 제복을 벗도록 하지."
"아, 아니..."
미즈키가 눈을 크게 뜨고 뒤로 물러섰다.
단추가 다 끊어지고 사이즈가 맞지 않은 제복일지라도, 입고 있지 않는 것보다는 백배 나았다. 알몸이 되면 단순히 부끄러운것 뿐만 아니라 잠시라도 안심할 수 없었기에 정신적으로 피로해졌다.
"너는 이미 내가 산 노예 신분이다. 옥션에서 다른 사람에게 팔릴 때까지는 옷이 필요 없어."
"그... 그런..."
굴욕감에 눈에 눈물이 번졌다. 여태까지 수많은 괴롭힘을 당하며 미즈키의 강했던 심지도 많이 약화되어 있었다.
"시간이 없으니까 벗길거면 빨리 벗겨!"
조금 초초한 어조로 도조가 말하자 거인과 키다리가 희희낙락하며 미즈키에게 다가왔다.
"잠깐... 그만! 아얏!"
미즈키가 비명을 질렀다. 키다리는 단추가 빠진 제복의 가슴부위 좌우를 손으로 잡고 힘껏 열어 어깨에서 뺐다. 가냘픈 어깻죽지가 드러나며 유방이 퉁 하고 튀어나왔다. 배후로 돌아온 거인은 치마의 후크를 풀고 단번에 아래로 내렸다. 보기 좋은 형태의 엉덩이가 드러나고 사타구니를 덮은 융모가 노출되었다. 미즈키는 태어났을때의 모습 그대로 돌아가버렸다.
왕은 등 뒤로 채운 수갑에 로프를 매달더니 미즈키의 가랑이 사이로 통과시켰다. 도조가 문을 열자 밝은 햇살이 창고 속으로 비추어졌다.
"그럼, 갈까."
왕이 말하며 고간을 통과한 밧줄을 쥐고있는 손을 당겼다.
"아읏!"
균열에 밧줄이 파고들며 미즈키의 연약한 살을 짓눌렀다. 미즈키는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을 뻔했다.
"빨랑빨랑 걸어라."
거인이 미즈키의 허리를 곧추세우더니 매끄러운 등을 손으로 지그시 앞으로 밀었다.
밖으로 나가자 햇빛에 눈이 부셨다. 계속 실내에 갇혀있어서 시간감각이 없었지만 태양의 위치를 보면 대낮이었다.
왕은 로프를 팽팽하게 당기며 미즈키를 이끌었다. 가을의 청명한 하늘 아래,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는 모습으로 항구를 걷고 있었다. 시원한 바닷바람이 미즈키의 피부를 스치고 지나갔다. 최소한 유방과 사타구니를 감추고 싶었지만 등 뒤의 수갑때문에 그럴 수도 없었다.
항구는 비어있지 않았다. 항구 경비원, 배에 심을 싣고있는 용역들이 많았고 그들 모두 히죽거리며 그녀의 알몸을 구경했다. 미즈키는 부끄러움에 몸을 떨며 얼굴을 붉혔다.
"으윽..."
미즈키의 입술에서 신음 소리가 흘렀다. 걸음이 늦어지면서 앞선 왕과의 거리가 벌어지자 로프가 팽팽해지면서 미육의 돌기부분을 자극한 것이다. 어느새 그 부분이 흥건히 젖어 있었다.
"오! 알몸이다!"
"언니 좋은 몸매 하고있네!"
"한번 하게 해줘!"
잠시 일을 쉬고있던 몇명의 남자들이 미즈키의 주위를 에워싸듯이 걸으며 추잡한 말을 던졌다. 미즈키는 말없이 눈을 감으며 예쁜 이빨로 입술을 깨물었다.
미즈키를 연행하고 있는 왕은 짓궂게도 일부러 천천히 걷거나 멈춰서기도 했다. 그 때문에 미즈키는 그녀의 알몸을 응시하는 남자들의 시선에 한참동안 노출되어야만 했다.
그리고 겨우 도착한 선창에는 외국행 화물선이 정박해 있었다.
"좋아, 배에 타자."
배에 걸려있는 가파른 계단을 올라갈 때마다 노출된 유방이 출렁거렸다.
"와... 정말 탄력있는 가슴이야."
"정말 만져보고 싶어."
배 위에서 바라보고 있는 선원들이 일부러 미즈키에게 들리도록 큰 소리로 말했다. 이번에는 계단 밑의 선창 쪽에서 목소리가 들렸다.
"오... 보였다!"
"보지!"
"어라. 젖어있는거 같은데."
계단 아래에 남자들이 모여서 위를 올려다보고 있었다. 계단을 올라가고 있엇기 때문에 발을 들 때마다 엉덩이와 허벅지 사이로 치모의 수풀이나 분홍색 꽃잎이 벌려져 드러나고 있는 것이었다. 게다가 걸으며 밧줄에 문질러진 비렬에서 꿀이 흘러나와 허벅지를 적시고 있는 모습이 남자들에게 적나라하게 보이고 있었다.
(보여지고 있어!) 식은땀이 흐르고 얼굴이 화끈거렸다. 하지만 어쩔수 없었다. 미즈키는 부끄러움에 고개를 숙인 채 계단을 올라가 배에 올랐다.
"이쪽으로 와."
갑판에서 좁은 계단을 통해 내려가자 음침한 선창이 나왔다. 벽에 대형 동물을 가두는 철제 우리가 있었다.
거인은 미즈키의 매끈한 어깨를 눌러 그 철제 우리로 밀었다.
핏기없이 굳은 표정으로 여기까지 끌려온 미즈키였지만 그 우리에 자신이 들어간다는 사실을 깨닫는 순간 발길을 멈추고 왕에게 돌아보았다.
"저를 여기에 넣을 건가요?"
자신은 더 이상 인간으로서 다뤄지지 않는 것 같았다. 미즈키의 입술은 굴욕과 공포 때문에 파르르 떨리고 있었다.
"자. 어서 우리에 들어가."
"그... 그런..."
마침내 참을 수 없게 되어 푹 엎드려 통곡하는 미즈키를 키다리와 거인이 들쳐업고 우리 앞으로 데려갔다.
거인은 미즈키의 날씬한 몸과 아름다운 엉덩이를 어루만지면서 수갑을 풀어주고 우리 속으로 밀어넣었다. 찰카닥 하며 자물쇠가 잠기는 소리가 울렸다.
우리속에 갇힌 미즈키는 작은 몸을 웅크리며 몸을 감싸안고 고개를 떨구고 흐느꼈다.
*
"직접 오실 줄은 몰랐습니다."
경비 책임자인 가모가 검은 고급 승용차에서 내린 남자에게 정중하게 경례했다.
차에서 내린 초로의 남자는 마른 몸에 수수한 짙은 회색 정장을 입고, 선글라스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고 있었다.
"어쩔 수 없었어. 나보고 직접 눈으로 끝을 확인하고 오라는 선생님의 명령이었으니까."
남자는 허리에서 권총을 빼내들며 말을 이었다.
"그런데 아무도 놓치지는 않았겠지."
"네. 말씀하신대로 지켜보고 있었습니다만, 여자를 태운 히무라의 오토바이가 들어온 것을 마지막으로 이 구역에 들어온 자도, 나간 자도 없습니다."
"그럼 히무라도 안에 있겠군."
"네. 여기 도착한 이후 계속 관리 사무소에서 지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럼 슬슬 매듭을 지어볼까."
남자는 권총을 들고 걸었다. 가모와 몇몇 경비원이 차에서 총을 꺼내들고 남자의 뒤를 따랐다.
*
일본 중의원 의원회관에서 나온 모리하시 진자부로를 기자들이 우르르 에워쌌다.
"드디어 총리 자리에 가까워지셨군요."
"승산은 어떻게 보십니까?"
"정치단체 특별 규제법 때문에 야당이 비난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언론 기피증으로 유명한 모리하시는 '노코멘트'라는 한마디만 남기고 차에 올라탔다. 기자들이 몰려든 곳 바로 옆에 노가미가 서있었다. 그는 모리하시를 태운 차가 떠난 후에 그곳에 있던 카메라맨 중 한명에게 다가갔다.
"미하라 씨. 잠깐 한시간 정도 내줄 수 있을까?"
그는 분쿄구의 주차장에서 휴게소까지 히무라의 자동차에 탑승했던 ATV의 카메라 맨이었다.
노가미는 미하라와 함께 부근 다방에 들어가 다시 그의 이야기를 들었다. 그러나 딱히 새로운 정보를 얻지 못해서 실망스런 한숨을 내쉬었다. 그가 머릿속에서 조립하고 있는 퍼즐에는 뭔가 조각이 더 필요했다.
"미안하지만 혹시 담배좀 빌릴 수 있을까?"
"물론이죠."
미하라는 지저분한 점퍼의 주머니를 여기저기 뒤졌다.
"이상하네. 여기에 넣어놨었는데."
무턱대고 주머니를 뒤지다 결국 미하라는 볼펜이나 휴지조각 등 주머니에 넣어놓았던 물건을 테이블 위에 늘어놓기 시작했다.
"휴대 전화, 2대 가지고 있나보군."
탁자 위에 2대의 휴대전화가 나란히 있었다.
"어라. 전 하나밖에 안쓰는데. 이거 누구거지?"
미하라가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힘차게 손뼉을 쳤다.
"아 그렇구나. 형사님, 이거 그 사건 때의 휴대전화예요."
미하라가 흥분한 어조로 말했다.
"히무라의 차에 탔을 때?"
"네. 이거 그 범인이 가지고 있던 거예요."
"정말로?"
노가미도 흥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렇구나. 이 점퍼는 중계할 때에만 입는 거여서 경찰분들에게 불려갔을 때에는 안입고 있었네요. 그런데 이게 왜 내 주머니에 들어있었지?"
"마지막으로 전화를 가지고 있던 사람이 누구지?"
"제가 기억하는게 맞다면 그 미인 여경분이었을거예요."
그 말을 들은 노가미는 한박자 쉬고 대답했다.
"아, 정말 대단하군 그 아가씨는."
그리고 마음 속으로 말을 이었다.
(그런 곤경에서도 용케 이런 단서를 남겨주었어...)
4장 (4)
작성자 작가지망생 17-02-11 07:19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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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창의 우리 앞에서 왕, 거인과 기린 세명이 노트북의 화면을 응시했다. 경찰 제복을 입은 채 크게 다리를 열고 슬픈 표정을 지은 미즈키의 모습이 디스플레이에 가득 비치고 있었다.
"좋아좋아. 보지까지 아주 잘 비치고 있군."
거인이 만족스런 목소리를 높였다. 클릭할 때마다 히무라의 도피가 시작한 이후의 미즈키의 치태가 속속들이 액정 디스플레이에 비춰졌다.
"너도 보여줄게."
그렇게 말하며 왕은 화면을 미즈키 방향으로 돌렸다. 전라의 미즈키는 우리 안에서 무릎을 세우고 앉아 양 손으로 감싸안고 있었다.
"PFFT의 홈페이지에 실었으니 전세계에서 너의 부끄러운 사진을 볼 수 있게 된거야."
꺽다리가 조롱하듯 말했지만 왠지 미즈키는 건성으로 입을 다문채 가만히 있었다. 잠시 후 남자들 쪽으로 허약한 시선을 돌렸다.
"아... 그... 부탁입니다. 화장실에 보내주세요."
수줍게 뺨을 붉히며 떨리는 목소리로 애원했다.
선창은 싸늘했고 알몸으로 있으니 몸이 차갑게 식어있었다. 아까부터 뇨의를 참고 있었지만 더는 참기 힘들었다.
남자들은 얼굴을 마주 보며 히죽 웃었다.
"뭐라고?"
"안들리는데?
미즈키는 어쩔 수 없이 부끄러움을 참고 다시 한 번 큰소리로 말했다.
"화... 화장실에 가고 싶습니다."
거인이 히죽히죽 웃으며 물었다.
"어느 쪽이야? 코오사카 휴게소때처럼 대변이야?"
세명이 와하하 하고 크게 웃었다. 치욕의 눈물을 흘리며 미즈키가 대답했다.
"자, 작은 쪽입니다."
"작은 쪽? 일본어는 어려워서 못알아듣겠네."
왕이 익살스럽게 말했다.
"소... 소변입니다."
미즈키가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말했다.
"큰 소리로 말하지 않으면 안들린다고 했잖아."
꺽다리가 짓궂게 말한다. 그 동안에도 요의 물결이 몰아쳤다. 절박한 미즈키는 낭떨어지에서 뛰어내리는 기분으로 큰 소리로 말했다.
"쉬하고 싶습니다!"
"그래, 오줌 말이지."
그러자 키다리가 스테인리스의 세면기를 꺼내서 우리의 틈으로 들여보냈다.
"자, 이게 네 화장실이다."
*
"왠지 분위기가 뒤숭숭해졌단 말이지."
나이토가 속삭였다.
눈앞에 경비원들이 뛰어가는 모습이 보였는데 그 손에는 권총과 엽총이 쥐어져있었다.
"어쩌죠, 선배!"
"물론 녀석들의 뒤를 쫓아야지. 일단 총기 소지 위반 혐의는 확정이군."
니시오카의 질문에 답한 것은 나이토가 아닌 뒤에 나타난 새로운 인물이었다.
뒤돌아본 니시오카의 눈에 튼튼한 체격과 다부지면서도 상냥한 얼굴이 비쳤다.
"노가미씨!"
"동경에서 수사를 하고 있던게 아니었나?"
"선배. 퍼즐은 다 맞춰졌습니다. 내통자를 뒤쫓다보니 자연스레 이곳에 도착하게 되더군요."
그 때 관리사무소 부근데서 타앙 하는 총소리가 울려퍼졌다.
"총성이다!"
"어서 서두르자!"
세명의 형사가 동시에 뛰쳐나갔다.
*
관리사무소 문을 열고 몇명의 남자들이 들어왔다. 선글라스의 남자와 인솔된 경비원들이었다.
사무실 안에는 아무도 없었다. 운수회사 직원들은 오늘 전원 쉬는 날이었다.
"히무라는 응접실 안에 있습니다."
가모가 작은 목소리로 속삭이자 선글라스의 남자가 엽총을 가진 경비원에게 턱짓으로 신호했다.
남자가 문을 연 순간 경비원들이 일제히 응접실에 뛰어들어 총을 난사했다.
선글라스의 남자가 화약냄새로 가득찬 실내에 들어가자 소파에 자고 있던 남자의 몸이 벌집이 되어있는 모습이 보였다.
*
(이런 곳에서 오줌을 누다니. 어떻게...)
미즈키는 세면기를 보고 고통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떨궜다. 요의는 갈수록 심해지고 얼굴은 점점 창백해져갔다.
"매물 주제에 정말로 화장실에 갈 수 있다고 생각한건 아니겠지?"
왕이 매몰차게 쏘아붙였다.
우아한 허리 부분에서부터 살집이 풍부한 허벅지 언저리까지 파르르 떨리는 모습이, 확실히 요의와 싸우고 있다는 사실을 비추고 있었다.
아무리 그래도 미즈키로서는 남 앞에서 방뇨할 수는 없었다. 알몸으로 우리에 갇힌 채 세면기에 볼일을 보게 되면 더는 짐승과 다를바가 없는 것이다.
"이봐, 이봐. 너무 참으면 방광염에 걸린다구."
"우리가 잘 봐줄테니까 오줌 싸도록 해."
"미즈키의 방뇨 쇼로군."
추잡한 미소를 지으며 거인과 꺽다리가 이죽거렸다.
*
선글라스의 남자와 경비원들은 항구를 빠져나가 부두에 정박된 배에 올랐다.
그리고 배에 타자마자 선원들을 차례차례 사살했다.
"여기에 있는 자들은 모두 PFFT, 인신매매 조직 일당들이다. 전원 사살해도 무방하다!"
선글라스를 낀 남자가 외쳤다.
"뭐야? 무슨 일이지?"
총성과 비명을 듣고 선실에서 도조가 뛰쳐나왔다. 그리고 갑판에서 벌어지는 참극에 경악했다.
"제... 젠장. 배신당했군. 너구리 같은 자식..."
모든 것을 깨달았을 때, 이미 선글라스 남자의 총이 도조의 가슴을 향해 불꽃을 내뿜었다.
*
하복부에 점점 통증이 몰리고 이마에 땀이 배어왔다. 필사적으로 참아왔던 미즈키도 슬슬 한계였다.
"거기에서 싸도 괜찮다니깐."
"그러다 바닥에 지려버리면 그 자리에서 하루나 이틀을 자야할걸."
왕과 거인의 말은 일리가 있었다. 이대로 참고 있다가는 바닥에 실례하게 되는 것이 시간문제였다.
"이제 아, 안돼!"
마침내 미즈키는 세면기를 향해 움직였다. 순간 긴장의 끈이 풀리고 비부에서부터 노란 액체가 쏟아져 나왔다.
"시, 싫어! 보지 말아요!"
하지만 남자들은 소변을 내보내는 비렬을 응시하고 있었다. 방출되는 소변은 물보라를 튀기며 멋진 포물선을 그리면서 세면기로 쏟아졌다.
"이거 좋은 광경인데."
"히히히..."
거인이 추잡한 웃음 소리를 내는 그 순간 선창에 탕 하는 소리가 두 번 울렸다. 옅은 웃음을 지은 채 거인은 그 움직임을 멈췄다. 키다리는 손으로 자신의 배를 눌렀다. 그 손은 피로 붉게 물들었다.
"일단 두놈."
예상치 못한 상황에 놀란 왕은 바닥에 주저앉았다. 선창으로 내려온 남자가 왕의 손을 짓밟고 권총을 들이댔다. 선글라스와 마스크를 쓴 초로의 남자였다.
"도, 돈을 줄 테니까 제발 목숨만은."
왕이 비굴하게 빌었다. 지금까지 미즈키의 배설을 구경하며 조롱하던 그가 아이러니컬하게도 자신의 사타구니를 실금으로 축축하게 만들고 있었다.
"제발, 목숨만은..."
그러나 그것이 왕의 마지막 말이 되었다.
미즈키는 얼어붙은 표정으로 그 모습을 보고 있었다.
왕을 해치운 남자가 미즈키가 갇힌 우리로 다가왔다.
"당신은 도대체..."
미즈키가 쉰 목소리로 물었다.
남자가 선글라스와 마스크를 벗었다. 미즈키는 숨을 들이마시더니 외쳤다.
"부장!"
지성적이고 학자와 같은 얼굴이 나타났다. 그는 경시청의 간부 중 한명이자 미즈키의 상사인 카노 경비 부장이었다.
4장 (5)
작성자 작가지망생 17-02-11 07:19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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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노우는 미즈키의 손목을 잡아 그녀를 우리 속에서 끄집어 냈다.
하지만 그것은 그녀를 풀어주기 위해서가 아니었다. 불안한 표정으로 미즈키가 밖으로 나오자 갑자기 카노우는 그녀의 손목에 수갑을 채우더니 반대편 쪽을 철창에 채웠다.
"뭐, 뭐 하시는거죠?"
카노우와 그녀 사이에 있었던 일들을 고려했을 때 어찌보면 답이 뻔한 질문이었다.
경시청에 채용된 미즈키는 처음에 온후하고 신사적인 그를 아버지처럼 따랐다. 그런데 카노우 쪽에서는 그런 미즈키가 보이는 호의를 자기 멋대로 해석해 보렸던 것이다. 카노우가 지나칠 정도로 집요하게 그녀를 따라다니자 미즈키가 그를 바라보는 눈은 점점 공포와 혐오로 바뀌어갔다. 그러던 중 우연히 둘이서만 엘리베이터를 타게 되었을 때 카노우가 강제로 그를 안으려 한 일을 겪고 나서, 그녀는 그것을 상담센터에 성추행으로 고발하기로 결정했었다.
카노는 그녀를 바닥에 쓰러뜨렸다. 미즈키는 양손가 머리 위의 우리에 고정된 채 선창 바닥에 벌렁 쓰러졌다.
"내 고백을 받아주었다면 이렇게까지 되지는 않았을거야."
불쑥 이렇게 말하고서 카노우는 미즈키의 위에 올라타 양손으로 유방을 마구 주물럭거렸다.
"그만, 그만두세요!"
카노우의 입술이 가련한 유두를 희롱하자 미즈키는 아름다운 머리칼을 흩날리며 외쳤다. 안면이 있는 남자에게 몸을 유린당하는 것은 히무라나 왕, 그리고 그 외의 남자들에게 능욕당했던 것과는 또다른 굴욕감을 안겨주었다.
이윽고 젖꼭지를 애무하던 입술이 부드러운 피부를 핥으며 조금씩 아래에 있는 배꼽, 그리고 하복부로 향했다.
"싫엇! 그만!"
카노우의 의도를 알아챈 미즈키가 필사적으로 다리를 파닥거리며 저항했다. 하지만 카노우는 놀라울 정도로 강한 힘으로 그녀의 허벅지를 열어제치고 엷은 수풀에 코를 묻었다. 은은하게 남은 오줌 냄새를 풍기며 미즈키의 하반신이 파르르 떨고 있었다.
카노우는 미즈키의 음부를 핥기 시작했다. 손가락과 입술로 미즈키의 꽃잎을 몇번씩이나 주물거리고는, 포피를 걷어올려 드러난 클리토리스을 쪽쪽 빨았다. 자신이 증오하는 상사의 그러한 행위는 미즈키를 흥분시키는 것 이상으로 수치심, 혐오감, 그리고 불결함을 느끼게 했다.
"싫엇! 이제 싫어엉!"
미즈키가 흐느끼는 소리를 듣고 카노우는 갑자기 그녀의 사타구니에 묻고 있던 머리를 들었다. 미즈키의 사타구니는 카노우의 걸죽한 침으로 온통 뒤덥혔고 음모도 축축하게 젖어 빛을 반사하고 있었다.
"결국 너는 끝까지 날 받아들이지 않는구나."
씁쓸한 표정으로 그렇게 말한 카노우는 바닥에 놓아두었던 권총을 집었다.
눈을 감고 흐느끼던 미즈키는 뭔가 차가운 것이 고간에 닿는 감촉을 느끼고 눈을 떴다. 그리고 두려움에 벌벌 떨기 시작했다.
카노우가 권총의 총구를 그녀의 성기에 가져다 댄 것이었다.
"내 것을 받아들이기 싫다면 이걸로 대신해주마."
카노우는 권총을 미즈키의 꽃잎 안으로 천천히 삽입했다. 새카맣고 윤이 나는 총신이 분홍색 육벽을 열어제치고 안을 가득 채워갔다. 차가운 금속의 이물질이 몸 안으로 침입하는 것이 느껴졌다.
"아읏!"
질구가 크게 넓혀지는 것을 느끼고 미즈키가 눈썹을 찌푸리며 신음했다. 회전탄창식 권총이 탄창부분까지 완전히 몸안으로 처박힌 것이다. 비렬이 억지로 크게 입을 열고 부르르 경련하고 있었다.
카노우는 권총을 천천히 앞뒤로 움직이면서 미즈키의 몸을 농락했다.
"아... 아앙...."
미즈키가 눈을 부릅뜨며 참을 수 없는듯이 소리를 질렀다. 음부가 노리개감이 된 치욕과 성감대의 자극과 함께 언제 권총을 쏘게 될지 모르는 불안감으로 머릿속은 완전히 아수라장이 되어 있었다.
"어떤 기분이지, 미즈키?"
카노우가 엷은 웃음을 지었다. 그 때, 그의 등에 딱딱한 것이 닿았다.
"거기까지다. 성희롱 상사!"
카노가 뒤를 돌아보자 분노하는 표정의 남자가 권총을 겨누고 서 있었다.
"누, 누구냐. 네놈은?"
남자는 가슴 앞쪽 주머니에서 경찰 수첩을 꺼냈다.
"경시청 PFFT 대책본부 소속. 노가미 경사외다, 경비 부장씨."
"노가미 씨! 괜찮아요?"
갑판에서 쏜살같이 계단을 따라 내려온 니시오카가 '앗' 하며 놀란 표정을 지었다.
"경비 부장? 왜 당신이 여기에?"
"아... 니시오카 군."
과거 자신이 부하였던 니시오카의 얼굴을 보며 카노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니시오카! 이 녀석이 누군지 알아?"
노가미의 질문의 의도를 이해하지 못한 니시오카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자 노가미가 소리쳤다.
"이 녀석이다. 하야세 경위에게 스토킹하면서 괴롭히던 마초적인 상사가 바로 이 녀석이었어!"
니시오카는 무심코 미즈키를 보았다. 카노우의 얼굴을 바라보는 그녀의 표정은 노가미의 말을 긍정하고 있었다.
"게다가 경찰관료 출신인 모리하시 법무대신이 경찰청에 있었을 때 그의 심복이기도 했었지."
자세한 상황은 아직 알 수 없었지만 정치적 거물인 모리하시 법무대신이 이번 사건과 어떻게든 연관되어 있음을 이제 니시오카도 깨달을 수 있었다.
"또 하나. 이번 히무라 석방 연극의 시나리오를 만들고, PFFT에 경찰의 움직임을 일일이 흘리던 내통자이기도 하지."
형사 부장이라는 요직에 있는 카노우라면 경찰의 방침에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부하인 미즈키가 인질이 되었다는 이유로 모든 세부 정보를 자연스럽게 보고받을 수 있었을 것이다.
카노우는 한마디도 하지 않고 마치 학생의 연구보고를 비평하는 교수같은 표정을 지으며 노가미를 바라보고 있었다.
"이런 평범한 얼굴 뒤에 냉혹한 또다른 얼굴이 숨어 있었다. 아마 모리하시의 명령을 받아서 PFFT 무리를 몰살시키고 더 나아가 하야세 경위까지 죽임으로써 모든 입을 막으려고 했겠지."
"...나는 하야세 너를 좋아했었다..."
다른 사람이 듣기 힘들 정도의 목소리로 카노우가 중얼거렸다.
고요한 선창 안에 멀리서 경찰차가 다가오는 사이렌 소리가 들려왔다.
"곧 현지 경찰이 도착합니다."
어느새 선창에 내려와 니시오카의 옆에 선 나이토가 타이르듯 말했다.
"경비 부장. 자신이 지은 죄를 깨끗이 인정하고 속죄하세요. 그것이 당신의 책임입니다."
그러나 그 말이 끝나기도 전에 카노우가 움직였다.
"기다려!" 라고 외치며 노가미가 뛰어올랐지만 한발 늦었다.
타앙-!
어두컴컴한 선창에 마지막 총성이 울렸다. 그것은 카노우가 자신의 관자놀이를 쏠때 난 소리였다.
종장
다케후지 센이치는 현금 10억엔을 싣고있는 하얀 세단을 몰고 있었다.
"속보를 전해드립니다. 차기 총리후보로 꼽히는 거물 정치인인 모리하시 진자부로 법무장관이 뇌물수수 혐의로 체포되었습니다. 우익테러집단인 PFFT에게 경쟁중이던 모토무라 대의원에 대한 암살을 의뢰한 혐의까지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한 동경지부 특검팀에서는 PFFT의 리더인 히무라의 석방에도 모리하시 대의원이 간여한 것으로 보고 그에 대해서도 더 조사할 방침입니다.."
자동차 라디오의 보도에 대답하듯 뒷자석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PFFT에게는 별로 좋은 소식이 아닌걸, 센이지."
"전부 당신이 저지른 일 때문에 이렇게 된게 아닙니까."
뒷자석에 누워있던 남자가 일어났다.
광기와 지성이 뒤섞여 묘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단아한 얼굴. 다름아닌 히무라 이츠키였다.
"아아, 그 노가미인지 뭔지 하는 형사에게 내가 그동안 정리해두었던 모든 자료를 보냈었지. 하지만 그래도 대단한 남자야. 기대했던 대로 잘 해주었어."
"그러나 이런 상황을 예상했더라면 도조를 포함한 동료들도 구할 수 있었을것 아닙니까."
"그 친구는 자기 계획대로 움직였어. 그렇게 된건 전부 자기 책임이라고 할 수 있지."
"당신은 도조도 눈치채지 못하도록, 습격했던 파출소에서 다른 남자와 자신을 바꿔치기 했지요. 그 남자에게 헬멧까지 씌우면서 아무도 그 사실을 눈치채지 못하게 하면서 말이죠. 정말 대단한 건 인정해야겠군요."
"도조는 죽어도 상관없어. 그 녀석이 이번에 나를 석방하려고 노력했던 것도 자기가 조직 내에서 주도권을 잡기위한 수단이었을 뿐이니까. 모리하시 녀석이 날 죽이려고 한다는 사실도 분명히 알고 있었을걸. 그리고 그 녀석 밑에 있는 놈들도 하나같이 믿을 수 없는 녀석들 뿐이었지. 아, 걱정마. 센이치 넌 개인적으로 아주 신뢰하고 있으니까."
히무라의 말의 진의를 찾아내지 못한 센이치는 대답하지 않고 묵묵하게 운전했다.
"그보다 아쉬운건 하야세 미즈키야. 그 녀석만큼은 팔지 말고 내 애완동물로 곁에 둘까 하고 모처럼 생각했었는데."
히무라가 진심으로 아쉬운 듯 말하는 것을 듣고 센이치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
"여자에게 집착하는 부분이 당신의 유일한 약점일겁니다. 노가미 형사가 당신을 체포하려고 집념을 불태운 이유도 거기에 있었구요."
"이왕 쫓긴다면 미즈키와 함께인게 좋아."
히무라가 히히덕거리며 그렇게 말했다.
"그런데 이제 어디로 가시겠습니까?"
"그렇군. 일단 다른 동지들과 합류한 후 한동안 산속에서 은둔하며 다음 작전을 짜야겠지. 가능하면 애완 동물로 쓸만한 귀여운 아가씨들이 많은 곳이라면 더할나위가 없겠지만."
"정말 질리지도 않나 보군요."
센이치는 머리를 절래절래 흔들었다. 하지만 룸미러에 비친 히무라의 모습은 센이치에게 언제나와 마찬가지로 동경의 대상이었다. -완결-